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
짧게 대답하면서도 가슴은 요동쳤다. 과연.. 형은 나에게 뭐라고 할까...? 기대 반.. 우려 반. 알 수 없는 마음이었다. 답이 떨어지고 형이 입이 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에도 일 초가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그 시간이 지나치게 짧게 느껴지기도 하는 묘한 느낌이었다.
“...나 좋았다. 너 방금 나 좋다고 해서. 그리고 너 그랬잖아. 여자친구 생겼어도 나 만나고 싶다고. 그 말했을 때 솔직히 나 99%는 그래 그렇게 라도 만나자라고 대답하고 싶었어. 근데.. 만약 그렇게 대답했으면 나 분명 엄청 찌질 하게 굴었을 거야. 너가 나한테 조금만 집중 안해도 화내고 불안해하고.. 그 여자보다 날 더 좋아해 달라고 어리광 부리고. 그럼 넌 지칠테고... 힘들어할꺼 뻔하니까 싫다고 했어.”
감기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 때문에 더듬 더듬 말하는 중간 중간에도 크흠흠 형은 힘들어 했다.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밖으로 나가 따뜻한 물을 가져와 건낸다.
“사실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거 많았어. 뭐하는 사람이야. 어디서 만난건데? 많이 좋냐? ...근데 한번 질문 시작하면 끝도 없을거 아니까. 결국 소리 높이고 너랑 싸우게 될거 아니까. 우리.. 매일 치고 박고 하긴 하는데 그런식 감정싸움은 무섭더라. 너한테... 나에 대해선 좋은 기억만 주고 싶었어. 그동안 나하고 그렇게 지낸거. 먼저 시작하자고 신호 보낸거 나였고. 너 그거 응할 때 얼마나 고민했을지 아니까.”
고민.. 많았지. 형이랑 뭘.. 시작하겠다고? 너 미친거 아냐 다시 한 번 생각해봐. 고민하면서 밤새 잠 못 이루며 많이 뒤척이기도 뒤척였었다. 날 볼 때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형 덕분에 홀라당.. 넘어가버렸지만. 임대갈은 나에게 네가 그런 결정을 해줘서 너무 고마워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아. 라고 말하고 있지만 난 되려 그렇게 생각했었다. 전혀 그런 쪽으론 생각 않던 내가 그렇게 생각할 만큼 마음이 움직일 만큼 임대갈이 진심을 다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형은 나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해줬는데.. 난 그런 표현을.. 해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나한테 자신이.. 없었던 건가... 아니 없었던 거다.
“지금도 말하고 싶어. 가지 말라고. 내 옆에 있어 달라고. 그날 너 아파서 집에 갔을 때 나 붙잡았을 때도.. 옆에 있고 싶었고. 그렇게 가기 싫었어. 근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럴 수 있겠냐. 이렇게 까지 내 맘 받아준 것 만으로.. 충분히 고마워 난.”
중간까지는 경청하고 들었다. 형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해 됐고. 마무리만 빼면. 뭐...? 충분히 고마워? 그게 끝이냐? 형이 나한테 무슨 말 하고 싶은지도 잘 알겠고. 왜 나한테 그 따위로 밖에 할 수 없었는지도 잘 알겠어. 근데 말이지 임대갈
“그런 말이 어디있어? 처음엔 난 형한테 그런 감정 없었으니까 받아준거 감사하고 고마웠다 치자. 그 다음엔? 그동안 난 형 만나면서 내 나름대로 보여줬다고 생각 했어 내 진심. 형 마음만 받아준게 아니라 나도 충분히 줬다고. 근데 넌 안 받아줬다는 거지 내 진심?”
“...그건..”
