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강다니엘/황민현] 체대에서 살아남기 01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체대에서 살아남기

아, 꽃피는 삼월이었다.

이제 나에게도 봄날이 오는..

“뭐하냐 흐흥”

“아, 쫌!”

새내기로서 감흥에 젖어있는데

그 산통을 깨버리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재환이었다.

초딩때 만나서 체대입시까지 함께했으니

그 세월이 참 지겹기도 할텐데 대학까지 같은 곳에 붙어버렸다.

“지겹다..지겨워..”

아랑곳하지 않고 빵빵한 볼따구를 들이밀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재환이었다.

“야 다니엘도 여기 온거 알지?”

“미친.. 내가 아는 그 다니엘?”

“엉”

그 ‘다니엘’로 말하자면, 재환과 여주와

초딩시절부터 함께 골목을 쏘다니던 소꿉친구 되시겠다.

다니엘이 중학교 올라가면서 부산으로 다시 전학가버렸지만.

재환과 어찌 연락이 닿았나보다.

“니 다니엘 전학간다고 울고 불고 아주.. 콧물까지

난리도 아니었는데 크큭”

“누가? 난 기억 안나는데?”

기억 난다.. 아주 잘.

지금 생각하면 쪽팔릴 정도로 울었더랬다.

그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우리 셋은 항상 그렇게 영원할 줄 알았다.

어렸지 어렸어.

재환과 여주 둘 다 정상은 아니었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그 중 으뜸가는 비정상은 다니엘이었다.

애가 참 착하고 순수한데 한 번 눈돌아가면

눈에 봬는게 없는 것이 그 어린 시절에도 그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달까..

체대에서 살아남기

“분명 여기서 기다린다고 했는데..”

“야, 잘못 안 거 아냐?”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주인공에

여주는 짜증이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봄은 개뿔.. 3월인데 왜이렇게 추운거야.

저 멀리서 멀대같은 놈 세 명이 걸어오는데

주위가 웅성웅성 거렸다. 뭔 놈의 다리들이 저렇게 길어.

자신이 기다리는 그 사람인 줄도 모르고

남일 말하듯 중얼거리던 여주는 그 셋이

자신의 앞에 서자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

“야, 완전 오랜만이다. 니도 김재환!”

“갱대니얼~~ 키 왜이렇게 컸어! 새키”

분명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모습은 하얗고… 통통하고..

안경도 썼었고.. 하지만 제 눈 앞에 서있는 낯선 모습에

여주는 꽤나 당황했다.

“여주야, 니 완전 코찔찔이였다 아이가,

꼬맹이가 다 커부렸네.”

어렸을때보다 더 심해진 것 같은 부산 사투리를

내뱉는 다니엘이 낯설어 아무말도 못 꺼내고 있었다.

“대니얼~~ 이 분들은 누구셔?”

재환이 물었다.

“아, 임마들은 내랑 부산서 입시 같이하던

고등학교 친구들이다. 동갑이다. 같은 과.”

“난 옹성우야. 공성우 아니고 홍성우 아니고 옹성우”

특이한 성만큼 특이한 자기소개에

재환은 깔깔대며 웃었고

여주도 굳은 표정을 풀고 작게 웃었다.

“...난 황민현.”

이쪽은 날카롭게 생긴 외모만큼이나 차갑나보네.

짧고 굵은 대답에 괜히 쫄아버렸다.

“난 김재환이고, 얘는 김여주.

보다시피 우리 애가 숫기가 좀 없어.”

마치 엄마라도 되는냥 주책을 떨며 자신을 소개하는 재환에

여주는 살짝 째려봤다.

자신의 옛 친구들과 고딩친구들이 한 학교

그것도 같은 과에서 만난것이 신기한듯

다니엘은 신나서 쫑알쫑알 대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이 무리에서 홍일점이 되어버린 여주는

앞으로 자신의 앞날도 모른채

재환 옆에서 어색하게 멀뚱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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