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로 바뀐 점이 있다면 학원 출근할 때 성운이가 데리러 왔다는 점? 아 그리고 거의 매일매일 학원이 끝나고 같이 카페를 갔어. 물론 데려다주기까지 했고! 하지만 관계의 진전은 없었어. 내 마음만 더 커져갔고 성운이는 뭐.. 매번 친절했지만 그건 날 제외한 다른 여자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였고, 날 좋아한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어. 받아도 뭐... 어디까지나 내 착각이였지. 오랜만에 학원 전체 회식이 있었어. 우리 학원이 규모가 조금 큰 편이라 캠퍼스가 두 개거든. 그래서 우리 옆동네에 있는 캠퍼스 선생님들도 같이 회식을 하게 됐어! 그런데 난 안면이 전부 없는 탓에 그냥 우리 캠퍼스 선생님들 옆에 앉아서 술을 조금씩 마시고 있었어. 그런데 앞에 어떤 남자가 앉더니 막무가내로 자기소개를 하고 술을 따라주더라. 자기도 여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외롭다고 같이 마시자고 했던가.. 암튼 이름은 윤지성이라고 했어.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니 그냥 만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 사람에 대해 아는게 몇인지.. 말이 엄청 많더라고. 생각하니까 또 귀에서 들리는 것 같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냥 재밌는 사람이다 생각하고 맞장구 쳐주면서 술도 계속 받아먹고 있었는데 그 남자 옆에 성운이가 앉더라. 둘은 아는 사이 같았어. “ 얘 술 그만 먹여. 우리 아가야. “ “ 뭔소리야 얘가 왜 니 아가야ㅋㅋㅋㅋ “ “ 우리 캠퍼스 아가라고, “ “ 그럼 니 아가 아니네 뭘~ “ “ 닥치고 가라. 저쪽에서 너 찾아. “ 아가? 아가요..? 내가 왜 언제부터 아가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어. 성운이는 윤지성이라는 사람이 먹고 간 잔해를 대충 휴지로 정리하다가 멍때리던 날 보더니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면서 집에 데려다 주겠다면서 내 가방을 자기 어깨에 둘러맸어. 성운이는 술도 한 잔 안 먹고 사람들 고기만 구워주다 나온 것 같더라. 그나저나 진짜 내가 왜 아가야..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괜히 또 좋아하는것만 티 날까봐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 가자, 우리 아가! “ 오.. 하나님, 제 음성이 들리신다면 저 좀 살려주세요. -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온통 머릿속에서는 ‘아가’ 밖에 생각이 안났는데 성운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노래를 들으며 고개를 까딱댔어. 저 까딱임 예전에도 한 번 봤었지. 그땐 내가 이만큼 좋아할 줄 몰랐는데... 아니 어쩌면 저런 끼(?) 넘치는 모션에 내가 넘어간걸수도... 그렇게 한참을 감상하는데 성운이는 고개도 안 돌리고 말을 했어. “ 그만 쳐다봐라 오빠 닳는다. “ 아가에 이어서 이번엔 오빠랜다.. 물론 오빠는 맞다만 그때도 지금도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는데, 내가 뭔 오빠냐니까 그럼 자기가 오빠지 동생이냐고 안되겠다고 지금부터 오빠라고 부르랜다. 당황스러운 말이지만 또 냉큼 받아먹었다. 이 장면도 어디서 많이 봤는데... 그래 그때, 말 놓으라고 했을때. 제안을 너무 넙죽 받나? 쉬운 여자 같아보일까? 또 별 생각이 다 드는 상황에서 성운이가 입을 뗐는데. “ 애인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돼? “ “ 갑자기 그건 또 뭔 소리야. “ “ 만들고 싶네, 갑자기. “ “ 갑자기? “ “ 갑자기는 아닌가? 아 암튼, 어떻게 해? “ 어떻게 하긴, 그냥 나한테 고백해.. 라고 하고 싶었는데. 아 진짜 짝사랑 괴롭다. 그만하고 싶었다, 짝사랑. 확 들이대버리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차이면 이렇게 데려다 주는것도 못 할거고 같이 카페도 못 갈거고... 이렇게 대화도 못 할거 아냐. 아.. 그냥 질러버릴까. “ 오빠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는 지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 이게 말이야 방구야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해놓고도 어이가 없네. 어휴.. 내 말을 들은 성운이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였어. “ 아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은 나 안 좋아해. “ ???? 그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놀랐지만 티를 안 내려고 핸드폰 액정에 고개를 박고 있는데, 성운이가 다시 말을 했어. “ 난, 그 사람 처음 보자마자 좋아했는데... “ 나도 처음은 아니지만 거의 초면일 때 보고 반했는데.. 입이 꾹 닫혀 있었지만 목구녕 안에서 말이 나올랑 말랑 했다. 아, 말하고 싶다. 그 상대가 누군지 묻고 싶었어. 내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나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정말 작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 “ 그 사람... 누군데? “ “ 이름이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 “ 나? 나...는 있어. 좋아하는 사람. “ “ 그렇구나... “ 내가 던진 질문이 자연스레 씹혀버렸지만, 성운이가 나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어. 좋은건가? 그냥 물어볼 수도 있는걸까..? 마음이 더 답답해졌지. 어느새 차는 아파트가 보이는 공원 앞까지 왔고, 금세 단지 내로 들어서버렸어. 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오빠 잘가, 라는 인사를 하면서 차에서 내렸고 문을 닫기 전에 서로에게 손을 흔들었어. 공동현관문 앞까지 가면서 심장이 너무 쿵쾅대서 한 손으로 괜히 막아지지도 않는데 심장을 꾸욱 눌렀어. 엘레베이터에 타 거울을 살펴보니 볼은 홍조 있는 아이처럼 빨갛게 달아올라 있더라ㅋㅋㅋㅋㅋㅋㅋ — — — — — — — — — — — — — — — — — — — — — — 둥들아.. 이거 무슨 관계일까 대체 ㅠㅠ 내가 조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같은 직장 동료거든 ㅠㅠ 이 사람이 맨날 데리러오고 끝나면 데려다주고 카페도 맨날 둘이 같이 가구 그래 근데 오늘 막 다른 사람한테 나를 아가라고 부르구 나한테도 직접적으로 아가라고 부르구.. 나 남친 없다니까 다행이라고 그랬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구 ㅠㅠㅠㅠ 아 나 이 사람 지짜 조아하는데 어떠카지ㅠㅠㅠ 둥이1 빼박 아님? 그 사람도 너 좋아하네 둥이2 둥이 답정너냐... 빼박이자너 둥이3 난 뭔가 어장삘두 나는데? ㄴ 둥이5 2222222 둥이4 한번 떠봐봥 — — — — — — — — — — — — — — — — — — — — — — 문득 어장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어. 그냥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고 성운이는 친해지려고 그런 말들을 했을지도 모르고.. 아 복잡하다. 연애가 원래 이렇게 힘든건지 가슴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그 다음날, 난 그냥 터놓고 말하기로 결심했어. ㅡ 으악 이게 모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연재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손이 안따라줘요ㅠㅠㅠㅠㅠㅠ 빨리 둘이 사귀는 얘기 하고 싶어요ㅠㅠㅠㅠ 빨리 사귀란말야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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