“지금까지 내 행동이 네가 잘해주니까 어쩔 수 없이 끌려다녔다고 생각 했다는거 아냐 너. 아 빡치네 진짜. 내가 그렇게 생각 없는 놈처럼 보이냐? 막말로 넌 고맙고 감사하다고 같이 자냐?! ”
나 지조 있는 놈이거든?! 뚜껑이 제대로 열려서 직설적으로 덤벼든다. 형은 아.. 그건.. 생각지 못했던 부분인지 뒷머리를 긁적인다. 사람이 눈이 두 개라 모든 걸 꿰뚫어 보긴 힘든 법이다. 눈에 보이는 것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만 볼 수밖에 없고 그것 때문에 오해가 생기게 된다. 우리 둘은 애초에 서로의 관계에 대한 관점이 어긋나 있었던 거다. 그게 이 일을 계기로 빵 터져 버린거고.
“형이 계속 주니까 부담스러워서 어쩔 수 없이 형 옆에 있을 정도로 나 줏대 없고 생각 없는 놈 아니라고! 그니까 나 똑바로 잡아봐. 마지막 기회 줄 테니까. 너 제대로 안 잡으면 정말 여기서 끝이다?”
어떻게 나오나 보자. 팔짱을 끼고 형을 노려본다. 형은 내 말에 큰 깨달음을 얻은 듯 멍하니 굳어 버벅거리다 아... 그게.. 그러니까. 버퍼링에 걸려 더듬거린다. 아오.. 저 큰 대가리엔 도대체 뭐가 들었나 몰라. 생각 정리 되면 불러 나가있을 테니까 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형이 내 손을 잡아당긴다.
“가지마”
“아니.. 어디 가겠다는게 아니고 생각 정리되..”
“가지마.”
“....알았어.”
진작 이렇게 잡았어야지 임대갈 멍청한 놈아. 어쩔 수 없는 척 하며 자리에 다시 앉는다. 착한척 배려심 넘치는 척 하지 말고 똑바로 잡아봐 이렇게 언제부터 그렇게 배려심 넘치셨다고 형 무진장 욕심 많은거 내가 잘 알고 있거든?
“알았으니까 빨리해 나 성질 급한거 알지?”
“어떻게.. 잡아야 될지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너 없으니까 더 힘들더라.... 계속 보고 싶었어. 집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나중에 알게 된건데 감기에 걸린게 나한테 옮은 것도 있지만 밤새 우리 집앞에서 멍때려서 이기도 했단다- 전화하려다가 못하고.. 그러니까. 가지마 내 옆에 있으면 안될까?”
그리 멋진 말도 아니었고, 둘 다 상태가 멀끔하지도 않았다. 형 같은 경우엔 목이 다 늘어난 츄리닝 차림에 제멋대로 뻗친 데다 땀에 쩔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눈 같은 경우는 감정이 복받쳐서인지 감기기운인지 벌겋고... 멋지다기 보단 불쌍해 보였지. 멋대가리 없고 분위기 따윈 없는 말에 난 움직였다. 사실. 이러니 저러지 재고 따지고 해도 난 형이 날 잡아주길 바랬던 거다. 쿨 하게 보내는 멋진 모습보다는 찌질하게 날 붙잡기 위해 찡찡거리는 모습을 몹시 보고 싶었던거다.
“난 그 놈들한테 여자친구 생겼다고 말한 적 없어.”
“뭐?”
좀 더 괴롭혀주고 싶었다. 어떻게 매달리는지 보고 싶었지만, 몸도 아픈 사람 괴롭히는 것 같아 그쯤해서 봐주기로 하고 사소한 오해의 시작점을 형에게 털어 놓는다.
“핸드폰좀 만지작 거렸다고 누구 만나냐고 물어보길래. 그런거 아니라고 변명했는데 그 새끼들이 안 믿고 제멋대로 애인 생겼다고 단정 지은 거야. 지들끼리 쿵짝 맞아서 누구 생긴거 맞네 어때요? 어떤 사람이에요? 끈질기게 물어보길래, 예쁘고 능력 좋고 나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라고 대답했을 뿐이고. 알겠냐? 임대갈 멍청한 놈아.”
