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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콩] 친구사이-그 후 | 인스티즈 

  

"그렇게 재밌었어?"  

"응!진짜진짜 엄청 짱이였어!"  

황금같은 일요일.어제까지만 해도 쌀쌀하던 날씨는 푸근해지고 평소 홍빈이가 그렇게 보고싶다고 입에 달고 살던 영화를 보러왔다.남들이 보기엔 여자친구 없는 외로운 남자 둘이서 영화보러 온거라 생각하겠지만 어찌보면 이건 명확한 데이트.처음엔 애들이나 보는 애니매이션을 왜보냐고 했지만 이건 꼭 봐야한다.어린이 영화라고 무시하냐.이게 얼마나 큰 교운을 담고있는지 아냐.3D로보면 신세계라더라 등등 홍빈이의 적극추천과 반강제적인 행동으로 결국 몇년만에 전체관람가 영화를 보게 되었다.하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였는지 지루한 마음에 옆에서 우와 우와 하는 홍빈이만 봤지만 이것도 나름 재밌었어.그리고 영화가 끝났는데도 계속 그 똘망똘망한 눈을 반짝이며 이런 영화는 태어나서 처음이야! 나 소름 돋았어! 라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너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나도 모르게 웃음이났다.  

"원식이 너는 안재밌었어?"  

"나?나도 재밌었지"  

너 얼굴 구경하는게 재밌었지.어찌나 표정이 다양하던지 신기해하고 웃고 귀여워하고 불쌍해하고 찡그리고 화내고 걱정하고 긴장하고 혼자서 감동먹고.  

"우리 이제 뭐할까?"  

"음..이것저것 구경할까?"  

원래의 목적인 영화는 봤지만 날씨도 좋은데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워 뭘 해야 홍빈이가 좋아할까- 생각하다 예전부터 자기가 딱히 살건 아니여도 이것저것 물건들 둘러보는걸 좋아하는게 생각이나 영화관 근처에 있는 상가들을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서점에 들어가서 오랜만에 책구경도 하고 새로 나온 맛이라는 도넛츠도 하나 물고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 발견한 네이비색 니트 하나.  

"홍빈아 이거 봐봐"  

"니트네?이쁘다..너한테 잘어울릴것 같애!"  

"진짜?"  

"응!가격도 괜찮은데?"  

"근데 네이비색은 나보단 홍빈이 너한테 더 잘어울리지 않을까?"  

"왜?원식이 너도 잘어울려!"  

"그럼..우리 이거 두개 사자"  

"두개?"  

"응 두개.나 하나 너 하나"  

"...나 집에 니트 많아"  

"에이 네이비는 없잖아.너 저번에도 그랬으면서 네이비색 니트 갖고싶다고"  

"..그래도..남자끼리 커플니트는 좀 그렇잖아"  

"에이.이거 완전 흔한거잖아.요새 이런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런가.."  

"당연하지.걔다가 우리는 커플인데.이런거 하나쯤은 있어야지"  

"아 김원식 진짜!그러다 우리 들키면 어쩔건데!"  

"들키면 나야 좋지.그럼 얘 내꺼에요-하고 다닐수 있잖아"  

"..하여튼 진짜"  

"그럼 산다?"  

뒤에서 홍빈이가 부르는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한 채 점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거 두개요"  

계산을 하기위해 지갑을 꺼냈는데 어느새 홍빈이가 옆에와서는 자기도 지갑을 꺼내려 하고있었다.그걸본 나는 서둘러 먼저 돈을 꺼내 계산을 마치고 가게 밖을 나왔고 잠시 후 홍빈이도 따라나왔다.  

"왜 너가 계산해?"  

"내가 사주는거니까"  

"그래도..같이 입는거잖아"  

"같이 입을거야?"  

"아니!"  

"뭐야..같이 입어야지!내일 입고 나와!"  

"학교가는 날인데?미쳤어 김원식"  

"그냥 니트가 너무 예뻐서 같이 샀다고 하면 되지"  

"그래도..."  

말을 끝가지 하지 않은 채 홍빈이는 고개를 숙였다.그런 너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한숨을 한번 쉬고선 조심스럽게 손을 올려 홍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자 살짝 놀란듯이 다시 고개를 들고 살짝 커진눈망울로 쳐다보다 민망한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린다.그 모습이 난 또 귀여워 살짝 웃고서는 홍빈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렸다.  

"자 이제 집에 가자!"  

라고 외친 뒤.홍빈이의 손을 잡고 홍빈이의 집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  

.  

.  

  

홍빈이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하늘이 어두워져서야 집에 돌아올수 있었다.물론 착한 홍빈이는 내가 여자냐고 혼자 갈수 있다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데려다준 거지만.욕실에 들어가서 오늘 홍빈이가 했던 귀여운 행동과 말들을 다시 되새기며 기분좋게 씻고 나와 침대로 향했다.그리고 눈에 보이는 오늘 샀던 니트.사실 예전부터 커플티나 커플룩 이런건 질색이였다.지나가다 커플들이 옷을 똑같이 맞춰 입은걸 볼때마다 예쁘다는 생각보단 유치하고 약간 우스꽝스럽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갑자기 왜그랬지.."  

