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헤어집시다, 우리 (부제: 잔혹한 여행) 1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9/8/49858ca0895622ceca9d4b27582cf90c.jpg)
![[EXO/징어] 헤어집시다, 우리 (부제: 잔혹한 여행) 15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c/5/dc552e01fabed4047cbc51e83da5f353.jpg)
Various Artists - Empty Heart (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ost)
더 아프기 전에,
더 상처 받기 전에,
그만... 헤어집시다, 우리
[EXO/징어] 헤어집시다, 우리 (부제: 잔혹한 여행) 15
견딜 만 한 것 같다. 고 생각했다.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시간이 날 때면 티비를 보기도 했고, 스케줄 때문에 바쁘지만 자주 찾아오는 준면과 찬열, 다른 멤버들과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서로 놀리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 같았다. 연애.사랑.이별. 그 끝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였을까. 병원에 입원한 지도 꽤나 되었다. 상처들은 조금씩 희미해져갔고 꾸준한 재활치료로 다리는 이제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그래, 시간이 벌써
이만큼이나 흘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는데 그것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타인들의 세상에서 내 세계만 홀로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무감각의 세계에 홀로 고립되어 있는데도 시간은...흘렀다...
" 어머, 징어 씨 울어요? "
갑자기 느껴진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매 시간 찾아오는 간호사 언니였다. 놀란 눈으로 마주해오는 시선에 문득 정신이 들었다. 그제서야 느껴졌다.
볼 위로 열기를 머금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문득, 시야가 흐릿해졌다. 눈 앞을 가리는 뿌연 안개더미. 나는 울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떨어진 눈물에 당황스러웠다.
" 일어나."
팔을 이끄는 손길에 정신을 차렸다. 찬열의 무표정한 시산이 맞닿아왔다. 징어가 주춤거리며 침대 끄트머리에서 일어났다.
간호사가 다가오더니 침대 이불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
그러고보니,
벌써,
" 집에 가야지."
퇴원날이였다.
*******
아직 밥 안먹었지. 찬열을 따라 들어간 곳은 룸 형식으로 된 레스토랑이였다. 사실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지만 걱정할 찬열을 생각해서 함께 들어왔다.
레스토랑은 조용했고 찬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문득, 루한과 함께 먹었던 파스타가 생각이 났다. 토마토 파스타인줄 알고 주문했던 파스타가 알고보니
칠리 파스타여서 먹는 내내 둘다 물을 수십잔은 마셨었는데. 루한...잘 지내는 걸까. 분명 이별을 고한 것은 자신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루한이 보고싶었다.
" 오징어."
찬열이 탁 소리나게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 ....응? "
징어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찬열을 바라보았다. 찬열은 징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너는...루한과 헤어졌다고 했다. 서럽게,울면서,나에게.
내 품에 안겨 울던 네 모습이 생각났다. 한바탕 울다 지쳐 잠이 든 너를 보면서, 나는 어땠을지. 너는 감히 짐작조차 못 할거야. 너는 그 날 이후로 매 순간 다른 곳에
있는 사람처럼 굴었다.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늘었고, 매 시간 챙겨먹던 식사는 거르는 빈도가 잦아졌다. 너는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 보였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 우리 이만 갈게. '
' 응, 잘가요. 오빠. 너희도 고마워.'
' 징어누나 빨리 나아여. 또 올게여. '
.
.
.
.
' 아, 형 나 징어 병실에 휴대폰 두고 왔다.'
' 어휴, 박찬열 칠칠맞게. 일층에 있을테니까 빨리갔다와.'
.
.
.
.
' 오징어는 티비보고 있으려나....'
- 달칵
' 오징...어..'
' ...흐으..흐윽...흡..'
' ......... '
나와 멤버들이 너에게 다녀갈 때면, 우리를 밝은 웃음을 배웅하고 뒤돌아 이불속에 웅크린 체 울음을 터트리는 너를.
" 찬열아, 왜 그래? "
찬열이 이를 악 물었다. 너는 늘 괜찮다고 말하지.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웃고. 나는 알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루한을 생각하고 그리워 하고 있을 너를.
그런 너를 알고 있으면서도 너를 놓지 못하는 나를. 우리 둘 중에 더 아픈 쪽은 나일까, 혹은 너일까.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지만 너는 내게 너무나도
먼 사람이다. 너에게 다가가려 할 수록 너의 가시가 나를 찌르고, 너에게 깊어갈수록 마치 물에 잠겨가는 것 마냥 숨이 차오른다.
