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찬열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을 쯤이었다. 것도 매니저가 깨워서 겨우 일어난 거였다. 찬열이 '으어.' 하는 요상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폈다. 온 몸이 쑤셨다.
"넌 멀쩡한 침대 두고 왜 여기서 자냐?"
매니저의 말에 찬열이 용수철처럼 러브시트에서 벌떡 일어섰다. 찬열은 매니저의 물음에 대꾸도 않고 후다닥 침실로 달려갔다. 백현이 누워있어야 할 침대는 멀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찬열이 다시 거실로 나와 매니저를 붙잡고 물었다.
"디자이너님 못 봤어?"
"어? 뭔 디자이너님?"
"백현 씨 말이야, 변백현!"
찬열의 다급한 물음에 매니저는 눈만 껌뻑거렸다. 아, 그 까칠한 디자이너? 매니저의 말에 찬열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매니저는 다시 눈만 껌뻑였다. 찬열이 꽉 쥔 제 팔을 밀어내면서 '못 봤어.' 하고 대꾸했다. 그 말에 찬열의 어깨가 축, 처졌다.
"근데 너 식탁 위에 누가 밥 차려놨더라? 어머니 왔다 가셨어?"
매니저의 말에 찬열은 다시 후다닥 뛰어 주방으로 달려갔다. 콩나물국에 밥, 갖가지 반찬이 식탁 위에 차려져 있었다. 그 옆에 가지런히 놓인 쪽지를 집어들었다. 헐. 찬열이 그 짧은 쪽지를 읽으면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감동의 물결! 찬열은 그 짧디 짧은 내용의 쪽지를 읽고 또 읽었다. 대충 휘갈겨 쓴 것 같은 글씨마저도 사랑스러웠다. 찬열은 그 쪽지에다 뽀뽀를 쪽, 쪽, 하고는 윗 부분에 테이프를 붙여서 냉장고에 붙였다. 그리고는 식탁 의자에 앉아 콩나물국을 먹기 시작했다. 식어서 국이 차가워졌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이 때까지 먹은 콩나물국 중에서 제일로 맛있어! 찬열은 그렇게 생각하며 국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너 어제 디자이너님 만났어?"
거실에 있던 매니저가 다가와 찬열의 맞은 편 식탁 의자에 앉았다. 반찬을 집어 먹으며 찬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너 어제 행사 빨리 끝내자고 그랬냐?"
매니저가 못마땅한 얼굴로 찬열에게 물었다. 응. 찬열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꾸했다. 매니저가 한숨을 쉬며 제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저 못난 새끼. 반찬통을 차곡차곡 쌓아 냉장고에 넣으면서도 실실, 냉장고 문을 닫고 쪽지를 또 보면서 실실 웃는 찬열을 보며 매니저가 한숨을 쉬었다.
"디자이너님은 너 싫어하잖아."
"아냐. 조금 나아졌어."
'조금 나아졌다'니. 매니저가 다시 한숨을 쉬었다. 저 싫다는 사람 붙잡고 들이대기라니. 그저 연신 한숨만 폭폭 쉬던 매니저에게 찬열이 싱글벙글 웃으며 백현의 쪽지를 불쑥 내밀었다. 뭐. 매니저가 그렇게 묻자 찬열이 활짝 웃으며,
"우리 디자이너님 글씨체 너무 이쁘지 않아?"
하고 말했다. 이게? 매니저가 기겁하며 물었다. 정말로 과장 하나 않고 백현의 글씨체는 지렁이가 꿈틀꿈틀 기어가는 것 같았다. 내가 발로 써도 이 거보다 잘 쓰겠다. 매니저는 차마 하지 못한 말을 꾹 삼켰다. 찬열은 쪽지를 들여다보고 또 보면서 계속해서 실실대고 웃었다.
"너무 이쁜 거 같아. 특히 '어' 말이야. 이응이랑 ㅓ랑 이어진 부분이 사랑스러워."
응? 매니저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어떻게 글씨를 써야 '이응이랑 ㅓ랑 이어진 부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거지? 매니저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찬열의 이마에 제 손을 얹었다. 저보다 키가 훨씬 큰 찬열인 터라 까치발을 들어야 했지만 지금 그 딴 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얘는 지금 어디 아픈 게 분명해. 찬열은 제 이마에 얹어진 매니저의 손에도 아랑곳 않고 쪽지에다 쪽, 하고 입 맞췄다.
"너 어디 아프지? 어? 어제 술 한 열 병은 깠어? 그런 거야?"
매니저가 걱정스레 우다다다 말을 쏟아냈다.
"아냐, 형. 스케줄 가자."
찬열이 쪽, 하고 잡았던 매니저의 손에 뽀뽀를 하고서 활짝 웃었다. 매니저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헐. 당황당황 열매를 왕창 먹은 매니저를 뒤로하고 찬열은 제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버렸다. 주방에 덩그러니 남겨진 매니저는 주섬주섬 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에서 사장님의 번호를 찾아냈다. 키패드를 꾹꾹 터치하면서 메세지를 작성했다.
'사장님. 저 준면인데요…. 찬열이 휴가 좀 주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요….'
사장님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나서 준면이 옅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요즘 찬열이 스케줄이 빡빡하긴 했어…. 닫힌 드레스룸을 보며 준면이 혀를 끌끌 찼다.
레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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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의 매니저 김준면 등장!ㅎㅎㅎ 그냥 넣고싶었어여...준멘..
요번편도 조금 짧은 거 같은 건...기분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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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금 일곱시 연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