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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넌 나의 트리거 10:낙화(落花) | 인스티즈 

 


 


 


 

[넌 나의 트리거 10:낙화(落花)] 



W. 살찐물만두



 

 























"야 최탄소 너 이거 먹을래?"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급식을 먹고 난 뒤 추워진 날씨 탓으로 산책은 포기하고 반으로 올라가려던 중 매점 근처에서 나오는 박지민과 정국이를 마주쳤다. 서로 매점에서 무얼 그렇게 한가득 샀는지 지민이 손에 들려있는 젤리가 보였다. 내가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았는지 지민이는 마주치자마자 나에게 권유를 해왔다.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어 받으려는 찰나, 옆에 있는 정국이가 유독 신경 쓰여 좀처럼 가까이 가지 못하고 우물쭈물해있었다.




"안 먹을 거야?" 



-네가 먹던 거는 안 먹을 거야 다른 거줘



"너 그런 거 신경 안 썼잖아 그러면 정국 이것 뺏어 먹어"



괜히 우물쭈물해 있으니 내 친구들과 이상하게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에 못 이겨 마음에 없는 말까지 튀어나왔다. 
사실 지민이와는 몇 년 지기 친구인데 서로 먹던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그 상황에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말해보았지만 상황은 내가 뜻하지 않게 흘러가버린다. 지민이는 더 이상 줄게 없다는 표정으로 정국이가 들고 있는 과자를 눈빛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안 그래도 요즘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정국이인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박지민의 저 순진무구한 얼굴이 얄밉기만 한다.




-됐어 갈 거야




계속 정국이 얼굴을 보기 힘들고 얄밉기만 한 지민이었기에 그냥 고개를 회계하며 돌아섰다. 과자 먹고 싶었는데, 


"네가 웬일로 주는 걸 마다해?"



"나도 거기서 좀 놀랐다 다이어트해?"



다시 반으로 향하고 있을 때같이 있던 두 친구 녀석들은 나에게 계속 물어본다. 예전부터 누가 과자를 주면 마다하지 않는 탓에 내가 됐다고 하니 적잖이 놀란 듯 보였다. 
이래서 사람은 큰 그림을 그리며 살아야 한다고 했던가.



-그냥 방금 밥 먹고 왔는데 과자 먹기에는 조금 그렇잖아



"야 되지도 않는 핑계 대지 마"



스스로 말하고도 나에게 너무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 뻘쭘해졌다. 그런 두 친구 녀석들도 알아챘는지 엄청 웃어댔다. 반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 엄청 날 보며 웃어댔다. 
하긴 두 친구 녀석들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했으면 나도 엄청 웃었을 것 같다. 


왜냐, 어울리지 않으니까









요즘에는 어울리지 않는 투성이들이다. 이제는 그것들을 털어놓고 놓아주어야 할 때이다. 한때 행복했으니까 즐거웠으니까 그것으로 이젠 만족해야 할 시간이다. 
나는 정국이에게서 멀어지고 그녀는 정국이에게 가까워지면 된다. 그게 어울린다. 





조금 씁쓸해진 느낌에 기분전환이라도 하고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들 중 하나를 골라 내가 좋아하는 그 장소, 그 자리에 앉았다. 
이 자리는 언제나 햇빛이 따스하게 든다. 정국이도 나에게 따스했었는데.
이 자리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눈을 떴을 땐 네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젠 그 일마저 내 깊은 감정 속에 숨겨두려고 해 너로 인해 깨어났던 감정들로 많은 걸 느끼고 생각했고 가지게 되었기에 정국이에게는 많이 고맙게 생각한다.