머리가 커서 이해가 되기까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히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건지. 아님 너무 아파서 이해 능력이 떨어진건지 임대갈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헤실 거리기 시작했다. 아.. 뭐야 그럼... 하.. 흐하.. 푸하하하하 잔뜩 쉰 목소리로 끙끙 거리다가 나에게 손짓을했다. 뭐? 왜? 가까이 다가가자 꼭 나를 안는다. 아.. 감기 옮잖아 안 떨어지냐? 낑낑거리고 나가려는 대도 땀 냄새를 풀풀 풍기며 나를 꼭 안았다.
“너 나 감기 옮기만 해봐”
“콩 네 눈엔 내가 예쁘냐?”
“미친놈. 예쁘냐고 그 새끼들이 먼저 물어봤어 내가 먼저 예쁘다고 말한게 아니라. 인정하기 싫은데 너 이쁘장하게 생긴건 맞잖아. 실실 쪼게는거 봐라.. 칭찬 아니다 그거? 남자가 예뻐서 어따 써먹냐 남자 답게 어! 잘생겨야 칭찬이지.”
너 그 기생오라비 같은 외모로 팬 몰이 한다고 싫어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줄 아냐? 너 머릿속은 허술해도 겉 포장지는 곱상하니 부자집 도련님 마냥 멀끔하잖아. 하는 말에 임대갈은 아니 주변 사람들 눈 말고 너 눈엔 어떤데? 어? 실실 웃으며 물었다. 아.. 몰라 내 눈에 넌 그냥 하야 멀건한 밀가루 반죽이야. 아 지금은 감기 때문에 열 올라서 빨갛고 얼룩 덜룩한 밀가루 반죽이고.
“그 밀가루가 한 잘생김 하는거 맞지? 예뻐 죽겠는 거지?”
“미친”
“야 콩진호 그렇다고 빨리 인정 해라?”
방금 전까지 아파 죽을려고 하던 주제에 내 옆구리를 마구 꼬집기 시작한다.
“됐거든! 너 아픈거 다 연기 였지?”
“어쭈 자꾸 너너 기어오르지? 호칭 똑바로 못하냐?”
“시꺼 넌 애 저녁에 글러 먹었어. 형은 개뿔”
언제 싸웠냐는 듯. 헤어지 결심을 했었냐는 듯. 평소와 같은 다시 투닥 투닥이 시작됐었다. 그때는... 그랬었는데.. 말이지.
“진호야”
“..어”
“콩! 야! 제주도 도착했어.”
오랜 꿈을 꾸고 번쩍 일어나니 보이는 건 제주도다. 하... 꿈이었구나. 생생해서 정말 그때로 돌아간거라고 생각했다. 창문에 비추는 내 모습이 현실로 나를 불러들인다. 그래 그때 예쁘단 소리 듣던 임대갈은 이제 없지. 뭐.. 나..도 마찬가기진 하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기왕 지사 여기까지 놀러온거 임대갈 따위 잊어버리고 신나게 놀자! 풍이 형이 짜둔 루트대로 열심히 움직이며 인증샷을 트위터에 올렸다.
임대갈은 내 인증샷을 본건지 안본건지 연락 한번 없다. 그래... 나한테 아예 관심을 끄시겠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나도 너 필요없다 이거야 속으로 생각하면서 몸으론 무의식 중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풍이 형이 내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간다. 뭔데? 뭐 그렇게 재밌는게 있길래 하루 종일 못 내려 놓냐? 너 혹시 화끈한 영상 있는 거 아냐? 놀리면서
“그런거 아니거든! 아 빨리 내놔”
“그럼 뭔데~ 너 무슨 일 있는거 맞지? 뭔데 뭐냐고 형님이 고민 상담 해줄테니까 뭐든 털어놔 봐 어?”
고민이야 있지. 누구한테든 털어 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수 없는. 그게 임대갈과의 일이여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한테 털어 놓기 쪽팔려서 이기도하다. 우리의 첫 번째 감정 싸움이 어이없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듯.. 지금의 싸움도 생각해 보면 어이없고 황당한 부분에서 출발되었다.
