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릭, 띡 띡 띡 띡. 띠딕
띠릭, 띡 띡띡 띡 띡. 띠딕
띠릭, 띡 띡 띡띡 띡. 띠딕
안그래도 가족 하나 없는 낯선 환경에 깊게 잠들지 못하는데, 환청인지 진짜인건지 밖에서 자꾸만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려서 침대에서 일어난 너야.
핸드폰을 더듬거려 찾고 보니 시간은 3시 48분.
불도 켜지 않은 채 핸드폰 하나만 부여잡고 벌벌떨며 작은 구멍으로 바라보니 왠 남자가 너의 집 문 앞에서 계속해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어.
그리고 그 순간,
" 문 열어!! 야!!! "
입술까지 바들바들 떨리며 무의식적으로 홍빈이 번호를 눌러서 전화를 했어.
물론, 받지 않았지.
열리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무 무서워서 너는 네 방으로 들어와서 문까지 잠구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버려.
이어폰을 꼈다간 정말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모를 것 같아서 이어폰조차도 끼지 못한 채 두려움에 감기지 않는 눈을 감은 너야.
홍빈아, 자?
이상한 사람이 우리 집 앞에 있어 너무 무서워
나 진짜 너무 무서워
나 죽을 것 같아
이홍빈 어디야
이홍빈, 자?
이홍빈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어.
자꾸만 내려오는 두 눈을 치켜뜨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40통의 부재중 전화와 83통이나 되는 문자가 온통 너만을 찾고 있었으니까.
" 여보세요.. 전화 많이 했네? "
- 내가 진짜 미안해. 많이 무서웠지.
" 아니야, 괜찮아! "
" 괜찮긴. "
" 악!! "
잠깐 말이 없나 싶더니 벌컥 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이홍빈 때문에 넌 더 놀라서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고는 방어태세로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 썼어.
" 잡았다- "
" 어, 어어? 이홍빈이야? 어어? "
" 그럼 나지 누구야. "
" 어떻게 들어왔어? "
" 일단 이불 좀 걷고 말하지? "
눈만 비죽 내밀고는 이홍빈을 바라보자 안심하라는 듯한 환한 미소로 너를 반기는 그를 보자 너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나왔어.
" 울지마. 뚝. 미안해. 진짜 미안해. "
" 어떻게 들어온거야? "
" 경비아저씨한테 사람이 쓰러졌다 그랬더니 바로 열어주던데? "
" 안되겠네 이 집. "
" 얼른 일어나. 혹시 몰라서 죽도 끓였어. "
" 아픈 것도 아닌데 왠 죽? "
" 어제 많이 놀라서 속 불편할 수도 있잖아. 혹시 모르니까 먹어. "
" 애쓴다 애써. "
포니테일이라기엔 무언가 어정쩡한 머리를 묶고 식탁 앞에 앉으니 말이 속에 편한 죽이지 반찬들이 어마어마해
장조림부터 깻잎조림까지 전부 다 너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
" 만취해서 다른 집에도 그랬나봐. 신고 당해서 경찰서에 있대. "
" 아 맞다. 신고.. "
" 다음부터 그런 일 있으면 꼭 신고부터 해. 혹시 내가 또 전화 못받으면 어떡해. "
" 알았어 알았어. 이제 그만하고 밥 먹자. 생각하기도 싫어 나. "
고개를 끄덕거리며 장조림을 집어서는 아직 김이 나고 있는 너의 그릇에 올려주며 웃는 이홍빈을 보며, 그렇게 속으로 영원한 사랑을 생각하고 있는 너야.
어쩌면 철없던 시절의 연애와는 다른 연애 방식과 진도 그리고 두근거림에 너는 다시 새로운 설레임을 경험하고 있었어.
함께 사랑 얘기를 다룰 때면 언제나 영원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던 너,
그리고 영원한 사랑은 그 어디에도 없다며 사랑은 노력하는 자 만이 얻는 다던 이홍빈.
꽤 오랜 세월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이홍빈과의 추억은 단단한 벽돌이 되어 다른 연인들보다는 사랑할 때 훨씬 더 이득이 될 줄 알았어.
너와 홍빈이가 함께 봐왔던 여느 다정한 연인들도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다 알지 못해 만들어진 흠이 성격차이라는 단순한 말로 가려져 끝을 맞이했으니까.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저 영원히 행복할 일만 남았으리라.
가족의 허전함도 그와 함께라면 충분히 채울 수 있으리라.
넌 강하게 확신했어. 물론 홍빈이의 생각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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