이 자리에 앉게 되니 지금까지 정국이와 함께 있었던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게 된다. 처음 운동장에서 보았던 모습에서부터 버스 잔액이 부족해서 나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왔던 날, 축구 경기 응원하러 간 뒤 의미심장한 문자도 모두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은 다시 한번 되새겨졌다. 
홀로 추억을 회상하며 애써 골라온 책의 첫 장을 펼쳐보지도 않은 채였다. 그러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안 자고 있네"






뒤 쪽에서 들려오는 간질거리고 낮으면서도 소년의 목소리가 담긴 익숙한 목소리. 분명 정국이였다. 점차 이 공간에 정국이의 향기로 채워지는 듯한다. 저 달콤한 목소리로 인해 공기의 색깔이 점차 변해지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이라도 뒤돌아서 서 있을 정국이의 얼굴이 보고 싶었으나 도저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국이의 발걸음 점점 가까워지는 들려왔다. 빠른 듯 느린 듯 적당한 보폭에 저 멀리 들려오는 여러 소음들은 이곳을 뚫고 들어오지 못했다.자연스럽게 책을 올리고 내 옆에 앉는 정국이였다.







"여기 오면 너 맨날 자고 있었는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정국이의 말에 놀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다. 







"이제야 눈 마주치네"



-... 아니, 그냥 좀 놀라서




마치 내가 고개를 돌리기 위해서였단 듯 돌리자마자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예쁜 정국이의 눈이 보였다. 그래, 내가 보고 싶었던 거야. 눈이 마주치자마자 햇살같이 따스한 웃음으로 나에게 건네는 말은 한없이 날 들뜨게 만들었다. 당황스러운 나는 무얼 핑계 대려고 하는 걸까 더듬거리며 말을 내뱉어 보았지만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미, 미안 나 먼저 가볼게





내 말이 끝맺음을 할 수 있도록 가만히 기다려주던 정국이에게 난 더 이상 당해낼 수 없어 황급히 자리에 일어섰다. 여기에서 무슨 대화를 더 나누고 무슨 감정을 가지고 해야 할지 스스로 너무 혼란스러워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정국이 얼굴을 마주 보며 그 순수한 미소를 세세하게 보며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야기의 주제 따위 상관없으니까 그냥 같이 있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기에 나는 빠른 걸음으로 도서관을 빠져나간다.













*




점심시간이 빠르게 흘러간 뒤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 참 짝꿍인 그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원래도 참 예쁜 얼굴이었지만 그날은 더욱더 예쁘고 기분도 좋아 보인 그녀였기에 문득 튀어 오른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녀에게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냐고 물어보았다.




"탄소야 나 진짜 정국이랑 잘 되어가는 것 같아"



그녀에게서 나온 정국이의 이름은 아무리 들어도 익숙지 않아 순간 멈칫했지만 다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왜?



"아까 도서관에 갔었는데 정국이가 서 있는 거야 그러다가 눈 마주쳤는데 이대로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정국이한테 책 추천 해달라고 했거든 진짜 엄청 떨렸어"



-잘했어 그래서 책 추천은 받았고?



"응 이거 추천해주던데. 자기가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다른 친구가 읽다가 잠들었더래 그래서 옆에서 읽었던 책인데 자는 친구 보느라 집중이 잘 안됐다고 내가 대신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그랬어 진짜 멋있지 않아?"





그녀가 자랑스럽게 내보인 책과 들려주는 말은 나의 가슴을 더욱 짓누른 듯했다. 그녀가 말하는 자는 친구는 나였고 내가 읽다가 잠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해 잠들었던 책이었다. 나 혼자만 기억하는 줄 알았는데 정국이도 기억하고 있다는 거에 대해 내 마음은 조여지고 사슬에 묶여져만 간다.




내 마음과는 반대로 그녀의 표정과 기분은 모두 들떠 보였다. 짝사랑하고 있는 상대방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일 테니까.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참 예뻤다.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것 같다. 나도 아주 잠깐이나마 그렇게 보였을까?





-... 책 재밌어 보인다 금세 가까워지겠네



"응 나 그래서 너무 좋아 얼른 책 읽을 거야"








그녀의 예쁜 웃음으로 나에게 말한 후 책의 첫 페이지를 열기 시작했다.
그녀는 첫 페이지를 열었고, 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다.










