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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 한 구석에 남겨진 엄마는 아직 젊다. 하얀 눈과 순수했던 나. 그리고 엄마. 엄마와 제대로 된 연락을 주고받게 된 지는 이제 고작 1년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보다 자주 만나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고. 단지 이젠 서로 가끔이라도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는것 뿐이다. 엄마는 나를 만나면 자꾸 무언가 쥐어주고싶어한다. 사실은 다 필요 없는데... 엄마가 준것중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건 엄마가 끌고다니던 차에 달려있던 분홍색 돼지인형이다. 그걸 받아온지도 1년이 되었지만 아직 엄마 자동차의 냄새가 난다.

 

 지난 봄에 아빠는 담배를 끊었다. 어디선가 무료로 받은 간단한 건강체크와 그 얼마 전 돌아가신 친구분의 영향이었다. 물론 우리집의 재정난도 한몫 했다. 아빠가 담배를 끊고 가장 좋은건 밤마다 현관 밖에서 담배 피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것이고, 두번째는 더이상 그 지독한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된다는것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가끔 학생들에게 실시하는 우울증 검사가 있었다. 1단계는 간단한 설문조사였고 2단계는 담임과의 면담이었는데, 그 다음은 학교에 계신 상담선생님과 상담을 하는것이었다. 난 그게 너무나도 싫었다. 상담사들은 대부분 그 사람이 어째서 우울증을 앓게 되었는지 다 알고있다 생각하고 대하지만... 다 알고있다고? 그건 아주 우스운 소리다. 부모님의 이혼, 낮은 성적, 집안의 사정... 이것저것 들먹이며 나를 들쑤셨지만 단 하나도 맞는건 없었다. 나의 성의 없는 대답에 상담사는 지쳤고 뻔한 시간낭비에 나 역시 지쳤다. 나조차 근원을 모르는 우울에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게 웃긴 일이지. 제일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났던 일은 검사 결과를 집에 우편으로 발송했던 것이었는데, 그걸 본 아빠는 한동안 나를 대하는데 굉장히 어색해했다. 그냥 나 혼자 우울하게 내버려뒀으면... 나는 어차피 무서워서 자살같은건 꿈도 못꿀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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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 읽고 갑니다. 지금 글쓴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게 만드네요. 조만간 새로운 글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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