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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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그 날 그대로,
네 행동 네 눈빛, 시선 모두 그대로,
그리고 네 말 한 마디 그대로.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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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나보자."
기껏 불러내 한다는 말은 그것 뿐이었다
어떠한 로맨틱도 설렘도 없이 당황함만 훅 들어오는 말.
너무 당황스러워 커피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네.
뭐라고?
"만나자고, 김지선."
저 당당함. 뭐가 그렇게 당당하니?
그렇게 바로 말하면 내가 알았다 하겠어?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자신있게 말하는 거야, 너.
"너도 나 좋아하잖아. 다 알고 있잖아, 우리 둘."
그건 그렇지만.. 이왕 고백하는 거 로맨틱하게 하는 건 어떨까?
웃기다는 듯 실소를 띄는 거 보니
나도 그냥 웃게 되네.
말 없이 서로 가볍게 웃다 다시 눈 마주치니
끝내 내뱉는 말이라곤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
그래.
그 말 참,
내가 듣던 말 중 제일 로맨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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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지자."
기껏 불러내 한다는 말은 그것 뿐이었다
어떠한 당황함도 긴장도 없이 침착하게 훅 들어오는 말.
예상했던 대로 긴장이 하나 안된다. 커피가 오늘따라 많이 진하네.
그래, 뭐라고?
"헤어지자고, 김지선."
저 침착함. 뭐가 그렇게 침착하니?
그렇게 바로 말하면 내가 알았다 하겠어?
뭐가 그렇게 정리가 다 되서 침착하게 말하는 거야, 너.
"너도 나 안좋아하잖아. 다 알고 있잖아, 우리 둘."
그건 그렇지만.. 이렇게 이별하는 거 눈물도 흘리고 할 줄 알았는데.
착잡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거 보니
나도 그냥 한숨만 나오네.
말 없이 서로 가만히 생각하다 다시 눈 마주치니
끝내 내뱉는 말이라곤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
그래.
그 말 참,
내가 듣던 말 중 제일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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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그 날 그대로,
네 행동 네 눈빛, 시선 모두 그대로,
그리고 네 말 한 마디 그대로.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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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