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러브 인 멜로디 (Love In Melody)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07/22/b4107e97cbe7d3e71f10e9cf81352f15.gif)
LOVE IN MELODY
# 너를 위한 멜로디 ; 01
글. 럽인
“ 피곤하다. ”
어둑한 밤, 메신저 백을 메고 터덜 터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지민이 걷다가 바람이 쌩 불어오자 옷을 여미며 바깥에 나온 손을 패딩 주머니에 구겨 넣는다. 한파라니. 내일은 더 추워진다던데, 여기서 어떻게 더 따뜻하게 입으라는 거야. 날씨에 대한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며 지민은 집 근처에 도착했고, 익숙하게 방향을 틀어 편의점의 문을 손이 아닌 몸을 이용해 열고 들어와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고 뒤집어 쓰고 있던 패딩 모자를 벗는다.
바깥보단 따뜻한 편의점의 온도에 몸을 좀 녹이는가 싶더니 술이 가득한 냉장고 앞에 선다. 오늘은 어떤 맥주를 마시지. 한참을 그 앞에서 고민을 하다가 냉장고의 문을 열고 캔맥주 두 캔을 집어 들고 품에 안아 든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맥주와 함께 먹을 안주를 고르는 눈동자가 꽤나 빨랐다. 육포는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오징어는 별로 안 땡기는데. 눈을 꿈벅거리던 지민은 맨 위의 선반에 올려진 캔을 집어 들어 카운터로 향한다.
“ 계산 도와드리겠습니다. ”
“ 네에. ”
품에 안고 있던 맥주와 안주를 올려두니 편의점 알바생은 맥주 캔을 집어 들며 말을 하였고, 대답을 굳이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민은 알바생의 말에 대답을 덧붙였다. 총 10400원 입니다.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편의점 알바생의 물음에 지민은 카드를 건네다 말고, 잠시만요! 하더니 휴대폰을 뒤적이다가 바코드가 띄워진 화면을 들이민다.
묵직해진 메신저 백을 메고 아까와 같이 패딩 모자를 뒤집어 쓰고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는 빠른 걸음을 이용해 집으로 향하는 지민이었다. 가로등이 겨우 켜져있는 것처럼 깜빡깜빡 거리다가 지민이 지나가자 기다렸다는 듯 툭하고 꺼지기도 했고, 올라가면 올라 갈 수록 찬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어왔다. 힘들게 계단을 오르고 올라와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냉기가 가득한 집안이 지민을 반긴다.
가방을 벗어서 거실 테이블 위에 대충 올려두곤 보일러를 튼다. 집이 따뜻해지는 동안 지민은 패딩을 벗지 않은채로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조금씩 올라오는 온기에 패딩을 벗어서 의자에 대충 걸어두곤 소파에 앉아 가방을 열어 아까 전 편의점에서 산 맥주와 땅콩이 들어있는 캔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소파를 더듬더니 리모컨을 찾아 전원을 켰고, 마침 켜진 화면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 … …. ”
지민은 잠시 행동을 멈추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맥주 한 캔을 따더니 벌컥벌컥 마신다. 부럽다. 지민은 티비 속 가수를 바라보며 부러움을 표해냈다. 내가 원한 삶은 이런게 아니라 저런 삶이었는데.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 맥주의 탄산이 꽤나 따끔했다. 지민은 반 정도 마신 맥주를 잠시 테이블에 내려두더니 소파에서 일어나 패딩 주머니 속에 있을 휴대폰을 꺼내 잠금화면을 푼다. 역시나. 알림이라곤 하나 없는 깨끗한 화면이 지민을 반기고 있었으며, 지민은 방으로 들어가 충전기를 꽂아두곤 다시 방에서 나온다. 머리를 쓸어 넘기던 지민은 다시 소파로 돌아와 앉더니 맥주를 원샷해버린다. 아 따가워. 미간을 찌푸리다가도 화면을 응시한다.
