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04 | 인스티즈](http://img802.imageshack.us/img802/3861/35606373.jpg)
일본 단어 ツンデレ(츤데레) 에서 유래된 말로, 많은 사람들 앞에선 차가운 태도를 취하지만
좋아하는 남자에게만은 유독 태도가 바뀌는 캐릭터를 말한다
다섯번째 막, 사랑은 비를 타고
화나 (Fana) - Full speed ahead
저만치서 잔뜩 긴장한 채 학교 본관으로 향하고 있는 호원의 형상이 보였다. 손에 들린 하얀 쪽지는 이미 땀에 잔뜩 절어 눅눅해져 있었다. 가뜩이나 눅눅해진 쪽지를 호원은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이내 주머니 안으로 쑤셔 넣었다. 입가에 침이 묻지는 않았을까 혹 머리가 뻗치진 않았을까 싶어 화장실도 이미 두어 번 다녀 오는 길이였지만 호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머리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또 가다듬기를 반복했다. 평소에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호원은 경직되어 있었다.
왜
야, 5시에 3층 다용도실로 꺼모꺼모
내가 니 시다냐
싫으냐? 그럼 말구
끊는다
참고로 다용도실엔 나 말고 장동우가 갈거다~ 것만 알아 둬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오늘 오후 성열이 제게 걸었던 전화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였다. 평소 같았음 끊어 버리고도 말았을 전화였다지만 호원은 성열의 입에서 내뱉어진 '장동우'라는 세 글자를 듣고 쉽사리 전화를 끊지 못했다. 또한 끊긴 후에도 계속 전화 내용이 머릿속을 맴도는 바람에 호원은 아무 일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3층 다용도실. 3층 다용도실. 자꾸만 성열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헤집어 대는 바람에 호원은 오늘 점심마저 거르고 말았다.
천하의 이호원이 자신에게 물건을 조공해다가 바쳤다는 사실이 꽤나 감동이였는지 성열은 한 갑임에도 불구하고 동우를 순순히 내 주었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호원은 학교 밖으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다시 안으로 돌렸고 기숙사로 들어가 생전 안 바르던 스킨 로션까지 꼼꼼히 챙겨 바른 후 머리까지 감고 말린 후에야 만족스럽게 기숙사 안을 나올 수 있었다.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다리가 자꾸 후들거리는 바람에 호원은 눈을 감고 찬찬히 심호흡을 했다. 침착하자 이호원. 그래봤자 별 감흥 없는 재회에 불가한 일이 아닌가.
호원은 자신이 장동우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추호도 믿지 않았다. 그저 장동우의 춤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을 뿐이라고, 그렇게 정리해 버렸으니. 호원은 감았던 눈을 다시 뜬 채 발걸음을 옮겼다. 그냥 만나서 춤만 가르쳐 달라 하면 돼. 별 거 아니잖아. 호원은 애써 자신을 복돋우며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찰나에
"어, 호야 형!"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밝은 하이톤의 목소리에 호원은 고개를 돌렸다.
제 앞에는 예의 친절한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생글거리고 있는 성종이 있었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환히 웃고 있던 성종이 이내 호원의 쪽으로 발걸음을 앞당겼다. 성종이 점점 가까워짐과 동시에 호원의 눈썹 사이 미간도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사실 호원은 성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을 뿐더러, 호모 포비아들의 특징이니만큼 호원은 개인적으로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애들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자신에게 친한 척 해 오는 성종의 태도에 눈쌀이 찌푸려질 수 밖에. 점점 가까워지는 성종을 두고 호원은 뒷걸음질을 치며 성종과의 거리를 유지시켰다.
"와.. 호야 형. 우리 되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러기에요? 섭섭해"
"볼 일 있어?"
"그건 아닌데요 형……."
"없음 먼저 간다"
살랑거리는 성종의 어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호원은 특유의 딱딱한 말투로 성종을 대했다. 메이크업 상자를 양 손에 안아들고 속상한 듯 자신을 쳐다보는 성종을 호원은 미련없이 지나쳤다. 따끔한 시선이 뒤에서 느껴졌지만 호원은 별 신경을 쓰지 않고 3층 복도 문을 열었다.
