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양반가 4대독자 김태형 X 과부 너탄 4장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1/11/20/6297d90b736d0e498b5c1125a7ded79b.jpg)
양반가 4대독자 김태형 X 과부 너탄
4장
술에 취해 달달한 말을 내뱉던 남편이 얼마안가 잠에 들었고, 탄소는 생각이 많아졌다. ‘몸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다.’라.. 무슨뜻일까. 분명 아까까지 들었던 연모한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럼 전에 저를 때리고 미워하던 행동은 뭐일까.
2년 전에 우리는 서로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혼인을 한다는 소식에 기뻐 어쩔 줄 몰랐었다. 하지만 혼인을 하기 며칠 전부터 남편의 태도가 바뀌었다.
*
2년 전, 약주 심부름으로 인연을 튼 후, 저는 항상 연꽃을 보러 간다는 핑계로 종종 연마을에 갔었다. 실제로 하루하루 점점 커지는 꽃봉오리들이 신기해서 가는 것도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도련님을 뵈는 것이었다.
“또 오셨습니까?”
김 영감 댁을 흘끔거리며 연못 앞을 서성이다보면 도련님께서 나와서 늘 이렇게 묻곤 했는데, 그럼 저는 볼이 붉어져서는 늘 ‘연꽃 보러..’ 라고 대답했었다.
“항상 오기 번거로우실텐데, 힘들지 않으십니까?”
“네, 이 예쁜 장관을 보면 힘든 것이 싹 씻기는 것 같아서 괜찮습니다.”
“연꽃을 좋아하시나 봅니다. 아직 다 피지도 않았는데.”
“..예.”
좋아합니다.
탄소는 항상 입안에 머무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삼켜야했다. 몇 번이나 봤다고 감히..
하지만 그 마음은 하루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커져만 갔다.
“아가씨!!”
“어, 탄소야!”
김 영감 댁 아가씨와는 금방 친해졌다. 제 또래의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것이 낯설어서 처음엔 힘들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니 저가 더 적극적으로 변하였다.
아가씨와 대화를 나누고, 자수를 놓고, 산책하는 것도 좋았지만, 사실 마루에서 글공부를 하는 도련님을 보는 것이 제일 큰 낙이였다.
늘 댁에 방문하는 것이 큰 실례임을 알지만, 워낙 다 잘해주셔서 눈치 따윈 잊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아가씨께서는 저에게 뭐든 배우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 이유로 김 영감님 댁에 더 자주 갈 수 있게 되었다.
핑계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탄소야, 너는 어쩜 그렇게 수를 잘 놓니. 나도 알려주라.”
“에이, 아니에요. 잘 놓지는 못하는데..”
“에이, 그러지 말구우.. 꽃 놓는 법이라도 좀 알려줘. 응?”
아가씨는 제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닌 것들까지 제게 배우고 싶어 했다. 수를 놓는 것이나 바느질을 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듯 보여도 막상 제게 배울 때는 눈에 불을 켜고 따라하곤 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저도 모르게 더 챙겨주고 싶어졌다. 저보다 두 해나 위인 언니를.
그러다가 어느 날은 아가씨가 잔뜩 상기 된 얼굴로 제 집까지 온 적이 있었다. 마침 연마을로 갈 채비를 하고 있던 터라 담장 밖에서 저를 다급하게 불러오는 소리에 바로 달려나갈 수 있었다.
“아가씨, 어쩐 일로 저희 집까지..”
“탄소야. 나, 연모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
“예에..?”
“저어기 마을 입구에서 조금 지나면 나오는 큰 집 알지? 거기가 우찬성 댁인데, 그 집 도련님의 미모가 하늘의 별을 빼다 박은 듯 아름다워서 눈이 멀 뻔 했어.”
“그 정도로요..?”
“응, 내 또래 아이들이 하도 찬양을 하고 다니기에 잘생겨 봐야 얼마나 잘생겼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저번에 그 댁 앞을 지나가다가 눈이 마주치고 난 후로는.. ”
“후로는?”