‘ 너 같은 애는 성공할 수 밖에 없어,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를 만들어 준다! ’
“ 거짓말. ”
‘ 미안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 회사는 아닌 것 같아. ’
“ 나빠. ”
다음 무대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던 가수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색한 대본을 읽으며 애써 자연스러운 척하는 엠씨의 말에 지민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윽고 공연장 내의 조명들이 모두 꺼지고, 무대의 중앙을 비추는 조명 하나가 켜지자 공연장 내에 있는 팬들은 하나같이 응원봉을 흔들며 소리를 쳤다. 조명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여자는 두 눈을 가린채로 나타나 스탠드 마이크 앞에 세워졌다. 조용해진 공연장 내에 울려퍼지는 잔잔한 피아노 소리와 함께 하나 둘 조명이 켜지고, 그녀의 뒤로는 화려한 장미꽃이 피는 화면이 비춰진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러브 인 멜로디 (Love In Melody)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11/22/a0b4cb27935c3cf0bb788ff289737344.gif)
“ …나도. ”
지민은 무의식적으로 빈 캔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힘 없이 구겨지던 캔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나도, 나도 노래 부르고 싶어. 나도 노래 부르고 싶단 말야. 지민은 한참을 티비를 응시하다 무대가 끝이 나고 마지막 시상이라는 엠씨의 말에 지민은 다시 한 번 머리를 쓸어 넘긴다. 올해 대상 후보들이 엄청 쟁쟁한데요, 누가 받을까요? 이번 시상은 은해씨가 해주시죠. 카드가 든 봉투를 가지고 있던 남자는 옆에 서 있는 여자에게 봉투를 건넸고, 여자는 감탄사를 뱉더니 봉투를 조심스럽게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카드를 꺼낸 뒤 다시 한 번 감탄사를 뱉어낸다.
[ 올해 대상은, 축하합니다. 정이름! ]
폭죽이 터지고, 가수석에 앉아 있던 여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에 있는 가수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다 알고 있었으면서 놀라는 척은. 티비를 보던 지민은 화면을 바라보다 속으로 생각하던 말을 툭 뱉어냈다. 중앙 무대에 서서 엠씨들에게 트로피를 받고는 정 가운데에 서서 마이크를 붙잡으며 미소를 짓는다.
[ 이 곳에서 받는 대상이 벌써 다섯 번째인데요, 이 상을 받을 수 있게 해준 팬들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팬 분들 덕분에 정이름이라는 사람이 계속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좋은 곡 써주는 우리 슈가 오빠! 고맙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틱. 리모컨을 이용해 티비 전원을 꺼버린 지민은 소파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몸에 힘이 쭉 빠진 지민은 침대에 누워 충전 중인 휴대폰을 집어 들어 잠금을 푼다. 역시나 친한 친구 하나 없는 지민에게 올 연락 따위는 없었고, 잠이나 자자 싶어서 휴대폰을 내려두고 눈을 감아버리는데. 어둑한 방에 환한 빛이 한 번 켜지더니 오래도록 꺼지지 않아 지민은 잠시 눈을 뜨고 휴대폰 화면을 확인한다. ‘석진 형’ 지민에게 몇 없는 주변인 중 한 명인 석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지민은 통화 버튼을 누른 뒤 귀에 휴대폰을 올려둔다.
“ 무슨 일이야. ”
─ 찌민. 너 다음주 주말에 시간 돼?
“ 아마. 될 걸? ”
─ 그럼 토요일에 회사에 좀 와라.
“ 왜? ”
─ 대박 사건 하나 있으니까 오라면 오세요. 이 형이 너를 위한 노력하고 있다는 거 알지?
“ …뭐, 대단한 프로듀서라도 섭외했어? ”
─ 대박 소름. 근데 누군지는 비밀.
석진은 양팔을 쓸어 내리며 대박을 외치고 있었고, 지민은 누군데? 라며 석진에게 물었지만 석진은 대답은 다음주에 만나면 듣는 걸로하고 꼭 나와야 한다! 신신당부를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지민은 피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휴대폰을 다시 원래 있던 자리에 올려두고는 눈을 감았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익숙하게 넘어가는 지민이었다.
/ /
“ 내일은 연습실만 가면 되니까 안 와도 돼. 나 혼자 갈게. ”
“ 그래. 오늘 고생 많았는데 집 가서 푹 쉬고, 발목 꼭 찜질 해. ”
“ 응. 수고했어. ”
이름이 사는 오피스텔 주차장, 입구 바로 앞에 세워둔 덕분에 벤에서 내리자마자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는 이름이었다. 17층에 있던 엘리베이터가 지하까지 내려오는 속도는 오늘따라 느릿한 것만 같았다. 이름이는 고개를 들어 엘리베이터 층수가 내려오는 걸 확인하고 있었고, 드디어 B1이 보이자 기다렸다는 듯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27층을 누른다. 역시나 올라갈때도 느릿한 엘리베이터. 그래도 올라가는 동안 아무도 타지 않아 곧바로 27층에서 내릴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가지고 걸을때마다 찌릿한 발목에 인상을 찌푸리는 이름이었다. 빨리 쉬고싶다. 이름이는 현관문 앞에 서서 비밀번호를 치면서도 그 생각 뿐이었다. 문이 열리고 신발을 벗어 던지고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폭죽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니 축하해! 힘껏 흔든 샴페인의 입구가 열리자 허공으로 뻗어 올라가더니 이리저리 흩어지는 샴페인이었다. 피곤한 듯 하품을 하던 이름이는 셋팅 되어있는 머리를 한껏 풀어 헤치더니 샴페인을 들고 있던 유니를 지나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이름이었다. 유니는 이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싶어서 들고 있던 샴페인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는 조심스레 이름이의 방 문을 열어 얼굴만 빼꼼 집어넣고는 이름을 부른다.
