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엑소] 교도소안 상담실, 그리고 (부제 : 간절히 바랬습니다.)
" 근데 그 병이 유전인가봐요, "
" 저 살 날이 얼마 안남았대요. 웃기죠, "
" 전 이제 23살이고, 여기에서 나가려면 아직 4년이나 더 있어야 되는데. "
저는 순간,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찬열씨가 아무리 사기혐의를 받고 이 곳 교도소에 왔다 한들, 자기 목숨까지 바쳐 저에게 이런 끔찍한 거짓말을 할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는 듯, 저에게 조근조근 말하고 있는 찬열씨를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찬열씨에게 저의 감정을 보여주기는 싫었습니다. 싫었다기 보단, 제 얼굴에 ' 당신을 불쌍히 여기고 있습니다. ' 란 표정을 드러내기 미안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의심을 할뻔 했습니다. 첫 면담에 이렇게 봇물터지듯 말씀하시는 피상담자들은 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모습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저의 철칙은 피상담자를 무조건 신뢰하는 것입니다.
피상담자의 말을 믿지 않거나 의심이라고 생각되는 언어 하나라도 눈엣가시처럼 거슬리게 들리는 상담자는, 그건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심리치료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피상담자가 저에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저를 신뢰하고 있다고 자신에게 증명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더 차갑게 무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보고 말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그에게서 끌어내기 위해,
" 그러시군요. "
" 저.. 불쌍하지 않아요? "
" 불쌍해요. "
" ...네? "
" 저 찬열씨가 이 곳에 왜 왔는지 알아요. "
" 근데요? "
" 상담자는 진실보다 거짓말에서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어요. "
" 그럼 내가 지금 OO씨한테 거짓말이라도 하는거다, 이거예요? "
" 아닐 이유도 없죠. "
" ........ "
" 하아....... "
찬열씨는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는지, 체념한 듯 깊은 한숨을 내쉬고 한동안 자기 손에 차고 있던 수갑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찬열씨 미안해요. 저는 믿고 있어요. 하지만 표현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정말,
안쓰러운 모습에 금방이라도 울컥할 뻔 했습니다. 그동안 교도소에서도 얼마나 자기 말을 믿어 주지 않았을까,
순간, 목이 메어 저는 재빨리 물을 마셨습니다.
" 저.. 이제 익숙해요. "
" 네? "
" 다른 사람들이 제 말 안 믿는거. "
" .... "
" 그래도 OO씨는 믿어 주셨으면 좋겠는데... "
" .... "
어색한 분위기, 정적이 흘렀습니다.
타오씨는 찬열씨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계셨습니다. 아직 저에게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하기 싫다는 뜻일까요.
오늘 상담을 끝낼 수 있을까요? 예상보다 걸리는 시간에 조금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분이 제게 말씀하시기 전까지 기다렸습니다. 몇 분이 지났을까요, 찬열씨가 다리를 떨면서 초조함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무말 안하고 가만히 찬열씨의 눈동자를 응시했습니다. 할말이 있는지, 제 눈을 직접적으로 쳐다보지 못하고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더군요.
그에게서 또 다른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겁니다. 지금 찬열씨는 지극히 정서가 많이 불안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금방이라도 찬열씨 옆에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냉철한 모습으로 찬열씨에게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 후우.....이거... 아무 한테도 말 안했는데.. "
목소리의 떨림이 느껴지고, 찬열씨는 혀로 마른 입술을 축이면서 쉽게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찬열씨는 저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실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는 걸까요.
" 이제 말씀할 준비가 되셨어요? "
" 사실 제가 사기친 거.. 아니예요. "
" ....네? "
" 진짜예요..! 아니, 아까 병 얘기도 진짜예요!! "
" ..네...말..말씀하세요. "
예상 밖의 대답이 제 귀에 들리자, 목소리가 떨려 물을 더 마셨습니다.
" 밖에서 교도관들도 듣겠지만 같은 방 쓰는 사람들, 지금 아무도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아요. "
" 일부러 더 가깝게, 더 친해지려고 노력했는데.. 무시만 하더라고요. 지들은 사람을 죽였으면서, "
" 아, 제가 왜 여기 들어왔는지 궁금하죠. "
" 저는 그냥 그렇게 말하라고 해서 말한 것 뿐이예요. 그게 다예요. 그래서 들어왔어요. "
" 근데 그때 그 새끼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
" 누나를 살려주겠대요. 제가 그 말 만하면, 내가 했다고 말 만하면 돈을 대주겠대요. "
" 몇달 만... 몇달 만 있다가 나오래요. 그게 5년, "
" 매형이라는 새끼가, 하. "
" 근데, 그 개새끼도 누나 병으로 죽고서 얼마전에 자살했대요. "
" 우리 누나, 불쌍해서 어떡해요..?...흐흡... "
" 흐흑.....흡....ㅎ....하..... "
찬열씨는 말하면서 그동안 참았던 눈물과 서러움이 한번에 터졌는지, 지금 제 앞에 있는 찬열씨는 10살짜리 꼬마 아이 같이 흐느꼈습니다.