탁-
“깜짝이야..”
“연모하게 되었지. 아주 진지하게.”
상까지 소리나게 탁 쳐가며 진지한 눈빛으로 심오하게 말 했던 아가씨는 그 날 이후로 때때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는 우찬성 댁 도련님 얘기를 하기도 했다.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들뜬 목소리가 저를 부를 때면, 아가씨의 얼굴을 뵙기도 전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실까 하는 설렘이 마음속에 피어오르기도 하고 그 설렘은 머지않아 자리에 앉기도 전에 급하게 시작되는 아가씨의 이야기에 기쁨으로 바뀌었다. 한없이 맑은 미소를 띄고서 쉬지않고 말을 이어가는 아가씨의 모습은 저의 마음속에 기쁨을 만들어내기엔 딱이었다.
한껏 상기된 얼굴로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듯,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듯 이야기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았기 때문이었을까.
사랑에 빠지면 모두가 그런 것일까.
“오늘은 도련님께서 나를 보고 웃어주셨다!”
“와- 진짜요?”
“응! 내가 담장에서 몰래 보고 있었는데, 눈이 딱 마주친거야. 그래서 숨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럴 틈도 없이 나는 숨을 거둘 뻔 한거지.”
“숨을 거둘 뻔 하셨다고요? 조심하셔야죠 아가씨! 대체 어쩌다가,”
“아니아니, 그 분의 미소를 보고 심장이 멈출 뻔 했다는 거지.”
“....아-.."
“근데 옆에서 같이 몰래 보고 있던 계집애들이 글쎄 자기네들 보고 한거라잖니, 참 나, 어이가 없어서, 딱봐도 나한테 웃어주신 거였단 말이야. 걔네는 한참 옆에 서있었고 나만 도련님 시선이 닿는 곳에 있었는데, 무슨.”
“하하, 아가씨께 질투가 나서 그런가봐요.”
“그렇겠지? 하, 내 님은 너무 인기가 많단 말이야..”
아가씨는 종종 우찬성 댁 도련님을 내 님이라고 부르곤 하셨는데, 아직 교제하지시도 않는데 왜 내 님이라고 부르시느냐고 물었다가 다른 계집들은 더 야시꾸리한 말도 한다며 너도 연모하는 상대가 생기면 뭐든 하고싶을 것이라고 말하시곤 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아가씨의 마음을 더욱 이해하기 시작했다.
“탄소야.”
“아, 도련님.”
“매번 마을을 왕래하는 것이 힘들텐데도 항상 지친 기색이 없구나.”
“늘 홀로 걸어다니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이 마을에 들어오고 나면 이상하리만치 개운하고 즐거워져요. 걸으며 연꽃을 보면 씻은 듯 몸이 가벼워지고, 영감님 댁 대문이 보이면, 오늘은 아가씨께 뭘 가르쳐 드릴까.. 아가씨께서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해 주실까..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죠, 그리고.. ”
사실 걸어오는 내내 도련님을 뵐 생각에 힘든지도 잘 모르겠던걸요.
“.. 그리고?”
“하하, 아무래도 저희 마을이 딱히 자랑할 게 없어서 그런지 여기가 더 좋아요, 아가씨같은 좋은 말동무도 계시고요.”
“음- 말동무-”
“그럼 저는 이만..”
“탄소야,”
“예?”
“그 말동무 말이다, 이제부턴 내가..”
“탄소야!!!!”
“아.. 아가씨께서 급하게 부르셔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
“괜찮다. 이따가 다시 말 할테니 우선 들어가 보거라.”
“탄소야!!! 어서 들어와!!!”
“..네, 아가씨!”
아가씨를 이유로 이 댁에 자주 들락날락 하다 보니, 도련님께서는 자연스레 제게 말을 트셨다. 좋아함을 인정하고 나니 도련님을 마주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고 벌게지는 것이 느껴졌고, 그렇기에 곧 시선을 피하거나 괜히 다른 곳으로 가 몸을 숨기기도 했다. 들켜서는 안 돼.