그래도, 아무래도, 좋다.
네가 나에게 독이된다고 해도,
아무리 수십번 다시 생각해보아도,
" 오징어. "
" ......... "
" 우리, "
"......... "
" 연애할까. "
어쩔 수 없이 너다.
" ..........."
징어가 포크를 내려놓았다. 마주쳐오는 시선을 불안한 눈동자로 바라본 징어가, 이내 입꼬리를 올려 어색하게 웃었다.
" 찬,찬열아. 무슨 그런 장난을 쳐. "
누가 들으면 네가 나를 좋아하는 줄 알고 착각하겠다. 하하.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징어를 바라본 찬열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 좋아해. "
물잔을 집으려던 징어의 움직임이 멈칫했다. 징어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지, 멈춰춰. 찬열에게 부탁이라도 하는 듯이. 찬열은 애초에 들어줄 생각 없었다는 듯,
그대로 말을 이었다.
" 좋아해."
" .....찬열아. "
" 스무 살 때, 너 처음 봤을 때 부터 좋아했어. "
" ..차,찬열아. 나,는. "
" 단 한순간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 없어. "
" 찬열아. "
징어가 입술을 깨물었다. 저를 안아주던 찬열의 품이 생각났다. 가끔씩 지어보이던 지친 미소가 생각났다. 저를 향해 모진말을 내뱉으며 잔뜩 괴로워 하던 얼굴이 떠올랐다.
너는,나를,좋아했구나, 내가 너를 좋아하는 감정과는 다르게.
친구. 찬열. 사랑. 그리고 루한.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찬열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찬열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였다. 단지, 사랑의 속성이 다를 뿐이다.
찬열은, 의지할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다. 그를 잃을 수는 없었다. 찬열 마저 잃는다면 무너질 것 같았다.
" 찬열아...나, 힘들어. "
" ........ "
" 너까지...이러지 마. "
간절하게 말하는 징어의 목소리가 점점 젖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찬열이 아랫입술을 짓이겨 물었다. 찬열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목이 아팠다.
" 나 너 좋아해. "
" ....찬열아, 제발. "
" 그리고 그건, "
" ....... "
" 루한 잊는데 나 이용해도 좋다는 소리야. "
" ..박찬열! "
" 그런 식으로라도 좋으니까, "
" ....... "
" 나한테 와라, "
" ....... "
" 징어야. "
" ......... "
마지막 말을 하는 찬열의 목소리가 떨려오는 것 같다고 느꼈다. 물기어린 눈으로 찬열을 바라보던 징어가 이내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내가, 너한테, "
" ...... "
" 어떻게, 그래. "
징어가 마지막 말을 내뱉고는 식당을 빠져나왔다. 택시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무작정 걸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차올랐다. 대충 눈가를 비비며 걸음을 빨리했다.
점점 흐느낌이 새어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거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차오르는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마음같아선,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싶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
정처없이 걸었더니,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집 앞 골목에 도착했다. 완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다리가 시큰거리는 것 같았다. 무거운 몸이, 지치고 힘들었으나
그것보다는 마음이 더 괴로웠다. 대문을 향해 걸어가려는 찰나, 집 앞 가로등 밑에 서 있는 실루엣을 발견한 징어가 걸음을 멈추었다. 실루엣이 점점 가까워졌다.
" 루,한..오빠. "
징어가 주먹을 쥐었다. 마주한 순간, 쿵 하고 돌덩이라도 떨어진 것 처럼 가슴이 무거웠다. 징어가 떨리는 두 손에 힘을 주었다.
모질게 끊어냈다. 이제와서 흔들려서는 안되었다.
" 왜, 왔어요? "
말을 내뱉는 징어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웠다.
" ...잘, 지내는지..얼굴이라도 보고싶은데, 너 언제 퇴원하는지를..몰라서요.."
루한이 힘 없이 미소지었다. 징어가 눈썹을 찡그렸다. 언제부터, 얼마나, 기다린걸까. 잠시간 감겼다가 뜨인 징어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다.
징어가 힘주어 내뱉었다. 어쩌면, 모질게도 들리는 것 같았다.
" 그게 왜 궁금한대요. "
" 징어야. "
"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
" ........ "
" 나, 오빠 한테 상처 준 사람이예요. "
" ....... "
" 그러니까, 그러니까...날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지 말아요. "
" ....... "
" 우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내뱉은 말이 화살이 되어 저에게 꽂히는 것만 같다. 루한을 향해 말을 할 수록 자꾸만 제 가슴이 아려왔다. 마주한 루한이 잔뜩 상처받은 얼굴을 했다.
