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사생이 아니라 이제 스엠회사에서 일하게 된 도경수라고 합니다."
사생으로 오해를 받아 기분이 나쁜 경수는 동그란 입술을 삐쭉 내밀고 말했다. 경수의 해명에 조수석에 앉은 산적이 놀라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전화로 회사에 확인을 했는지 산적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경수에게 사과를 했다.
" 어쩐지.. 이 시간에 사람도 별로 없는데 있으시길래..."
" 아뇨.. 괜찮습니다. 팬들이 몰릴 거 같은데.. 들어가시죠."
경수의 배려에 산적은 감사하다고 말한 뒤 다시 창문을 올렸다. 검정색 벤이 차고로 들어서는 것을 본 경수는 스엠회사 입구로 걸어갔다.
투명한 창이 신기했던 경수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신기한 건물을 처음 봤다고 생각하며 두리번대고 있었다.
'우와.. 응? 근데 문을 어떻게 열지?... 헉..'
혼자서 두리번대던 경수는 문을 여는 법을 몰라 당황했다. 다른 문명도 아닌데 자신이 이렇게 뒤쳐진 사람이라니..
이러다가는 지각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경수는 발을 동동 굴렸다. 키가 작은 경수는 앞에 인터폰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 저기요. 안 들어가세요? "
순간,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경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를 돌았다. 까맣고 부리부리하게 생긴 남자가 자신을 째려보고 있었다.
'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경수는 무례하다는 것도 잊고 까만 남자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 남자도 지긋이 경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 아! 엑소 카이!' 드디어 그 남자가 자신이 맡을 그룹,EXO의 일원인 카이라는 것을 깨달은 경수는 당황하며 말했다.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부로 여기서 일하게 됬는데.. 문을 못 열겠어서..."
" .... 네? .... 풋...킄ㅋ"
경수는 제 말에 폭소를 터뜨린 카이를 쳐다보며 울상을 지었다. 자신은 지금 첫 날 부터 지각할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는데 ..
너무 웃기다는 듯이 한 손으로는 배를 잡고 한 손으로는 경수 옆의 벽을 짚은 카이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 큼.. 제가 열어드릴게요. "
카이 덕분에 회사 내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경수는 들어오자마자 핸드폰 시계를 보았다.
' 10시 58분 '
다행이도 지각을 면했다. 경수는 감사의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이미 카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어차피 앞으로 만나게 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수는 구지 카이를 찾지 않았다. 사내를 둘러보던 경수는 안내데스크로 걸어갔다.
가다가 길을 잃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방향치에 길치 기질까지 있는 자신의 감각을 믿으며 처음 온 곳을 돌아다닐 수는 없다고 경수는 생각했다.
W.됴총행쇼
" 김종인. 어디 갔다 기어오냐? 아침에 너 찾느라고 숙소에서 난리났었는데 !! 우리도 늦을 뻔 했다고 "
종인은 자신이 들어서자 마자 타박을 하는 승환 매니저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신을 빼고 멤버들이 두 차로 나뉘어 회사로 출근했나 보다.
평소 아침 잠이 많은 종인은 왠일로 일찍 일어나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상쾌하게 샤워를 하고 산책을 좀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에 나갔다가
동네에서 길을 잃은 종인은 그렇게 네 시간동안 숙소 근처를 헤맸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모두들 나가고 없는 상태였다.
종인의 변명을 듣던 멤버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 왘...킄킄킄킄.... 진짜 종인아. 너보다 길치인 사람은 없는 거 같앜..킄킄"
계속 비웃는 형들 때문에 종인은 무언가 대화 소재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회사 입구에서 만난 신기한 사람이 생각났다.
" 형들! 나 여기 입구에서 이상한 사람 봤어 "
" 누구? 누구누구누구? "
종인은 역시나 가장 호기심이 많은 종대 형이 받아 줄 것을 예상했다.
