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의 집은 의외로 학교에서도 우리집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정해진 버스를타고 십분쯤 달린뒤 내린곳에서 난 쪽찌를보고 길을 걸었고 내가 지금 우뚝 멈춘곳엔 아파트중에선 고급형으로 지어진 건물이 보였다.
'102동 1601호'
마지막으로 쪽찌를 다시 한번 꺼내 동과 호수를 확인한뒤 주머니에게 집어넣고 16층으로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짧은 시간동안에도 변백현이 밥이나 잘 먹었을까, 혹시나 어딘가 아픈건 아닌지 내심 걱정스러웠다.
엘리베이터는 16층입니다란 안내원의 말과 함께 천천히 열렸고 난 조금씩 발을 옮겨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내앞의 현관문앞에는 1601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고 침을 한번 삼킨뒤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이 울리고 긴 정적이 찾아왔다. 하지만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현관문은 열릴기미를 보이지않고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결국 집에 없나싶어 발걸음을 돌리려한순간, 희미하게나마 변백현의 집에서 기침소리를 들었다. 변백현이 집에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변백현이 인터폰을 통해 나를 보고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인터폰에 대고 이야기를했다.
"변백현. 너지금 내말 듣고 있다면 문좀열어줘."
내말에도 여전히 잔잔한 정적만이흘렀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누르려 했을때, 현관문쪽으로 다가오는듯한 발소리가 희미하게나 들려왔다.
그래서 초인종을 누르려는 내손을 다시 내리고기다리고있으니 조금뒤 현관문을 돌리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다.
작게나마 열린 문사이로 본 변백현은 사흘동안 살이 내려 약간은 핼쓱해진 모습이였다.
내얼굴을 확인한 변백현이 망설임도 없이 다시 문을 닫아버리려고했다.
"야!!!!!잠깐만!!!!"
내가 결국 소리를 지르며 변백현이 닫는 문사이로 몸을 밀어넣어 버렸다.
간발을 차이로 문에 낑겨 쥐포가 될뻔했던 난 겨우 현관문 사이로 통과해 변백현 집안으로 발을 들일수있었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변백현은 그런나를 굳은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난 그런변백현을 말없이 쳐다봤고
변백현은 현관문을 다시 열더니
"나가"라는 말과 함께 다시나를 밀어내려고했다.
"야!!!!!!할말있다고 할말!!"
결국 짜증스럽다는듯 나를 밀어내는 변백현의 손을 쳐내니, 뭐냐는듯한표정으로 쳐다보는 변백현에게 눈을 질끈 감고 사과를 했다.
"미안"
미안하다는 내말에도 그저 변백현을 날쳐다보기만할뿐이였다.
그리곤느릿느릿 내게 입을때며 말한다.
"됐어. 박찬열이랑 있지 나한텐 왜온거야. 사과필요없으니깐 집에가."
변백현은 그말을 내뱉고는 현관문을 열어둔채 집안으로 걸어들어가려했다.
난 그뒷모습에 망설일 틈도없이 변백현에게 달려가
변백현을 뒤에서 안아버렸다.
놀랬던건지 잠시 주춤거리던 변백현은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진짜 난괜찮으니깐 돌아가."
아직까지도 내가 자신에게 어떤감정을 가지고있는지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른척 하고있는지도 확실히 모르고 분명 날 들들볶을 만큼 싫어하던 너였지만 지금이아니면 영영 말하지 못할것 같았다.
그래서 변백현등에 내얼굴을 더욱 깊게 파고들며 울먹이듯 말해버렸다.
".....좋아해...!!"
변백현의 대답을 듣기 위해 뱉은 말이 아니였다. 그저 알아주기었으면 하는 그런 작은 바렘이였다.
자신을 끌어안고 있던 내손을 저지하려던 변백현은 내말에 움직임을 멈췄고 한참뒤 조금은 떨리는 말투로 말했다
"충분히 알아. 그러니깐 박찬열한테 가라잖아. 이제 됐어? 가"
아무리 차일 고백이라지만, 좋아한다는 사람 앞에서 박찬열한테 가라느니 충분히 알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서운한 감정이 울컥하듯 올라왔다.
"야 이개같은 새끼야!!!!!!네가 좋다고!!!박찬열이 아니라 네가 좋다는데 왜자꾸 박찬열한테 가라하는거야...."
참을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앞에서 용기 내 고백했더니 다른사람에게 가라느니,충분히 안다는 말을 들었다는것자체를.
니가 뭘아는데? 내가 좋아했던 거 알면서도 그럼 그렇게 행동 했던 거야?
어쩌면 처음지자 마지막으로 안아보는 변백현의 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서러워져 결국 울어 버렸다.
내가 한참을 울동안 변백현은 나를 밀어내지도 그렇다고 감싸 안아주지도 않았다.
"야"
한참뒤 변백현의 입에서 짧지만 왠지 다정해 보이는 듯한 어조의 말이 들려왔다.
괜히 저새끼는 착각하게 매번 저런 어투로 말하곤 했어.
무심하고 싸가지없어보이고 이기적이게 보일수도 있던 변백현의 말투와 행동에는 무언가 다정함이 담겨있고 배려가 담겨있는 듯 느껴졌던 것도 다 결국 내 착각일 뿐이였다.
변백현이 내뱉은 다음 말이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난 더잘알고 있었다.그래서 더욱 듣기 싫었다.
