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에서 살아남기
06
다니엘은 경고 아닌 경고가 진짜였는지
여행을 갔다 온 이후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종일 옆에서 쫑알쫑알대던 녀석이 사라져서
그런지 허전함은 감출 수 없었다.
가끔 단톡방에 도복입은 셀카를 올리기도 하는 녀석은
체급심사 때문인지 얼굴이 반쪽이 되있었다.
잊을만하면 페이스톡을 걸며 여주& 에게 nbsp;
시시콜콜 아무말 대잔치를 하는 다니엘이었다.
- 고기사줘
- 만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사줘
뜬금없이 고기를 사달라고 하지를 않나
- 내 좀 살려도..
- ….
어느 날은 살려달라는 애원을 했다.
다니엘이 없는 동안 첫 중간고사가 다가왔다.
비전공자들이 생각하기엔 체대면 다 운동을
잘하는 줄 알겠다만은 전혀 아니었다.
같은 체대라도 천차만별의 아이들이 있는 곳이 바로 여기였다.
물론 모두 공평하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아이들인지라 어느정도의 운동실력은 갖추고 있지만,
여주처럼 신체적인 운동을 전공하려는게 아닌 케이스도 많았다.
민현이도 여주처럼 스포츠의학을 전공할 생각이라고 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기본적인 실기 수업은 모두 같이 듣고
평가받기 때문에 여주에겐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노력은 한계가 있었다.
내가 나아진 만큼 다른 아이들은 더 나아졌으니.
입시 때부터 닿을 듯 닿지 않는 이 간극에 참 많이도 울었었다.
다니엘은 말할 것도 없고,
함께 체고를 나온 민현과 성우도 실기에서 탑을 달렸다.
각자 특기로 운동을 한 가지씩 했었다는데,
민현은 수영을 했었고 성우는 사격을 했었다고 했다.
이번 학기 실기과목에 수영이 있어 자연스레 알게 된 사실이었다.
수영 수업에서 민현이 독보적이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머리 속은 복잡해지고 마음은 답답했다.
2학년 때 원하는 전공으로 진입하려면 1학년 성적이 좋아야했다.
안 그래도 항상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오늘 육상에서 아주 처참한 기록이 나오고 말았다.
뒤에서 노는 제 성적에 여주는 절망했다.
이대로라면 얼마 뒤 있을 평가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였다.
함께 입시를 했던 재환은 이런 여주의 스트레스를 알고 있었다.
항상 놀리고 장난치는 재환이지만 이 때 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고 무너지지 않게 옆에 있어줄 뿐이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이었다.
육상 수업이 하루종일 마음에 걸렸던 여주는
수업이 다 끝난 후 홀로 트랙을 돌았다.
몸을 다 풀고 슬슬 뛰려는데
누군가 후드 모자를 확 씌웠다. 재환이었다.
“뭐야, 어떻게 왔어.”
“아까 그렇게 죽상을 하고 있는데 모를 수가 있냐?”
“치..”
“초 재줄 사람 필요하잖어. 이 오빠가 재줄게”
“그 놈의 오빠는…”
그렇게 연습하기를 1시간이나 되었을까,
땀에 온 몸이 범벅이 되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여주는 재환에게 물마시고 온다며 식수대로 향했다.
무거운 몸을 끌고 물을 마시려하는데
반갑지 않은 얼굴이 보였다.
“연습했나봐?”
“…”
다니엘을 좋아한다던 그 여자애였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마구 발산하는 아이들 중 한 명이기도 했다.
“그런다고 안되는게 되긴 하니?”
“신경 꺼.”
여주는 무시하고 흐르는 수도꼭지를 잠갔다.
“그게 니 실력이지, 되도 않는 슬럼프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어쩜 저렇게 미운 말만 골라서 할까, 저것도 참 재주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여주 혼자 있을때만 노리고 말하는 치사함도 더해서.
“야.”
언제 와있었는지 재환이 그 여자애를 불러세웠다.
재환이 올 줄은 몰랐는지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
그래, 아마 얘가 듣는 건 곤란할테지.
“너”
“뭐..뭐가?”
“이빨에 김 꼈다.”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진 여자애는
황급히 입을 가리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미친놈.”
“흐흥 이제 알았어?”
“….”
“더러운 주둥아리는 좀 닦아야지, 안 그래?”
재환의 말에 픽하고 웃어버린 여주였다.
딱봐도 시무룩해보이는 머리통을 쓰다듬으며 재환이 말했다.
“또 혼자 속 썩이고 있었구만?”
