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먹고왔어? "
" 응. "
" 피곤해보인다. 목도 많이 잠겼어. 잠 못잔거야? "
" 아니. 잘잤는데. "
" 어디 아픈건가 그럼? 날씨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걸린거 아냐? "
" 전혀. 멀쩡해. "
나한테도 질문 좀 해줄래.. 전용의자에 앉아 제 물음에 쳐다도 보지않고 대본을 휙휙. 넘겨가며 대답하는 아인을 중기는 잔득 맥빠진 얼굴을 하고 쳐다보았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문자를 주고받고 촬영장서 쉬는시간에 얘기하는 시간이 조금씩.조금씩. 길어지는것에 정말 두 발이 땅에서 둥둥 떠다녔건만 이제 더 많은것을 바라게됐다. 한번쯤 먼저 문자하고 한번쯤 촬영장에서 먼저 다가와 말을걸고.. 그리고 저에겐 조금 더 살갑게 말해줬으면 좋겠고..여전히 툭툭. 별 생각없이 내뱉듯 말하는 까칠까칠한 말투에 저혼자 시무룩해지는것이 얼마나 찌질한지 아인이 알리도 없고. 안다면 저는 더 찌질해질 뿐이고...
" 난 춥다. "
" .... 옷 입어. "
" 마음이 춥다 마음이. "
" .................. 대사야? 대본에 있었나? 왜 못봤지. "
대사아니야. 너 때문에 추워 죽겠다 임마.
정말 여림의 대사인줄 아는듯 대본을 이리저리 넘겨보는 아인을 보며 중기는 긴 한숨을 안으로 삼켰다.
![[송중기x유아인] 이제 그만 ... | 인스티즈](http://img17.imageshack.us/img17/1155/26094804.jpg)
![[송중기x유아인] 이제 그만 ... | 인스티즈](http://img405.imageshack.us/img405/9158/56986686.jpg)
이제 그만 까칠할때도 됐잖아 ???
" 뭐해? "
" 아 깜짝이야!!! "
민영이 제 벤을 기웃기웃. 까아맣게 틴팅된 유리를 들여다보는 익숙한 뒷모습에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가 탁. 가볍게 손으로 그 익숙한 이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 화들짝. 뒤를 돌아 차에 기대고 놀란 가슴을 손으로 짚으며 빨라진 호흡을 가다듬는 이는 중기였다.
" .... 오빠 내 스토커야? "
" ..... 하고싶어도 그럴 정신 없어. 내가 요즘 유아인 때문에..아..진짜 놀랬네. 인기척 좀 내라 이 기집애야. "
" 나도 놀랐거든. 남의 차 앞에서 뭐하는짓이래? "
" 그냥.. 좀.. 물어볼게 있어서. "
" 아까 물어보지 그럼. "
" 아 따로 조용히 물어볼 말이여서 그러지.. "
" 또 아인이 얘기겠지. "
" .... 너 점집차려라. "
" 내가 촉이 좋은게 아니라요. 당신이 요새 아인이 얘기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오죽하면 어제 내 꿈에서 아인이 나왔잖아. "
" ..... 꿈에서 뭐 했는데. "
중기의 말에 민영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이내 눈썹을 한껏 찡그리며 흐어어어? 하고 알수없는 소리를 냈다.
" 지금 질투해? 내가 아인이 꿈꿨다고? "
" ..... 아니 그냥.. 뭐.. "
" 세상에. 어쩜좋니. 이 오빠 어쩜좋아. 우리 여림이 어쩜 좋아 정말. "
" 그만 놀려라. "
" 사람들이 말하는 걸오커플 탄생하는거야? "
" ...... "
" 대답안하는거봐. 흐흐흐흥. 잘되면 나 일등공신이다. 알지? "
" 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일등공신답게 좀 진지하게 들어줘봐. "
" 응. 나 완전 진지해. "
가만히 있어도 큰 눈을 말똥말똥. 크게 뜨고서 제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말하는 민영을 그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다 곧 주위를 휙.휙. 둘러보고서 말했다.
" 야. 너 차에 아무도 없지. "
" 없긴한데 왜. "
" 들어가서 얘기하자. "
" 오빠차에서 하면 안돼? 지저분한데. "
" 뭐 어때. "
" 내가 어때서 그래. 오빠차에서 해. "
" 유난떠네 진짜. "
" 어머? 일등공신한테 말하는것 좀 봐? 나 안도와준다? "
" 치사하기까지? "
" 치사? 치이사? ..... 오빠 이제 나한테 말도 걸지마. "
" 하..참나..야 알았어 알았어. 미안하다. "
" 진심으로 사과하세요. "
"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됐습니까? "
" 너의 죄를 사하노라. "
배에 손을 대고 허리를 굽혀 배꼽인사를 하며 느물느물.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를 하는 중기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제가 마치 가을동화의 송혜교 인냥 웃으며 그녀가 했던 대사도 따라한 민영이 히히힛. 하고 웃으며 중기의 머리를 흐트러트렸다.
