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 자요? "
깎지 않은 수염에 손 끝이 따갑다. 항상 먼저 잠들었던 탓에 볼 수 없었던 남자의 자는 모습에 비죽이 웃음이 나왔다. 남자는 단단했다. 틈이 없었기에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벽은 세월이겠거니, 멋대로 결정 내렸지만 영 틀린 추측은 아닌 듯 싶었다.
" 아저씬 어려워요. "
아무런 소리도 없는 넓은 침실에 미성년자의 나른하게 잠긴 목소리가 울렸다. 밥을 같이 먹어도, 같이 외출을 해도, 쇼핑을 해도. 그 어떤 걸 해도 아저씬 항상 어려워. 세월이 빗겨 지나간 얼굴에 가만가만 손짓을 했다. 뺨부터 높은 코, 굳게 다문 눈과, 입술. 내 건데 내 것이 아닌 것 같기도 해. 뭐가 이렇게 어려워.
" 그래도 내 거니까. "
종인이 웃었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죠? 습관처럼 미간을 찌푸리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런 평소와는 달리 비무장 상태다. 사진을 찍을까, 엉뚱한 생각도 해보고.
내가 있어서.
그렇게 좋은 표정인가?
잘 자요, 아저씨. 곧 거기로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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