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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정아 - 고양이 (ft. 아이유) 

브금 꼭 들어주세요오.... .. .










0.



  툭.



"너 누구야."



  어깨 넘어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놀란 탓에 어깨가 들썩이면서 우유가 손에서 벗어나 바닥에 떨어졌다. 떨어트린 우유로 삽시간에 바닥이 흥건해졌다. 하얀 우유가 조그마한 발을 적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꼼지락 움직이는 발가락.



"누구냐고."
"......"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햇빛에 비춰져도 새까만 긴 머리에 눈이 부시게 하얀 원피스 입은 여자. 처음 보는 여자다. 뒤돌아있어서 여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제 가족이나 지인이 아니었다. 그런데 집에 어떻게 들어왔지. 13층이라 벽을 타고 올라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심지어 지문인식을 해야지만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데. 이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윤기가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낮고 거칠은 윤기의 목소리에 움찔하기만 할 뿐. 성큼성큼. 윤기가 가까이 다가가자 긴장했는지 여자의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간게 눈에 보인다.



"윤기..."



  여자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복숭아 빛으로 물이 든 볼, 금방이라도 퐁퐁 눈물을 흘릴거같은 젖은 눈, 앙 다문 작고 도톰한 입술. 한번 본 얼굴이라면 곧잘 기억하는 윤기가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면 분명 처음보는 사람일것이다. 그런데 처음보는 여자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머리카락 만큼이나 새까만 눈동자에 비춰진 당황으로 물든 자신의 얼굴이 비춰졌다.



"......"
"......"
"... 나, 여주."



  여주? 짧은 정적을 깨고 꺼낸 여자의 말에 며칠 전에 길에서 주워 온 작고 하얀 고양이가 윤기의 머릿 속을 스친다. 분명, 아까 출근 전까지만 해도 꼬리를 살랑이며 자신을 배웅했는데 이제 보니 고양이가 안 보인다. 혼자 집을 나갔을리도 없고. 지금 돌이켜보니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놓고 온 서류를 가지러 다시 집에 들어왔을 때, 고양이가 냐옹. 하고 자신을 반겼을텐데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저를 향한 할말이 많아보이는듯한 애처로운 눈빛에 윤기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현실적이지 않은 이 상황에 정해진 답이라곤 하나 뿐이다.

  너가 그 고양이구나.










 

[방탄소년단/민윤기] 미친개와 고양이 | 인스티즈 


 


 

CRAZY DOG 

AND 

C A T
 


 


N극과 S극이 끌리는 이유.
 


 






1.



"민검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민윤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3부의 수석검사.



"부검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구속영장 발부해야 될거 같습니다. 타살로 확정됐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검사님 말씀대로,"
"오후에 현장 같이 가시죠."
"넵!"




  미친개. 남들이 부르는 윤기의 또 다른 이름. 퍽이나 잘 어울렸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살점이라도 뜯어야 직성이 풀리는 미친개. 늘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만큼이나 냉정하고 깔끔한 일 처리로 명성이 자자했다. 험한 피의자들도 윤기 앞에서 꺠갱된다지. 민검사가 맡은 사건은 상대 변호사도 혀를 내두르며 피할 정도이니 실로 대단한 사람이다.



"민검사님, 낯빛이 안 좋아보여요. 어제 또 밤샜죠? 일도 중요하지만 쉬면서 하세요."
"... 아,"
"커피 뭘로 사드릴까요?"
"아메리카노로 부탁해요."
"넵!"