*



[방탄소년단/전정국] 넌 나의 트리거 10:낙화(落花) | 인스티즈 

 













"요즘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보일까?"



-아무것도 아녜요 죄송해요.



일주일에 한번 씩 찾아오는 동아리 시간 내내 집중하지 못하고 무언가 허공에 떠 있는 채 있으니 남준 선배가 결국 참다못해 나에게 물어왔다. 요 며칠 새 나에겐 즐거움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가끔 복도에서나 남준 선배를 마주쳤지만 예전처럼 장난을 치거나 하지 않아 남준 선배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한 모양이다. 
난 또 괜한 사람들에게 걱정만 끼치는 그런 아이이다.




"넌 너무 티가 나, 끝나고 거기로 와"



-.. 고마워요 선배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준 선배에게만큼은 모두 털어놓고 싶고 털어놓을 수 있다. 나에겐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며 든든한 선배였고 나의 멘토이기도 한 그런 남준 선배였다. 동아리 시간이 끝나고 난 후 나는 조용히 내가 좋아하는 그 장소로 향했다. 남준 선배에게 고민 상담을 부탁하여 정국이를 향한 마음을 처음으로 확인받았을 때의 장소로.





이곳은 참으로 조용해서 마음에 든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런 변화도 없기에 잔잔해서 나까지도 잔잔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 진작 이곳을 찾아오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남준 선배랑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일찍 이곳 벤치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이곳을 찾지 않았던 이유는 그것 때문이지 않을까? 항상 복잡한 생각에 빠지거나 하면 이곳과 비슷한 분위기의 공원을 정국이가 보여주었기에 발걸음은 이곳이 아닌 공원으로 향하였다. 스리슬쩍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게 해?"



얼마나 혼자 깊게 생각한 건지 남준 선배가 가까이 다가와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벤치 뒤에 서서 다정한 말투로 말을 걸어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선배 깜짝 놀랐잖아요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그보다 너 요즘 힘든 일 있어?"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저번에 나한테 말했던 아이 때문에 그래?"



-걔 때문이 아니에요. 그 아이는 진짜 아무 잘못 없는데 오히려 제가 너무 미안해요






남준 선배에게 말하면 말할수록 점점 울컥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꾹꾹 숨겨두고 눌러왔던 감정들이 한 겹씩 벗겨내듯 했다. 사뭇 진지한 얼굴로 가만히 내 얘기를 들어주는 남준 선배의 얼굴을 보니 결국 울음이 터졌다. 내 스스로도 왜 우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울지 않으면 도저히 마음속의 응어리가 뭉쳐 딱딱해져 나중에는 어떻게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지금은 잠시 남준 선배에게 투정 부리기로 했다.
울면서 말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정국이의 이름을 말해버렸기에 걔가 누군지 이제 남준 선배도 알아버린 걸 신경 쓰지도 않고 난 계속 이어갔다.










-어떡하죠 선배 전 아직 정국이를 좋아하는데 저는 걔랑 어울리지 않아요. 저따위 보잘 것 없는 애보단 그 예쁜 아이가 훨 잘 어울릴 거예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참지 말고 계속 울어도 돼 괜찮아 아무도 안 보니까"



-잠시나마 그런 생각했어요 걔도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나만 좋아하는 그런 짝사랑이 아니라 걔도 나를 좋아하는 그런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상상인 것 같아요



"... 조금 내 생각을 말하자면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그러나 지금 당장 난 탄소 네가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어떤 행동을 하던 난 그 모든 걸 도와주고 응원할 거야 그러니 맘껏 울어"



남준 선배의 따뜻한 위로로 나는 한없이 울었다. 그 많은 눈물들이 어디 숨어있다가 있었는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눈물 닦느라 내 소매는 이미 젖어있었고 나를 달래주면서 닦아주는 남준 선배의 소매도 모두 젖어있었다. 크고 따뜻한 남준 선배의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니 점차 진정되는 느낌이었다.