“ 언니이. 무슨 일 있어? ”
“ 아니. 유니야 나 피곤해. ”
“ 어, 어. 푹 쉬어. 참, 언니 주말에 스케줄 없지? ”
“ 어… 아마? ”
“ 슈가님이 부르던데, 토요일에 언니 회사로 나오라구우. ”
“ 알겠어, 고마워. 유니 너도 피곤할텐데 빨리 집에 가. ”
“ 응! 언니 잘 자! ”
방 문이 닫히자 혼자만의 세상에 온 이름이는 기운이 쭈욱 빠진 몸을 이끌고 화장대 앞에 앉는다. 아까까진 분명 예쁘게 말린 웨이브였는데, 이름이의 손길에 바로 헝클어진 머리칼들이 어깨에 축 늘어져 있었다. 화장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이름이는 화장대 위에 있는 클렌징 티슈를 여러장 뽑더니 얼굴을 마치 철수세미로 불판을 닦듯 닦아내기 시작한다. 그 덕에 하얗던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변해갔고, 자신도 아픈걸 느꼈는지 그도 멈추더니 휴지통에 티슈를 집어 던지는 이름이었다. 화장대 위에 있던 머리끈으로 머리를 질끈 올려 묶고 화장실로 향해 세면대의 물을 틀더니 세면대를 붙잡고 이번에는 한숨을 땅이 꺼져라 푹 쉰다.
“ 곧 생일이네. ”
따뜻해진 물은 손바닥을 웅크려 물을 받아서는 얼굴에 열심히 묻힌다. 티슈로 제대로 안 지워진 화장을 클렌징 폼의 거품을 이용해서 열심히 닦아낸 뒤 마무리를 하고는 수건으로 얼굴 잔뜩한 물기를 닦아낸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 수건을 바닥에 집어 던지더니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철푸덕 누워버린다. 침대에 누워 한참 천장을 바라보다 침대 밑으로 손을 뻗어 던져놓은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찾는다.
휴대폰을 꺼낸 이름이는 눈을 꿈벅이며 잠금을 풀고는 카톡에 들어가 잔뜩 온 축하 메세지들을 넘기다 넘기다가 멈춘다. ‘윤기오빠’ 가 적힌 채팅방을 누르더니 열심히 타자를 쳐 내려가는 이름이었다. 오빠. 오빠. 오빠. 보낸 메세지 옆에 있는 1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51분에서 52분으로 넘어간 뒤에 이름이는 다시금 타자를 친다. 오빠 나 우울해. 전송을 누르고 한참을 대화방에서 나오지 않던 이름이었고, 이 오빠 또 어디 누워서 자나보다 싶어 카톡을 끄려던 순간 메세지 옆에 있던 1은 사라지고 그 밑으로 두 개의 메세지가 올라온다. 기다려. 오빠가 간다. 그에 이름이는 웃음을 터트린다.
“ 귀찮음 밖에 모르는 사람이 오긴 뭘 와. ”
이름이는 윤기의 그런 말이라도 고마운지 휴대폰을 내려두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이제야 좀 숨 쉬겠네. 그 사이에도 여러 번의 이름이의 휴대폰은 반짝였다. 선배님 축하해요. 역시 대상하면 정이름이죠~ 이름아 대상 축하해! 등등의 별 시덥지 않은 인사들. 이름이는 창가로 다가가 창 밖을 구경한다. 하얀 눈이 내려앉은 서울의 밤은 이렇게나 예뻤구나.