나 여기 있다고.. 와서 안아달라고.. 마치 엄마를 잃어버린 미아처럼.. 자신을 찾는 엄마에게 말하는 것 같이 들렸습니다.
어느새 제 눈에도 눈물이 고여있었어요. 옆에 있던 타오씨의 눈동자도 충혈되었던 건지 벌건 눈을 애써 비볐습니다.
찬열씨의 장난끼 가득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묶여있는 수갑 때문에 한 손으로 눈물을 닦을 수 없었던 나머지,
어쩔 수 없이 양 손을 들고 소매로 불편하게 눈물을 닦는 찬열씨를 보면서 정말 안쓰러웠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 저도 알거든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과.. 보고싶어도 이제 보지 못하고, 다시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얼마나 받아들이기 힘든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것을 인정하기 시작한 순간, 조금이나마 무뎌졌다는 죄책감에 얼마나 가슴아픈지.. 겪어보지 못한 여러분들은 아마 느낄 수 없을 겁니다.
이 감정이 상상 그 이상이라는 것을,
누나를 잃고 자신마저 병이 들어 따뜻한 방안이 아닌, 차갑고 무시당하며 두려운 방안에서 찬열씨는 지금 이 순간까지 견뎠다는 생각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 그동안 많이 힘드.., "
" 하아...아....아 갑자기...아...!!...쿨럭...하아...흐으..!!. "
" 찬열씨! 괜찮아요? 찬열씨!! "
" 찬열!! 쾐찮아...?? 찬열!!!! "
저는 책상 밑에 있는 스위치를 부셔질듯이 눌러댔습니다. 그러자, 밖에 계시던 경관님들과 교도관분들께서 상담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셨습니다.
찬열씨...!!안돼요...!!... 이렇게 가면 안돼요...!! 아직 찬열씨한테 위로는커녕, 제대로 말 한마디도 못했는데 이렇게 가면.. 저 어떡하라구요...
계속해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그를 보니 제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축이 아닌 강제로 끌고 나가는 모습에 꾹꾹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끌려나가는 그의 눈을 보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수도, 처음이자 마지막 상담일지도 모르는 사실이지만 저는 차마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르는데.. 이러면 안되는거잖아요. 저는 갑자기 일년 전 저의 아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똑같은 레파토리가 되지 않았으면.. 간절히 바랬습니다.
" OO씨 오늘은 그만 해야될 것 같다. 2690번은 다음에 다시 하자. "
" 찬열씨는요...? 어떻게 되는 거예요..? "
" 후우... 나도 모르겠다. 일단 집에 가서 좀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 "
" 흐..흑...흡....저 이거 못하겠어요.. 왜 이렇게 불쌍한거죠?.. 아무 죄 없는 사람인데.. "
" OO씨, 범죄는 범죄야. 작은 실수라도 아니, 설사 그게 누명이라 해도. "
넓은 상담실에서 경관님과 저, 단 둘이 이 슬픔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저는, 눈물이 그치지 못했습니다.
" 그리고 OO씨, 스위치 눌러주어서 고마워. "
[ 암호닉 ]
뀨//에이드//두부콩//잉잉//초록꽃//김종내꺼들//시나몬//열매//롱이//스피커//아바타스타슈//아침//새싹
마지심슨//블비//솜사탕탕탕//불낙지//염색약//심리//꾸엉//됴뀽//나루//왕가네식구들//딸기//둥이탬
찬열이부인//해바라기//유자차//바나나우유//녹차가루//히요루//설날//레짱//닭순이//듀듀//데코//더쿠
뽑//키엘//돼지갈비//버블티//봉봉//슬픈하늘//으르렁//바니나//듀크//옌니//예찬//설레임//민트쿠키
낙화//이어폰//네이처년//이리오세훈//라온하제//멍멍이//아이폰//뭉이//브라운//예헷//쌍수//눈두덩
크림치즈//스크랩//그리고//됴로룡//구구쿠//christmas//경수꺼//됴르르//서구//레짱//에이드
독자님들 안녕~ 저 지금 친척집에 왔어요 ^0^ 내일 하루종일 요리해야되여ㅠㅠㅜ 엄마옆에서 ㅎㅎㅎ....
독자님들 새해 복 마니마니 받으시구 제 맘 알죠..? ☞ ☜
댓글 다 차근차근 보고있어요!!!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정말.. 암호닉도 많이 신청해주시고 저 정말 초년부터 복 많이 받나봐요!!
감기 조심하시구 날씨 많이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고 돌아다니세요!!
다음 편은 조금 걸릴 수 도 있으니 그때까지 기대해주시기 있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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