  오늘도 윤기의 건강을 걱정하는 수사관 지민은 우렁차게 대답한 뒤, 사무실을 나갔다. 윤기는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의자를 끌어다가 책상에 앉았다. 한 쪽에 쌓여 있는 서류 중 하나를 집어 천천히 보는데 전혀 집중이 되지 않는다. 다시금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아까의 상황에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이제 어떻게 해야되나.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길에서 주워 온 고양이가 실은 여자였다. 아무리 곱씹어도 말이 안된다. 말이 안되는데 이게 제 눈 앞에서 일어난 일이니 말이 안되도 믿을 수 밖에. 허, 어이없는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윤기와 여주. 둘의 첫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이었다. 퇴근하려고 주차된 곳으로 가던 중, 모퉁이를 돌기 전 골목에서 만났다. 한파라는 뉴스를 보고 식겁해서 두텁게 갖추어 입은 윤기도 춥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조그만 박스 안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새끼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안쓰러웠다. 오늘 날씨라면 저러다가 얼어죽을게 분명하다. 제 일이 아니라면 관심없는 윤기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제 목에 두르던 목도리를 풀어 고양이를 덮어주었다.



"냐옹."
"......"
"냐아옹."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듯 울어대는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사람의 손길을 무서워하지 않은걸 보니 사람 손을 탄 고양이가 틀림없다. 너 버려졌구나. 쓰다듬으니 살갑게 애교를 부린다.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윤기지만 미묘라는거 쯤은 알 수 있었다. 무책임한 새끼. 누군지 모를 고양이의 주인을 욕하는 윤기다. 그러다 문득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 감정이라면 사막처럼 메말라 있는 사람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근처 편의점에 들려 고양이 밥을 사서 먹이고 있다. 오늘 승소 결과가 나와서 그래. 윤기는 이해 안되는 제 행동을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합리화했다. 승소라면 밥 먹듯 익숙한 결과인데 말이다.



"좋은 주인 만나."



  어느새 추위로 코가 빨개진 윤기는 쓰다듬는 손길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미친개와 고양이 | 인스티즈 


 

"야. 따라오지마."



  고양이가 사람 말을 알아들을리가 없지. 윤기가 걸으면 뒤를 졸졸 따라오고, 윤기가 걸음을 멈추면 고양이도 멈추고. 결국 고양이는 주차 된 차 앞까지 쫓아왔다. 골치 아프게 됐네.



"그만 따라오라니까."
"냐옹."



  싫다고 대답한거야 뭐야.



"나 간다."



  차갑게 뒤돌아섰지만 결국 고양이는 조수석을 차지했다.










2.



  그렇게 고양이 상태의 여주와 일주일을 보냈다. 고양이였다면 계속 키웠겠지만 고양이가 여자라면 더는 같이 살 수 없지. 집에 가자마자 내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은 윤기는 옷걸이에 걸어 둔 코트를 걸쳐입고 사무실을 나왔다.



"이게... 다, 뭐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오니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듯 엉망진창인 집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여주가 보인다. 액자와 화분이 떨어져 조각난 유리파편이 바닥에 널브러져있었고, 책꽂이에서 떨어진 책들은 갈기갈기 찢어져 성한 책이 없다. 소파는 발톱으로 긁었는지 가죽이 다 헤져있다. 그리고 냉장고도 털었는지 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진 음식물들이 보인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부들부들 떨리는 윤기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윤기를 본 여주의 얼굴에 서서히 애기 마냥 투명하고 해맑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윤기 왔어?"
"......"
"나 너무 심심했어!"



  분위기와 상반된 천진난만한 목소리.



"보고싶었어."



  여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다다 달려가더니 윤기의 품에 폭삭 안겼다. 얼떨결에 여주를 안은 윤기는 당황했다가 깊은 빡침이 끓어올랐다. 그것도 모르고 그저 윤기가 반가운 여주는 눈꼬리가 휘어지도록 환히 웃으며 품을 파고 들었다.



"... 나가."
"응?"
"집에서 나가라고."



  여주는 그제서야 윤기의 품에서 자신의 몸을 떼어내 윤기의 표정을 살폈다. 무섭도록 차갑게 굳은 표정이 저를 향해있다. 윤기? 처음보는 윤기의 모습에 당황한듯 여주가 윤기를 부르지만 윤기는 여주를 지나쳐갔다. 안 그래도 일 끝나고 와서 피곤한데 어질러져있는 집을 치울 생각을 하니 짜증이 물 밀듯 밀려오는 밀려온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미친개와 고양이 | 인스티즈 


 

"뭐해. 안 나가고."



