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야동] 츤데레ツンデレ 01 | 인스티즈](http://img21.imageshack.us/img21/5903/99199060.jpg)
일본 단어 ツンデレ(츤데레) 에서 유래된 말로, 많은 사람들 앞에선 차가운 태도를 취하지만
좋아하는 남자에게만은 유독 태도가 바뀌는 캐릭터를 말한다
두 번째 막, 여왕님은 나를 해고하셨다
Dok2 - 그쯤에서 해 (feat. Beenzino, The Quiett)
실용 음악학원과 보컬 학원들이 난잡하게 섞인 시내 학원가를 한 오토바이가 계속해서 맴돌고 있는 것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김성규가 이 부근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것은 어제 무렵 3학년 몇 놈들을 붙잡아 캐고 또 캐서 겨우 알아낸 정보였다. 무한 실용음악학원.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간판을 우현은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년 친구 놈이 하는 말에 따른다면 지금쯤은 나와야 하는 게 맞을 텐데, 정작 나와야 할 김성규는 코빼기도 비치질 않고 엄한 새끼들만 학원 출입구를 들락날락 거리고 있는 것이 우현은 심히 거슬렸다. 설마 제게 거짓 정보를 알렸을 리는 없고. 만약 그랬다간 우현 자신으로부터의 후폭풍을 죄다 감당해야 했으니 말이다.
누구 찾으세요?
그 때 출입구를 서성이던 자신의 뒤로 흘러나오는 명랑한 목소리에 우현은 헬멧을 쓴 채로 뒤를 돌았다. 가까이서 우현의 얼굴을 마주하자, 그 여자 아이는 가까이서 보니 더 잘생겼다는 둥 근처 여자아이들과 방방 뛰며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 썅. 남우현 사전에서 주책 떠는 년들은 딱 잘라 질색이였다. 우현은 점점 구겨지는 미간을 간신히 펴고는 말을 이었다.
"네, 언 년 하나 찾는데요"
"저기 혹시 이 학원 다니는 분이시면, 제가 좀 알아 봐 드릴게요"
"김성규라고 고3 먹은 년이요"
"아, 성규 오빠요? 그 오빠야 당연 알죠! 이 학원에서 얼마나 유명한데"
갑자기 호들갑을 떨더니 이내 김성규 얘기를 하기 시작하는 여학생의 행적에 우현은 겨우 표정 관리를 하던 것을 그만두고 이제 대놓고 얼굴을 찡그리기 시작했다.
사태 파악을 못 하고 계속해서 '성규 오빠' 이야기 시리즈를 늘어놓던 그 여학생은 이내 착 가라앉은 분위기를 금세 직시하곤 입을 조용히 다물었다.
"아.. 저 그게 한 10분 전에 가셨을 거에요! 제가 알기로는 뒷문으로 나간 것 같은데"
그 여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현은 시동을 걸고 학원 반대편으로 휑하니 지나가 버렸다. 늦게나마 여학생이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지만 김성규에 목마른 우현에게 그런 것 따위가 눈에 보일 리 없었다. 단순간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우현을 멍하니 바라보던 여학생에게 이내 친구들이 몰려들어 이리저리 말을 걸었다.
야, 어때? 가까이서 보니까 훈남이야? 누구 찾으러 왔대?
참 내. 흥. 몰라, 재수 없어. 잘 생겨도 꼭 게이같이 잘 생긴 게. 지가 뭔데 내 번호를 안 따?
다소 예쁘장한 그 여자아이는 신경질적으로 골목길을 내려갔다. 괜찮아 지애야, 위로하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재잘재잘 골목길을 메우다 이내 허공에 사라졌다.
- 한편, 오토바이를 몰고 학원 뒷편으로 향한 우현 역시도 꽤나 불쾌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성규 오빠? 지랄들 떨고 있네.
속도를 높여가며 학원 근처 뒷골목을 뒤지자 이내 익숙한 뒷통수가 우현의 눈에 담겼다.
- 오케이, 타켓 k 전방 500m까지 접근 약 20초 이내 사정거리 안 도달
점점 속도를 낮추며 이내 김성규의 발걸음에 맞춰 따라 오토바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사정거리에 타겟 k 진입
그리곤 이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사색이 되어 돌아보는 김성규의 이마에 딱 소리가 나도록 딱밤을 맥이는 우현이였다.
아! 많이 아픈지 이마를 감싸며 그 자리에 우뚝 서는 성규를 귀여워 죽겠다며 바라보던 우현이 성규의 바로 앞에 오토바이를 끽 소리 나도록 세웠다. 미션 컴플리트.
"또 너냐..양아치."
"우리 성규 나 도망다니느라 되게 힘들었겠다. 그치?"
가뜩이나 하얀 얼굴이 더욱 질려서 하얘졌다.
성규는 우현을 말 없이 노려 보았고 그런 성규를 바라보는 우현은 그와는 반대로 새글새글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너무나도 환해서 성규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따라 나올 뻔 했지만 지금 이 상황은 마음 놓고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였다. 입학 시즌이 지나고 이제 겨우 새 학기 잘 좀 보내나 싶었더니, 어디서 웬 어린 껌딱지 하나가 제 옷에 달라붙어 떨어지려 들지를 않는다. 1학년 좀생이 주제에. 성규는 우현 때문에 하루하루가 피곤할 지경이였다.