지어어스 촬영을 하면서 게임은 게임이고 방송은 방송이기에 게임을 하는 동안 기분이 상하거나 서운한 일이 생겨도 툴툴 털어냈다, 내가 우울하고 형이 우울할 때 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장난도 치고 위로도 해주었기에 더 빠르게 털 수 있었고. 하지만 사람이기에 약간의 미세 먼지쯤은 가슴 구석구석에 남게 되는 거다. 형의 위로를 받는 순간에는 그래 괜찮아! 싶다가도 혼자 있는 새벽이나 불이 들어간 날이면 아 그래도 그건 진짜 아니었어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 방송을 찍으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감정들과 서운함이 있었다. 분명 형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방송이 끝나고 나면 함께하는 이들과 갖는 술자리를 통해서 털어내고, 그들이 악의가 없었음을 확인하고 친한 형 오빠 동생으로 지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이기에 앙금이 남았다. 지니어스를 찍게 되면서 인터뷰라는 것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난 그 순간 솔직하게 방송상에서 서운한 부분이 있었음을 밝혔다.
“너 많이 서운했었냐?”
형은 인터뷰를 읽은 건지 전체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들 끼리 갖은 작은 2차 회식 자리에서 나에게 물었다. 서운하긴 했지. 임진록을 해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고. 형과 내가 라이벌인 것도 사실이고. 게임을 할 때 형과 나의 스타일이 다른 것도 알고 있고. 이래 저래 복합적으로 다 이해는 가지만. 또 형이 내 기분 풀어주려고 노력해서 풀렸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찌됐건 촬영을 하는 동안 형에게도 분명 서운한건 있었다.
“좀. 내가 워낙 잘하다 보니까 좀 배척당하는 부분 있었잖아. 기분 좀 별로 더라고”
“그럼 얘기를 하지.”
얼씨구 내가 언제 얘기를 안했다고 그러냐. 나 분명 했었거든? 형에게 분명 말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이라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버벅 거리며 대답할 테지만 분명 나는 형.. 나 너무 견제 하는거 아냐? 이런 식으로 가볍게 툭툭 말했었다고 그쪽에서 농담으로 받아들여서 그렇지.
“멍청아 너가 기억 못하는 거거든”
“아닌데. 난 그런 기억 없었다니까. 기사 읽고 좀 그렇더라. 너 나한테 그런 얘기 왜 안했냐?”
“기억 못하는건 그쪽인데 왜 나한테 짜증이냐?”
솔직히 짜증을 부린건 아니었다. 억울해서 형 목소리가 조금 높아 졌을 뿐이지. 나 역시 반쯤은 장난 조로 형에게 베베 꼬인 말을 던졌다. 진심으로 형을 비꼰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 둘은 술이 얼큰하게 올라 있었기 때문에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이성적인 판단이 되지 않았다.
“짜증 내는게 아니라. 너가 언제 그런 말을 했었냐 알고 싶다 그거지 나는. 네가 그렇게 진심으로 말했으면 나도 너랑 같이 했을 거야 근데 너 진심으로 나한테 얘기 한적 없었잖아. 티를 좀 내던가.”
“야. 둔팅아 그걸 어떻게 내가 티 내냐? 좀 알아서 해주면 안돼? 그 딴식으로 빈틈이 많으니까 병풍에서 못 벗어나는 거야.”
제 3자가 들으면 어느 한쪽의 말이 격양되고 과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평소 우리 대화로 볼 때 그 정도 말투와 표현은 허용이 됐다. 하지만 그 순간 만큼은 서로의 말투와 행동에 짜증이 팍 올라왔다. 생각보다 내가 서운한게 많았었던 모양이었다. 알아서 못 알아 준다고 형한테 짜증을 그렇게 낸걸 보면. 내가 서운한 만큼 형도 형 나름대로 나한테 서운했던 모양이었다.
“그럼 먼저 너가 손 내밀수도 있는거 였잖아. 야! 난 나름대로 게임 하면서 너한테 말도 걸고 다가가고 그랬는데 툴툴 거리면서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한건 너였어”
“내가 그러는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 그 정도 눈치도 없냐? 우리가 몇 년째 아는 사인데? 아.. 하긴 내가 바랄걸 바래야지.. 됐다. 말을 말자”
“뭘 말을 말어! 야 그럼 내가 일일이 너한테 맞춰 줘야 되는 거냐?”