이름이 창 밖 세상 구경에 빠진 사이, 작업실에서 나온 윤기는 주차장에 주차해둔 차들 중 제일 자주 타는 차의 차키를 꺼내 문을 열더니 운전석에 올라타 이름이 사는 집으로 향한다. 평소의 윤기 같으면 시속 100키로 정도로 달렸을텐데, 오늘따라 빨리 가야할 것만 같은 기분에 엑셀을 더욱 세게 밟는 윤기였다. 그 덕에 위험한 순간도 조금씩 있었지만 곧바로 이름이의 오피스텔 주차장에 도착해선 휴대폰과 지갑만 챙겨 들곤 차에서 내려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는 윤기였다.
창 밖 구경이 질려버린 이름이는 어느새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일주일 정도를 연습으로 인해 제대로 잠도 못 잤던 탓이었는지 눕자마자 잠에 들어버렸고, 동시에 문을 열고 들어온 윤기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마자 어둑한 집안을 보자마자 힘이 빠진 듯 실소를 터트린다.
“ 와. 10분만에 왔는데. ”
방 문을 열어보던 윤기는 잠에 빠져있는 이름이의 모습을 보더니 문을 열어두고 조심스럽게 걸어가 그 앞에 쪼그려 앉아 머리를 쓸어 넘겨준다. 우으음. 그의 손길에 뒤척이던 이름이었지만 곧바로 깰 사람은 아니었는지 조금 뒤척이다가 다시 잠에 들어버리는 이름이었다. 다행이다. 잠이라도 잘 자서. 결국 윤기는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무드등의 조명에 비춘 이름이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 아깝다. 동맥까지 못 끊어서. ’
“ … …. ”
‘ 나 때문에 죽은 거잖아. ’
‘ 자책하지마. 네 탓 아니야. ’
‘ …오빠가 윤재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러브 인 멜로디 (Love In Melody)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1/25/22/1ce90124cff8113360bd0afb0583ef63.gif)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나 갈게, 이름아. 윤기는 바닥에서 일어나 켜져 있는 무드등의 전원을 끄며 방에서 나와 문을 조심스럽게 닫는다.
/ /
지민아 미안.. 갑자기 잡힌 해외 스케줄 때문에 이번주는 안될 것 같고 3주 뒤 토요일로 바뀌었어. 괜찮아? 석진에게서 연락이 온지 벌써 4일이 흘렀다. 역시나 지민의 삶에는 큰 변화같은 것은 없었다. 조금 변한 게 있다면, 한파가 물러갔다는 것? 그 이외에는 평소와 똑같은 패턴의 삶을 살았다. 오후 4시 쯤 출근해서 마감 청소까지 다 해야지 하루의 끝이 났다. 오늘도 어김없이 지민은 카페에 출근해 옷을 갈아입고 캐비닛의 문을 닫으려던 순간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짧에 울려 확인하니 석진에게서 문자 메세지가 와 있었다. 나는 괜찮아. 짧은 답장을 보낸 뒤 지민은 다시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었다. 자신에게 선택권이라는 것이 없음을 알고 있었으니까.
지민이 직원 휴게소에서 나와 필요한 것들을 옮겨두고 비어있는 것들을 채워두고 나니 카페 안의 손님들이 어느새 가득 차 있었다. 같이 일을 하는 알바생이 카운터에서 뭔가를 열심히 톡톡 하더니 이윽고 카페에 울려 퍼지던 음악이 바뀌었다. 이 노래는…. 알바생은 고개를 돌려 지민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사장님한테는 비밀이에요! 알바생은 그대로 창고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카페에 울려 퍼지던 곡은 며칠 전 티비 채널을 넘기다가 본 이름이 부른 곡이었다.
당신을 향한 사랑해라는 말이 왜 이리도 멀게만 느껴질까요. 손을 잡고 싶었을 뿐인데, 그런 욕심도 부리면 안되는 건가요. 나는.
지민은 카페 내를 돌아다니며 손님이 앉았다 간 테이블 위를 닦고 정리하고 의자도 제대로 넣어두며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오자 음료를 제조하고 있는 알바생 옆으로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걸레를 싱크대 안에 넣어두곤 물을 틀며 묻는다.
