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소리에 일어났던 어느날 아침.
옆집에 있었던 나와 친했던 언니가 이사를 가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띵동-
"누구세요?"
"아 저 새로 이사 온 사람인데요!"
들떠있는 듯한 목소리. 문을 열자 떡을 들고 서있던 훤칠한 키의 남자.
그게 나와 아저씨의 첫 만남 이었다.
1.박주영
"야 꼬맹아"
나를 부르는 무뚝뚝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나를 향해 뛰어오는 아저씨.
"어디 다녀왔노?"
" …학교요"
"…저 그거 이리 줘라."
"됐어요."
"달래도…"
"됐다니ㄲ…"
우당탕. 방학식날이라 교과서를 다 챙겨오는데 하필 쇼핑백이 터져서 손으로 들고 있었다.
아저씨는 어색하게 내게 달라고 했지만 괜찮다고 하다가 결국 책이 바닥에 다 떨어졌다.
"아 그러니까 달라고 했잖아."
"…"
둘이 같이 책들을 줍다 부딪힌 손. 잠시였지만 따뜻했던 아저씨의 손에 왠지 모르게 설레고 부끄러웠다.
"자 이제 줘라."
"됐어요…혼자 할 수 있어요."
"말 들어라."
여전히 무뚝뚝한 말투로 내 책을 뺏어드는 아저씨.
난 무거웠는데 뭘 먹어서 저렇게 힘이 센거야….
아저씨는 나와 보폭을 맞춰 걸으며 우리집까지 들어다 주곤 나를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
"…또 무거운거 있음 들어줄게."
그리곤 부끄러운건지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아저씨.
2. 박종우
어느 순간 학교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애들 사이에서 소외되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리고 애들은 나를 툭툭 건드리기 시작했고, 그건 점점 강도가 세졌다.
오늘도 그렇게 맞고 돌아오는 길이였다.
"어? ㅇㅇ이!"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자 나를 보며 반가운 표정을 짓는 아저씨.
하지만 곧 내 상태를 보곤 당황한다.
"…너…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모른척 그냥 지나가지. 창피하게. 괜찮다고 그냥 가려는데 내 손목을 잡고 집앞 벤치에 나를 앉히는 아저씨.
그리곤 집에 들어가 구급 상자를 가지고 나와 내게 발라줄 약들을 허둥지둥 찾는다.
"…누가 그랬어?"
"넘어졌어요."
"넘어졌는데 얼굴이 그렇게 멍이 드냐."
"…부…부딪혔어요"
"어쭈? 넘어지고 부딪히고? 무슨 영화찍냐"
"…"
그리곤 찾았다며 내게 약을 발라주는 아저씨. 얼굴 다리 팔 다 발라주곤 밴드를 붙여준뒤 나를 걱정하는 아저씨의 표정.
…가까히서 보니까 더 잘생겼네.
"너 나한테 빠지지 마라."
"…무…무슨소리에요!"
"후 정말 귀찮다니까."
그러면서 내게 장난을 거는 아저씨.
당황한 나를 보며 배를 잡고 웃더니 귀엽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3. 기성용
밤늦게 학원이 끝나 피곤한 상태로 집에 가는 길.
"어이"
나그리고는 내옆으로긴다리를 휙휙 저으며 걸어오는 츄리닝 차림의 아저씨.
"아저씨 또 술마셨어요?"
"아니거든"
"…냄새나는데요?"
"어제 먹고 안빨아서 그래."
"…"
으으 코를 찌르는 술냄새. 아저씨는 날 마주칠때 가끔 옷에서 술냄새가 진동한다.
"야 근데 너 이 시간까지 뭐하다 오냐."
"학원이요."
"학원? 무슨학원?"
"영어랑 수학이랑…과학이랑… 그냥 전과목 다요"
" 여자애가 이 시간까지 혼자 걸어다니는거 아냐.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그러며 나를 슬쩍 쳐다보는 아저씨. 내가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자 내 눈을 피하며 고개를 숙이며 나와 보폭을 맞춘다.
"…하긴 넌 얼굴이 무기니까."
"뭐요?"
"야 그 눈좀 어떻게 해라. 여자애가 그게 뭐냐. 한대 치겠다."
그러면서 나를 흘겨보는 아저씨. 내가 아저씨를 째려보자 다시 땅을 보며 걷는다.
"너 학원 매번 이 시간에 끝나냐?"
"…네."
"…그래 잘가라."
그리고는 뛰어가는 아저씨. …뭐야 싱겁게.
다음날 학원끝나고 가려는데 덜덜떨며 나를 기다리는 아저씨.
그리고는 짜증난듯한 얼굴로
"야! 왜 이제오냐!"
아무래도 설정이 연인이 아니라 그런지 설렘이 덜 한....가요?
그래도 쓰니쥬금 흑 ㅇ<-<
전 개인적으로 성용찡같은 이웃집 아저씨가 있으면 좋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