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베이커리 EXO입니다
그 말을 마친, 아주 인자해보이는 직원이 내 손을 박력있게 똭! 하고 잡더니 나를 일으켜세우고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 바람에 나도 저절로 걷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한 곳으로 들어가는 그 직원 때문에 나도 그를 따라 그곳으로 들어갔다.
…손을 맞잡아서 전해져오는 그 직원의 온기 때문에 설렜다는 건 안 비밀.
"그래서 있잖…."
"……."
"……?"
직원분들끼리 서로 엄청 떠들고 있었는지, 들어가자마자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 분들, 어째 여자들보다 더 시끄러운 것 같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시선이 나로 향했다.
시끄러움도 동시에 멈췄다는 게 함정.
그 때문에 나는 순간 부끄러워져서 생각과 표정이 멍해졌다는 것도 함정.
"어…. 그러니까 저 분은 누구…."
"야 박찬열! 너 어제 준면이 형이 말할 때 뭐 했냐?!"
"응? 준면이 형이 뭐라 했어?"
"으이그, 하여튼간."
그리고 누군가의 나를 가리키는 저 분은 누구 라는 말 때문에 또 다시 시끌시끌해진 건 안 함정.
음…. 어…. 어떻게 해야 되지.
"자자, 조용조용! 우리 베이커리의 모토가 뭐다?"
"좋은 손님을 만나자!"
그러자 내 손을 잡고 나를 이 공간에 데려오신 직원 분이 다른 직원분들을 조용히 시키고선 가게의 모토를 말하게 했다.
그러자 직원 모두가 우렁차게 좋은 손님을 만나자! 라고 외쳤고, 그 직원분은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분들, 우렁찬 소리가 특기인가보다.
"그래서 베이커리 개업할 때 서로 그러기로 했잖아. 누군가 우리가 만든 잘 알려지지 않은 빵을 구매하시면 우리가 먼저 인사하기로."
"아, 그래서 이 분이 그 손님이신거구나!"
"그래 이 박찬열아. 어제 안 들어서 괜히 저 손님 무안하시게 만들고."
아, 그제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처음 베이커리를 여실 때부터 그런 신념을 가지고 열었던거구나.
잘은 알 수 없었고 이유도 알지 못했지만,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그럼 먼저 인사드릴게요. 김준면이라고 해요."
차례대로 인사를 하려는 듯, 먼저 나를 이끌다시피 데려오신 분이 먼저 인사를 하셨다.
나는 어색하지만 그냥 슬며시 웃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으으, 어색해 어색해.
"준면이 형 능력 대박이에요! 이 베이커리 사장님이에요 사장님!"
"실제로 돈도 많아여."
저번에 봤던 시크하게 생긴 직원분과 처음 보지만 어깨빵하면 넘어지다 못해 쓰러질 것 같은 또 다른 시크하게 생긴 직원이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네? 뭐라구요?
이분이 사장이라구요?
돈도 많다구요?
되게 젊어보이시는데?
"준면이 형이 돈 많은 건 거의 사실이죠. 이 베이커리도 준면이 형 혼자서 장만하신 거니까요."
그리고 또 덧붙이는, 눈도 크고 귀도 크고 키도 큰 직원 분의 말에 정말 현실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에이, 아니에요. 막 갑부다! 정도는 아니에요."
"그래도 저희 회식 때 쏘시는 걸 보면…. 말할 필요도 없죠 흐흐."
에이, 라며 손사래를 치는 김준면 사장님이시지만 시크하게 생긴 직원분의 말을 들어보니 꼭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다음! 전 김민석이라고 해요. 카페 일 담당하고 있어요~ 주로 커피 만드는 일 하고 있어요. 저번에 한 번 보셨을 것 같은데…."
"아, 네."
정수정이 반한 것 같다고 짐작이 되는 그 바리스타 분 이름은 김민석.
저번에도 봤지만 확실히 카페 쪽 일을 할 것 같았는데, 정말이네.
"민석이 형이 만든 커피 진짜 맛있어요! 진짜 짱짱!"
"그리고 민석이 형이 여기서 나이 가장 많아요. 뭐 물론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 민석이 형 말고도 더 있…. 컥!"
