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나는 김성규를 만나지 않았다. 아니 만나지 않으려했다.
같은 반이라 어쩌다 마주치는 건 어쩔수 없었지만 김성규나 나나 서로 할 말이 없는건 확실했기에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제 갈길을 갔고 서로 신경쓰지도 않았다.
친구들과도 서로 떠들고 놀던 김성규는 이제 쉬는 시간만 되면 밖으로 나가더라.
정용화? 맞나.
기타리스튼데 어쩌다 꿇어서 다시 이 학교로 왔고 김성규랑 친하다고.
김명수에게 되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인다. 쉬는 시간마다 매번 내려와서 불러낸다고.
정용화를 좋아하는 여자애들 사이에서는 이미 퍼지고 퍼진 얘기였기에 딱히 또 물어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냥 확실한지가 궁금했다.
김성규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사실여부가 궁금한거다. 자존심 상하게 옆에 가서 아 진짜였구나, 할 수도 없으니까.
그냥 그렇구나, 대충 대답하고는 뒤의 의자를 기대어 누웠다.
"왜. 신경쓰여?"
"외간 남자가 찝쩍대니까? "
"지랄."
이제 신경 안써도 되는데.
#
"아 참. 이 양반 왜 자꾸 멍때리실까."
이성종이 내 팔을 붙들고 흔들어댄다.
하도 정신 사나워서 손을 슬쩍 떼어놨더니만 빈정 상했다며 또 투덜거린다.
"그러지 좀 말아봐."
"왜에에- 응? 내가 옆에 있으면 날 봐야지."
"이성종."
아무 표정도 없이 짤막하게 이름만 부르니 이성종이 움찔한다.
눈치만 빨라서는 눈이 마주치자 마자 살짝 떨어졌다가 다시 내 팔을 덥썩 붙잡고는 씨익 웃는다.
"왜 그래요오-"
"..."
"아아아, 그러지말고."
또 극성이다.
팔을 붙잡고 막무가내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리는 이성종.
다 큰 애가 무슨 짓이냐고 하겠냐만은 나는 이 모습을 2년동안 봐와서 익숙했기에 그냥 조용히 가방을 내려놓고 마이를 훌훌 벗어버렸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없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집 앞으로 걸어갔다.
물론 이성종은 따라오지 않았고 나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말이지.
"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기까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용화? 어떻게 아는 사이지. 김성규 성격으로는 먼저 친하게 지내자고 했을리는 없고.
진짜 그냥 친한 사이가 맞을까. 계속 만나는 거보니까 선후배관계로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던데.
음. 그냥 사이? 그냥 마냥 그런 사이가 아니라면 썸씽이 있다는건가.
썸씽?
그 형이랑?
손을 씻는데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앗 뜨뜨... 씨발..."
왼쪽으로 돌려진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다시 돌려놓고 손을 털털 털어냈다.
내가 왜 자꾸 신경을 쓰지.
저렇게 쉽게 털어내버릴 순 없나.
머쓱한 생각에 뒷머리를 긁곤 소파 위에 풀썩 누워서 TV를 틀었다.
역시나 프로그램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고 오직 똑같은 생각이 반복되고 있었다.
진짜로 그냥 궁금해서였는데. 이렇게까지 궁금한가. 확답이라면 아까 학교에서 명수한테 들었잖아.
"미치겠네 진짜."
바람이라도 쐬러갈까.
누워서 꿈지럭대던 소파에서 잠시 고민하다 벌떡 일어났다. 입었던 추리닝바지는 그대로입은 채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현관 문고리를 돌렸다.
"엄마야!"
어쩜 이렇게 타이밍은 딱 맞는지.
문을 벌컥 열어제끼는 바람에 앞에 서있던 이성종이 휘청거리며 옆으로 주춤한다.
"뭐야 니가 왜 여깄어."
"옷 돌려주려고. 그럼 형은 왜."
"어?"
"시내나가자고 그러면 귀찮다고 뻐기던 사람이 어디가시게요."
아, 어...
우물쭈물하다 바람쐴겸, 이라고 짤막하게 답을 했다.
이성종이 들고있던 마이와 가방을 내 품에 안겨주더니만 또 혼자 실실 웃는다.
"형 진짜 웃긴다."
"왜."
"그렇게 좋아?"
"뭐가."
흐흥. 흥. 배실배실 웃더니 내 목에 매달려서는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기임. 성. 규.
순간 못할짓이라도 하다 들킨듯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매달려있던 이성종을 확 떼어냈다.
여전히 웃음끼를 띈 얼굴로 나를 응시하는 이성종.
"내가?"
"응. 아까부터 계속 신경쓰고 있던데?"
학교부터, 교문나가고, 학교끝나고, 집가면서, 그리고 지금도.
손을 꼽아가면서 까지 말을 하니 도통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치? 근데 뭘 그렇게 신경쓰고그래. 다 뻥인데."
"뭐?"
"내가 얘기 안 했나? 김성규 얘기 뻥이라고. 새삼스럽게 그래."
멍.
"너 다시 한번 얘기해봐."
"왜 이렇게 정색해? 그냥 장난이었다니까. 그걸 믿어? 생각해봐. 순둥이 김성규가 그럴 것같애? 형도 진짜 웃긴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뛰쳐나갔다.
아무 생각도 없었지만 발은 머리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정말 왜 그랬을까.
숨만큼 차는 생각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은 나를 익숙한 그 집 앞으로 이끌고 있었다.
아는 사이가 되었던 후로 처음 싸웠고, 또 처음 새로운 감정을 만들었던 그집.
그리고 그 날 그때로 시간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비슷하게라도 얼추 맞출 순 있겠지.
엇나간 한 가지 사실을 맞추자 톱니바퀴라도 돌아가는 듯 거짓말처럼 흐트러졌던 감정이 돌아왔다. 믿기지 않을정도로 두근거렸다.
"누구세요."
오늘 하룻동안 든 생각과, 온 몸으로 느낀 그 모든것들과, 내가 모른 척 넘어가려 했던 사실들을 모두 되짚을 시간은 없었지만.
적어도.
"김성규... 하아... 문열어줘. 잠깐만.... 5분만, 아니 1분만이라도. 제발.."
"누구..."
그 모든것들을 덮을 시간은 내어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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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께이깨이에용ㅎㅎ
엄마의 등짝스파이크를 이겨내고왔어욯ㅎㅎㅎㅎㅎ..미안해요 오늘도늦음용ㅠㅠ..
근데 오글거리는건 차마 못쓰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연애를 못해봐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튼 다음은ㅠㅠㅠㅠㅠㅠㅠㅠㅠ께2깨2한테맡긴당.!ㅎㅎ
제 얘기말고 현성얘기 보세요ㅎㅎ..다시 미안용..
에브리바디 굿밤하세열♥
쀼잉ㅇ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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