딸랑- "어서오ㅅ...." 또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 사이즈요.” "..하...5천원입니다.” “손님 앞에 두고 그렇게 한숨 쉬어도 되는 겁니까?” “닥치고 계산이나 하시죠.” “여기요.” 내 앞의 이 남자는 오늘도 어김없이 내 카페를 찾아왔다. 아니, 정확히는 날 찾아왔겠지. 강다니엘은 벌써 한 달 째 하루도 쉬지 않고 이렇게 날 찾아오고 있다. 그리고 변함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셨고.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 사이즈 나왔습니다.” “손님도 없는데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제가 왜요.” 나는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뒤로 돌아 다시 카운터로 향했다. 강다니엘의 말대로 지금 카페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저 화상 같은 놈만 개새끼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앉아있을 뿐이었다. 나는 간이의자를 펴고 앉으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땅 꺼지겠다.” “남이사. 한숨을 쉬든말든 신경 좀 끄시죠?” “저 혼잣말 한 건데요.” 아, 신이시여. 저 오늘 저 새끼 죽이고 만나뵈러 가도 되겠습니까. * * * 10년 전 * * * “신랑 강다니엘 군은 신부 이여주 양을 아내로 맞아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까?” “네! 약속합니다!” “신부 이여주 양은 신랑 강다니엘 군을..” “네, 약속해요! 약속합니다!” “허허, 그럼 이로써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알립니다.” 내 나이 스무 살, 난 내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그 때의 난 강다니엘이 그렇게도 좋았나보다, 내 꽃다운 청춘을 다 날려버릴 만큼. 나와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나 약 1년 반 동안 연애를 했다. 어쩌다보니 대학교도 같은 곳에 가게 되었고,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어린 나이에 결혼을 서두르게 됐다. 내가 미쳤었지. 결혼은 정말 미친짓이었다. 아, 물론 신혼 때는 마냥 모든 게 좋았다. 나에게만 잘해주던 그의 태도, 낮고 부드러운 음성, 대형견을 닮은 미소까지 모두 다. 우리는 캠퍼스 커플이기도 했다. 아, 결혼했으니 캠퍼스 부부인가. 아무튼, 그렇게 결혼 6년차까지는 정말 행복했다. 지금은 그 행복했던 기억들이 거의 다 사라지긴 했지만. “우리 오늘 밤에 닭발 먹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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