우현을 처음 마주하게 된 기점은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현이 한창 소위 말하는 '예쁜이들' 의 번호를 따러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던 때 즈음이였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모델 쪽 연계된 아이들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인간 낚시에 나선 우현은 어느 날 어떤 눈이 다소 크고 예쁘장한 아이를 발견했다. 이름이, 성종이라던가. 아무튼 여리여리하게 생겨 아무 남자들에게나 대줄 것만 같은 형연을 하고 있으면서도 그와는 반대로 매몰차게 내뱉는 그 도도한 말투와 특유의 싸가지가 마음에 들어 우현은 한동안 성종을 진득하게 쫒아 다녔었더랬다. 싸이코 남우현 답게, 우현은 싸가지 없는 년들을 그렇게도 좋아했다. 다루기 어려운 년이라면 더욱 환영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현의 카사 기질 다분하던 뇌리에 낯선 불청객이 문을 두드렸다.
야, 너 내 동생한테서 떨어져
뭐야. 누구냐 넌
성종이한테 찝적대지 말라고. 순진한 애 데리고 너 따위 부류에 연관 시키지 마
당돌하게 자기 할 말만 쏙 하곤 사라지는 녀석의 뒷모습을 우현은 인상깊게 쳐다보았다.
성종이의 형이라고 칭하고 나선 그 녀석은 성종이와는 반대로 쭉 째진 눈매에 반쯤 풀린 듯한 눈꺼풀을 소유하고 있었고 성종이만큼이나 하얀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후에 캐낸 거지만 그 녀석의 이름은 김성규라고 했다. 도도한 자태로 계단을 오르는 성규를 바라보던 그 날부터 우현은 성규를 죽 마음에 품고 있었다. 아까 말했듯 싸가지 없는 년들에 환장하는 우현의 취향에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케이스였다. 또한 학생회장이라고들 하니, 다루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이면서도.
그 날 이후로 우현은 성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으려 발버둥쳤다. 흔히들 말하는 집착의 시작점이였다. 성규가 지나가는 길은 무조건 막으려 들었고 자신이 성규와 아무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규의 모든 일을 자신이 감시하려 들었다. 갑자기 성종에게서 자신으로 불꽃이 튀어 버렸으니 성규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아무리 자기가 좋다 난리를 치고 다닌다 해도 성규의 관점에서 우현은 그저, 귀찮은 껌딱지일 뿐이였다. 재차 말하지만, 남우현은 김성규에게 그저 아주 작은 껌딱지에 불과했다.
"얼른 타. 데려다 줄게"
"꺼져."
"아, 여왕님 존나 튕기네."
우현이 성규의 손을 세게 잡아 이끌곤 오토바이 뒷자석에 억지로 앉혀 태웠다. 울상이 된 얼굴을 한 성규가 다시 나가려 발버둥쳤지만 우현은 꽉 잡은 성규의 손목을 제 허리춤에 단단히 두르곤 출발해 버렸다. 날리는 바람 사이에서 우현은 기분이 좋다는 듯 마구 소리를 질렀다. 정작 성규 자신은 풀이 잔뜩 죽어 아스팔트 바닥만 죽어라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건너 기숙사에 도착했을 즈음 성규의 머리칼은 이미 바람에 날리고 또 날려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헬멧을 벗은 우현이 성규의 머리를 정돈해 주고자 머리칼에 손을 대려 했지만 성규는 그런 우현의 손목을 단호하게 내쳤다. 당황한 우현을 성규는 작은 두 눈으로 잔뜩 노려보았다. 못 돼 쳐먹은 새끼.
"다음부터는 우리 학원 올 생각 하지도 마"
"매일 찾아갈 거야. 아, 매일은 아니다. 일주일에 두 번 간다면서?"
"남우현!"
"응, 여보"
"휴.. 정말 수치스럽다. 학생 신분답게 행동해. 니가 이런다고 내가 눈길 하나 줄 것 같아?"
그 날 그 때 처럼 할 말을 마친 성규는 먼저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곤 기숙사로 쌩하니 들어가 버렸다.
한참을 김성규의 자취가 남은 바닥을 가만히 쳐다보던 우현은 자신도 모르게 쥐고 있던 주먹에 힘을 꽉 주었다.
사실 말은 안 했다만 워낙 강한 우현의 자존심에 성규가 스크래치를 내면 낼 수록 우현은 애정과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그 동안 자신의 작업에 이렇게 대꾸해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주로 이 정도 쯤엔 넘어오기 마련이였는데, 김성규 이 년은 전혀 넘어올 생각을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 흠이였다.
썅. 도대체 어딜 봐서 내가 싫다는 거야. 주먹을 손톱 자국이 나도록 꽉 쥔 우현이 이내 기숙사 건물로 유유히 들어갔다.
기숙사로 들어가는 도중 우현은 어딘가 불편한 기분에 자신의 바지춤을 들여다 보았다. 씨발. 그리곤 낮게 욕을 읊즈렸다.
자신의 아들놈이 발딱 서 있었던 것이다. 패딩부터 시작해서 온갖 두꺼운 것은 죄다 걸치고 있던 김성규였다. 그런 김성규를 보고서도 이렇게나 흥분이 되는 제 자신이 굉장히 짜증이 나고 또한 자존심이 상했다. 씨발 김성규 지가 뭔데. 잔뜩 불편한 기분에 우현은 자신의 기숙사 방문을 쾅 열었다. 마침 침대에 누우려던 장동우가 제 시야에 띄었다.
"어, 우현아 이제 왔어? 안 오는 줄 알았는데."
잔뜩 뒤틀린 제게 멍청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장동우가 거슬렸다. 가뜩이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있던 우현이 동우를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장동우, 섹스 해 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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