  멀뚱히 눈치만 보며 원피스를 쥐락펴락 하고있는 여주에게 윤기가 말했다.



"... 나 진짜로 나가?"
"어."
"여기 이제 오지 마?"



  여주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자신이 쫓겨나는 이유를 여주는 묻지 않았다.



"나 또,"
"......"
"버림받은거야?"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윤기는 찢어진 책을 주웠다. 버려진 책은 윤기가 아끼던 책이었다. 로스쿨을 다니던 시절 내내 자신과 함께했던, 추억이 담겨있는 소중한 책. 허탈감에 아랫입술을 물었다.

  손에 쥔 책을 쓰레기통에 우겨넣자 바닥에 부딪혀 나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온다.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고요해졌다. 무거운 정적이 온 몸을 휘감는다.










3.



  이런 식으로 나가라고 할 생각이 아니었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휩싸여 윤기답지 않게 확김에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째.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얼추 큰 유리파편과 책을 버리고, 자잘한 것들은 청소기로 밀었다. 먼지가 날려서 창문을 여니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윤기는 흩날리는 머리칼을 탈탈 털고 다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내쫓은 여주가 신경이 쓰였지만 무시하려고 무단히 노력했다. 집은 약 2시간만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쓰레기 봉지가 꽉 찼다. 버리러 가야겠다고 생각한 윤기는 패딩을 걸쳐입고 슬리퍼를 신었다.



"......"
"......"



  여주는 쓰레기통 옆에 쭈구려 앉아 다리를 감싼채 앉아있었다. 칼바람에 원피스와 머리칼이 흩날린다. 아무래도 쓰레기는 다음에 버려야겠다고 생각한 윤기가 몸을 돌릴려는 순간, 여주의 몸이 중심을 잃고 옆으로 풀썩 쓰러졌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썍썍 가파른 숨소리. 놀란 윤기가 한 걸음에 달려와 쓰러진 여주에게 다가가 안아올렸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여주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간 실험체로 끌려갈까봐 윤기는 여주를 배려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불덩이같은 몸을 침대에 누이고, 수건에 차가운 얼음물을 적셔 이마에 올려두니 움찔. 몸이 움직인다.



"엄청 뜨겁네."



  이마에 올려둔 수건인 금방 미지근해지는걸 보며 윤기가 말했다. 그리곤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 여주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괜시리 여주가 자기 때문에 아픈거 같아서 두터운 이불을 턱끝까지 덮어주었다.

  왜인지 저 자신도 모르지만 자꾸만 눈에 밟혀 그렇게 윤기는 새벽 내내 곁에서 여주를 간호해주었다. 해가 뜨고 출근 할 때가 되니 다행이도 열이 많이 내려갔다. 젖은 앞머리를 넘기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기는 여주가 먹을 죽을 만들고 나서야 출근 준비를 했다.

  지금은 많이 아프니까, 조금 더 있어도 상관없으니까 집에 있게 해야겠다.










4.



  그로부터 2주가 지나니 윤기는 여주와 함께하는 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더는 눈 앞에서 고양이로 변하고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도 않는다. 전 주인에겐 인간의 모습을 들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될지. 윤기는 딱히 여주의 과거를 캐묻지 않았다. 구태여 떠올리게해서 좋을게 없으니. 여주를 뭐라고 불러야 될지 한동안 고민했다. 전 주인이 여주라고 불렀다는 말에 윤기는 다른 이름을 지어줄까 생각하다가 그냥 여주라고 불러달라고 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 이름 하나는 잘 지었네.



"윤기."
"......"
"유운기!"
 


 



  오늘도 어김없이 일하고 있는 윤기를 괴롭히는 여주다.