속으로 화가 차올라도 바보같이
한 마디 맞서지도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렇다고 이런 말들, 이런 상황들을
웃어넘길 수 있는 감냥도 안되었다.
차라리 그럴 수 있다면 좋을텐데.
같이 저녁 먹자는 재환의 말도 거절한 뒤 방에 쳐박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재환에게 벌써 자신의 상태를
전해 들었는지 쉴새없이 알림이 울렸다.
밑에서 기다린지 한참이나 되었는지, 안내려오면 쳐들어간다고
협박하는 무식한 놈이었다. 훈련 때문에 학교도 못나오면서
이 밤에 여긴 또 어떻게 찾아왔는지..
“왜에…”
“니 이러고 있을 줄 알았다.”
“뭐….”
태권도 밖에 모르는 무식한 놈이지만 때때로
친구가 아니라 오빠처럼 단호하게 혼내는 면이 있었다.
괜히 쫄아서 손을 꼼지락 대는 여주였다.
“이러고 있는다고 뭐 달라지노.”
“니가 뭘 알아..”
“…”
“넌 빵빵 차면 다 넘어가니까 다 쉽지? 어? 너가 알아?”
갑자기 울컥해서는 괜한 화풀이를 해버렸다.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내라고 없었겠나, 슬럼프.”
“….”
“내도 안다. 그거. 얼마나 지독한지.”
“흐…”
담담한 다니엘의 목소리에 울컥해서 여주는 어린애마냥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의도치 않게 울려버려
다니엘은 크게 당황했다.
“야.. 아 왜 울고 그러냐. 울지마라.”
한 번 터진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예전엔 울고싶어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눈물이 없었는데
요즘은 왜이렇게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렇게 자신을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더 기대고 싶은지도.
다니엘은 어색하게 등을 토닥이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다. 그냥 울어라. 울면 좀 낫더라.”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큰 손이 다정해서
여주는 더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니 속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훌쩍이며 코맹맹이 소리로 여주가 물었다.
“넌 태권도 왜 해?”
“내 발차기 하는 거 본 적 있제?”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겹도록 보여준 경기 장면이었다.
막판 뒤집기 경기. 그 경기로 다니엘은 금메달을 얻었었다.
“진짜.. 그거 한 번 하면, 상대가 나가 떨어지는데.”
“….”
“그럼 지인짜-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막 너무 뜨거워가 머리가 윙윙 울리는 것 같다고.”
“…”
“그게 중독되는데. 아 뭐라캐야되노,
그게 진짜 죽을 맛이다.”
“…”
“암튼, 그것도 그렇고.”
두 무릎 사이에 고개를 묻은채 듣고만 있던
여주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또?
“누가 내는 경기할 때 제일 멋있다더라고.”
체대에서 살아남기
탁-
옆으로 선채로 과녁을 맞추는 성우였다.
가볍게 정중앙을 맞춘 성우는 여주에게 총을 쥐어주었다.
“한번 해봐”
씩 웃으며 성우는 고글을 씌워주었다.
숨을 멈추고 과녁에 조준을 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가볍게 탁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색달랐다.
첫 발이니 점수는 기대도 안했지만
다른 몸쓰는 운동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흔히 몸보다 머리 쓰는 운동이라고도 하니까.
그렇게 몇 번 더 해봤을까 사격부 훈련 스케줄에
성우와 여주는 사격장을 나왔다.
사실 이 곳까지 여주를 부른 것은 성우였다.
성우는 차가운 커피를 여주 손에 쥐어주며 옆에 앉았다.
“어땠어?”
“되게 신기한데.. 재밌었어!”
“그지??? 이게 진짜 매력있다니깐?”
신난 듯 말하며 웃는 성우였다.
전에도 항상 생각했지만 성우는 참 잘 웃었다.
주변 사람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렇게 사격을 좋아하는데 왜 이제는 안할까 궁금했다.
선뜻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성우가 먼저 입을 떼었다.
“민현이 녀석은 수영을 진짜 좋아하거든?
걔 체고 다닐 때도 물에서만 살았어.”
“정말?”
킥킥대며 웃으며 성우는 말했다.
“민현이는 코치님이 그렇게 설득했는데도
선수를 안하겠다더라고. 왜인줄 알아?”
“왜?”
“수영을 너무 좋아해서.”
“...좋아하는데?”
의외의 답이었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게 조금이라도 싫어질까봐,하기 싫어질까봐.
근데 운동이라는게,특히 선수생활해보면 민현이 말이 공감가기도 해”
“…그렇구나..”
“나랑 다니엘은 정반대 이유로 선수까지 했지만 뭐.
다니엘은 막 보여, 태권도 경기할 때 제일 행복해보이는 얼굴이.
