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온앤오프 엑소
소리꾼 전체글ll조회 2961l

    

  

  

  

  

  

  

  

  

  

5분 24초의 불행.   

  

   

  

   

  

   


  

  

   

  

더웠다. 작열하는 태양볕 아래에서, 여린 살결은 별 방도없이 타들어갔다. 장마의 끝은, 도리어 더욱 거센 열기를 유발시켰다. 한없이 늘어지는 어깨를 견딜 수 없어 한숨을 쉬었다. 하늘에 까맣게 드리워진 텁텁한 높새 구름이 꼬리를 길게 늘였다. 징조가 불길했다. 앳된 얼굴이 마구잡이로 구겨졌다. 학연은, 문이 닫힌 가게 앞에 서 있었다. 오늘은 쉽니다. 커다랗게 내걸어진 판자를 무시하고서, 이를 앙다물고 가게 앞을 지켰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5분, 24초. 마른 등이 점점 굽어갈 즈음, 가벼우나, 꽤 커다란 중압감을 가진 장막이 걷힌다. 그 벌어진 틈새 사이로 칼자국이 선명한 팔 하나가 쑥, 내밀어졌다. 불퉁한 손가락 끝에 걸린 회갈색의 가방이 학연의 발치에 힘없이 던져졌다. 그와 동시에, 문짝을 뚫어져라 응시하던 까만 눈동자가 움직였다. 체념도 아니었고, 괴로움도 아니었고, 고통도 아니었다. 무의식 상태의 식물인간처럼, 학연이 천천히 비쩍 마른 팔을 뻗었다. 손에 잡히는 감각이 소름끼쳤다. 마치 시궁창 내부의 이물질을 그러쥔 것 같았다. 누가 볼 새라 감추듯 가방을 품 속에 안아들었다. 고개를 숙인 학연의 발치에는, 가방대신 그림자가 늘어졌다. 높새 구름의 꼬리가, 길게.   

  

   


  


  

  

   

  

5분 24초 동안의 자유, 그 끝은 불행의 시작이었다.   

  

   

  

   

  

   


  


  

  

   

  

   

  

   

  

Pieta   

  

자비를 베푸소서   

  

   

  

   


  


  

  

   

  

   

  

   

  

   

  

어린 아이들은 더러 이 바닥에서 이용되곤 했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인간들보다는 덜 눈에 띈다는 것이 이유였다. 보호받아야 마땅할 아주 어린 아이부터, 세상 물정을 알고도 남을 청소년까지. 학연은 후자에 속했다.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리 저리 바쁘게 몸을 움직이며 품 속에 안긴 백색가루를 운반하면 그만이었다. 예전처럼 좁은 골방에서 학대를 당하는 것보다는 이 편이 훨씬 더 나았다. 아주 옛날, 억센 폭력으로 인해 망가졌던 발목이 여전히 아리고, 시큰거렸다. 근 5년도 더 된 일이었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고 그대로 남아 학연을 옥죄였다. 버려진 삶 치고는 이렇게 할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했다. 아니, 만족해야했다. 이보다 더 추잡스럽게 굴려지는 다른 고아들의 케이스를 보면, 저도 모르게 구역질이 치솟곤 했으니까. 이 정도는, 이 정도는......   

  

   

  

   


  


  

  

학연은, 길을 걸을때가 가장 두려웠다. 모든 것이 낱낱이 드러날 것만 같았다. 금방이라도 제 앞을 지나는 사람이 제 멱살을 붙들고 가방에 담겨진 마약덩이를 길바닥에 쏟아붓지는 않을까. 늘 환상에 지나지 않았지만, 항상 고비였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쪽을 택했다. 아무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이대로 길을 걸어 목적지까지. 그렇지 않으면, 더는 이곳에서 숨을 붙이고 살아갈 수 없다. 언젠가, 제 서투른 솜씨로 인해 마약 운반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던 적이 있었다. 남자는 저를 어두운 방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서는, 자비없는 발길질을 가했다. 끔찍하리만치 아파 비명을 지를 수도 없을 만큼 폭력의 강도는 거셌고, 또한 고통스러웠다.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해 헐떡이는 학연의 목덜미를 쥔 남자가 입술을 열었다. 제대로 해. 살아야지, 응? 우리 다 같이, 다복하게 살아야지. 시야가 흐릿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처럼, 흐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씨발, 다복한 소리하고 있네. 입꼬리가 제법 비릿한 동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잊고 싶었으나, 도무지 잊혀지지 않았다. 쇳덩이를 집어삼킨 듯, 속이 조악하게 수축했다. 그렇지만, 설사 잊을 수 없다해도 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하루하루가 이 꼴이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이라도 좀 거두어주지. 이마 부근에 추적추적 내리는 땀줄기가 거슬렸다. 자비없는 세상에, 자비없는 하늘. 엿같지만 어쩔 도리는 없었다. 죄라면 버려진 자신이 죄이고, 하필이면 약쟁이들의 손에 거두어진 죄이지.   

