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섹스 피스톨즈 란? 일종의 세계관 입니다. 사실 매우 복잡하고 얽혀있는 설정이긴 합니다만, 쉽게 말해서 인간이 살고있는 인류사회와 비슷하지만 다른
반류사회의 이야기 라고 볼 수 있죠.
인간의 조상인 원인(원숭이, 사람) 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반류라고 칭할 수 있으며, 반류들은 인간 반, 동물 반의 성격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반류들은 중종 - 중경종 - 경종의 종류로 나뉘어 지며, 혼연과 인간의 모습 동시에 지니게 됩니다.
평상시엔 인간의 모습으로 모든것을 행 하다가,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되면 본인이 타고난 혼연의 모습을 나타나게 되는거죠.
사실상, 원래의 세계관가는 다르게 전개가 되어갈 수도 있고 제가 정한 저만의 설정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카디] 넌씨눈 짝사랑기
![[EXO/카디] 넌씨눈 짝사랑기 (부제; 섹피주의) A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5/2/d52e39ff1e84fcb3a3b4617f297cf6cd.png)
˝ 아, 씨발. ˝
종인의 낮은 저음에 온 교실이 얼어붙는건 한 순간이다. 앞자리에 주저앉아 바닥에 떨어뜨린 문제집을 차곡차곡 주워 쌓던 경수는
흘끗 뒤를 돌아보다가도 피식 하고 웃으며 저것도 능력이다, 생각했다. 넓은 교실 안에서 움직임을 보이는건 경수와
눈 앞에 처참히 넘어져있는 성현을 보며 씨근덕 대는 종인 뿐이다.
˝ 뒤질래? ˝
잠깐의 정적이 지나고 엄청난 고민 끝에 내리기라도 한 듯 한글자 한글자 힘을 줘 말 하는 종인의 말을 듣고, 교실안의
추위는 더 해가는 듯 했지만 경수는 또 한번 있는 힘껏 콧방귀를 날렸다.
뒤질거냐고 물어봐서 뒤진다고 대답할 새끼가 어딨냐, 병신.
˝미안, 내가 그…, 일부러 그런건 아니… ˝
˝그랬겠지, 씨발아. 일부러 그랬으면 넌 벌써 뒈졌고. ˝
대화가 이쯤 진행되다 보니 경수는 궁금해진다. 대체 뭔 잘못을 했길래 저렇게 화를 내는거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 씨발 이거 내가 진짜 아끼는건데. 네가 뭔데 밟고 지랄이야 씨발새끼야. 너 진짜, ˝
˝ 지랄도 병이다 미친놈아. 드라마 찍냐? ˝
분한 표정을 한 종인의 손에 들린것이 고작 어제 산 실내화임을 확인 한 순간, 경수는 남들이 의식할 새도 없이 종인의 앞에 서있고
한심하다는 듯 잔소리를 내뱉는다. 참나, 지금 겨우 실내화 밟았다고 저러는거야? 미친새끼가.
잔뜩 화가 난 종인이 무서워 벌벌 떨며 지켜보던 아이들은 이내 경수가 일에 나서자마자 조금은 안심한 기색이다.
적어도 도경수가 나선 이상 김종인이 개처럼 폭주 할 일은 없을테니까.
* * * * * * *
˝ 씨발, 너 그래서 지금 그새끼 편 드는거야? ˝
덥다. 짜증난다.
중간종이자 반달곰의 혼연을 가진 경수는 혀가 가슴 밑까지 내려올 지경이다.
경수가 싫어하는건 딱 두가지가 있는데, 이 좆같이 뜨거운 여름과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 난 씨발, 잘못한게 없어. 난 아직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
집 가는 내내 옆에서 씨발, 만 백번 쯤 외치고 있는듯한 좆같은 김종인 정도.
사실 말이 좋아 친구지, 개같은 원수다.
중종 흑표범의 혼연을 가진 김종인, 그리고 중간종 반달곰 도경수는 혼연을 숨길 수도, 방법도 몰랐던
기어다니던 털 뭉치 시절부터 함께 한 죽마고우, 아 씨발.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경수는 이내 소름이 돋았다.
