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권일] 내가 젊어서 죽는다면 날 비단으로 싸서 묻어주세요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a/2/0a224bed730ab0216ed85b1a6d27b968.jpg)
"태일이 형"
"응..."
밥 다했으니깐, 먹으러..,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말문이 막혔다. 침대에 겨우겨우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태일이 형이 보였다. 귀엽기도 하고, 기껏 밥했더니 조금 괘씸하기도 해서, 태일이 형에게 다가가서, 곱슬곱슬 한 앞머리에 가르마를 타주며 태일이 형의 머리카락과 얼굴을 매만졌다. 일어나야지, 우리 형 하고 볼에 뽀뽀를 하고 말을 하자 태일이 형은, 응.. 응, 하며 팔을 위적인다. 여기 하고 내가 태일이 형의 손목을 잡자 응.. 하며 졸린지 볼을 잔뜩 부풀리며 내 손에 이끌려 부엌까지 무사히 도착을 했다. 형이 또, 어제처럼 바보같이 식탁 모서리에 배, 허리 부근을 부딪히진 않을까 나 혼자 노심조차 했지만
"형이 좋아하는 계란 잔뜩 했는데, 그렇게 졸기만 할 거야?"
".. 응?"
바보같이, 헤 - 하고 이제야 눈을 뜬다. 그리고 내 말을 듣고, 어? 하며 계란 반찬을 요리조리 보다 푸시싯 웃는다 헤헤- 거리며 웃는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많이 먹어 우리 형, 우리 형 먹으라고 한 건데, 하고 계란말이를 형이 조금 뜬 밥에 얹어주자, 웅.. 하며 두 눈을 손으로 부비부비 한다. 그리고 한입 크게 입안에 넣고 동그랗게 두 눈을 뜨고 날 본다. 나도 똑같이 따라 눈을 크게 뜨자, 으흐흐.. 하고 바보같이 또 웃는다, 너무너무 귀여워서 흘러내리는 앞머리를 다시 5:5로 가르마를 타주며 그와 동시에 손이 내려가 볼을 엄지손가락으로 매만지자 무언할 말이 있는지 우물우물 씹던 밥들이 오른쪽 볼살에 빵빵하게 채워진다
"권이도 먹어"
"밥 먹을때 말하는거 아니라고 했어"
"...으응.."
금방 또 주눅이 들어서, 눈꼬리를 잔뜩 내리며 흰쌀밥을 쳐다본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두 눈을 꼭 감았다 스르륵 뜬다. 이제 나도 밥 먹어야지.., 싶어서 손을 내리자 태일이 형이 깜짝하고 놀란다.
"왜?"
"..기분좋았는데.."
또, 내 질문에 귀엽게 대답을 한다. 귀여워 죽을 것 같아서, 오구 기분 좋았어~ 하고 예뻐해 주자 성이 났는지 볼을 또 빵빵하게 부풀리며 내가 형이야,라고 말하는 투의 말투로
"너 학교 안가냐"
"방학이야"
".. 모야.. 숙제라도 해"
"밥 먹잖어"
"밥 먹어! 나 감상하지 말고!"
한치, 형의 말을 안 지려는 내 행동에, 신경질을 내며 밥을 푹푹 떠서 입안에 가득 넣는다. 저 모습마저 너무 귀여워서 지금 당장 침대로 뛰어들고 싶은 기분이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보던 형이 화 다음에 내는 말이라곤 고작
"....ㄱ..계..계란말이..ㅇ..얹어.."
오구, 계란말이 먹고 싶어 쪄요? 하고 장난 섞인 내 말에 또 야! 밥 먹어! 하고 나에게 성질을 낸다.
.
.
.
.
나른한 오후 점심이 끝이 나고, 설거지를 하려는 날 식탁에 앉아 뚱, 하게 쳐다보는 태일이 형이었다.
"왜?"
"아니.."
"왜? 뭔 일인데"
".. 아무것도"
웅얼 웅얼, 얼버무리던 태일이 형이 갑자기 윗옷을 죽죽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인상까지 조금 써가면서, 우으응.. 거리는 소리와 함께 태일이 형이
"권아"
"응"
설거지를 하고 있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답답해.."
"뭐가?"
"그..으으응.."
"왜그래, 응?"
"..아앙.."
울음을 터뜨리려는지, 태일이 형의 말 이 조금 귓가에 촉촉이 닿았다. 고무장갑을 황급히 벗고 태일이 형에게 다가가자,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눈물들이 뚝 뚝 떨어진다.
왜 그래? 응? 형, 하고 물어오는 내 질문에 조금 난감한지 눈썹만 찡그렸다 핌을 반복하는 태일이 형이었다.
"왜 그래, 우리 형 어디 아픈 거야?"
"권아.. 그게.. 여기.. 이상해"
".. 어?"
형이 가리킨 곳은 심장 부근이었다. 얼마 전에 수술을 해서 상처도 있고, 옷깃에 스치면은 그 느낌이 싫다고 찡찡 거리던 그 부위였다.
"왜? 아픈거야?! 어디?! 어?!"
"간지러.. 끄으응.."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옷깃만 죽죽 내리며 말을 한다. 내가 부위에 손을 대려 하자 손 대면 안돼! 하며 내 손목을 잡아온다. 크게 말을 해서 그런지, 태일이 형
아! 하고 그 부근에 손 대지도 못하고, 몸통이 주저앉는다. 괜히 안쓰러워져서 태일이 형을 안아올렸다. 아파.. 아파, 하고 찡찡 거리며 내 목덜미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우는 태일이 형이었다. 태일이 형의 울음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다. 골이 아파 와 당겼다. 응, 자러 가자.. 우리 형 하고 태일이 형을 안아들고 한 시간 채 안돼, 다시 또 침실로 향했다.
"태일이 형, 내가 옆에 있어줄게"
".. 궈나.. 으.. 아파.."
날 옆으로 향하게 얼굴을 돌자, 눈물도 도르르 옆으로 흘러 침대에 스며든다. 그런 태일이 형을 꼭 안아주자 태일이 형의 앓는 소리가 더욱 내 귀에 진하게 들렸다.
형, 많이 아파라고 말해오는 내 질문에, 형은 금방 또 잠에 빠져 잠이 들었다. 괜히 무서워졌다. 이런 때이면 내 질문에 아니 내 말에 대답을 안 해주거나 미동 없이 자는 경우 난 불안하고 무서워졌다. 태일이 형이 내 곁을 떠날까 싶어서, 그러면 괜히 코밑에 손가락을 대어서 숨소리를 확인한다. 태일이 형의 새근새근 거리는 뜨거운 숨 이 내 손가락에 닿았다. 난 그제야 안심을 하고 태일이 형의 등을 토닥여줬다. 그리고 척추뼈 따라, 태일이 형의 등을 어루만져줬다.
"태일이형은, 내가 지켜줄테니깐 다 괜찮아요 형"
등을 토닥이며 말을 해도, 태일이 형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난 그 대답보다 원하는 건 태일이 형의 숨이었다. 태일이 형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태일이 형이 내 옆에서 숨만 잘 내쉬어주고 있는다면, 그걸로 난 정말 족했다.
"태일이형, 아프게만 해서 너무 미안해요"
태일이 형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나 또한 잠에 빠졌다. 태일이 형이 숨을 내쉴 때마다, 움직이는 몸에, 난 태일이 형을 더욱 끌어안으며 말이다.
난 별 일없는 이런 날들이 너무 좋았다. 로또 당첨보다, 태일이 형과 이렇게 무료하게 보내는 것마저 너무 좋았다.
좋았다..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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