  

   


  


  


  

  

   

  

학연의 발걸음이 멎었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또다시 기다린다. 죄라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는지, 하나같이 문을 걸어잠그고 꽁꽁 숨었다. 콩밥 먹는 게 두렵기는 한가보지. 비식 코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정확히 5분 24초가 흐르자, 썩은 나무 못으로 동여진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뻗어진 손은 아까 그 사람과는 다르게 빈 손이다. 팔뚝 부근에 촘촘히 박힌 주사 흉터 자국이 괴기스러웠다. 가방을 건네자, 낚아채듯 가지고서 사라져버린다. 다시 문이 닫힌 그곳에서, 미약한 술냄새와 약내음이 퍼졌다. 고약한 냄새가 서서히 번지고 들어, 저에게까지 당도했을 때 학연은 코를 틀어 막았다. 미친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다를 바 없는,   

  

   

  

   


  

  

미친 자신.   

  

   

  

   


  

  

다시 학연에게 건네어진 가방은, 무게감이 더해져 꽤나 묵직했다. 많이도 처넣었네. 단속이 약화된 시기라서 그런 것인지, 요즘 들어 물량이 계속 증가되곤 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한 번 천국을 맛보게 되면, 한도 끝도 없이 손을 더듬어 그를 찾아 헤매인다. 언제였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가물가물한 기억이 학연의 뇌리에 여태 남아있다. 너도, 주사 한 번 해볼래? 침이 질질 흐르는 입가를 여미지도 못한 여자가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학연에게 가방을 건네며 물었던 적이 있었다. 벌겋게 뜨인 그 눈을 바라보며, 학연은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떴다. 문 속의 얼굴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다들, 그렇게, 벌겋게 뜨인 눈을 하고 있겠지.    

  

   

  

기억을 더듬으며,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아마, 그 여자는, 죽었을 것이다. 어디선가 스치듯 들었다. 정신 나간 년이 이리저리 설치고 다닌다며, 남자가 전화기에 대고 주소를 읊었다. 번지 수까지 정확하게, 그것은, 여자의 거처가 맞았다.   

  

   


  


  


  


  

  

   

  

골목을 빠져나왔다. 묵직해진 무게에, 뙤약볕까지. 최악이었다. 잠시 자리에서 숨을 골랐다. 사람 한 명 없는 길 한복판의 제 존재가 이질적이었다.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 옆의 담을 넘으면, 이곳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아름다운 낙원이 펼쳐질까.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다시금 걸었다. 걷고, 걷고, 또 걸었을 때, 길 저 편에서 희미한 인영이 어른거렸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발소리를 죽이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기 위해. 학연은 슬쩍 고개를 들어 제 앞을 확인했다.   

  

   

  

   

  

   


  


  

  

'......!'   

  

   

  

   


  


  

  

   

  

   

  

저와 똑같이, 가방을 안아 들고서 길을 걷는 남자아이. 입술을 꾹 다물고, 저를 바라보는 학연을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정면을 응시하며 걷는다. 저와 똑같은 가방, 저와 똑같은 눈. 진득한 시선에, 그제서야 남자의 눈동자가 학연에게로 들러붙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찰나의 순간이, 영원처럼 길다랬다. 커다랗고 깊은 눈이 빈틈없이 학연의 곳곳을 옭아매었다. 미미한 약냄새가 배여있는 가방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가했다.   

  

   

  

   

  

   


  


  


  


  


  

  

   

  

   

  

   

  

"피에타."   

  

   

  

"......"   

  

   

  

"자비를 베푸소서, 라는 말이야."   