그렇기에 오랜 대화는 바라지도 않았다. 오며 가며 안부를 묻는 짧은 말이라도 저에겐 충분했다. 아가씨께서는 항상 내 님과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밤새도록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시는데 저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조그만 시선에도 금세 낯이 붉게 물들어버리는데.
그 날은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간 듯 했다. 집에 갈 채비를 하니 다른 때와는 다르게 밖이 조금 어두워져있었다. 해가 지는 줄 모를만큼 아가씨와의 대화는 즐거웠다. 아가씨와 함께 방 밖으로 나오니 평소에는 아무도 없어야 할 마당에 도련님께서 우두커니 서 계셨다.
내가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종종 도련님의 공부시간과 겹쳐 얼굴을 못 뵈고 가는 날이 많아 늘 아쉬웠었다. 공부를 하지 않으시는 날엔 마루에 앉아 계시다가 웃으며 조심히 가라는 인사를 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늘 아가씨께서 배웅을 해 주셨는데, 그 날은 시간이 늦어서인지 도련님께서도 같이 배웅하려고 나오신 것 같았다.
“탄소랑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안됩니다. 날이 어두워져서 얼른 집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치, 탄소야?”
“잠깐이면 된다!”
“...”
“잠깐도 안 되는 것이냐...?”
“...에휴, 그럼 나는 들어갈테니 탄소는 오라버니랑 조금만 얘기하고 조심히 들어가. 너무 늦지 말구.”
“..예 아가씨 다음에 뵈어요.”
아가씨가 방으로 들어가신 뒤에도 한참을 말이 없이 바닥만 보고 계시던 도련님은 제가 헛기침을 하자, 그때서야 땅을 보던 눈을 거두고 제게 눈을 맞춰왔다. 늘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두 뺨이 붉어진 채로.
“저, 탄소야.”
“예.”
“그.. 아까 낮에 말한 말동무.. 말이다, 그거... 나도.. 하면 안 되겠느냐...?”
“...예?”
“나도 너랑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 말이다. 왠지 잘 통할 것 같달까... 아, 암튼 이제부터 누이하고만 놀지 말고 나랑 이야기를 나누자 이거다. 알겠지?”
“..왜...”
“...치,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싫으면 안 해도 되지만, 그럼 좀 섭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저야말로 말동무가 더 생기면 좋은 일이지요...”
싫을 리가 없었다. 그 뒤로는 항상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점차 대화하는 순간이 길어지다 보니 나중엔 마냥 떨리기보단 제가 더 적극적이게 나서는 순간도 많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도련님의 바람대로 정말 많이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가끔은 아가씨 몰래 둘이 뒷산으로 도망을 가기도 하였고, 하고싶은 이야깃거리가 많은 날에는 저의 집 쪽으로 함께 걸으며 밤공기를 마실 때도 있었다.
그 때마다 제 심장은 주체할 수 없이 뛰었고 볼도 발그레 해 졌지만, 꼭 그런 느낌이 들 때 마다 도련님을 쳐다보면 도련님 역시도 볼이 붉게 변해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
그랬던 우리였는데,
좋았던 우리였는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 화괴입니다!! |
4장과 5장은 여주 과거 이야기가 주로 나올 것 같아요. 빠른 시일 내에 5장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암호닉 신청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 분들께는 나중에 따로 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꼭 챙겨드릴 예정이에요.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것 덕분에 항상 힘이 나서 더 글을 열심히 쓸 수 있는것 같아요. 제 글 읽어주시는 분들, 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더욱 분발하는 작가 되겠습니다!! |
| ♥♡감사한 암호닉분들♡♥ |
옴뇸뇸 / 핫초코 / 공백 / 2412 / 설 감사합니당!☆ |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방탄소년단/김태형] 양반가 4대독자 김태형 X 과부 너탄 4장 8
7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속보] 이대통령, 촉법 소년 연령 하한 논의 지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