"너 죽을래?"
…네? 나이가 가장 많으시다구요?
누가 봐도 막내처럼 생겼는데?
완전 어려보이시는데?
이걸 알면 정수정은 아마 놀라 자빠질 것 같다.
나이가 가장 많다고 강아지를 닮은 직원이 이야기해주자 김민석 이라는 직원 분이 그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전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빵 담당 파티쉐에요~"
"전 변백현이구, 카운터랑 관리 등등 잡다한 걸 맡고 있어요."
"전 김종대라고 해요~ 커피도 만들고 카운터도 봐요!"
연달아서 소개를 하는 세 명에 정신이 없어졌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인사를 했다.
키 크고 귀 크고 키도 큰 사람은 박찬열, 강아지를 닮은 분은 변백현, 그리고 처음 보지만 입꼬리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올라가 있어서 선한 인상을 주는 직원 분른 김종대라고 했다.
왠지 엄청 친해보이시는데?
"어휴, 말도 마세여. 이 세 형이 제일 시끄러워여, 진짜."
"제일 장난도 많이 치고요. 특히 백현이 형이랑 찬열이 형. 종대 형은 그냥 말이 많아."
"형들 너무 시끄러."
"헐, 황쯔타오 독설 장난 아냐."
"시끄러우니까 그러치!"
시크남 두 분의 공격과 딱 봐도 나는 외국인이요 라고 이야기해주는 듯한 상의 멋있게 생긴 분의 공격으로 또다시 시끌시끌해졌다.
…저 세 분이 제일 시끄럽긴 하지만 나머지 분들도 만만치 않은데?
그나저나 강아지를 닮은 분, 이름이 변백현이었구나.
저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참…. 귀여우신 인상이 눈에 띈다.
"나 빵 잘 만들잖아! 왜 칭찬을 안 해줘?"
"아 네네. 형 빵 잘 만들어요. 맛있어요."
"…그게 다야?"
"그 정도면 됐지 뭐."
그리고 난데없는 칭찬대란이 일어났다.
박찬열, 이라는 분이 빵 잘 만든다고 칭찬을 부탁하자 완전 건성건성하게 시크남이 맞받아치고 실망했는지 풀이 죽은 그 분은 변백현, 이라는 분의 일격에 더욱 더 풀이 죽은 듯 했다.
"전 도경수라고 합니다. 케이크 담당 파티쉐구요."
"아, 몽블랑이랑 밀푀유 만드셨던…."
"네, 맞아요."
생각과는 다르게 차분한 사람인 듯 했다.
말투도 조용조용하고, 뭔가 잘 어울리시는데?
"솔직히 경수 형 케이크가 짱이져. 경수 형 케이크 드셔본 분들은 계속 찾는다니까여?"
"이건 저희 모두 다 인정하는 사실이에요."
어깨빵 맞고 싶은 시크남의 말대로 정말 그의 케이크는 신의 한수다.
김준면 사장님 어떻게 이런 분을 찾으셨는지… 제가 사랑해드립니다. 쪽쪽쪽.
한술 더 떠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말하는 처음의 시크남이 말하자 도경수라는 분은 어쩔 줄 몰라하며 부끄러워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날릴 뻔 했다. 아기동자 같아. 눈도 엄청 크고.
"몽블랑은 진짜 며칠 놔뒀는데도 안 팔려서 저희끼리 먹고 막 그랬어서 경수가 되게 안타까워했는데. 정말 감사해요."
"네? 아, 아니에요."
난 내가 먹고 싶어서 산 건데 이렇게 될 줄이야,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변백현이라는 직원 분의 말에 내가 더 어쩔 줄 몰라했다.
"전 김종인이라고 해요. 주방 보조일 돕고 있어요."
"전 오세훈이여. 백현이 형이랑 같이 카운터 보고 있어여."
드디어 이 두 시크남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한 분은 김종인, 또 다른 한 분은 오세훈.
앞에서 소개했던 김민석이라는 분들과 동갑 같은데…. 아닌가?
"얘네 둘이 가장 나이가 어려요."