부풀었던 풍선의 바람이 빠진 듯 내 마음도 점차 줄어들면서 나는 안정을 찾아갔다. 모든 걸 쏟아 낸 붓고 나니 힘도 같이 빠진 듯 배가 고파졌다. 울고 난 후면 항상 부끄러움이 갑작스럽게 몰려온다는 게 문제였다. 울 땐 나중의 일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막상 나중의 일이 다가오면 내가 왜 울었지라는 생각이 지배해간다. 





-선배 너무 죄송해요 진짜 철없게 굴어서...



"신경 쓰지 마 내가 너보고 오라 했잖아 이제 좀 어때?"



-괜찮아진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쓸데없는 소리 많이 했죠?



"나는 네가 솔직하게 말해주어서 좋았어 또 이렇게 울고 싶어지면 나한테 와. 비록 그 정국이라는 아이만큼은 아니겠지만"



-정말 고마워요 이번에도 선배가 사람 하나 살렸네요



"그러네 이제 돌아가자"



남준 선배가 하는 모든 말들이 너무 고마웠다. 끝까지 나를 도와주는 남준 선배에게 어떻게 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작게 장난을 쳐보았더니 내가 그토록 좋아하고 달콤한 웃음을 지어 보인 남준 선배였다. 














*






요 며칠 사이 많이 진정이 된 나였다. 
예전처럼 정국이로 인해 그다지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젠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정국이와 친해지는 그녀의 모습을 볼 때면 완전히라곤 할 수 없지만 덜 동요하게 됐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 이랬으니까.
정국이와의 사이는 너무나도 애매했다. 오히려 아직까지도 내가 피하고 있다는 게 맞는 것 같다. 
도서관 때 마지막으로 정국이 얼굴을 본 게 다였다. 그때 이후로 몇 번인가 지민이와 함께 있으면서 눈이 마주쳤지만 내가 먼저 피하거나 자리를 뜨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너무 티 나는 게 아닐까 했지만 점점 이 행동들도, 일상들도 익숙해져갔다.




한쪽으로 들으면 한쪽으로 흘러나가는 수업을 듣다가 책상 안쪽에 넣어둔 핸드폰에서 작은 진동이 울렸다. 다행히 수업 분위기는 조용하지 않아서 들키지 않았지만 무음일 줄 알았던 나였기에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또 쓸데없는 알림 들 탓이겠지 시어 무음으로 돌리려고 했지만 나의 눈을 사로잡는 문자 하나가 보였다.







'복남이: 오늘 같이 가자 할 말 있어'








한동안 아무런 연락조차도 하지 않았기에 정국이 이름도 바꿔야 한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복남이라는 익숙한 이름 속에 단호하게 쓰여 있는 문장들. 내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진 듯하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피해왔는데. 내가 너 얼굴 보면 또 흔들릴까 봐 안 보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너는 이렇게 서슴없이 다가오려고 한다.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 다시 한 번 더 문자를 확인했지만 똑같은 발신자와 똑같은 문자 내용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이구나 싶어 혹여나 그녀가 보기라도 할까 무음으로 돌려놓은 채 책상 깊숙이 넣어놓았다. 답장도 하지 못했다 아니한다고 해도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알았어라고 말하기에도 조금 석연치 않고 싫다고 하기에는 마땅한 이유조차 없었다. 순식간에 내 머릿속은 정국이로 가득 채워졌다. 불안했고 두려웠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내 문제였고 나만이 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학교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기도를 할 뿐이다.









영원히 안 끝났으면 하는 학교가 결국은 끝이 났다. 평소 같았으면 일찍 교실문을 나섰겠지만 오늘따라 발걸음이 쉽게 떼이지 않는다. 천천히 교실을 나서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꽤나 늦게 나온 탓인지 학생들로 붐빌 줄 알았던 버스정류장은 한가했고 정류장 구석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익숙한 한 남자아이가 보였다. 
터벅터벅 걸어가며 그 남자아이 옆에 조심스럽게 앉았지만 얼굴을 쳐다볼 순 없었다.