" 야. 나 지금 스케줄 있어서 머리 새로 한거란말이야. "
민영의 손을 피해 굽혔던 허리를 들어올리려던 행동은 그녀가 얼굴을 잡고 놔주지 않는 바람에 저지당했다.
" 뭐하는거야. 놔. "
" 가만있어. 도와주고 있거든 내가 지금? "
" 뭘 도와줘. 야 놔. 머리 망가지잖아! "
" 조용히 좀 해! "
아니 이 기집애가 누구보고 조용히 하래. 얼굴이나 놓으라고 좀. 얘 근데 왜 이렇게 여자애가 힘이 장사야?
구부정한 허리와 민영의 손에 의해 잡혀진 얼굴 때문에 땅바닥과 민영의 다리만 보이는 중기가 빠져나오려 바둥바둥. 거리자 그녀는 생긋- 웃고서 한손으론 중기의 목을 누르고 다른 한손으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평소보다 배는 크고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 오빠 머릿결 진짜 좋다아아- "
" 야 너 운동했냐? 힘이 무슨... 머릿결이고 나발이고 좀 놔보세요. 대물아 "
" 어? 아인아. 가는거야 지금? "
" 뭐? 아인이? "
민영이 손에서 힘을 빼자마자 바로 허리를 세운 중기는 민영이 바라보고 있는 곳으로 저도 시선을 옮겼다. 목소리 녹음이 남아있어서 조금 더 오래걸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났는지 초록색의 무지 티셔츠와 반쯤 채우다 만 품이 넉넉한 회색 후드집업. 청바지에 운동화. 가벼운 차림이였다. 촬영장에서 만나는게 전부다보니 좀처럼 사복을 입은 모습을 볼 기회가 없어 저런 모습에 괜히 손바닥이 근질근질. 가슴께도 근질근질. 온 몸이 들뜨는것 같은 기분이였다. 가뜩이나 민영의 손에 붙잡혀 허리를 굽히고 있어 약간 상기된 중기의 얼굴이 조금 더 붉게 변해갔다. 그 발개짐에 아인은 흐응.. 못마땅한 표정으로 까딱. 눈썹을 들어올렸다.
" 둘이서 뭐해? "
" 응? 그냥 모.. 넌 벌써 끝났어? "
" 어. 한번에 오케이 됐어. 근데 형은.. "
" 응? 어! 나 뭐? "
아인이 제게 시선 한번 말 한번 건내자 주인에게 불린 강아지 마냥 즉각 반응하는 중기를 보며 민영이 두 남자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 스케줄 있다고 하지 않았나.. 여기서 뭐하는데? "
" 아...아..그게 그니까.. "
" 둘이 많이 친한가봐. "
아인은 말 끝에 미소를 담았다. 눈이 사르륵. 접히고 입꼬리가 보기좋게 쭉- 뻗는 예쁜 미소였다. 그리고 예쁜만큼 어쩐지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미소이기도 했다.
" 누가보면 사귀는줄 알겠네. "
미소가 깊어졌다. 뚝뚝. 떨어지는 냉기도 그만큼 깊어졌고 말이다. 민영은 전혀 개의치않아 보였다. 오히려 더욱 반짝반짝. 즐겁게 눈을 빛냈고 오직 중기만 어버버버. 아니야 안사귀는데. 누가 얘랑. 내 스타일 아니야 얜. 나 요즘 너때문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생겼는데 무슨 소리야. 할말은 너무 많은데 꼭 예전으로 돌아간것만 같은 아인의 분위기에 입 속에서 맴도는 수많은 말 중 단 한마디도 하질 못했다. 중기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찾지 못한 채 일단 한발자국 내딛었을때 아인은 제 벤에 시동이걸린 소리를 듣고 사르르륵. 눈꼬리를 흐트러트리며 웃었다.
" 간다. 하던거 계속 해. "
" 어? 아무것도 안 했어. 계속 할거 없는데. 그리고 우리 별로 안치.."
" 오빠 차에 가서 얘기하자 그랬지? 그냥 내 차에서 하자. 매니저가 계속 타고 있었어서 에어컨 틀어놔가지고 디게 시원해. "
" ................ "
일등공신 어디갔어. 왜이러세요 저한테... 중기의 얼굴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인은 그 꼴을 잠시 쳐다보다 홱.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제 차에 다가갔다. 아인의 걸음소리에 중기는 민영을 쳐다보던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 쫓아가서 무슨 말이든 해야할것 같은데 빠르게 멀어지는 뒷모습에 꼭 말걸지마 찌질아. 라고 써져있는것 같아 아아... 입만 벌리고 멍- 하니 아인이 차에 올라타 차 문이 닫히고 천천히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때 까지 바라보기만 했다.