참 개같이 오글거리는 이름이긴 하지만, 어쨌든 죽마고우. 절친, 뭐 그런거다.
˝ 종인아. ˝
˝ 뭐. ˝
˝그거 생각 안나냐.˝
잠자코 더위에 빡쳐있던 경수가 종인에게 넌지시 말을 하면 종인은 큰 덩치를 으쓱, 하더니 이내 생각에 잠긴다.
그게 뭐지.
도경수네 집에서 자다가 혼연 나타나는 바람에 이불 다 찢기고 쫓겨난거?
아님, 처음 사귄 여자친구가 나보다 도경수가 더 잘생긴 것 같다고 해서 도경수 집 쫓아가서 한대 패줬던거?
아님 뭐 말 하는거지.
˝ 전에 수돗가에서 너한테 물 뿌렸다고 이름도 기억 안나는 셰퍼드 걔 죽어라 패다가 너 혼자 빡쳐서 혼연 드러나는 바람에 학교 뒤 엎어졌던거.˝
아.
종인의 탄식 소리가 모든 뜻을 내포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반류사회에서 종인과 경수만큼 어느정도 성장한 존재가 감정컨트롤 조차 제대로 못해서 많은 사람들 앞에
본인의 혼연과 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인류사회에서 고3이 이불에 지도를 그린것과 같은 창피함이다.
하지만 그 창피함은 다혈질인 김종인이 매일 겪는 것 이기도 하고.
본인의 기분이 조금만 안 좋다, 하면 아무나 붙잡고 시비걸고 싸워대는 김종인 탓에 경수는 하루도 안심 할 날이 없다.
나름 중종이고 고귀한 피가 흐르는 흑표범인데도 불구하고, 위상이나 안목따윈 신경쓰지 않고 쌈박질 하는 통에
어린이집 보육 교사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찌됐던간에, 오랜 시간 붙어있었던 덕인진 몰라도
김종인은 도경수의 말이라면 어느정도 조절 가능 한 것 같으니 다행이다. 어쩌면 김종인의 불같은 성격에 극약처방은 도경수 일지도.
경수는 쪽팔리거나 이름 팔리는 것은 김종인 본인의 몫이라 상관이없긴 하지만, 만날 때 마다 우리 종인이 잘 부탁한다며 눈물을 훔치시는
김종인의 어머님이나, 아버님만 보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 지경이다. 씨발, 내가 왜?
˝ 그러니까 말리지 병신아. 또 그때처럼 학교 유리 다 깨부수고 하는날엔 …. ˝
˝ 좀 닥쳐 곰탱아. 씨발. ˝
그래도 쪽팔린 줄은 아나보다? 하고 묻는 경수의 얼굴에 김종인은 말갛게 웃는다.
크게 웃으며, 경수의 어깨에 친근하게 긴 팔을 둘러온다.
˝ 징그러워. 떼. ˝
˝아, 경수 또 그런다. 형아가 우리 경수 귀여워 하는거 알면서. 우쭈쭈.˝
키가 한뼘 반은 더 커서, 올려다 보게 되는 김종인 얼굴, 그리고 그 웃음 뒤엔 햇볕이 따갑다.
웃는것도 잠시 덥다며 씨발, 하고 욕을 내뱉는 종인을 빤히 바라보던 경수는 홀로 정의를 내린다.
김종인은, 다혈질 흑표범. 애같고, 사고뭉치에, 성질도 더럽다. 씨발스럽다. 개같다. 질린다.
게다가, 눈치가 씨발 더럽게도 없지. 그렇지. 표범이나 되어가지곤, 곰보다도 못한 눈치를 가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병신같은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종인이 흑표범이라고 느껴질땐 그가 거친 눈빛을 하며 화를 내고 광분할 때 뿐.
이새끼 정말, 돌연변인가봐. 라고 오늘만 수백번 째 생각하는 경수는.
애같고, 사고뭉치에, 성질도 존나 더러운 눈치없는 김종인을 존나 오랜 기간 짝사랑 중이다.
종인아, 이 좆같이 뜨거운 여름은 언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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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잔 뭔가 단어하나에 너무 집착하는경향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