" 그렇게, 나쁘게, 말, 하지..마요.. "
루한의 목소리가 떨렸다.
" 나, 아파요, 징어야. "
띄엄띄엄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뱉어진 루한의 말들이 귓가로 고스란히 내려앉았다.
" 오빠가 아프던 말던, 나와는 더이상 상관 없는 일이예요. "
징어가 두 눈을 꼭 감고 모질게 소리쳤다. 우리의 이별이 남긴 미련의 끈을, 루한이 끊어버리지 못한다면 나라도 끊어내야한다.
징어가 마지막 말을 내뱉고는 루한을 지나쳤다. 대문이 소리내어 닫힐 때 까지, 루한은 미동도 않은 체 서 있었다.
********
" ...흐으윽...흐으.. "
방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문에 기대어 주저앉은 징어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매일을 그리워했던 얼굴이였다. 왜 이렇게 말랐어요..
좋은 것들 많이 먹고 건강하게 잘 지냈어야지, 왜, 이렇게... 잘 지내지 못했어요. 힘든 건 모두 내 몫이기를 바랬다. 저가 먼저 끊어낸 만큼, 못되게 루한을 상처입힌 것은
저였으니까. 루한은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랬다. 아픈거죠. 나만큼.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든거죠. 그러지마요, 힘들어하지 말아요.
지쳐 있는 루한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루한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따뜻한 그의 품이 그리웠다.
" 흐윽...흡... "
미련은, 왜 이렇게 끊어내기 힘든 걸까.
' 나 너 좋아해. '
' 그리고 그건, '
' 루한 잊는데 나 이용해도 좋다는 소리야. '
문득, 찬열이 생각났다. 징어가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를 꺼내고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목록을 넘겨갔다.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잘 안다.
찬열에게 감히 짐작조차 못 할만큼의 상처가 될 행동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찬열의 목소리가 울렸다.
찬열아.
" 갈게. "
미안해.
" 너한테, 갈게. "
그 때의 나는, 이별의 고통에 약해져있었고 끊어지지 않는 미련을 감당하기엔 지쳐있었다.
| ♡ 암호닉 ♡ |
피자 님/ 형광팬 님/ 루루 님/ 김치만두 님/ 요지 님/ 지우개 님/ 씅 님/ 불낙지 님/ 만두 님/ 준짱맨 님/ 크림치즈 님/ 찡 님/ 비타민 님/ 원주민 님/ 치킨 님/ 라바 님/ 슈밍 님/ 민트초코 님/ 양념 님/ 소고기돼지고기 님/ 진리 님/ 히동 님/ 뽀또 님/오이지 님/ 파파야 님/ 한나두울세엣 님/ 잇치 님/ 별똥별 님/ 이리오세훈 님/ 로운 님/ 6002 님 / 그린티라떼 님/ 곰돌이 님/ 카메라 님/ |
암호닉 빠지신 분 꼭 말씀해주셔요 !!
+) 사담
과거편 3분의 2정도 달려왔네요. 아,오늘 두편을 더 올려야 할 것같은데...가능할까요 .( 먼산 )
과거를 끝내고 현재를 전개할지 다음편에 현재를 전개해야할지 고민됩니당.
제가 사실,,,,,,,,모,,태,,solo,,,,,,라서,,,(눙물) 몇년 산인지는 비밀......흑...오래됬어여..
이별의 심리를 잘 몰라서, 되게, 음, 심리묘사가, 기빨리네요,
Lu ㅎ r Nee? 나에게 이별의 심리를 알려주지 않갔어? ^^^ 넝담~ㅋ
많은 분들께서 부제와 관련한 댓글들을 많이 남겨주셨는데요. 부제는 전체적인 편의 분위기를 나타내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굉장히 동떨어진 단어처럼 보일 수 있어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편에 나타난 분위기나 인물들의 모습을 알 수 있습죠.
이번편의 부제, 잔혹한 여행입니다.
그러나 읭? 여행? 아무도 안갔는디?
하실 수 있으세요..벗, 지금의 상황 등장인물 모두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현재의 상황을 여행에 빗대고 싶었습니당.
...뿌읭..☆★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현재 신세계에서 다이소 잡겠다고 낸 브랜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