“ 다희씨 이 곡 좋아해요? ”
“ 네! 이름 언니 되게 예쁘지 않아요? 음색이 너무 예쁘잖아요. 그래서 좋아해요. ”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러브 인 멜로디 (Love In Melody)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11/22/681997371d130c21362d61df26588da9.gif)
“ 그렇구나. ”
“ 지민씨도 언니 곡 들어봐요! 괜히 인기 있는 가수가 아니라니까요? ”
알바생의 말에 걸레를 빨고 있던 지민은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그래, 괜히 인기가 있는 게 아니잖아. 나같은 평범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 무슨 가수고 무대야. 알바생은 음료를 다 제조 했는지 요거트 스무디 나왔습니다! 외치며 손님에게 건네준다. 지민의 옆으로 다시 돌아온 알바생은 걸레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지민을 쿡쿡 찔렀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는 지민이었다. 아. 알바생은 지민의 상태를 보더니 이건 제가 빨게요. 지민의 손에 있던 걸레를 가져간다.
“ 어서오세요. ”
알바생은 뒷편에서 걸레를 빨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여자를 보고는 형식적인 인사를 하는 지민이었다. 지민의 앞에 선 여자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더니 메뉴판을 훑어 보다 레몬 에이드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요. 아, 테이크 아웃이에요. 다시 선글라스를 제대로 쓰는 여자였고, 지민은 포스기로 찍으며 7500원 입니다. 그에 여자는 핸드백을 뒤적이다가 핸드백 속에 있던 휴대폰이 지갑과 딸려 나오다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여자는 무릎을 굽혀 휴대폰을 줍고는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낸다. 지민에게 건네진 카드는 결제가 되었고, 잠시만 기다리라는 지민의 말에 여자는 카드를 다시 지갑 속에 넣고는 빈 자리에 앉는다.
“ … …닮았어. ”
방금 주문을 받던 직원을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 하던 여자는 자리에 앉아 몸을 기댄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어서는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고, 마침 휴대폰이 울리자 고개를 돌려 수신자를 확인하는 여자였다.
“ 여보세요. ”
‘ 어디야? ’
“ 오빠 작업실 근처 카페. ”
‘ 금방 오겠네, 윤기도 온다던데. ’
“ 그 오빠 오늘 녹음 있다며? ”
나도 모르겠다, 걔가 왜 오는지. 상대방의 말에 이름이는 피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윤기 오빠 마실 것도 사가야겠네. 읏차. 자리에서 일어난 이름이는 다시 카운터로 다가갔고, 직원 둘이서 열심히 음료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에 조심스럽게 뱉어낸다. 저기요…. 이름이의 말에 이번에는 지민이 아닌 알바생이 컵홀더까지 끼워넣더니 유니폼에 손을 닦으며 이름이의 앞에 서서 주문하시겠어요? 라며 베시시 웃는다. 그에 이름이는 아이스 말고 그냥 아메리카노 한 잔도 같이 포장 가능하죠? 이름이의 말에 알바생은 홀린듯 고개를 끄덕인다. 와아. 진짜 예쁘다, 이름이 언니랑 닮았는데.
여기 카드요. 이름이 가지고 있던 카드를 알바생에게 건네주고 결제까지 하고서 다시 카드를 돌려주려고 하는데, 알바생의 눈에 들어온 이름. 카드에 적힌 이름 분명 정이름이의 이름과 같았다. 두 눈이 동그래진 알바생이 카드를 건네주다 말고 카드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며 앞에 서 있는 이름을 바라보며 헐을 외치며 다른 손으로는 입을 막아버린다. 대박, 정이름…언니 맞죠? 알바생은 대박을 큰 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 시켰고, 그 시선들이 느껴졌는지 입을 가리며 조그맣게 물어본다. 이름이는 카드를 받아서 지갑 속에 넣으며 자신의 입술 앞에 검지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비밀이에요. 그에 고개를 슬쩍 끄덕이는 알바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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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
한 손에 들고 가기 편하게 포장이 되어있는 것을 이름이의 쪽으로 들이 밀던 지민이었고, 그걸 받으려던 이름이는 지민을 응시하다가 선글라스를 쓰며 미소를 짓는다. 고마워요, 수고하세요. 지민은 끝까지 눈을 내리깔고 있었고, 이름이의 말에 잠시 고개를 들어 이름을 바라보다 고개를 꾸벅 숙인다. 이름이 카페를 나가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까 자신이 빨아둔 걸레를 꼭 쥐며 총총 달려와 지민의 옆에 달라 붙는다.
“ 지민씨, 봤어요? ”
“ 뭘요? ”
“ 방금 그 여자요! ”
“ 아… …. ”
“ 그 여자 정이름이에요. 대박. 진짜 예뻤는데, 못 봤죠?! ”
“ … …네. ”
카페에서 나온 이름이는 조금 풀린 날씨에 상쾌한 공기를 들이 마시며 길거리를 걷다 카페에서 본 지민을 떠올린다. 아무리 봐도 닮았단 말이지. 볼을 긁적이다가 세상에 닮은 사람이 한 둘이겠어? 라며 넘기는 이름이었다.