" 으이구. 이 멍충아. 입 좀 닫아. 파리 들어가겠어. "
" ..........야 도와준다며.. 이게 지금 소금을 뿌리다 못해 염전에 빠트리는거지 도와주는거야? "
" 제대로 도와줬거든? 쟤 질투심에 휩싸여서 저러고 가잖아. 오빤 지금 쟤 마음이 어떤지 확실히 본거야. "
" 봤으면 뭐해 이 기집애야. 이제 말걸면 맞게 생긴 분위기구만! "
" 자꾸 기집애 기집애 거릴래? "
" 그럼 니가 머스마냐? 어? "
" 아니 그 좋은 대학은 어떻게 들어갔어? 그 머리로? "
" 고스돕 쳐서 들어갔다 왜! "
" 왜 이렇게 소리는 질러대! "
" 내가 지금 소리 안지르게 생겼어? 이제 좀 간신히 연락하고 지내는구만 니가 지금 무슨짓을 했!..는...주...어? "
중기는 민영에게 목소리를 높여 따지듯 말하며 바지에서 진동하는 핸드폰을 생각없이 꺼내고선 습관적으로 눈으로 확인한 화면을 보고 핸드폰을 쥔 손을 내렸다 화들짝. 거리는 동작으로 다시 손을 올렸다. 쏟아질듯 커다랗게 떠진 중기의 눈엔 유아인. 이라고 큼지막히 떠있는 핸드폰 화면이 담겨있었다.
" ...전화...전화왔어.. "
중기가 내미는 핸드폰 화면을 보고 내심 놀란 민영은 크게 떠지는 눈을 바로잡고서 흥. 이제 알겠어? 하는 얼굴로 턱을 한껏 치켜들며 말했다.
" 거봐. 내가 진짜 제대로 도와준거라니까. 이 은혜 대체 어떻게 갚을래 오빠? "
" 백 사줄게. "
" 콜! 오빠 지금 전화 받지마. 받으면 안되..는데...아... "
민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그녀에게서 뱅글. 뒤돌아선 중기가 안절부절한 걸음걸이로 걸으며 핸드폰을 귀옆으로 아주 바싹. 가까이 가져갔다.
" 여보세요? "
' ..... 아직도 민영이랑 얘기중이야? '
" 아니! 너 가고나서 바로 안녕했어! "
' ..차에 들어가서 얘기하자고 했던거면 긴 얘긴데 나 가고 나서 바로 찢어졌어? '
" 아 그거 민영이 그 기집애가 장난친거야. 내가 걔랑 할 긴 얘기가 뭐가 있겠어. 일로 만난 사인데 절대 그럴일 없지. "
' 그래?...흐음.. 형.. 나 피곤해.. '
" 피곤해? 오늘 촬영 힘들었어? 어쩐지 너 오늘 안색이 좀 안좋더라니.. 감기걸릴건 아니지? "
손을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다시 뺐다 그 손으로 스케줄 있어 새로 했다며 자신에게 승질승질 다 부린 머리를 아무렇게나 만지고 헝크러트리는 정신없는 뒷모습을 민영은 허... 하고 실소를 터트리며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가 걔랑 할 긴 얘기가 뭐가 있겠어? 일로 만난 사이이? .. 어절씨구. 아이고야. 피곤해 죽겠는 사람 붙잡고 몇시간씩 유아인이 이랬다 저랬다 이런다 저런다. 하는 얘기로 괴롭히던 사람이 뭐??
....
" 백 열개는 사달래야지. 흥. "
아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제 벤 창문에 저를 비춰보며 살짝 매말라있는 입술을 손끝으로 톡톡톡. 두들기던 민영은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 근데 유아인 그거 웃기는 놈이네. 나랑 사귈땐 딴 남자랑 얘기를 하든 더한걸 하든 전화는 커녕 지도 똑같이 놀던 놈이.... 아주 쌍으로 사람 열받게.. "
저랑 사겼던거 확 불어버릴까보다. 아랫입술을 깨물고 씹으며 부득부득. 갈듯이 잇새로 중얼거리는 민영이였다.
이어서 쓴다곤 썼는데
ㅠ
역시 곶아손 ㅠㅠ
그래도 저번편보다 쪼매 길다는 자부심이 있다는ㅋㅋㅋㅋㅋㅋ
송중기 유아인 컵흘 좋아하시는분 또 모여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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