  

   

  

   

  

   


  


  


  


  


  

  

   

  

   

  

   

  

   

  

자비없는 이 세상에서, 피에타, 피에타.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웃는 남자아이.   

  

   

  

   


  

  

학연과 재환은, 서로를 지나칠 수 없었다.
  


  


  


  


  


  


  


  


  


  


  

-  


  

마약 돌리기에 이용되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에요.
  

중편으로 쓸 글이었는데, 단편으로 올려봤어요. (부끄)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분위기ㅜㅜㅜㅜㅜㅜㅠㅠㅜㅠㅠㅠㅜㅜㅠㅠㅜㅜㅜ저 여기 좀 누울게요ㅜㅜㅜㅜㅠ오늘 잠은 다잤네요진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힝ㅠㅠㅜㅜ잘보고가요 내가 조화하는 소리꾼님♥ㅠㅠㅠ
10년 전
소리꾼
안녕하세요 독자님!!! 헤헤. 사실 이 글, 새벽에 제가 많이 우울할 때 쓴 글이었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많이 우울하고 그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울한 글 자꾸 들고와서 죄송해요. 제 주 종목이 우울글이다 보니 자꾸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독자님! 제가 많이 좋아해요. 이런 글도 읽어주시는 우이 독자님이 짱짱걸! 조화해요! ♥♥
10년 전
독자2
이해는 잘 안되지만 분위기는 쩐다..ㅇㅅㅇ
10년 전
소리꾼
으아 이해가 잘 되지 않으셨구나 ㅠㅠㅠㅠㅠㅠ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말 두어 마디 정도 해드려도 될까요? 우선, 이 글은 마약 유통에 이용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요. 경찰들의 눈을 피해, 시중에 마약을 돌리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아이들이 학연이와 재환이구요. 헤헤. 우울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ㅎㄴㅎ
10년 전
독자27
사실 제가 딴짓하면서 읽어서 그래여....ㅋㅋㅋㅋ뎨동해여
10년 전
독자3
감히, 이 픽을 글잡담 최고의 픽으로 꼽고 싶습니다. 소름이 돋은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글의 서두에 있는 5분 24초의 불행이라는 말이 궁금했어요. 어감이 묘하기도 했고, 대체 어떠한 5분 24초 이길래. 글을 읽다가 아, 하고 탄식을 터뜨렸어요. 그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불행이 찾아오는구나. 불행의 시작을 알리는, 웃지 못할 자유의 시간. 5분 24초.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겠지만, 학연이에게는 그렇지 않겠죠. 물론 잠시나마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이 맞았지만, 그 후로는 다시 몸에 마약을 품고 다녀야 하니까요. 후반부에, 이 담을 넘으면, 낙원이 있을까. 그 부분에서 울컥했어요. 우리의 바램이 그대로 적용된 지상 낙원 따위는 없더라구요. 슬프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학연이의 멍한 눈동자가 응시하는 곳을, 마치 제가 직접 보고 있는 것처럼 장면 하나하나가 생경하게 다가왔어요. "자비 없는 이 세상에서. 피에타, 피에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특유의 미소를 띠고서 중얼거리듯 뱉는 그 모습이 상상되어서, 가슴이 간질거렸네요.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학연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정말로 자비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마약 운반에 이용되어 차차 자신의 자아를 잃게 된 학연과, 그 벼랑 끝에서 마주친 재환이라는 인물. 어쩐지 재환이가 학연이에게 자그마한 자비가 될 것 같은데요. 미미하게 퍼지는 약냄새가 여기까지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렸어요. 학연과 같은 가방을 들고서 길을 걷던 재환이. 학연이와 같은 처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달라 보였어요. 무언가가... 두 사람의 첫만남이, 굉장히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제목에 상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단편으로 바뀐 것이라면 정말 아쉽네요. 많이 길지 않은 글이었지만, 저는 이곳에서 수백번의 감정 변동을 겪었던 것 같아요. 소리꾼님 문체는 항상 신기해요.