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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TEAMT] 욕慾 : : 속죄 | 인스티즈

written by. Tc






어쩌면, 한 평생을 숙명이라 믿어왔던 의사의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학문을 통해 본래 인간이란 본능만을 좇아가선 안 되며, 사회가 만들어낸 규범 안에서 행동함을 배웠고, 그 틀을 깨더라도 하늘 아래 의사로서 모든 이의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함을 나는 선서하였다그리고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나는, 책에서 배운 것처럼 그리 이상적인 인간쪽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







의사라는 직업에 가려져 사람들 말마따나 안정적이고 평화로웠다고 믿었던 나의 삶은 오래 된 그릇에 자리잡은 수많은 흠짓들이 시간이 지나 결국 하나로 모여 커다란 금이 생기듯이,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미 생겨버린 금은 겉잡을 수 없이 그 규모를 넓히기 시작했고, 손 쓸 새도 없이 틈이 벌어져 그릇은 깨지기 쉽상이다. 누구보다도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이제 누군가가 툭- 하고 건들이면 조각조각 부서져 내려도 모를 것 같아.  








아직 학교 끝날 시간이 아닌 것 같은데요. "


사실 수업 듣기가 싫어서요아파서 병원 간다는 핑계로 진단서 끊으러 온 겸 검사도 받는거에요. "


" .... "


" ..혹시.. 진단서 안 주실 건가요? "


" 글쎄요.. 하는 거 봐서, "






그날따라 가이드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은 많았고 덕분에 정시 퇴근과는 사이가 멀어진다고 생각했던 나는 너를 보며 기분이 전환되기도 했다.  작은 말과 행동이 향하는 곳이 너라서, 그 시간만큼은 나의 시간이 허비되는 이유와 목적이 너인 것에 감사했다. 혹여라도 학교에 제출할 진단서를 손에 못 넣을까 잔뜩 긴장한 너의 얼굴을 만지고 싶은 것을 힘겹게 참았다. 옆에 후배만 없었더라면 무심결에 실수한 것 처럼이라도 너의 볼을 꼬집어 볼 순 있었을텐데.


굳이 센티넬인 것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나는 너의 가이드 검사결과가 양성이라는 말을 듣고 잠시 해선 안 될 고민에 빠지려던 찰나, 이런 나를 보고 신은 이태용을 보냈던거라고 생각한다이런 내가 괘씸하여, 원래의 운명을 살짝 비틀어 이태용을 그 안에 집어넣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신은 나를 더 벌주고 싶었는지 입맞춤으로 폭주 직전의 이태용을 잠재운 너를 본 그 날, 이태용의 손짓 하나에 작은 날개죽지를 파르르 떨며 이태용의 운명으로 향하던 너를 본 나는 더이상 바라보고 있기가 싫어졌다. 결국내 삶을 선서한 신의 뜻에 순종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NCT/TEAMT] 욕慾 : : 속죄 | 인스티즈






" , 약 내놔. "


" 마치 맡겨놓은 것을 찾는 것 당연하단 듯이 말하네요. "


" ...죽기 싫으면 그만 나불거리고 내놓지 그래. "




차라리 타고난 운명이 센티넬이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이 이야기의 결말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폭주 직전 약을 구하러 오는 태용을 볼 때마다 나는 원치않게 주어진 내 능력을 통해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입 안에서 잘게 녹아 몸 안으로 퍼지는 하얀 알갱이가 아니라 너였다는 것을. 그리고 임무수행을 위해 센터를 방문할 때 늙으막한 센터장의 입에서 이태용의 네임이 아직도 발현되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 내 손은 결국 금단의 열매, 선악과에 손을 뻗고야 말았다.





