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므파탈 유혹하기 02
w. 리미
현재 시작 4시 30분. 김종인은 다섯시 쯤에 도착한다고 했다. 촬영장의 거의 모든 여자 스태프들이 질끈 묶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뭔가를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대기 시작했다. 고작해야 삼십분 정도 밖에 못 볼텐데. 헐, 저 사람은 옷까지 갈아입었어. 대박, 원피스 입은것 좀 봐. 평소엔 눈꼽도 제대로 안 떼고 다니더니. 렌즈 꼈나? 눈알은 또 왜 저렇게 커, 으악 징그러.
"경수야!"
"엉?"
"커피 좀 사와라. 아니아니 오늘은 그린티 프라푸치노로. 알지? 내가 어떻게 먹는지! 요, 켱수? 그란데 사이즈에 자바칩 반은 갈아넣고 반은 통으로 올려서 휘핑은 드음-뿍! 요, 그게 바로 스벅의 진뤼."
"자제좀. 토 나올것 같아. 브이질 하지마, 제발 나이 좀 생각해 형. 나 오늘은 못가."
"씁. 형 바쁘다, 빨리 빨리. 자, 여기 멤버쉽 카드"
"아 김종인 곧 온다면서! 보고 갔다올께!"
"너 자꾸 뻐기면 김종인 얼굴 보기도 전에 아웃이다, 앙?"
"아씨, 빨리 카드 줘!"
"경수야-"
"왜!"
"까먹었다 참, 카라멜 드리즐도 잔뜩!"
"시끄러!"
뿨킹 김준배. 다시 불러세우길래 가지 말라고 할줄 알았더니 카라멜 드리즐은 무슨, 놀고 자빠졌네. 그냥 아무렇게나 주문해야지. 어짜피 김준면은 뭘 갖다줘도 모르고 잘 먹는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지가 마치 뉴요커라도 된것 마냥 까다롭게 주문해대지만. 카드를 손에 꼭 쥐고 빠르게 달려나갔다. 스벅은 여기서 멀지만 빨리 갔다오면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중딩때 나름 반 대표 계주로 이름도 날렸다. 지금은…뿨킹 뱃살…흡.
"그란데로 녹차 프랍 하나요! "
"추가사항 있으십니까?"
"아뇨, 그냥 주세요."
진동벨을 들고 제일 가까운 자리에 가서 앉았다. 기다릴수록 기분이 초조해졌다. 진동벨을 계속 쳐다보면서 다리를 달달 떨었다. 아, 어떡해. 벌써 왔다 간거 아니야? 물어뜯던 손톱이 거의 뽑힐때 쯤에야 진동벨이 부르르 울렸다. 주문하신 그린티 프라푸치노 나왔습니다. 순식간에 프랍을 낚아채고 뚜껑을 아무렇게나 우겨 닫고는 촬영장을 향해서 달렸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무단횡단도 서슴치 않고 마주오는 자전거에 헤딩할 위험도 몇번 겪으면서 전광석화처럼 쏜살같이 달렸다. 뚜껑을 느슨하게 닫았는지 걸죽한 프랍이 자꾸 손가락 위로 흘렀다. 끈적끈적한거 싫은데, 나중에 손 씻으면 되니까 뭐. 혹시라도 옷에 흘러내릴까봐 앞으로 나란히 하는것처럼 무슨 호구같이 프랍을 들고 뛰었다. 첫 만남에 먹을거나 질질 흘리고 다니는 바보처럼 보인다면 fail.
어? 갑자기, 내 앞을 가린 검은 인영. 나는 피할새도 없이 순식간에 그 앞으로 자빠졌다.
"으악! 엄마야!"
"……………"
보기좋게 그 사람위로 넘어졌다. 남자인것 같은데…. 마주 오던 사람의 어깨에 얼굴을 제대로 헤딩했다. 콧대 낮아지면 어떡하지, 안 그래도 낮은데. 감은 눈을 살짝 떴다. 검은색 코트위로 프라푸치노가 몽땅 쏟아졌다. 코트 위로 선명하게 대비되는 연두색이 눈에 선명했다. 젠장, 망했다. 형한테 들을 잔소리, 저 사람 세탁비. 옷은 또 왜 저렇게 비싸보이는건데! 왕창 깨질 내 통장을 상상하며 낙담했다.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봤다. 어라…? 촬영장이네? 김종인 갔나? 왜 다들 날 보고 있는거지? 뭐지, 이 상황은?
"겨…경수씨……어떡해…."
아까 김종인이 온다며 샤랄라한 원피스를 입고 오던 누나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내 옆을 가리켰다. 그 손가락을 따라 자연스럽게 내 고개가 돌아갔고…
"무거우니까 비켜."
그 시선의 끝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종인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암호닉 받을께요! 외전 포함 텍파 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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