"민윤기!"



  쳐다보지도 않고 집중하고 있는 윤기를 향해 여주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름을 불렀다. 정확히 이름을 부른지 다섯번째가 되자, 드디어 윤기가 고개를 돌려 여주와 시선을 마주쳤다.



"... 나 심심해!"
"티비보고 놀아."
"난 윤기랑 놀고싶단말이야!"



  그새 울상으로 바뀐 표정. 입술이 추욱 쳐져 시옷 모양이 되었다.



"티비보면서 얌전히 놀고 있으면 끝나고 놀아줄게."



  정말? 정말이지? 눈을 반짝이며 들뜬 목소리를 묻는 여주를 향해 윤기는 정말. 이라고 짤막히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그리 좋은지. 여주는 책상에 기대었던 몸을 떼곤 방방 뛰며 방을 나갔다. 한 순간에 고요해진 방 안. 문이 닫는 소리에 한숨을 쉬던 윤기는 다시 시선을 노트북으로 옮겼다.  


 

  그렇게 나간지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다시 열리는 문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빼꼼 고개를 내민 여주가 보인다.



"윤기. 나 신경쓰지말고 열심히 해!"
"......"
"정말루 신경 안 써도 돼!!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대답을 기다리는 눈빛이 장화 신은 고양이 못지 않다. 윤기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미친개와 고양이 | 인스티즈 


 

"알았어."



  윤기의 대답을 듣자 여주는 입꼬리를 힘껏 끌어올려 씨익 웃곤 방을 나갔다. 검은 노트북 화면에 비친 윤기의 입꼬리 또한 올라가있었다.
 


 










5.



  커튼 틈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내린다. 눈부심에 윤기는 잠에서 깼다. 지금 몇 시지. 눈을 가늘게 떠서 앞에 놓인 탁자용 시계를 보니 지금 시간은 7시 8분.



"아, 미친."



  정신이 번쩍 들자 여주가 머릿속에 가득차면서 짤막한 탄식이 잇새를 비집고 새어나왔다. 어제 분명 놀아주기로 약속했는데 일에 집중 하다보니 밖은 어둑해질정도로 밤이 깊어졌고, 무거운 피곤함이 몸을 짓눌러 그대로 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뻐근한 몸을 쭉 피며 의자에서 일어나니, 어깨에 걸쳐있던 담요가 툭 바닥에 떨어진다. 방에 왔나보네.



"......"
"......"



  머리를 긁적이며 거실로 나오니 티비를 보고있는 여주가 보인다. 윤기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티비에서 시선을 옮긴 여주와 윤기의 시선이 맞물렸다. 저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뻔뻔하게 행동하자고 마음 먹은 윤기지만 뽀로통한 여주의 표정을 본 순간 절로 입술이 꾹 다물어졌다.



"... 밥 먹자." 


 


 


 

  정적을 꺠고 먼저 말을 건낸 사람은 윤기였다. 


 


 


"안 먹을거야."
"정말?"



  심술났네. 그것도 아주 단단히 심술났어. 보란듯이 삐죽 나온 여주의 입술을 보고있자니 괴롭히고싶은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눈치없게 피식하고 웃음이 윤기의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왜 웃어!"
"......"
"지금 웃음이 나와?!"
"... 미안."
"윤기 진짜 나빴어."



  한 번 터진 웃음이 멈출 기미가 안보인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여주는 아예 몸을 반대쪽으로 틀었다.



"오늘은 일 안 가니까 하루 종일 놀자."
"......"
"내가 미안해."
"......"
"너가 좋아하는 쪼코도 사러가자."



  쪼코라는 말에 움찔. 2주동안 여주와 같이 생활하면서 알게 된 사실. 여주는 초콜렛이라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든다. 그런 여주에게 윤기는 미끼를 던졌다.



"... 쪼코?"
"응. 너가 좋아하는 쪼코."



