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한 치 앞을 모르는것이 청춘들의 사랑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 우리 그룹은 우리대로, 빅스는 빅스대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
리얼리티 단톡방에서는 이미 너와 혁이 사이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걸 눈치채고
축하한다, 잘되어라. 우리는 아무것도 못 본거다 등 놀림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를 나눠. 하지만 너는 몇 년 전, 상처를 주기도 했고 받았기도 한 적이 있어서
마냥 좋지만은 못해.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다가 혁이한테 문자를 보내.
' 우리 연락하고 있는 거랑 만나는거.. 조심해야겠지? '
문자를 보내고도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은 너는 밤새 뒤척이다 잠에 들어.
' 나도 알지. 그래도 전처럼 멀어지지마. 오늘도 스케줄 잘 하고 화이팅! ♡ '
이른 아침, 샵으로 이동 중인 차 안에서 혁이의 문자를 받고 웃으며 답장을 하려던 너를 보고
다른 멤버들이 농담을 건네.
" 별이 거기서 남친 만들어 왔어? "
" 요새 싱글벙글 아주 폰 볼때마다 신났네. "
" 수상해- "
" 아니예요, 그런거-. 사람이 웃으면서 살아야죠. "
최근 컴백 후에 감정을 잘 내비치지 않던 네가 다시 밝아지고 웃음이 많아지는 걸 보니
멤버들은 마음이 놓이는 듯 해. 나쁜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해, 오랜만에 진짜 막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멤버들도 그 모습이 싫지 않거든.
* 빅스들의 밤
제주도를 다녀와서 혁이는 멤버들이 내심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무말도 꺼내지 않았어.
그저 제주도 경치가 좋다, 우리끼리 갔을 때랑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정도?
대기실이나 연습실에서 카메라가 없을 때 혁이가 폰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어.
알림음이 울리거나 전화가 와도 휴대폰에 관심이 없던 혁이가
최근에는 부리나케 달려가서 화면을 뚫어지게 보거나 금새 실망하는 표정으로 다시 폰을 두는 것도 잦아졌지.
엔은 그 모습이 수상하기도 하고 또 별이를 만나서 어땠는지 그 아이는 잘 지내는지도 궁금해서
오랜만에 혁이랑 밤 산책을 나가기로 했어.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것도 꺼내보려 하고.
각자의 손에 음료를 손에 들고 강변을 걷던 엔이 입을 떼.
" 제주도 가서 별이랑은 얘기 좀 해봤어? "
" ... 그냥 뭐, 일이라 생각하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랑도 많이 얘기는 안했어요. "
" 음, 그래? "
" 네. 별이랑도 몇 마디 했었는데 잘 지내는 것 같던데요. "
" 그으래 - "
" 그런 말투는 뭐예요? "
" 아니, 예전에 너 별이 좋아했었잖아. "
" .... "
" 지금도 그렇고. "
엔의 말에 혁이는 이 형이 눈치를 챈건가, 하고 속으로 놀랐어.
이내 웃으면서 말해.
" 몇 년이 지났는데도 생각나는거면 그 때 형이 말한 것처럼 가볍게,
우리가 좀 떴다고 관심을 그 쪽으로 두는게 아니라 진짜 그 사람이 좋고 생각나서겠죠. "
" 그래, 그래.. 이제 내가 딱히 무슨 말을 안해도 너네 알아서 잘하니까. "
엔은 이제 예전처럼 멤버들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그런 시기를 지났을거라 믿어. 사실은 불안했던게 더 크지.
개인으로 인해 단체가 무너지고 잘못되면 그건 팀원들을 컨트롤하지 못한 자신이 잘못한 것이니까.
하지만 언제까지 자신이 아이들을 컨트롤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제 각자의 사생활도 늘었으니
전부터 말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꺼내놔.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붉어져.
" 그때 내가 너네를 너무 가둬놨다는 죄책감도 들고, "
" .... "
" 지나고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무서워한 것 같아. 그런 일들은 처음 겪는 일이었고.. "
" 아니예요, 형. "
" .. 아무튼, 너네한테 미안하다구. 너넬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야, 내가. 알지? "
" 에이, 그러지 마요. "
" 스탭 한 분한테 너랑 별이 사이에 있었던 일, 대충은 들었어. 그러니까, 혁이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내가 나서서 도와주진 못하더라도, 막지는 않을게. ...잘해봐, 우리 막내. "
* 별빛네 가족회의
오랜만에 모두의 시간이 맞춰진 별빛네는 숙소 거실에 모여 오늘만은 다이어트를 잊자, 하고 맥주 한 캔씩 들고
그동안 쌓여왔던 얘기들을 해. 사적인 얘기들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활동 얘기로 넘어가기도 하고
웃고 화내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어. 어느 순간 조용해진 틈을 타 리더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 요즘 연애들은 어떻게들 하고 계십니까? "
" 아- 이 얘기가 왜 안 나오나 했네요. "
" 아니 우리 너무 바빴고 이런 걸 말할 타이밍이 없었잖아? 보고 듣는 사람들이 많아서."