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거듭하시는 것은, 소리꾼님이 최고이신 것 같아요. 저는 작가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에요. 언제나 소리꾼님 글을 보고있구요. 사실, 글잡담에서 보는 글은 소리꾼님 글밖에 없는 것 같아요. 굳이 다른 종류의 글을 찾아보지 않아도, 소리꾼님의 글 목록에 하나쯤 씩은 있을만한 글들이더라구요. 이성글을 보지 않았지만, 작가님이 쓰신 글들은 모두 챙겨봤어요. 그 정도로 빠져버렸네요. 웃음을 유발하는 글도, 심장을 졸이게 하는 글도, 귀여운 글도, 멋지게 소화해 내시는 소리꾼님. 배우고 싶어요. 항상 좋은글 감사해요. 글잡 최고 작가님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작가님 글들이 좋네요. 앞으로도 예쁜 글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소리꾼님의 일상은 어떠세요? 항상 답글 달아주시는 것 보면, 독자들의 일상을 자주 챙겨주시던데. 그런 사소한 것에 제가 언젠가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너무 우울하고 지쳐서 작가님 글에 댓글을 달았었는데,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바쁜데도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답글 달아주셔서 울컥했달까요. 그냥 새벽이다보니, 주저리가 많이 길어진 것 같아요. 그만큼 작가님께 전해드리고
10년 전
독자4
싶은 말이 많았어요. 5개월 전부터 꾸준히 봐왔거든요. 항상 댓글을 달 때마다 죄송했어요. 이 댓글이 너무도 짧게 느껴졌거든요. 작가님은 항상 제 댓글보다 더 길게 답글을 남겨주시곤 하는데. 그것도 한 편당 최소 30개 이상의 댓글들에 전부 다. 소리꾼님 진짜 많이 좋아해요. 벅차 오르네요. 저는 이만 내일을 위해서 잠에 드려고 해요. 오늘은 피에타의 꿈을 꿀지도 모르겠어요. 꿈 속에서, 학연이와 재환이의 못 다한 이야기를 마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리꾼님, 안녕히 주무세요!
10년 전
소리꾼
독자님! 안녕하세요. 우와, 이렇게 예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이야기에 담고 싶었던 것들을 독자님이, 너무나도 잘 풀어주신 것 같아 감동스럽네요. 이 댓글을 본문에 삽입하고 싶을 정도로요. 마치, 피에타의 해석본 같아요. 5분 24초의 불행, 맞아요. 학연이에게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자유죠. 어찌 보면 모순일지도 모르겠어요. 학연이가 그토록 바라던 자유인데, 그것이 온전한 자유일 수 없다니. 결국, 5분 24초가 지나는 순간 마약을 품고 다녀야 하는 가련한 인생.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닌 것만 같은 인생. 어린 학연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현실이 분명하나, 익숙해진 몸뚱이는 결국 현실을 인지하고서 적응하고 말았죠. 이 세상이 끔찍이도 싫은 주제에, 순순히 응하고 있는 제 자신이 싫겠죠. 아, 진짜. 독자님 댓글 보면서 제 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본문에서도 언급했듯, 피에타의 뜻은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에요. 후반부에 보면, '자비 없는 이 세상에서, 피에타, 피에타.' 라고 나오죠. 자비 없는 이 세상에서,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이 문장에서, 아이들의 시린 가슴을 안타까움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마약 냄새를 온몸에 묻히고 다니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수장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몰매를 맞게 되죠. 지금보다 더욱 어렸던 학연은, 지독하게도 맞았어요. 남자에게. 교육차원이라는 명목으로 말이에요. 그 결과, 맞지 않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마약을 옮기고 다니죠. 어른들의 끔찍한 욕심으로 인해서, 아이들은 망가져 갔어요. 그렇다면 재환은 어떨까요. 아주 잠깐 비추어졌던 재환이는, 어떤 눈빛을 품고 있었을까요? 덤덤했을까요, 아니면 텅텅 비어있었을까요. 학연이 생각하기에, 제 자신과 똑같은 빛을 띠고 있었다면, 체념의 빛이 서려 있을수도 있겠네요. 피에타를 썼던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재환이가 바라는 것은 자비없는 이 세상에서의 자그마한 구원이 맞을까요? 그렇다면, 재환이와 학연이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요.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했던 좋은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독자님! 