"아 그래도 내가 얘보다는 학교 먼저 졸업했거든?"
"그래봤자 빠른 년생이라서 그런거잖어."
"그래도 나이 쳐 줘!"
조곤조곤하게 가장 나이가 어리다고 말하는 도경수라는 직원분의 말에 엄청 놀랐다.
보기에는 엄창 성숙해보이는데 가장 어리다구요? 헐.
그러자 김종인, 이라는 분은 억울하다는 듯이 학교를 먼저 졸업했다고 말하자 변백현이라는 직원 분이 그래봤자 빠른 년생, 이라며 똑같이 대해주자 나이 쳐달라며 칭얼거렸다.
…진짜, 어리긴 어리구나. 이런 곳에서 티가 나긴 나네.
"저도 억울해여. 왜 종인이 형은 빠른 년생이라서 내가 막내 취급 받고…."
"우리 막내 우쭈쭈."
"아 진짜!"
그러자 억울하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오세훈이라는 분.
덕분에 귀여움을 받고 있는 듯 했지만, 자신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근데 원래 말투가 이러신가? 왜 다 -여 로 들리지?
"전 루한이라고 해요. 민석이랑 종대랑 커피 만들어요."
"전 레이라구 해여. 디저트 담당이에여."
"What's Up? I'm Kris! 빵 담당 보조!"
"타어에여. 주방 보조 일 해여."
이름이 다들 외국인 같네. 외국 사람들인가.
오늘 문 열어주셨던 천사 같던 분이 레이셨구나.
그나저나 크리스라는 분은 왜 영어로 소개를 하지….
"다들 중국사람이에요. 크리스 형만 캐나다에서 지냈던 적이 있어서 가끔 영어를 써요."
"좀 발음이 어눌하긴 해도 일상 생활에는 문제 없어요~ 다들 착하고 좋은 형들이에요."
"원래 이름 부르기 귀찮아서 그냥 줄여서 부르거나 별명 붙여서 부르고 있어요. 아, 루한 형만 빼고."
김종대라는 분, 김종인이라는 분, 변백현이라는 분의 설명이 이어지고 나서야 이해가 갔다.
어떻게 하다 서로 만나신 건지 무척 궁금하지만, 인연이 닿았으니까 만나셨겠지?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소개가 오래 걸린 기분이다. 으어어.
지금이 몇 신지 구분도 되지 않는다.
"아 맞어, 손님 이름은 뭐에요?"
"…아, 오징어라고 해요!"
그러고보니 내 이름도 이야기 안 하고 있었네.
소개만 정신없이 받다보니 내 이름 말하는 걸 까먹었다.
박찬열이라는 직원 분의 물음에 그제서야 내 이름을 말했다.
…뭐랄까, 처음에는 되게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내 가족마냥 편해진 느낌이다.
처음부터 다들 이렇게 엄청 까발려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자, 그럼 다들 나이정리하자!"
김준면 사장님의 말에 나머지 직원분들이 생각을 하는 듯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징어 씨는 나이가 몇이에요?"
"네? 아, 저 스물셋이요."
드디어 내 나이가 까발려지는건가…. 흡.
지금 대학 3학년, 내년이면 취업 걱정을 해야 할 나이다 벌써.
"스물셋이요? 저희랑 동갑이시네요!"
"그럼 저희는 말 놓는걸로~"
"우와 친구 생겼다 친구~"
스물셋이라는 말에 가장 시끄럽다던 3명이 동갑인건지 벌써부터 말을 놓겠다고 시끌시끌댔다.
음…. 좋은 걸까.
그나저나 처음 만났는데 말 놓겠다니, 엄청 대단한 친화력이다.
"그럼 정리하죠. 민석이 형 루한 형 크리스 형 준면이 형이 스물다섯, 레이 형이 스물넷, 찬열이 형 백현이 형 종대 형 경수 형이 스물셋, 타오랑 저랑 스물둘, 세훈이가 스물하나에요."
"빠른 년생들 다 친 나이네. 준면이 형 경수 종인이. 아 원래 준면이 형은 아니지만."
…여기 왜 이렇게 족보 브레이커들이 많지?