"이제 가볼까?"



-... 늦어서 미안해






딱 봐도 늦게 나온 게 보였을 텐데 나에게 화나 불평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은 정국이였다. 오히려 화라도 내면 좋을 텐데 아무 일 없단 듯이 나에게 가자고 말하는 정국이에게 더더욱 미안해졌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탄 후같이 앉으면서 갔지만 무언가 우릴 짓누른 듯했다.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냥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정국이도 무슨 생각을 그렇게 깊이 하는 건지 가는 동안 내내 창밖을 쳐다보며 앞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 나 또한 바닥에 시선을 두었고 우리 둘은 가는 내내 말 한마디 없이 갔다.





버스에서 하차한 뒤 우리는 누가 먼저 말할 것도 없이 그 공원으로 향하였다. 정국이가 나에게 알려준 후 두 번째로 같이 오는 공원이었다. 공원은 여전히 사람이 없었고 조용하고 조금 어두웠지만 나는 그게 더 안심이 됐다. 우리 둘의 공기와 잘 어울렸으니까. 한참을 같이 걷다가 정국이가 우뚝 멈추었다.
버스에서부터 지금까지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던 나였기에 내가 보이는 건 멈춰 서있는 정국이 발뿐이었다. 







"탄소야"






낮고 다정하지만 어딘가 거역할 수 없는 그런 목소리 울림이었다. 분명 정국이 입에서 내 이름이 불려 나왔지만 어째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나 좀 봐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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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살찐물만두 입니다! 이번 10번째 이야기는 조금 빨리왔죠?
방학을 하니 시간이 널널해져 정말 빠르게 쓸 수 있었어요! 시간이 되면 최대한 글을 쓰려고 노력했어요! 이제 늦을 이유가 없으니까 진짜 독자분들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도록 할게요! 곧 있으면 제가 쓰고싶었던 장면이 나오네요! 사실 이 글을 처음 쓰고자 할 때도
조각조각 써놓았던 장면들이 몇개 있었어요. 그 장면들을 쓰고자 싶어서 글을 쓰게된 이유도 있기도 하구요
그리고 기쁜소식을 제가 들고왔습니다(총총)

독자여러분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방탄소년단/전정국] 넌 나의 트리거 10:낙화(落花) | 인스티즈 

 


 

초록글에 올랐다고 하는 쪽지를 받고 깜짝 놀라서 들어가봤는데 진짜 올라있더라구요. 

저번에도 한번 받았었는데 제가 들어갔을 땐 이미 내려가 있어서 보지 못했지만 잠깐이라도 오른거에 대해 정말 감사드렸는데 

이번에도 또 오르게 돼서 너무 감사드려요. 너무 믿기지 않아서 계속 새로고침했었던 것 같아요ㅋㅋㅋ 너무 감사드려요 

이런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표현을 어떻게 더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빠르게 11화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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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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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물만두
감사합니다!! 사실 여기서 끊을까 말까 많이 고민했는데 끊길 잘한 것 같아요!! 다음 화 빨리 들고 올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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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ㅜㅜ 오늘도 재미있는글 잘읽었어요!!
왜 이렇게 잘 끊으십니까 ㅜㅜ 다음 편 기다리고 있을게용 !! 다음 내용 너무 궁금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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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물만두
감사합니다ㅠㅠ 꾸준히 이렇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다음 화 최대한 빨리빨리 들고올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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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3.70
드디어 제대로 만나네요...
어서 빨리 이 고구마를 벗어나게 해주세요 작가님!!!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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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물만두
아이규ㅠㅠㅠㅠㅠㅠ 고구마 답답이 많이 답답하시죠ㅠㅠㅠ 사이다 한 잔 크으 하고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다음화 기대해주세요 빨리 들고올게요!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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