" 선생님 앞으로 택배가 왔는데요. "


,  주세요. "


" 출처지가 불분명한데.. 괜찮은건가요? "


" , 걱정마세요. "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이고서야 간호사의 의심을 피할 수가 있었던 나는 작은 상자 속에 빼곡히 담겨있는 하얀 통을 꺼내어 약을 확인하였다. 그것들을 이태용이 약을 찾으러 올 때마다 원래의 약과 바꿔주어 돌려보냈다. 그리고 센터장을 방문할 때마다 그 약의 효능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 요즘따라 자주 보이는군, 나야 물론 좋지만 너무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네. "


" 아닙니다. 마땅히 해야하는 일인걸요.. , 그나저나 이태용은 요즘 어떻습니까. 저희 병원에 자주 오다가 요새 발길이 뜸하더라구요. "


" 글쎄. 내 말도 잘 듣지 않는터라 원.. 항상 골칫거리지. "


" - "


" 도통 알 수가 없네. 이미 네임이 나타날 시기가 훨씬 지났는데도 잠잠하니 말이야. "


" 네임이.. 나타나질 않는다구요. "


" 그렇다네. 자네도 이해할 수가 없겠지. "






글쎄요.. 저는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걸요.


야비하다고 욕해도 좋았다. 이미 뱀의 꼬임에 넘어가버린 나는 고통과 죽음을 맛볼지라도, 내 전부를 걸어서라도 너를 원했다. 독이 든 성배를 든 이상 끝을 볼 때까지 그 달콤함을 뿌리기가 싫었다. 너의 얼굴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라는 것은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한낱 글자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버렸고 이미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의사의 자격은 스스로가 무의식 속에서 져버린지 오래였으니.






[NCT/TEAMT] 욕慾 : : 속죄 | 인스티즈





신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사람을 치유하며 그 사람의 기억을 지울 수가 있게 해주었다. 세상을 제패하고도 남을 귀한 능력이 아니던가.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지나치게 양심을 따르는 자아를 동시에 주어 오히려 괴롭기만 하더라하지만 이 덕에 내가 가진 것들을 선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의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 힘이 들 땐 자신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려 애써봐요. "


" 감사합니다.. "




그다지 흥미가 없었던 내 직업은 너를 걱정하고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고 보고싶을 때 항상 볼 수가 있어 그 때야말로 센티넬 이민형이 아닌, 의사 이민형으로서의 삶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더 꿈을 꾸었다. 너와 단둘이 함께있는 나의 모습을. 그저 꿈을 꾸는 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너의 마음은 꼭 나와 같진 않았다. 너의 마음 속엔 항상 이태용이 자리잡았고 나로 인해 이태용을 지웠다고 생각할 때쯤 어느샌가 그를 무의식중에 마음에 담고 있는 너를 보았다.




" 이상한 생각하지마요. 내가 지켜줄 수 있어요. 나 의사잖아요. 사람을 구하는. "




사랑한다는 나의 고백에도 너의 생각이 멈추는 곳은 이태용이었다. 그 순간 너의 기억은 지워버리고 그 자리에서 이태용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바보같게도 말이다. 수 백명의 목숨을 살린 의사의 신분에 길들여진 몸뚱아리에 결국은 스스로가 발목을 잡혔다끝내 센터 보호실로 달려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는 나에겐 망연자실이라는 말이 어울릴법했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는 것은 지금까지의 나의 위험한 놀이에 대한 보상으로 속죄하는 것 뿐이었다. 엉킨 실타래는 훨씬 질겨 날카로운 것으로 자르지 않고서야 그것을 풀 도리가 없다. 차근차근 실타래를 잡고 망쳐진 것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신의 뜻을 어긴 죄는 그 댓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예상은 했었다.





" 오늘부로 해고일세. "


" ... "


" 자네같은 훌륭한 사람이 왜 그런 짓을.. 아닐세, 어서 나가보게나. "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예상한 결과였다.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간단히 몇 가지 서류만 가방에 넣어 방을 나왔다. 이제 정말 이 지긋지긋했던 더러운 의사노릇을 접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잠시 안도하던 나를, 신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나보다. 병원 로비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남녀를 보고 그저 지나치려 하던 찰나 또 다시 순간적 판단에 의해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분명, 바보같은 나 자신을 탓하며 실수라고 생각했다.