너무 좋아죽겠다고 온 몸으로 발산하는거 같애.”
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러면 너는?
너는 어떤데. 여주의 얼굴에 질문이 담겨있었다.
성우는 그런 얼굴을 보고는 픽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사격을 처음 시작했거든?
엄청 늦은거였지. 근데 처음 나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거야. 막 코치님이 이거 천재 아니냐고 그랬다?
아니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너무 좋은거야.
진짜로 이거 없음 죽을 거 같았어.”
“…..”
“이제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덧붙이는 뒷말에 눈이 커진 여주였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훈련 중에 오른쪽 발목에 부상이 있었거든.”
“….”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의 무게와 달리 가볍게 말하는 성우에
여주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 완치했어. 근데 총을 쏠 수가 없는거지.”
“발목..인데도?”
“사격은 발목에 체중을 실어야 하니까.”
“….”
“에이, 엄청 오래 전 일이야. 한 백 번쯤 말했나??
지금은 나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 않은게 어딨어. 그렇게 사격이 좋았다면서.
성우가 태연하게 담담히 말하는게 더 마음 아팠다.
자신의 아픔에 너무나도 무뎌진게 보여서.
“내가 굳이 굳이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유는?”
“그 부상도 어쩔 수 없었지만 내게 일어난 일이고,
결과적으론 내 탓은 아니었거든.
아, 내가 말 주변이 없어서..
뭐라 말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성우는 머리를 헤집으며 말을 이었다.
“너를 자책할 필요 없다고. 그냥 그 뜻이야.”
“…”
“나도 체고에서 괴물들 사이에서 몇 년 버텨보니까 알겠더라.
너 힘든거, 그거 니 탓 아니야. 그러니까 울지마.”
성우의 말에 여주는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얼했다.
내 자신이 힘든 것만 생각했기에 주변을 돌아보지도 못했다.
알게 된 지가 짧다면 짧은 성우였고,
오랜 시간 보지 않았던 다니엘이었지만
자신을 위해 주는 것이 너무나도 진심이 넘쳐났다.
마인드 컨트롤 하나 제대로 못하고 무너지는
자신이 뭐가 이쁘다고 이렇게 위해주는지.
“고마워.”
짧은 단어에 다 담기지 못할 마음이었다.
그래도 달리 표현할 말이 없기에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성우는 웃으며 여주의 머리를 한번 헝클였다.
“됐어, 임마.”
체대에서 살아남기
늦지 않게 왔는데도 관중석은 꽤 차있었다.
우리나라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임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경기에서 일등한다는 것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니까.
선수들의 가족들, 지인들부터 학교 응원단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보였다.
다니엘의 신신당부에 넷은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조르륵 앉았다.
최종평가전은 체급별 리그전 방식으로 3회로 나눠 치러졌다.
수 많은 평가전, 대회를 거쳐 정말 마지막 관문이었다.
벌써 자리에 앉아있는 판독단과 심사단,
마지막 점검 중인 전광판까지
시끌시끌한 장내지만 알게 모르게 긴장감이 느껴졌다.
체급별로 경기가 차례차례 이루어지고
드디어 다니엘의 준결승 경기였다.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반복하며 목을 스트레칭하고 있었다.
그 얼굴이 지금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진지한 모습이었다.
상대방 선수가 앞서나가면 다니엘이 추격하고,
다시 리드를 빼앗기면 또 다시 추격하며 경기가 박빙으로 흘렀다.
성우가 말하길 고비인 것 같다고 했다.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여주였다.
3회전 15 대 15 동점상황에서 경기는 골든포인트로 향했다.
그러나 골든포인트에서도 득점이 나지 않아
결국 유효타에서 5대 0으로 앞선 다니엘이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난 후 다니엘은 잘 풀리지 않았는지 헤드기어를
거칠게 빼내며 감독님에게로 다가가 뭐라 말하는 듯 했다.
결과가 나오고나서야 다들 멈춰있던 숨을 내쉬었다.
“준결승부터 아슬아슬하긴 했다.”
성우가 말하자 민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 이거 진짜 심장 쫄려서 보겠나.”
재환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여주도 격하게 공감하며
경기장 안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어서 결승전이었다. 결승전 상대는 다니엘보다
약 10cm 가량 신장이 우세한 선수였다.
1회전 먼저 선취점을 내준 다니엘은
2회전부터 상대방 선수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오른발 압박으로 몸통 득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시작한
다니엘은 오른발로 앞돌려차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흐름을 가져왔다.
이어 3회전과 4회전에서 뒤후리기로 머리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리자 관객석에서 탄성이 나왔다.