방음을 위한 문이 꽤나 무거워 몸으로 낑낑 거리며 밀고 있으니 언제 온 건지 복도를 걸어오던 윤기는 이름이의 머리 위로 손을 대더니 밀고 들어간다. 땡큐. 이름이는 녹음실로 들어와 종이로 된 컵에 담긴 커피를 꺼내 윤기에게 건네주었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던 남준의 옆에 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아메리카노를 둔다. 그리곤 뒷쪽에 놓인 소파에 편한 자세로 앉은 윤기를 바라보더니, 오빠는 왜 온 건데? 이름이의 궁금증이 가득한 물음에 윤기는 커피 한 모금을 홀짝 마시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뭔가 있는데, 저 오빠.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윤기를 바라보자 윤기는 다시 커피를 마신다.
“ 완벽하게 너를 위한 곡이다. ”
“ 진짜? 역시 우리 남준짱 최고. ”
이름이는 양 손의 엄지를 치켜 올리며 남준을 향해 날리고 있으니 뒤에 앉은 윤기가 커피를 내려두며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야, 너 나한테는 그런 적 한 번도 없잖아. 그에 이름이는 손을 내리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입꼬리를 올린다. 그래서 상 받을 때마다 오빠 언급하면서 사랑한다고까지 해주잖아! 이름이의 말에 윤기의 입이 꾹 다물어졌고, 그런 둘을 바라보던 남준은 엄마 미소를 짓다가 옆에 놓인 의자를 자신의 옆으로 끌어다 놓더니 의자를 팡팡 치며, 이름아 여기 앉아봐. 라며 손짓을 한다.
“ 왜? ”
“ 윤기가 할 말 있대. ”
“ 엥? ”
남준의 말에 이름이는 남준의 옆에 앉아서 레몬 에이드를 빨대로 쪽쪽 빨다가 윤기를 바라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눈을 이리저리 피하다가 목을 가다듬고 이름이에게 말을 꺼낸다.
“ 너랑 진짜 딱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았거든? ”
“ 웅. 근데? ”
“ 그게… 좀 문제가 있어. ”
“ 왜? 설마 또 정혁 같은 애는 아니지? 나 진짜 그런 부류의 애면 안 해. 죽어도 안 해. ”
“ 그건 아니고…. ”
윤기는 남준의 눈치를 보다가 남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테이블 위에 올려진 커피를 다시 마시더니 말을 이어가려다 만다. 아니다, 만나보면 알겠지. 그때가서 정해도 늦진 않으니까. 시시하게 끝나버린 이야기에 이름이는 뭐냐며 계속 윤기에게 들러붙어 물었지만, 윤기는 네가 직접 보고 판단해.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 아. 오빠 진짜 너무하다. ”
“ 뭐가. ”
“ 사람이 말을 하다가 끊는 게 어디있어? ”
“ 여기. ”
“ 남준 오빠, 오빠도 아는 거지? 그럼 오빠가 말해봐. ”
“ 왜, 왜 갑자기 나야…? ”
둘만 알고, 나한테 숨기려는 게 뭔데! 이름이는 결국 둘의 중앙에 서서 번갈아가며 바라보더니 소리를 친다. 사람이 말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이렇게 중간에 끊어버리면 얼마나 찝찝한 줄 알아? 이름이의 말에 남준이 어색하게 웃음을 짓다가 나는 모른다며 손사래를쳤고, 결국은 다시 윤기에게로 튀었다.
“ 나 다 괜찮으니까 말 해주면 안 돼? ”
“ 진짜? ”
“ 당연하지. ”
“ 윤재 이야기인데도? ”
“ … …. ”
“ 거 봐, 안 괜찮잖아. 너. ”
“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러브 인 멜로디 (Love In Melody) #01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8/02/11/23/4635d4458488674920cd1a5f6a87dd5f.gif)
LOVE IN MELODY
# 너를 위한 멜로디 ; 01 END
| * - * - * 럽인의 한마디 * - * - * |
와..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는데.. 재미 없죠? 엉엉. 초반에 내용을 다 풀어놓은 것만 같은 기분이구.. 하지만 앞으로의 산은 높고 높아요..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축 쳐지는 이야기가 아닌데! 신알신 해주신 분들 넘 감사하구, 댓글 달아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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