" 아니. 진짜 귀엽게 생겨가지고 키는 한 이정도 돼나? 회사 문도 못 열고 서있더라고 바보같이."
종인은 말하면서 경수의 얼굴을 떠올렸다.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종인은 경수가 참 자신의 취향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손으로 경수의 키를 가늠하며 말하는 종인에 나머지 멤버들이 웃음이 터졌다. 일전에 백현이 새로 옮긴 건물에 못 들어 오다가 앞에 서 있던
사생에게 물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누군지 몰라도 변백현이랑 똑같은 짓을 한다고 웃어댔다.
순간 백현은 왠지 모를 호기심이 들었다. 하필이면 자신과 똑같은 흑역사를 생성하다니.... 누군지 몰라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W.됴총행쇼
안내데스크의 설명을 듣고 찾아간 사무실에서는 경수에게 EXO에 대한 많은 자료를 풀어놓았다. 적어도 자신이 맡을 가수의 컨셉과 특성을 알아야 된다며
다른 코디들이 계속 말을 걸었다. 사실은 여자 코디들이 새로 온 귀여운 경수에게 찍접대는 것일 뿐이었으나 순진한 경수는 끄덕이며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었다.
' 그러니까... 미지의 세계에서 온... 아니 이건 알고 있었고. 아까 본 카이가 종인이고. 백현. 크리스. 레이. 루한. 타오. 수호라는 사람이 리더고 이름이 준면이고..
첸이라는 사람이 사실은 한국인인데 이름이 종대.. 그리고.. 또..'
이름을 대충 다 외운 경수는 이제 나이를 또 외워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고개를 다리 사이에 파묻었다. 그런 경수를 보며 코디들은 므흣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귀엽지 않아? '
' 맞아. 우리 애들은 애들이 너무 능글맞아서 재미없었는데. 풋.. 재밌겠다. 이제 '
코디들이 속삭이는 그 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 경수는 산적을 닮은 아까 그 벤의 남자와 스누피를 닮은 남자를 보았다. 옆에는 엑소 멤버가 아닌 훈훈하게 잘생긴 남자가 한명 더 있었다. 엑소의 세 매니저 들이었다.
" 다시 뵙네요. 정식으로 인사드릴게요. 저는 허재혁이라고 하고 엑소K 담당입니다."
" 반갑습니다. 저는 임현균이라고 하구요. 엑소 M 담당입니다."
"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승환이구요. 엑소 K 담당입니다."
산적을 닮은 사람, 스누피를 닮은 사람, 훈훈하게 생긴 사람 세명이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했다. 경수는 또 새로운 세 명의 이름을 머리 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왠지 이름보다는 산적과 스누피만 생각날 것 같기도 했다.
"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 저는 도경수라고 합니다."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인사하는 경수를 보며 매니저들은 아빠미소를 지었다. 인사부의 말로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22살밖에 안된다고 하던데..
엑소 멤버들과 비슷한 나이또래라서 걱정을 하던 매니저들은 생각보다 겸손하고 어른스러운 경수의 모습에 만족스러웠다.
보통은 여자들이 하는 일이라서 코디들이 무거워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새로 온 남자 코디는 모두의 맘에 쏙 들었다.
" 저 쪽에 저희 애들 다 불러놨는데.. 가서 인사라도 하실래요? 미리 미리 하시고 친해지시는게 편할 거 같아서 불러뒀습니다."
" 가시죠."
산적과 스누피의 재촉에 경수는 소파에서 일어섰다.
왈왈
헐 ㅋㅋ... 그냥 쪄본건데 더 쪄달라시기에..
이거 소재는 엑독방에서 추천받은 소재임을 밝힘니다 ㅎㅎ
읽어주시고 암호닉까지 신청해주셔서 ㅜㅜ 감사하네요 ...
우옹.. 행복한 징어는 이만 쨔지러 가겠슴돠 ㅎㅎ..
>오세훈 졸축<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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