" 솔직하게 지금 솔로인 사람 손? "
너를 포함해서 리더가 같이 손을 들었어. 막상 먼저 말 꺼낸 사람이 손을 드니까
웃기기도하고 처량해보이는 모습에 별빛네는 또 한번 웃음을 터뜨렸어.
너는 또 한번 생각을 하다가 반쯤 손을 내리고 말해.
" .. 저 사실 좀 애매해요. "
네 예상과는 달리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멤버들이 너를 쳐다 봐. 사실 오랜만에 회의를 가진 것도
다른 멤버들이 하도 네가 말을 꺼내지 않으니까 네 속마음을 알고 싶어서 모이자고 한거야.
회의하기 전에 너를 제외한 멤버들이 미리 말을 맞춘거고.
가만히 너만 쳐다보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에 아, 또 속았다.하고 억울한 표정을 지어.
" 다 알고 있었죠 언니들? "
" .... "
" 진짜 나 빼고 단톡방 따로 있냐고요- "
" 몰라, 몰라. "
" 왜 아니라고 말 안하고 모른다고 말하세요? "
" 아아아아아아아-, 별빛이 무슨 말하는지 알겠는 사람- "
" 이 언니들 진짜 너무한다! "
" 대충 알고 있으니까 빨리 말해봐, 들은게 한 두가지가 아니야. "
" 혁이랑 만나기로 했어? "
눈치 없는 랩퍼의 발언에 메인 보컬 언니가 등짝 스매싱을 날려, 그러고는 신경 쓰지 말고
네 얘기 좀 해보란 식의 눈빛에 너는 숨을 크게 들이 쉬고 제주도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해. 혼란스럽지만 혁이를 향한 호감이 있다는 것도.
" 아무튼, 언니들은 연애를 하면서도 우리 활동에 지장이 없게 했었잖아요. 그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
" ... 결론이야? "
" 마무리가 왜 그래? "
" 다른 얘기는 없어? "
" 뭐 그 이후에 진행된 것도 없니? "
천천히 눈을 깜빡이던 너는 얘기하느라 구부정해진 허리를 펴고 진지하게 말해.
" 이제는 너무 제 사생활에만 집중하지 않으려 노력중이예요. 저도 진짜 성인이잖아요. "
" .... "
" 지금은 언니들이랑 활동하고 팬분들 만나는게 더 좋아요. "
" .... "
" 어...., 옛날처럼 그런 일은 없게 할게요. "
" 별아, "
" 죄송했어요, 그동안. "
마지막 말을 들은 언니들은 너를 보면서 갑자기 눈물을 닦기도 하고, 막내가 언제 이렇게 컸나
따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도 해. 네가 분위기를 풀려고 웃으면서
" 이번에는 혁이가 또 좋네요, 제가 좀 금사빠인가봐요. "
" 뭐? "
막내의 예상치 못한 말에 다른 멤버들이 웃으면서 다 같이 너를 끌어 안아.
마음 고생 많았어,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서 더 미안해. 사랑하는 거 알지 막내야- 하면서.
너는 한 명도 빠짐없이 네 품으로 안기는 멤버들을 토닥여주기도 하고 꼬옥 안아주기도 해.
답답하긴 했지만 이런 상황이 너무 오랜만이여서 좋아. 품에서 빠져나온 리더가 네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말해.
" 이번에는 언니들도 네 얘기 많이 들어줄게. 힘들면 옆에 있어주고 도와줄게. ...잘해봐, 막내야. "
은하수입니다. |
오랜만에 글을 적으려니, 전에는 어떻게 글을 써왔나 싶기도 하고 가볍게 써보려니 그게 또 안되고ㅠㅠ 많이 어려워졌어요. 연재 속도가 더디더라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암호닉, 요즘도 사용하나요..? 한번 다시 받아볼까 합니다. 이전에 계셨던 분들도 한번 더 댓글에 언급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그리고 독자분들도 눈치채셨겠지만 러브라인은 혁이와 함께 갈 것 같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