거기서부터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과거의 임대갈을 생각하면 무궁한 발전이지. 감히 홍진호 한데 일일이 너한테 맞춰 줘야 되는 거냐? 라는 대사를 하다니. 그 말이 튀어나갔을 쯤엔 나와 형의 감정이 확! 치밀어 오른 상태였기에 우리의 대화 주제가 처음과 많이 벗어났다는걸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맞추라는 거냐? 눈치를 좀 키우라는 거지? 넌 착한게 아니라 인간이 너무 헐렁해. 그러니까 새카맣게 어린 놈들한테도 뒷통수 맞고 다니지. 생각이라는 걸 조금만 하면 피해 갈수 있는걸 생각을 못해서.. 아 됐다 말해 뭐 하냐. 그리고 언제 너가 나한테 맞췄는데? 난 그런 기억 없는데?”
“내가 뭘 어쨌다고! 난 충분히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거든? 사람이 실수도 좀 할 수도 있는거지. 그리고 꼭 그렇게 하나하나 재고 따지고 해야 되는 거냐? 어떻게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 그리고 뭐? 내가 너한테 맞춘게 없어? 양심이란게 있으면 그런 소리 하는게 아니지”
형은 방언이 터진 듯 그동안 나에게 맞춰준 것들을 줄줄 읊어 댓고 나는 와 쪼잔한 새끼 그걸다 담아두고 있었냐? 에라이 배려심 따위 엿 바꿔 먹은 놈아 그 정도는 초딩도 해주는 배려거든? 배려라고 배려. 너 배려라는 뜻이나 아냐? 툴툴 거리며 그럼 난 너한테 맞춘거 없는줄 알아? 또 줄줄줄 형에게 리스트를 읊었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대화에서 조금씩 어긋나 소리를 크기를 점점 높이다 됐다. 어떻게 그동안 피곤하게 나랑 같이 먹고 자고 했냐? 귀찮은 놈 꺼져 줄 테니까 혼자 편하게 지내라. 말하며 형이 집밖으로 나갔고 나는 고~오맙습니다~ 알아서 꺼져주셔서! 배웅을 해줬다.
“..야 뭐냐니까?”
분명 열 받지만.. 그렇다고 남들에게 말하기엔 상당히 쪼잔한 우리의 싸움을 되짚느라 멍한 내 눈앞에 풍이 형이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며 묻는다.
“..아냐 아무것도.”
하아. 형하고.. 풀긴 풀어야 되는데. 어디서부터 푸냐. 아.. 몰라 몰라. 나 아직도 뭔가 빡쳤어. 아직도 열불난다고. 형이 나에게 맞춰줬답시고 말했던 리스트를 쭈욱 읽어본다. 하.. 그걸 맞춰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거지? 쪼잔한 새끼. 내가 먼저 연락하나 봐라. 형이랑 제주 밤바다를 보며 한잔 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틀 비틀 방으로 들어온다. 방안에 들어가니 먼저 형이 들어와있다. 어라? 뭐 사러갔다 온다고 먼저 가있으라고 하더니.. 왠일.....
“잘 놀았어?”
자세히 보니... 실루엣이 풍이 형이 아니다. 누구야? 놀란 내 눈앞에 여기 있어선 안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설마.... 설마.. 에이.. 설마.. 뒤돌아 있던 사람이 돌아선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더니.
“....너....너가 왜 여기와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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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지니어스 게임을 하면서 서운한적이 있었다 라는 기사를 보고
그와 관련된 글도 써보고 싶어서 오해 싸움 + 기사를 합쳐서 써봤는데..
中편이어서 그런지 이도 저도 아니고 어정쩡한 느낌의 글이 된것 같아서 ㅠㅠㅠ
아쉽습니다.
ㅠㅠㅠㅠ 지난 편 분위기가 평소와 달라서 어떨가 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기분좋았습니다 ㅠㅠㅠ
부족한 글 보시고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 ㅠㅠㅠ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부족한 이번 글도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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