" 그만하시죠, 폭력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


" 뭐야 이 새낀? 저리 안 꺼져! "


" 후.. 경찰 부르고 꺼지죠 뭐, "




핸드폰을 꺼내는 나의 모습에 남자는 싸우던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나가려 했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센티넬로서의 이민형을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게 하는군요. 속으로 어딘가에서 듣고있을 '그'를 향한 푸념을 마친 뒤 그닥 좋지만은 않은 술냄새가 나는 남자를 먼저 로비 밖으로 내쫓았다. 쉽게 말하면 스스로가 나가게 했다. 그리고 널브러진 여자의 짐을 말없이 챙겨주고 내 가방을 챙겨 나가려 하던 찰나 여자가 내 손을 잡았다. 곤란하단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여자의 손이 닿는 순간 모든 신경의 퓨즈가 끊긴 듯 경직되고 말았다. 이 느낌은 마치..




" 가, 감사합니다. 그냥 지나치셔도 됐을텐데.. "


" ....아..아니요. 어디 다치신데는.. "


" 워낙 성격이 더러운 양반이라 이정도는 괜찮아요. 그나저나 그쪽은 괜찮으세요? 표정이.. 저기요, 저기요? "






.


.


.





[NCT/TEAMT] 욕慾 : : 속죄 | 인스티즈





" 너, 가이드구나? "




이태용의 우악스러운 입맞춤에 맥아리를 못 추고 매달렸던 그 아이를 본 그 순간 나락으로 빠지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이제껏 너의 모든 복합적인 감정들과 그 아이와 함께 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게 함으로써 이 찰나의 순간 마저도 너는 나에게 더 큰 재미를 주는구나.

그래,

지금 너의 피부서부터 타고 오는 그 감촉과 기분은 처음 겪는 것이 아닐 것이다.

혼란스러운가?

아직도 그때처럼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이번엔 어느 쪽을 택할겐가?

어느 쪽을 택하던, 이번에는 그 길이 네 이야기를 어떻게 끝맺을지는 나도 알 수가 없구나.

허나, 에덴에서 쫓겨나 이미 선과 악을 모두 깨우친 네게 저 아이는 네가 맛 본 달콤한 그 이상의 것을 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지.





" 괜찮으세요? " 


" ...... "


" 죄송해요. 제 손이 좀 더러워서... "


" 아뇨. 아니에요. 손 놓지마세요. "


" 네? "






진정으로 속죄하고자 한다면,

나에게 너로 하여금 기쁨을 주길 원한다면,

선택하라.


그럼으로써 속죄하라.

 

주사위는 이미 내 손을 떠나갔으니.

이제 너의 차례로다.

     







[NCT/TEAMT] 욕慾 : : 속죄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Tc입니당..

너무 부족한 제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우 ㅜㅜ 릴레이를 너무 망친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 ㅠ 

흑흑 다음은 더더 대박적인 글들이 올라올테니 완결까지 지켜봐주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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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2.174
헉 처음일까요 댓 처음은 처음... 내가 읽는 사이에 누가 댓글 달았으면 너무 슬프겠다.. 욕 너무 좋아요ㅠㅠㅠ 작가님들 릴레이로 쓰셔서 그런지 분위기가 더 좋고 뭔가 다양하게 알수있는 것같아요!!!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응원하겠습니다!!!
6년 전
독자1
대애애바규ㅠㅠ
6년 전
독자2
진짜 시민단체님 글들 다 진짜 레전드입니다ㅠㅠㅠ
6년 전
독자3
사랑해요 작가니뮤ㅠ
6년 전
독자4
아랍휴
6년 전
독자5
작가님들 글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고 넘 소중한데 넘 부족하다뇨 8ㅅ8 저한텐 꼬박꼬박 배달오는 예쁜 선물꾸러미같은걸요! 늘 기다리고 있어요 ㅎㅡㅎ 그렇지만 작가님들 현생 이겨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요즘 날 넘 더운데 몸 조심하시구 시원한 것도 많이 드세요 ? (특히 수박,, ??) 오늘도 넘넘 사랑해요 ???
6년 전
독자6
잘보고가요ㅠㅠ다음편도기대할께요!!!!
6년 전
비회원14.250
네임이 안 나타나는 이유가 너무 충격적이네요 아마 그때부터 선과 악을 공존하게 된 것 같아요ㅜㅠ그런 캐릭터가 참 좋은 건 왜져? 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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