그냥 순간 나도모르게 너와 같은 옷을 입고싶었다.이유는 모르겠다.그냥 정말 순간적으로..솔직히 하필 맨날 같이 붙어다니던 남자둘이 어느날 똑같은 옷을 입고 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건 아는데..그래서 일부러 흔하디 흔한 네이비색 니트를 고르긴 했지만..아직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였다.  

그래도 너와 내가 같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수 있어 좋다.  

"내일 입고가야지"  

  

.  

.  

.  

  

니트위에 코트 하나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이제 봄이 오려는지 매섭게 불던 바람도 점차 줄어들고 포근한 날씨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봄되면 홍빈이랑 벚꽃보러 가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강의실에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항상 나보다 일찍 도착하던 홍빈이가 보이지 않았다.대충 자리를 잡고 앉아 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려는 순간  

"일찍왔네"  

내 옆에 앉은 홍빈이.  

"늘 오던대로 왔는데?"  

"그..그래?"  

"흐음-"  

오늘따라 홍빈이가 이상하다.가방에서 노트 꺼내는것도 표정도 뭔가 부자연스러워.  

"홍빈아"  

"..응?"  

"안더워?히터 틀어져 있는데 단추좀 풀..어!"  

날씨가 풀렸는데도 불구하고 히터가 빵빵 틀어져 있는 강의실 안.유난히 자켓을 끝까지 잠궈 입는 홍빈이가 답답해보여 말을하는 순간 눈에 잡힌 아주 약간 보이는 네이비색깔의 니트소재.  

"너 설마.."  

"뭐..뭐!"  

그 니트였다.나랑 똑같은.순간 웃음이 터져 고개를 숙이고 끅끅대며 약간은 격렬하게 웃다 강의실 안 학생들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모이자 당황하며 홍빈이가 나를 진정시켰다.  

"뭘 그렇게 웃어!"  

"웃기니까 웃지"  

간신히 진정은 됬지만 그 여운이 남아있는지 입꼬리가 당체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네  

"뭐..뭐가 그렇게 웃긴데!"  

"그러게말야 왜이렇게 웃기지"  

너가 니트를 입고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고,기대도 전혀 안했는데 입고와서 놀란것도 있고,그걸 입었으면서도 안보이게 자켓 단추를 위에까지 꼼꼼히 잠군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사랑스러웠다.  

"아 진짜 이홍빈"  

"뭐.."  

"귀여워 진짜"  

그러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자 그냥 어린애마냥 해맑게 웃는 너.참 예쁘다 너는.  

  

아무래도 올해는 이홍빈 너때문에 웃는날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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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번외써달라고한사람이에요ㅠㅠㅠㅠㅠㅠ번외를써주시다니ㅠㅠㅠㅠㅠ너무귀여워콩아ㅠㅠㅠㅠㅠ
10년 전
버베나
범인이 너였군!!말만 번외지 뒤죽박죽 이상해요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여러번 쓰다 지우다 하다보니 시간이 걸렸네요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쟈감쟈해요!!
10년 전
독자2
난좋은데요ㅎㅎ
10년 전
버베나
좋게 봐주셨다니 다행이에요ㅠ
10년 전
독자3
번외가 나왔다니ㅠㅠㅠㅠ아유 이홍빈 귀여워ㅋㅋㅋㅋㅋ
10년 전
버베나
귀엽죠ㅠㅜㅜ오구 우이 콩이 ㅠㅠㅠ 읽여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4
아휴ㅠㅠㅠㅠㅠㅠ 너무 이쁘다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콩이도 귀엽고 원식이가 콩이보면서 귀여워하는 것도 이쁘고 오구오구 예쁘게 잘 지냈으면 ㅠㅠ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 ㅠㅠㅠㅠ 번외가 나올 줄이야!!!
10년 전
버베나
ㅜㅜㅜㅜ앞으로 이쁘게 잘 지낼거에요ㅠㅠㅠ(우리가 모르는 세계에서?)재밌게 봐주셨다니 진짜 감사하네요ㅠㅠㅠㅠㅠ번외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감이 많이 있었지만 ㅠㅠㅠ우럭우럭 감쟈해요!
10년 전
독자5
번외 정말 재밌었어요 뭔가 후눈한 후눈후눈 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버베나
재밌었다니 다행이에요ㅠㅠ어떻게 써야하나 많이 고민했는데ㅠㅠ훈훈했다니!!제가 바라는점을 잘 읽어주셔써여 ㅋㅋㅋ
10년 전
독자6
와우 제가 모범적이었나요? 와우 영광이에요 근데 누가 읽어도 이 후눈한 스멜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짱짱 bb
10년 전
독자7
첫편부터지금까지봤는데..우와달달해!!!!랍콩이이렇게설렐줄이야ㅜㅜ완전좋쟈나~♥해피엔딩이라서다행이네용~♥꺅!!!잘봤구요감사함돠!!!
10년 전
버베나
ㅋㅋㅋㅋ달달했다니 다행이에요ㅜㅜ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8
꿀잼허니잼..♥하트를써봅니다
10년 전
버베나
하트는 가져갈게요^!^
10년 전
독자9
네!다리아가괜찮네요!!^▼^
10년 전
버베나
그게 뭐에요..?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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