이 글은, 사실 글잡담에서 더는 연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 쓰다 옮겨 오는 방법으로는 찾아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좀 더 깊게, 좀 더 진하게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서요. 글 속에서, 한 치의 거짓 없이. 제 문체가 그렇게 고민스럽더라구요. 글 안에서 몇 번이나 바뀌는 변덕스러운 문체 덕분에, 독자님들이 혼란을 겪으시지는 않을까. 항상 생각하고 있거든요. 좀 요상한 카멜레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저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한 종류의 글을 밀고 나가지는 않았네요, 그러고 보니. 왕의 남자 이후로도 개그물도 써보고, 이성글도 써보고, 참 많은 도전을 했는데. 막상 남는 것은 없는 케이스라고 할까요? 왠지 씁쓸해지네요. 흑흑. 글을 준비하고 계신다구요? 역시나. 댓글 수준을 보니, 완전 대단하신데요? 저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 만큼의
10년 전
소리꾼
통찰력을 지니고 계시고, 글 해석도 정말 잘 하시고.. 엄청난 글쟁이가 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독자님! @.@!! 저는 최고 작가가 결코 아니에요. ㅠ.ㅠ 저도 글들을 천천히 둘러보곤 하는데, 다들 글을 정말 잘 쓰시더라구요. 저도 많이 연습하려고요! 뒤지지 않게.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말이에요. 독자님, 오늘 하루는 어떠셨어요? 저는 오늘 하루도 잔잔히 지나간 것 같아요. 가끔은 요동치는 하루도 좋지만, 이렇게 잔잔한 파도 같은 하루도 좋더라고요. 겨울 한 가운데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헤헤. 답글을 달아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요즘 그것에 대해서 죄송할 뿐이에요. 답글을 제때 달아드리지 못해서, 최대 한 달 이상 미뤘던 적이 있거든요. 정신 없이 글만 쓰다 보니 그런 참사가 일어나게 된 것 같아서 면목이 없습니다. 언젠가 이 뒤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을 때, 독자님을 다시 한 번 만났으면 좋겠어요. 고마워요, 독자님! 사랑합니다! ㅇㄴㅇ)/
10년 전
독자5
저 나그랑이에요 진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런글 보게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생각하는건데 어떻게 글 하나하나 이렇게 주옥같은지 모르겠어요 브금도 항상 글하고 너무 잘맞아 떨어져서 소름 돋고ㅠㅠ다시 봐야할 글이 또 생겨서 좋아요!그리고 저기 상ㅠㅠ설렌닷 중하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10년 전
독자6
소름돋았어요 인생이 무채색의 불행으로 가득쌓여있는 학연이는 곧 재환이랑 서로 의지하면서 변해갔으면 좋겠네요 ㅠㅠㅠ 진짜 어쩜 ㅠㅠㅠㅠㅠㅠ 이런 어두운 느낌 너무 좋아요 ㅠㅠ 신알신하고갈께요 대박이다이거뉴ㅠ
10년 전
독자7
뭔가 무슨 글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데 소름돋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10년 전
독자8
호피에요.와.... 글 처음부터 알 수 없는 무언가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진짜 느낌이....뭐라 말할수 없어요....
10년 전
독자9
후드에요....이 짧은글에서 소름이 쫙돋네요 5분24초가 무슨뜻일까하고 읽었더니 학연이가 가질수있는 잠깐의 자유였네요 아니 자유라 말하기도 애매해요 그짧은 시간동안 학연이 마음대로 할수 있는것은 없으니까...아니 그시간이 지나면 다시 끔찍한 마약을 또 품고다녀야하니까 피에타,피에타 재환이와 학연이에게 누군가 자비를 베풀었으면 좋겠네요. 언제나 좋은글 예쁜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0년 전
독자10
와 대박.......진짜대박이다....소름돋아여 진짜 필력대박....으어 대박이다진짜....
10년 전
독자11
와..진짜 소리꾼님의 픽은 분위기가 소름돋을 정도로 좋아요 ㅠㅜㅠㅠㅠ
10년 전
독자12
헐 대박 소오오름이예요ㅠㅠㅠ같은 처지의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네요ㅠㅠㅠ피에타ㅠㅠㅠ자비없는 이 세상에서 피에타, 피에타 이부분에서 완전 소름 돋았어요ㅠㅠㅠㅠ역시 믿고 보는 작가님♥너무너무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당♥♥♥
10년 전
독자13
소름돋아요ㅠㅠㅠ잘은모르겠지만 분위기대박이네요ㅠㅠㅠㅡ
10년 전
독자15
레오정수리)5분 24초라...무슨 뜻인지 모르고 애매했는데 그런 뜻이....피에타...정말 모순적이면서 희망적인..무튼 복잡하네요 오늘도 역시 분위기와 브금이 장난 아니네요ㄷㄷ
10년 전
독자16
