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를 가르는 두 문 앞에서 청춘남녀 셋은 모든 것이 얼려져있는 겨울왕국이였음. 약 10초동안 정말로 서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지. 너 쨍은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고 정택운은 산타클로스처럼 거품 수염하고 있고 차학연은 뻔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 그리고 그 표정은 정말 알 수 없는 듯한 표정이였지.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긍정적인, 좋은 반응은 아니였어. 그 표정을 본 쨍이는 흠칫했지만 이내 일어서고 차학연도 정신을 차린 듯 말을 하기 시작했지.
" 괜찮으세요 ? 정말 죄송합니다. 장난을 치다가 그만. 야, 너도 사과해."
브라운관에서, 인터넷에서 보던 빅스의 모습이 돌아왔어. 말 많고 치대는 차학연 그리고 받아주는 정택운. 너가 항상 상상하던 그 모습이야
" ..."
"빨리 하래두."
" 제.. 솜함..니다아.."
" 똑바로 사과해야지. "
그대로 휙 돌아서버리는 정택운. 솔직히 코스프레 해제 했을 때랑 비교했을 땐 가짢아서 한 쪽 입꼬리가 올라가는걸 겨우겨우 꾹 참았다지. 차학연은 항상 그랬듯이 난감한 표정으로 정택운 입장표명을 해주지.
" 미안해요, 정말로. 쟤가 원래 숫기가 없어서 말을 잘 못해요. "
" 아니예요, 그게 택운 군 매력이잖아요. "
" 우와 ! 우리 팬이예요? 아이, 또 몰라봤네. 팬싸인회 와줘서 고마워요. 근데 빨리 들어가야 되지 않아요 ? 벌써 자리 다 찼겠다. 어떡해요, 우리 때문에. "
" 그렇게 미안하면 조금있다가 나만 악수 시간 좀 늘려줘요. 택운 군 잘 달려주구요. 갈게요. 좀 있다 봐요."
" 네, 조금 이따가 봐요. "
말을 섞었어. 그것도 사적으로. 몇개월 전에 우연히 웹서핑 하다가 봐서 빠져버린 그들에게. 이렇게 별 시덥잖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었음. 그들의 모습도 여전히 멋있지만 팬싸인회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왜인지 들어가기가 싫어. 그들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걸까. 머릿 속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너 찡, 팬싸인회 장 앞에 다달랐음.
'이 기분으론 웃으면서 싸인 받을 수도 없고 악수할 수도 없을 것 같네. 그냥 가야겠다.'
아까 가방에 넣지도 않고 나온 파우치.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기분이 다르다는 말은 여기서 쓰는 말은 아닌데 지금 니 상황가 같음. 파우치 안에는 그렇게 찾던 응모권이 들어있어. 이 종이쪼가리도 사뭇 처음 봤을 때완 감정이 다르지.
' 이것도 이제 무슨 소용이야. 그냥 찢자. 다 끝났잖아. '
속상하디 속상한 마음. 그들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서 왔던 이곳에서 상처라기엔 너무 과장된 허망함을 얻고 돌아가는 감정임. 누구한테 길가다 맞은 것 보다 억울함.눈물이 맺히는 너란 쨍. 누군가 급하게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 저 사람도 지각한건가. 뒤도 안돌아 보고 파우치 속에 들어있던 응모권을 꺼내듦. 누구나 부러워하던 보석이 이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흑연같이 느껴지는 이 순간. 누군가 너 쨍 팔을 잡음.
" 지금 뭐하는거예요 ?! 서..설마 지금 그거.. 찢으려는거 아니죠 ? 안됩니다. 그거 지금 당장 내려놔요. 착하지요 ? 얼른, 얼른. "
다시 한번 멘탈 붕괴. 다시 한번 아무말도 못하고 얼음. 제발 누가 와서 땡 좀 해줬음 싶음. 이때까지 보던 모습이랑 너무 다르잖아.
" 어차피 누나는 이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여. 여기 저번에 한번 와봐서 아는데 화장실에서 말하는거 다 들리잖아여. 모를줄 알고 ? 유일한테 너란 와타시에게는 소위 코스프레 해제랄까여 ? 근데 누나 맞죠 ? 에휴, 누나 보니까 우리 친누나들 보고 싶네여.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도 몰라여. 소속사에서 휴대폰 안주는거 누나도 알잖아여. 요즘이 어떤 시댄ㄷ.. "
"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안 들어가요 ? "
당황한 듯 툭툭 털고 일어나는 정택운, 아니 지금은 정운택.
입을 삐쭉삐쭉 내밀면서 니 옆을 지나서 대기실로 천천히 걸어감.
" 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여. 좀 있다 안들어오면 공카에 내 연코해제를 공카에 올린걸로 간주하고 평생 저주할거니까 그런줄 알아여."
" 연코가 뭔데요. "
" 연예인 코스프레. 그건 그렇고 아까하던 말. "
근데 갑자기 멈춰서선 뒤로 돌아서서 니 옆으로 가까이 다가감. 갑자기 이어폰 낀 듯이 정운택 음성이 숨소리가 섞여서 돌비 사운드처럼 들림.
" 사람말은 끝까지 들어야지여. 요즘이 어떤 시댄데 휴대폰이 없습니까. 2721JTW. 할거 없어서 재화니 팬들이 많이 언급하던거 썼어여. "
말을 끝마친 순간, 그의 얼굴이.그리고 너 쨍 눈앞에 그의 얼굴이 꽉 차있지.
" 기다릴게여."
얼음 땡.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속보] 쿠팡 영업 정지 논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