난 나를 부르는 변백현의 목소리에 변백현에게 꼭 감고있던 팔을 슬며시 풀었다.
그리곤 최대한 밝고 괜찮다는 듯한 어조로 말을 했다.
"야! 다알아~ 다아니깐 말안해도되거든? 나 갈게."
왠지 모르게 뻥쪄있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변백현을 지나쳐 내가 직접 현관문을 열다 뭔가 빠트린 듯한 기분에 곰곰히 생각하니 못했던 말이있었다.
"아,참 깜빡 할뻔 했는데, 나 울었던거 니가 너무 불쌍해서 울었던 거야. 절대 차여서 운거 아니니깐 상관꺼!그리고 밥좀챙겨 먹어. 살빠지니깐 흐물흐물해서 진짜 오징어같다."
이말을 하면서도 눈을 깜빡거리기만 하면 쏟아져 내릴것 같은 눈물을 참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난 재빨리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그제서야 괜히 말한것 같다는 후회와 겨우 용기내 고백한 결과가 박찬열에게 가라는 대답이였다니 서러워 미칠지경 이였다.
"이..이.....변백현 이개만도 못한새끼.....네가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 있어....?흐엉어어어엉 이 죽여버려도 모자란 새끼.....나쁜새끼..................."
아파트를 빠져나와 버스정류장까지 가는길에서도 너무나도 서러워 혼자 중얼거리듯 변백현 욕을 내뱉으면서 질질 짜는 소리와 함께 말했다.
그렇게 울었는데도 멈출줄 모르는 눈물에 눈가만 슥슥 비벼대다 아무리 그래도 따라 나와주지도 않는 변백현에 짜증이나 뒤로 고개를 젖혀 봤을땐,
저멀리서 나를 향해 달려 오고 있는 변백현이 보였다.
......말이 씨가된다더니. 얼굴은 눈물콧물범벅이되서 변백현욕이나 길거리에서 질질짜며 내뱉고 있는 나를 변백현은 봤을거다.
밤 10시가 넘은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기 망정이지,사람들마저 많았다면 난 정말 죽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이미 내몰골은 다 봤겠지만 혹시라도 못 봤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 뒤를 쫓아오는 변백현에게 잡히지 않으려 미친듯 뛰었다.
정말 한참을 뛰었고 이정도면 그냥 갔겠지.라는 생각에 뒤를 뒤돌아 보았을땐 뒤를 돌자말자 내얼굴 바로 앞에 변백현의 얼굴이 보였다.
"어우야!!!!!!!!깜짝이야!!!"
깜짝놀란내가 기겁을 하며 내뱉은 말에 변백현도 놀랐는지 몸을 살짝 떨었다.
조금 민망해져 쓸떼없이 헛기침만 몇번 하고는 변백현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딴청을 피우며 물었다.
"왜 왔어. 나사과안해도된다니깐? 뭐 너그렇게 많이 좋아했던 것도 아니였고, 그렇게 쪼잔한 여자 아니거든?"
내가 내뱉고도 양심이 푹푹 찔려오는 말에 변백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픽웃고 말했다.
"그래서 그렇게 질질짜면서 씨발새끼니 개새끼니 내 쌍욕을 하면서 집에 가려고 했어? 설마 나 개새끼라고 전세계에 알릴 생각이였던건 아니지?"
"씨발놈아 나 놀리려고 여기까지그렇게 미친것처럼 쫓아왔냐?"
나를 그렇게 쫓아와놓곤 숨을 헉헉거리면서 내뱉은 정말 놀리는 듯한 변백현의 말에 욕이 먼저 나갔다. 역시 변백현에게 욕을 하루라도 안 내뱉는 날엔 내 일상이 끝나지 않나보다.
내말에 잠시 심호흡을 하던 변백현이 길게 뜸을 뜰이다가 말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또 입을 다물고...
아무리 기다려주려 참을성있게 참아봤지만 더이상은 참을 수없어 내가 입을 떼려던 순간 변백현이 눈을 감듯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곤 말했다.
"오여진. 너 내가 살인자인거 알지?"
"응 잘알고있지."
"...........그래도 좋아?"
자기도 말해놓고 손발이 오그라드는지 눈을 감아버린 변백현을 보는 재미란 쏠쏠했다.
왠지 나를 괴롭힐때마다 실실쪼개며 재밌어하던 변백현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아주살짝 들었다.
내가 변백현에게 아무말도 하지않자 변백현은 눈을 감은 채로 더욱 인상을 찌푸리며"빨리...."라고 말을했다.
그럼에도 난 내입사이를 비집고나오는웃음을 참으며 최대한 무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변백현도 더이상은 못참겠는지 눈을 떠버렸고 변백현은 굳은 내표정을보더니 잔뜩 흔들리는 눈빛으로 내게 물어봤다. ".......싫어?" 내가 웃음을더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내웃어버렸다. 난 그런변백현에게 눈을 맞추며 말했다. "응 좋아" 내가 그대답을 함과 동시에 약간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짓던 변백현이 결심했다는듯 손을 꽉지곤 내가 변백현에게 했던것처럼 눈을 맞춰오며 말했다. "나도 네가 어떻든 좋아" 그말을한 변백현은 내가 어떤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내가 했듯이 나를 따뜻하게 안아줬다.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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