이상하게 나이가 뒤죽박죽이다. 으어어.
김종인이라는 분이 정리를 해 줬고 변백현…. 어 반말을 해야 되나…. 아무튼 그 분이 빠른 년생까지 정리를 해 주셨다.
"그럼 그냥 징어보다 나이 어린 애들은 누나라 부르면 되고 징어보다 나이 많은 형들은 편하게 부르면 되겠네!"
"징어야~ 징어야~ 이렇게?"
그 말에 이어 박찬열…. 이 나에 대한 호칭을 정리하고 김종대…. 가 내 이름을 부르며 물었다.
…벌써부터 걱정이다.
왜 이렇게 걱정이 되지?
아니, 그보다도 벌써부터 나이 정리를 했어…. 대단하다.
"그럼 징어는 우리 뭐라고 부를거야? 오빠?"
"네? 아…. 어…."
그러자 김준면 사장님…. 이 나에게 짖궂게 물어왔다.
오빠란 소리를 그렇게 듣고 싶으셨나.
하지만…. 아무래도 그래야될 것 같다.
오빠…. 으아아아 오글거려!!
"아무래도…. 네."
"그냥 징어 편한대로 해~"
그나마 고마운 종대….
아 자꾸 반말 써야 되니까 어색해서 죽을 것만 같다.
어색어색.
"자자, 이쯤하고 이제 퇴근하자! 징어도 괜히 무리한 거 아닌가 싶네. 오늘 고마웠어."
"네? 아, 아니에요! 재밌었어요."
이제 퇴근을 하자며 나를 보고선 고맙다고 하는 준면 오…. 빠….
차마 오빠 소리가 나오지 않아 대충 얼버무렸다.
"징어, 이거 가져가."
"어? 이게 뭐에요?"
그러자 레이 오…. 빠….가 일어나더니 왠 상자를 건네준다.
이게 뭐지? 싶어 일단은 받았다.
"마카롱이야. 마시써."
"아, 레이 형 마카롱 맛있어! 진짜!"
마카롱이라구요?
내가 사랑하는 마카롱? 그 마카롱?
맛있다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레이 오빠에 찬열이가 맞장구를 쳤다.
정말 그 정도로 맛있나.
"오늘 선물이야. 징어 고마워."
"네? 아, 감사해요."
일단은 받았으니, 꾸벅 인사를 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헐 어떡해…. 자꾸 받아먹기만 한다…. 미안해진다.
"미안해하지 말구 마시께 머거. 그리구 우리 가게 또 와. 그러면 돼."
미안해하는 내 표정이 보였던건지 맛있게 먹고 가게 또 오라며 엄청 예쁘게 웃어보이는 레이 오빠.
…정말, 천사세요? 진짜 천사 아니야?
"아, 잘 먹을께요. 그리고 또 올게요."
"올, 오징어 방문 예약!"
또 오겠다고 말하니 박찬열이 방문 예약! 이라며 호들갑을 떨다가 곁에 있던 민석 오빠에게 한 대 얻어맞았다는 건 안 비밀.
그리고 별그대는 결국 놓쳤다는 것도 안 비밀.
「오늘의 디저트」
마카롱
고운 색감과 아기자기한 모양의 마카롱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했으나, 프랑스로 전해지며 달걀흰자, 설탕, 견과류를 섞어 만드는 지금의 레시피가 일반화되었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매끄럽고 볼록하게 솟은 바삭한 표면과 쫀득쫀득한 식감을 표현하는 조리과정이 까다로워 마카롱을 맛보면 제과점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암호닉
금니 / 징징이 / 펑키 / 바닐라라떼 / 방구 / 다정이 / 갤럭시 / 폭립 / 송이 / 룰루룰 / 큥징 / 테라피 / 눈두덩 / 빵야빵야 / 타어
안녕하세요~ CHOCO 입니다!
이번편은 조금 지루하셨을 수도 있고… 음…
그렇습니다.
약간 징어가 애들을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조금 묘사가 떨어지게 되었네요ㅜㅜ... 제 필력의 한계입니다.. 흑... 더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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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 신알신, 덧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받고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좋은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