헐대박ㄱㄱㄱㄱㄱㄱㄱ쩔ㄹ어요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짖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ㄹ대박ㄱ.....소름리쫙돋네여....
10년 전
독자17
헐.........이...이게뭐야......아진짜대박이잖아요...저 이런거진짜좋아해요 분위기..b영화보는줄...ㅠㅠㅠㅠ소리꾼님항상감사하고사랑해요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있아오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8
으아 죽겠어요 짧은 팬픽 하나에 오랜만에 침대위를 굴러다녔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죽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고에요 진짜 이 말 외에 할말이없어요 죽겠어요! 최고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9
이게뭐죠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절 이렇게 죽이실건가요..후..아 너무 재밌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몰입도 장난아니고!
10년 전
독자20
대박이다.....대작..............ㄷㄷㄷㄷㄷㄷㄷ 소리꾼님 피에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에 자비가 없으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1
오늘 여기서 누울께요.....아 분위기 어쩔꺼야......하............진심 정말로 잘읽었어요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22
분위기 진짜 발려요 ㅠㅠ 브금도 그렇고 ㅠㅠ 낙원이 있을까라..이 대목에서 현실을 너무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것같아서 아련하네요 ㅠㅠ
10년 전
독자23
제, 제가 대작을 찾았어요!!!!! 와 분위기 장난아니네여.... 이런 퇴폐적인 분위기 사랑합니다
10년 전
독자24
글에 자비가 없어여 나덕후 쥬그라고 자비리스하시고 그러시면 진짜 오예죠..사랑해여 분위기가ㅠㅠㅠㅠㅠ어휴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5
와 분위기 진짜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네요 어릴 때 부터 늘 불안에 시달리고 폭력을 당하고 여느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참 불쌍하죠
10년 전
독자26
ㅜㅜㅜㅠㅜㅠㅜㅠㅜㅜ분위기대바구ㅜㅜㅜㅜㅜㅜㅜㅠㅜㅠㅜㅜㅜㅜ아진짜 ㅠㅠㅜㅜㅜㅜㅜ소리꾼님조화합니다!!!!
10년 전
독자28
며칠 안들어온 사이에 이런ㅠㅠㅠㅠㅠㅠㅠㅜㅠ분위기 어쩔꺼에요ㅠㅠㅠㅠ 진짜 자비리스ㅠㅠㅠㅠㅠㅠ 이밤에 저 죽어요ㅠㅜ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9
윗분 의견에 찬성합니다.. ㅠㅠㅠㅠㅠㅠ 글잡담 최고의 글로 꼽을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서로의 복잡 미묘한 관계가 안타까우면서도 아릿하고.. 뭐라고 표현해야 잘 표현했다고 소문이 날까요.. 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 작가님♥♥♥♥
10년 전
독자30
우우어우우어ㅓ어우어우엉 우우어ㅜ어엉ㅇ 너무 너무 아 ㅠㅠㅠㅠㅠㅠㅠ 분위기 대박 짱짱이에요 작가님 필력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ㅠㅠㅠ 너무 인상적이에요 ㅠㅠ
10년 전
독자31
이런 좋은글을 볼 수 있다는것에 감사하며 댓글을 남깁니다.
처음 5분 24초 짧지도 길지도 않은 그 시간에서 느끼는 해방감과 절망감의 표현이 저에게 잘 와닿았습니다.
도망쳤지만 전보다 더 커진 부담감 어쩌면 더욱더 느낄 수 있는 고통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은 어땠을까요?
그저 마약이 주는 쾌락에 비친 그러한 세상은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어른들을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까지 고 생각하는 학연이 안타깝네요
그리고 재환을 만나면서 느끼는 동질감
그것이 학연의 자책감을 조금을 덜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좋은글들 써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5 세라 05.17 15:1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4 세라 05.16 10:19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05.15 0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2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전체 인기글 l 안내
5/18 8:34 ~ 5/18 8:3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