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나 되는 그룹채팅방이 번갈아가면서 시끄럽다. 이유를 도통 모르겠지만 알림을 꺼놔도 다시 울린다. 지난 밤 새벽 내내 또 누군가 떠들었는지 아침에 휴대폰을 들었다가 뜨거워서 다시 내려놓았다. 내가 그러는 와중에도 휴대폰 액정은 계속 켜져있었고, 나는 결국 이틀간 3g를 아예 꺼버렸다. 오늘은 친구와 약속을 조정하느라 다시 3g를 켰는데 이 인간들은 정말 쉬지 않고 떠든다. 조잘조잘. 조용한건 새벽 4시에서 5시쯤... 그때가 제일 잠잠하다. 다들 그래도 해가 뜨기 전엔 자는구나. 나도 생활리듬을 다시 정상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느끼기만 할 뿐이지만... 어항에서 다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겨울엔 어항 물이 굉장히 빨리 줄어든다. 환수를 안한지 사흘정도 됐나? 나에게 온 물고기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지난 여름 한 마리를 용궁으로 보내고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친구의 생일선물로 한 마리 사줄까? 하는 말에 혹해버렸다. 물고기에게 여름은 힘겹다. 적정온도 25도는 커녕 삼십도를 웃도는 수온은 물고기를 가라앉게 만든다. 나는 그 죽음을 목격하기 전까지 물고기는 죽으면 다들 둥둥 뜨는줄로만 알았지만 내 물고기는 어항 바닥에 몸을 둥글게 휜채로 가라앉아 죽었다. 올 여름은 어떻게 견디지? 쿨러를 사주고 싶다. 나는 돈이 없다. 쿨러는 비싸다. 내일 물을 갈아줘야지. 사실 이 생각을 사흘 내내 했다. 내일이 끝이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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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번호가 맘에든다 47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