아직 학생들이 남아서 연습중인 건지 몇몇 악기 소리가 겹쳐 들렸왔다. 여러 교실을 지나쳐 이윽고 다용도실에까지 다다른 호원은 자신의 시계를 확인했다. 그래봤자 아직 4시 30분이였다. 괜히 일찍 왔나 싶어 무안한 기분에 걸상 맨 끝자리에 걸터앉곤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볼 게 없어 이것저것 어플들을 뒤지고 있는데 마침 성열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곧 출동할예정 긴장 바짝하고있으라잉♥」
드디어 오는구나 싶어 호원은 꼬았던 두 다리를 풀고 반듯이 앉았다. 그러자 이윽고 자신의 모습을 지켜 보기라도 하고 있다는 듯 성열에게서 또다른 문자가 도착했다.
「찌질하게 앉아있지말고 벽에 기대있거나 다리꼬고있어 새끼야 멋진척은 니 전문아님?ㅎㅎ♥」
「뒤질…」 까지 입력하다 호원은 그냥 취소 버튼을 눌렀다.
마지막 말이 조금 거슬리긴 했다만 오늘만큼은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겠다 마음먹은 호원이였다. 뭐 소개시켜주는 것도 고맙긴 고맙고.. 아무리 그래도 사내자식이 되서 검은 하트가 뭐냐 검은 하트가. 호원은 애꿎은 액정을 꾹꾹 누르다 이내 미련없이 삭제 버튼을 눌러 성열의 문자를 모두 지워 버렸다. 그리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조용히 숨을 죽였다.
이윽고 약속이라도 한 듯 앞문이 드르륵 열렸고 그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아아, 장동우.
호원은 작게 탄식했다.
어젯 밤 잠에 들지 못하게 했고 오늘 하루종일 그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게 했던 장본인이 제 앞에 있다는 사실에 호원은 그 어떤 태도도 취하지 못했다. 그저 동우의 행동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호원은 앞문을 열고 수줍게 발걸음을 내딛는 동우를 빤히 응시했다.
동우는 호원을 보고도 그 어떤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저 서로릉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을 뿐.
그리곤 한참이 흘러 호원은 아무 말 않는 동우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드디어 만나네."
오른 쪽 가슴팍에 뚜렷이 새겨진 세 글자가 호원의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장동우. 저번에 클럽에서 마주쳤을 때엔 명찰이 없었었던 것 같은데.
호원은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동우의 첫 모습을 떠올렸다. 무척이나 신비롭고 몽환적이였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역시도 그랬다.
동우는 호원을 초점 흐릿한 눈으로 계속해서 바라보다 이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눈을 감는 모습이 왠지 승천 전의 천사의 모습만 같아, 호원은 작게 중얼거렸다.
"날아가지 마."
자신도 모르게 내 뱉은 말에 호원은 깜짝 놀라 몸을 움찔했다. 내가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한 거야.
동우가 자신의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할까 싶어 호원은 아직까지도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동우를 계속해서 응시했다.
아마 '무슨 헛소리' 냐고 되물어 오겠지. 호원은 동우의 입에서 나올법한 대답들을 머릿속에 나열해 보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동우의 대답은 호원의 그런 예상을 완전히 깨트려 버렸다.
"…응, 날아가지 않을 거야."
동우는 아까 전 호원이 그랬던 것처럼 조곤조곤 대답했다. 그리곤, 호원에게 싱긋 미소를 건네 보였다.
그 미소에 또 한 번 넉 다운, 호원은 자신을 향해 미세하게 웃고 있는 동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계속해서 동우는 호원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동우를 보며 호원도 말없이 무언의 웃음을 건넸다, 이윽고
.. 동우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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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수열 떡씬까지 쓸려고 그랬는데 시간도 그렇고 해서 못쓰게 됐네요ㅜㅜ흑흑 그래도 우리 얏옹이들 보면서 기분정화 하시길..! 다음편은 뭐 예고한대로 수열..흐헹헹이니까 기대해주세요!♡ 늘 댓글 달아주는 그대들 너무 고마워요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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