상대방을 끊임없이 압박하며 점수차를 30점까지 벌려냈다.
상대방은 이미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체력이 바닥난 듯 보였다.
마지막 회전, 이미 승부가 결정났지만 전광판 시계가
멈출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는 다니엘이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소리가 장내를 울리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경기 내내 무표정과 인상 쓴 표정이던
다니엘은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보였다.
자신이 말한 자리에 앉았는지 확인하려는 듯
관중석을 이리저리 살피다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펄쩍펄쩍 뛰며 손을 흔드는 다니엘이었다.
땀에 젖은 머리가 다니엘이 뛸 때마다 함께 흔들렸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감독님의 회식 제안도 마다하고
우리에게 달려 온 다니엘은 무작정 고깃집으로 이끌었다.
한번에 서너점씩 집어먹는 모습이
정말 고프긴 고팠구나 느껴졌다.
“내 오늘 봤제! 봤나! 짱이지?”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외치는 다니엘이었다.
오늘만큼은 이해해주자며 다들 웃었다.
근육이 풀어지면 안되서 아직 술은 안된다는
다니엘 덕분에 아주 건전하게 고기만 흡입하고 있었다.
이제 또 합숙 훈련을 들어간다고 했다.
말이 그렇지 사실 지옥훈련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내 이제 진짜 못 볼기다.”
“헐... 그럼 이제 우리 티비에서 보는거냐???”
되묻는 성우에 다니엘은 입에
밥을 한가득 넣고는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못 본다니까 또 아쉽네..”
여주의 말에 다니엘은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보고싶어도 좀 참아라.”
“참아야 될 정도는 아니거든?”
여주는 괜히 틱틱대며 대답했다.
“우리 꼬맹이 내 없어도 잘 챙겨줘라. 알긋지.”
나머지 셋에게 말하는 다니엘이었다.
재환이 웃으며 또 뭐라 장난으로 받아치려는데
민현의 대답이 좀 더 빨랐다.
“그래. 우리,꼬맹이 걱정 마.”
| 그 날의 이야기 (feat.민현) |
물 속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좋았다. 이것 저것 고민하고, 계산할 것 없어서. 몸을 감싸오는 물의 촉감과 수영장 안의 알싸한 락스냄새까지, 질릴 법도 한데 아직 마냥 좋기만 했다.
하루종일 머리 속에 둥둥 떠다니는 얼굴 때문에 밤수영을 나온 이유도 있었다. 머리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서. 물에서 고개를 들고 빠져나와 수경을 벗은 민현은 수건으로 가볍게 얼굴을 닦아냈다.
활기를 띠는 낮과 달리 학교 안의 밤은 유난히 고요하다. 자취방까지는 꽤 걸어야했기에 민현은 발걸음을 부지런히 했다. 집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지나는데 저 멀리 두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아마 밤 산책을 하는 커플이겠지.
가까워지면 질 수록 익숙한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다니엘과 여주였다.
왜 인지 몰라도 몸을 숨겼다. 저 앞으로 걸어, 인사를 건네고, 자신은 집으로 향해야 했다. 그래야 했다. 그런데 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몰라도 여주가 울음을 터뜨렸고, 다니엘이 어깨를 감싸 등을 토닥여주었다.
민현은 가던 방향을 바꿔, 빙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잡생각을 없애려 한 운동이었는데, 훨씬 더 복잡해진 머리를 안고 가는 밤이었다. |
?
안녕하세요! 대낮에 뜬금없이 찾아온 포도블입니다
저번화에서 직진황에 다들 많은 댓글 남겨주셔서
뿌-듯했답니다❤️
오늘은 분량이 괜찮을걸까요...?
항상 마지막 마무리를 잘 못하겠어용 ㅠ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흑
본격적으로 삼각관계가 진행이 될 것 같죠? 과연..!
저번에 민현이 짤을 한번 넣어봤는데 다들 좋아해주셔서
앞으로도 종종 어울리는 짤들을 넣어보도록 하겠슴다,,
여주의 슬럼프(?)라고할까요, 이런 고민은 제가 사실 예체능
전공이기때문에 제 경험이 조금은 녹아있는 것 같아요..
잘 표현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글 올리면 댓글도 바로바로 달아주시고
부쩍 늘어난 신알림에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요즘 독자님들 답글 남기는게 제 낙이랄까요.. 헿
원하신다면 특별편도 한번 써보도록하겠슴다!
일단 산으로 가지 않도록 내용을 잘 진행을 하고요,,
그럼 이만..❤️
* 다니엘의 경기 부분은 태권도 경기 해설을 참고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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