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
어항에서 기포 올라오는 소리
비 오는 소리
접시가 뽀드득거리는 소리
사각거리는 연필소리
무언가 불에 타는 소리
윈드차임 소리
눈 밟는 소리
키보드 소리. 타각타각. 사실은 키보드 소리가 듣고 싶어서 이런 쓸데없는 글을 쓰고 있다.
의식의 흐름!
예민한 우리 아빠는 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어항은 내 방에 있는데 무슨 상관이람. 비 오는 소리는 자장가로 제격이다. 천둥소리가 간간히 들리는것도 좋다. 접시가 뽀드득거리는 소리는 좋지만 설거지를 하는건 싫다. 타는 소리는 장작 타는 소리가 제일이다. 타닥거리면서 불꽃이 휘날리는게 좋다. 아주 작지만 종이가 타는 소리도 꽤 괜찮다. 윈드차임은 소리가 반짝거린다. love in the ice 도입부에 나오는 소리. 샤라라랑. 연필소리는 때에 따라 다르다. 시험기간에 들리는 연필소리는 매우 싫다. 눈 밟는 소리는 에픽하이의 당신의 조각들을 들으면 반하게 된다. 사실 당신의 조각들은 정말 좋은 노래다. 그 가사에도, 밑에 깔리는 단순한 소리에도 의미가 담겨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를 뿐. 내 친구와 나는 중간중간 들리던 노이즈가 사실은 노이즈가 아닌 눈 밟는 소리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멋진 사람들!
띄어쓰기를 돌려보고 왔는데 비 오는 소리와 비오는 소리 모두 맞는 띄어쓰기라고 나온다. 그리고 한글과 네이버 띄어쓰기의 결과가 다르다. 사실 나는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굉장한 강박증이 있다. 다만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땐 맞춤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다. 상호간의 평안한 나날을 위해선 그편이 좋다. 중학교때까지 같은 지역에 살았던 친구가 어제 놀러오기로 했었는데 오늘로 약속을 미루더니 결국 오늘도 못온다고 했다. 졸업식 끝나고 만나자고.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약속을 미루다가 결국 못만났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어항 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염소가 덜빠졌다. 조금만 기다려 물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