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게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여전히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걸어와 책상에 가방을 내려놨다.
남우현이 업어준다 할 때 업어달라 그럴걸. 괜히 부끄럽게 남자애들끼리 업고 아옹다옹한다고 타박했다.
저 멀리서 애들과 장난을 치고있던 남우현이 나를 보더니 냉큼 달려와서는 꼭 안는다.
"아 왜 이래 아침부터."
"그냥. 아 허리는 좀 괜찮아?"
질문에 얼버무리듯 어어,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행이고. 팔을 떼고는 씩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지금보니 왠지 강아지같기도 하고. 잠시 멍 해져있다 도리질을 치고 다시 쳐다보니 내 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웃는 얼굴이 잘 생겼다. 연예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반인 중에서는 훈남 축에 속할정도로. 아니 웬만한 연에인보다 잘생겼다. 진짜 잘 생겼는데.
그래서 홀랑 넘어가서 자버렸나.
음 그렇겠지 뭐. 솔직히 못생겼는데 옴므파탈이라는 건 말이 안되잖아.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다른 매력도 딱히... 없고. 그래서 쉽게 잤는지도...
잠깐.
뭐? 자?
어제 그 생각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눈을 떠보니 같은 침대에 누워있었고. 둘다 벗고있었고. 어....
"나, 나 잠깐 나갔다올게!"
"어디 가게."
"그냥, 어, 친구! 친구가 나와보라 그래서.. 빨리 갔다올게!"
자리에서 냉큼 일어나 반을 뛰쳐나오다시피 나왔다. 솔직히 갈곳도 없는데.
아까도 충분히 민망했건만 괜시리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게 더 민망해져 뒷목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복도에서 찬 공기를 쐬고나니
다시 들어갈까.
반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인영 하나가 내 쪽으로 걸어온다.
사실 얼굴이나 키 말고 어깨에 메인 큰 가방 하나만 보고도 누군지 감 잡을 수 있었다.
"용화형!"
"어? 너 오랜만이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와락 안겼다.
형도 반가운지 연신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듯 만졌다.
왠지 남우현이 만지던 머리라는 생각에 살짝 움찔하긴 했지만. 나름 반가움의 표시니까.
"너 왜 이렇게 밖에 안 나와. 애인생겼어?"
잠시 움찔, 했지만 오해라도 푸는 것처럼 열심히 설명했다.
어, 그러니까, 음. 아 그런게 아니고. 다른 애들. 누군지 아시죠? 걔네랑 더 친해져서 그런건데.. 애인 없어요, 진짜로.
고개까지 흔들어가면서 말했건만 다시 형을 쳐다보니 이상한 눈빛으로 내 얼굴쪽만 쳐다보고있었다.
약간 실눈을 뜬다고 해야하나. 째려보는 것 같았다.
거짓말이 들켰나, 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나를 안고있던 팔을 풀고 기타까지 바닥에 내린다.
"어어, 형 뭐하세요."
"잠깐만."
왠지 보기에 분주해보이는 것 같아 한발자국 더 떨어져 서있는데 다시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자기가 두르고있던 빨간 목도리를 내 목에 감아준다.
영문도 모른채 목도리를 입술 밑까지 꽁꽁 감싸주는걸 지켜보고있다 겨우내 한마디를 꺼냈다.
"저... 안 추운데요.."
"야, 요즘 애들 감기 잘걸려. 그니까 교실가서도 꼭 하고있어. 내가 확인할거야. 알았지?"
일단 고개는 끄덕였는데 왠지 계속 하고있기엔 답답할 것같아 목도리를 잡아 조금 밑으로 내리려했더니 워워, 하며 다시 올려준다.
갑갑한데. 입술을 삐죽이 내밀었더니 귀엽다며 픽 웃는다.
"이렇게 귀여운척하면 우리집에 가둬놓을거야."
"이미 목도리한테 갇혔는데요."
"교실가서 푸르지마. 내 성의야."
뭐 이런 성의를 다.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종이 쳤다며 대충 기타를 들쳐메고 내 손목을 잡아끌어서 교실로 집어넣는다.
안녕, 하는 친절한 인사 뒤엔 풀지마! 하는 경고성짙은 한 마디를 붙였다.
왜 이렇게 목도리에 집착하지. 혹시 너무 창작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병이 생겼나하는 생각까지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책상에 교과서를 올려놓자마자 어디서 나왔는지 이성열이 냉큼 달려와 목도리를 만지작거린다.
그렇게 춥지도 않은데 목도리를 왜 하고있느냐고 이상하다고 뭐라 할게 뻔했다.
"야 너 감기걸렸어?"
"어? 아니. 용화형이 교실에서도 하고있으래."
"아이고 김성규. 선배님 말씀 드럽게 잘 듣네. 그냥 벗어. 보는 내가 다 덥네."
그럴까.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니 이성열이 가슴팍을 두들긴다.
"아오 진짜. 그냥 벗어! 뭘 고민을 하냐."
이성열의 성화에 못 이겨 겨우겨우 싸매고있던 목도리를 풀렀다.
근데 이 목도리가 길기는 또 왜 이리 긴지 바닥까지 흘러내릴 지경이었다.
"됐냐? 이제 만족해?"
"어, 근데 왜 하고 있으라는거야. 진짜 이상ㅎ..."
나한테서 목도리를 뺏어 돌돌 감고있던 이성열이 갑자기 뚝 멈춘다.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보니 인상을 구긴 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다.
"왜."
"야. 너 목도리 감고 있어봐. 잠깐만."
내 품에 동그랗게 감은 목도리를 쥐어주곤 빠른 걸음으로 교실 밖으로 나간다.