  역시나. 여주는 미끼를 앙 물었다.



"가자!"



  미끼를 문 여주의 두 눈이 반짝였다.










6.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 가자 여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여기 천국 아니야?"



  잔뜩 상기된 목소리로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여주의 모습를 본 윤기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거 사줘!"
"그래."
"이것두!"
"그래. 너 먹고싶은거 다 담아."
"정말?"
"응. 대신 양치 열심히 해야 돼."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 여주는 거침없이 초콜렛을 담기 시작했다. 이걸 다 먹을려고? 윤기가 의아한 목소리로 묻자 고개를 끄덕인다. 응. 다 내꺼야! 라고 대답한 여주를 보고 윤기는 아주 물 만난 물고기라고 생각했다.

  여주한테 필요한 생필품도 사고, 초콜렛도 사고, 저녁거리도 사니 짐이 두 손 가득이다. 아까 옷이 없어서 윤기 패딩을 빌려입은 탓에 품이 너무 커서 옷을 업고 다니던 수준이었는데 새로 산 패딩은 여주의 사이즈에 딱 맞으니 보기 좋다. 입에 뭍은지도 모르고 두 손에 초코렛을 움켜쥐곤 번갈아 먹던 여주를 윤기가 물끄러미 보고만 있자 여주가 한마디했다.



"안 줄거야."
"......"
"그렇게 쳐다봐도 소용없어!"



  윤기가 보는건 초콜렛이 아닌 여주였는데 여주는 자신이 먹고 있는 초콜렛을 윤기가 노린다고 생각했나보다. 안 뺏어 먹어. 나를 뭘로 보고. 윤기는 어이없는지 헛웃음 흘려보낸다.



"자!"
"뭐야."
"윤기니까 주는거야."



  초콜렛을 언제 주머니에 넣었는지. 여주는 손을 패딩 주머니에 찔러 넣어 초코렛을 꺼내 윤기에게 건냈다. 단걸 안 좋아하는 윤기지만 일단 초콜렛을 받았다. 여주의 눈빛이 입에 넣는거까지 기대하는 눈치기에 껍질을 벗겨내서 입 안에 쏙 집어넣었다.



"맛있지?"
"응. 맛있네."



  초콜렛을 혀로 굴리자 입 안 가득 달달함이 펴졌다.










8.



  이상하다. 윤기를 2년 동안 봐온 지민은 요즘따라 윤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그 동안 윤기가 웃는 걸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보기만 하면 웃고 있다. 시도떄도 없이 멍 때리면서 웃는 윤기를 유심히 관찰하다가 또 한가지 알아낸 것이 매일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던 윤기는 정각에 칼퇴근을 한다. 덕분에 야근이 없어서 지민은 좋지만, 한편으로 궁금증이 피어올랐다. 대체 뭐 때문에 미친개가 180도로 변했는지. 이상하게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집에 숨겨둔 애인이라도 있는걸까.



"오늘 야근은 없습니다. 다들 퇴근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칼퇴다. 지민은 윤기 곁에 가까이 다가가 넌지시 말을 걸었다.



"민검사님. 혹시 연애하십니까?"



  커피를 홀짝이던 윤기는 지민의 말에 목구멍에 걸려 콜록였다.



"... 갑자기 그건 왜 묻습니까."
"갑자기는 아니고. 그 동안 궁금했어요. 지금 연애하시죠?"



  가늘게 눈을 뜬 지민이 윤기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연애라. 윤기는 뒷목을 긁적이며 입술을 달싹이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긴거예요?" 


 


 


 

  지민이 던진 핵직구에 윤기는 속수무책으로 맞았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한데. 아, 고양인가. 무어라 대답하기 애매했다. 흡사 취조하는 분위기. 역시 2년간 윤기를 봐왔던 짬밥은 무시 못 한다. 틈이 생기자마자 지민은 놓치지 않고 바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맞죠? 재차 되묻는 말에도 뜸들이는 윤기를 보고 지민은 대답을 듣지 않았지만 확신했다. 그래서 더 묻지 않았다.



"검사님 내일 봬요!"



  궁굼증이 풀린 지민은 제 할 말만 하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윤기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책상에 놓인 차키를 코트 주머니 넣고 사무실을 나섰다.



"민검사님, 혹시 오늘 시간 되시면 저녁이라도 같이 드실래요? 제가 잘 하는 일식집을 아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던 참에 정검사가 윤기에게 말을 걸어왔다. 정검사라면 형사 3부의 삼석 검사인 윤기의 바로 아래 후배 검사다. 윤기를 바라보는 수줍은 표정, 베베 꼬이는 몸. 영락없는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이다. 말석인 저를 챙겼던 윤기를 마음에 품은지 꽤 오래됐다지. 무뚝뚝하지만 저를 챙기는 다정함에 반했다. 아마 윤기는 모를거다. 자기가 다정한 사람이라는걸. 


 


 


 

"죄송합니다. 시간이 안될거같네요."
"... 아, 선약이 있었나봐요."



  윤기의 단호한 대답에 정검사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양이."
"네?"
 


 





 

[방탄소년단/민윤기] 미친개와 고양이 | 인스티즈 


 

"밥 주러 가야됩니다."



  늦으면 토라지거든요. 윤기는 도착한 엘레베이터에 망설임 없이 발을 들였다.














 


 


 


 


 


 


 

& 

진격의 홍일점 (오메가버스ver.) 은 오전 12 : 00 에 글 비워놓을게요. 

어쩌면 예정보다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제목은 [BTS] BAD THINGS로 올라올 예정이에요. 

늘 고마워요. 사랑해요 ? 

 

 

타싸에서 동시연재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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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앜ㅋㅋㅋㅋㅋ 고양이 여주도 넘 사랑스럽고 그 주인(?)인 윤기도 어찌 귀여운지... 작가님 글에 빠져써요 진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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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70
윤기 다정한 사람♥너무 귀여워요 여주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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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댓글
아 전 본싱어 입니다! 저번에 신청했는데 여기도 맞나요? ...ㅎㅎㅎ 다음 작품도 기대기대입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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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ㅅㄷ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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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야옹... 야옹.... 나도 야옹....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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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좋아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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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신알신외서 들어왔는데아악ㄱ 이글도 넘 좋아요ㅠㅜㅜ민윤기리ㅜ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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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짱좋다 다정해 츤츤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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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누르고 갑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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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0.161
윤기 밥주러가야된대ㅠㅠㅠㅠㅠㅠㅠㅠ어우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죽을겉애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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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이구 ㅠㅠㅠㅠ 진짜 자기가 다정한줄 모르는사람... 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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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민검사와 고양이라니ㅠㅠㅠ 너무 짤떡 아닙니까!!!!!! 작가님 글 정말 취향저격입니당!! 기다리고 있을께욤ㅎㅎㅎ???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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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 나중에 여주가 윤기한테 다리에 몸통 비비면서 애교부리면 진짜 심장 터지겠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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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 윤기도 여주도ㅠㅠㅠㅠㅠ 너무 사랑스러워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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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끄아아나나아너무좋잖아요ㅜㅠㅠㅠㅠㅠㅠ윤기다정미ㅜ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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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윤기얌......정말 넌.....하.......역시 워더야 워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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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코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거의 그냥 딸 키우기 ㅋㅋㅋㅋㅋ쿠ㅜㅜㅜㅜㅜㄱ여워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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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아 무뚝뚝한 남주 너무 좋아요ㅠㅠㅠㅠ고양이에다가 순수한 여주도 넘 귀엽고 사랑스럽네요ㅠㅜ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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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250
호곡 이번 글도 너무 재밌어요ㅜㅅㅜ 설날에 푹 쉬시고 돌아오세오!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당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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