뭐가 있나. 얼굴에서 목까지 더듬더듬 만져봐도 이상한 건 없는데 그냥 오늘따라 다들 좀 이상한 것같았다. 날씨탓이겠지.
오분이나 십분 쯤 지났을까. 이성열이 내 자리로 달려오다시피 왔다.
"잠깐 고개좀 저쪽으로 돌려봐."
"뭐가 이상해? 왜 그러는데 진짜."
"아, 잠깐만. 좀 돌려봐."
이성열의 말을 따라서 칠판쪽을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리는데 목에 무언가가 붙어있다.
만져보니 느낌이... 반창고?
"나 어디 다쳤어?"
"아니. 그런게 아니고... 아 진짜... 아 아니야. 여기 다쳤어."
반창고 붙은 곳을 손가락으로 콕 집어주고는 앉아있던 책상에서 일어난다.
그러더니 남우현에게로 가 뭐라 말을 한다. 둘이 싸우나싶을 정도로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다.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지는 것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가보는데 내가 왔다는걸 눈치챈건지 말을 끊는다.
"너네 무슨 얘기하는데, 응?"
"아 아니, 그냥. 그런게 있어. 별거 아니야."
딱 보니까 표정이 별거가 아닌데.
아무리 눈치가 없다해도 그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 내용이 궁금했지만 몇번의 쉬는시간이 지나도 둘은 서로 한 마디도 않고 그냥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같아 차마 말을 걸수가 없었다.
#
"우현아."
청소가 끝날 때까지 앞문에서 기다렸다가 옆에 찰싹 붙었다.
여전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에 아리송하기도 했지만 도통 옆을 볼생각조차 않는 것같았다.
그냥 혼자 걸어가는 기분?
답답하게 나한테 말을 걸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고 아예 없는 사람처럼 대하는 중이었다.
별의 별 질문을 다 꺼내고 이름을 수십번씩 불러가면서까지 시선을 끌려고 했지만 시선은 계속 땅으로 떨어져있었다.
자고 났더니 사람이 변했나. 살짝 기분이 상했다.
어떻게든 말을 걸어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사실 목도리를 하고있을 때보다 더 답답하다.
"어, 앞에 사람."
내 말에 우현이가 고개를 확 든다.
남우현아. 사람은 무슨. 바람밖에 안 지나간다.
내 거짓말에 속아넘어가서 뭐라 말할것처럼 멈추더니 다시 또 제 갈길을 간다.
짜증나. 답답해.
속이 끓어오를 지경에 오르자 발이 제 멋대로 타박타박 걸어가 우현이 앞에 떡 하니 선다.
내 앞에 가로막힌 우현이가 또 멈추더니 다시 나를 피해 옆쪽으로 지나가버린다.
"야 남우현. 앞에 사람있다고."
걸어가던 우현이의 팔을 잡아끌었다.
잠시 그렇게 멈춰져있었다. 누가 가만히 있으라 한것도 아닌데 그냥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몸을 내쪽으로 튼 우현이의 나를 쳐다보는 눈빛과 마주치자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나왔다.
사실 무시당한 것보다 나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더 불쾌했다.
"야야, 김성규. 성규야."
내가 울음을 터뜨리자 자기도 당황한건지 얼굴을 가린 내 손만 붙잡고 성규야, 성규야, 하며 어쩔줄을 몰라한다.
"말해."
"뭘...?"
"아까.. 왜 싸웠어.. 나 왜 모른척해.."
말을 하면서도 자꾸만 눈물이 터져나와 손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뒤 이어 내 이름을 부르던 우현이의 입에서 한숨이 후 하고 터져나왔다.
"너한테 화난거 없어. 그냥.. 미안해서그래."
"뭐가 미안한데. 난 너한테 미안한거 없는데 왜 너만 그래.."
"아니.. 그..."
우물쭈물. 망설이던 우현이가 손가락으로 내 목부분을 짚는다.
반창고? 그게 왜?
"니가 그랬어?"
"응.. 그러니까 그게.. 어제 좀 흥분해서 주체를 못하고.. 두개씩이나 이렇게.. 어..."
점점 목소리가 쪼그라든다.
두개씩? 앞에 있는 우현이를 내버려두고 잠시 생각해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어제 너무 좋아서 정신도 못차리고 손톱으로 긁었나보지 뭐..
"그게.. 끝이야..?"
"....으응.. 미안.."
......음...
작은 상처뿐인걸 뭐 어때. 나는 또 나한테 화난일 있다고.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곤 주눅들어있는 우현이를 뒤로한채 아무렇지도 않은척 먼저 걸어갔다.
"괜찮아! 니가 아무리 멍청하고 정신도 못차리는 동물일지라도. 난 니가 좋거든."
안녕하세요 깨이께이임당
먼저 사과의 인사를 올릴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오늘까지 두편이 올라왔어야되는데 저는 이미 한편 올린줄알고 께이깨이가 쓴거 보러들어왔다 날벼락맞았네요ㅠㅠ..
화요일날 딱 써서 딱 올린줄로만알았거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확인까지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라져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쩐지....알림이 안울리더라구요......ㅠㅠ 진작확인좀해볼껄....
그래서 지금 후딱후딱 전 내용이랑 비스므리하게 써서 올린거구영ㅠㅠ 좀 짧아졌네요 흑흑
읽으러오시는 분들께도 죄송하고
그리고 께2깨2양ㅇ내가 널 안사랑하거나 엿을먹일생각으로 그르지ㄴ않핫타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널사랑햐ㅠㅠㅠㅠㅠㅠㅠㅠㅠ짐을 주고싶짆않았솨...
앞으로는 실수없게 확인 두번할게영 세번할게영ㅠㅠ..
그래도 읽어주시는분들 스릉흡느드.......♥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