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공연이 끝이 날 때 까지, 결국 학연은 원식 말마따나 택운의 연주에 집중하지 못했다. 학연의 눈은 자연스레 택운을 좇았다. 공연에 잔뜩 몰입한 얼굴이라 던지,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라 던지, 마이크를 쥐고 그가 간단하게 곡 소개를 할 때면 학연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 그와는 달리 마치 폭풍처럼 느껴지는 그의 연주는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엔딩 곡의 연주가 끝이 났을 때, 택운이 마지막 건반을 누르고 잠시간의 여운이 공연장 안에 가득 찼다. 이내 관객들은 환호했다. 기립박수를 치는 등, 열성적으로 그의 첫 내한 공연에 박수를 보냈다. 혐한 피아니스트가 여는 한국에서의 공연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택운이 가벼운 인사를 마치고 무대 바깥으로 나설 때까지 관객들은 쉬이 자리를 뜨지 못했다. 택운이 지나는 자리로 우르르 기자들이 몰렸다.
학연은 얼이 빠진 사람처럼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반 이상의 관객들이 자리를 벗어났지만 학연은 노트와 펜을 꼭 쥔 채 멍하니 무대 위의 피아노를 올려다보았다. 택운이 연습실에서 사용하던 피아노와 같은 피아노. 그리고 그제야 자신의 맡은 바가 떠올랐다. 얼른 노트를 펴고 떨리는 손으로 느낀 바를 짤막하게 적어 내려갔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여전히 두서가 없는 글. 이내 신경질적으로 노트를 덮었다.
“얼른 나가죠, 우리.”
“……”
“카페 가자고 했잖아요. 주스 만들어 줄게요.”
“..나 그냥 집에 갈래.”
“……”
“차 가져왔으니까 너 먼저 가. 혼자 갈게.”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대 공연장을 나서는 학연. 잠시 얼이 빠진 채 학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원식은 그제야 상황파악을 마치곤 뒤늦게 학연을 따라 나섰다. 어느새 저 만치 앞서있는 학연. 하마터면 학연을 이대로 놓칠 뻔 하였다. 학연의 손목을 잡아 제 쪽으로 돌렸을 때 원식은 어쩌면 이대로 학연을 보내주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주 잠시 했다. 학연은 아무렇게나 눈가를 비비고 있었다. 분명 운 것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했기에 우는지 까지 원식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무방비한 상태로 눈물을 보이는 학연을 탓하기 보다는 달래주어야 맞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택운 때문에 눈물 흘리는 학연을 대체 몇 번이나 보아왔는지 셀 수도 없다. 확실한 건 그가 어떤 이유에서든 우는 모습을 보는 건 싫지만 그 이유가 택운이라면 더욱 싫다는 것. 원식은 학연을 품에 안고 그 마른 등을 도닥거렸다. 그가 울 때면 그저 말없이 달래주어야 한다.
“데려다 줄게요. 차 가져왔다고했죠? 가요. 운전할 테니까.”
“……”
“학연이 형.”
“친구랑 같이 왔었네요. 티켓 두 장 드릴 걸 그랬나.”
그리고 원식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자신의 품안에 있던 학연이 굳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제게서 떨어지려는 학연을 더욱 세게 안았다. 학연을 처음 안는 것도 아닌데, 학연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그를 안고 있다는 묘한 승리감이 온 몸을 감쌌다.
“친구가 아닌가?”
학연을 편안하게 대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전혀 편해 보이지 않는. 이제 막 공연을 마치고 내려와 멀어 보이기만 하는 택운이 학연의 눈앞에 있다. 학연은 얼른 원식에게서 떨어졌고 당혹스러운 상황에 무어라 대답하여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였다. 머뭇거리고 있는 학연. 그런 학연을 지켜보던 원식은 이내 학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택운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네. 친구 아니에요.”
“……”
“제 애인이에요.”
학연이 화들짝 놀라 원식을 올려다보자 원식은 그저 가만히 있으라는 듯 학연의 어깨를 감싼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원식의 말에 잠시 멍하니 원식과 학연을 번갈아보던 택운은 곧 입 꼬리를 올려 웃어보였다.
“학연씨 애인 있었어요? 얘기 안 해서 몰랐네.”
“그런 거 아니..!”
그리고 자신과 원식의 사이를 택운에게 제대로 밝히려던 학연은 잠시 멈칫거렸다. 내가 어째서 이 관계를 해명하려 하는 거지? 내가 정택운이랑 무슨 사이라고..아무 사이도 아닌데..택운이 자신과 원식을 애인사이라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택운에게 있어서 학연은 아마 10년 전, 철없을 나이 만났던 옛 애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테니.
“학연씨가 애인한테 내 욕 많이 했겠네요. 내가 워낙 까다롭게 구니까.”
“……”
“학연씨 오늘 저랑 같이 연습실 좀 가죠. 공연도 끝났는데 인터뷰 한 번 해야 할 것 같지 않아요?”
“……”
“오늘 학연씨 좀 빌려 갈게요. 아무래도 공연 끝난 직후에 인터뷰를 해야 잘 나 올 것 같아서.”
택운이 사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아무것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학연은 그저 원식과 자신을 향해 억지로 미소 짓고 있는 택운을 바라볼 뿐이었다. 택운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자신을 더럽다고 생각할까. 아니, 이젠 온전히 잊었을 테니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할까. 너무나도 쉽게 원식의 말을 믿는 택운의 모습에 학연은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자신이 아닌 타인의 옆에 있는 나를 보면서도, 택운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정신을 차렸을 때 택운이 인터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았다. 이 와중에도 그는 오로지 일 생각뿐이다. 그래, 택운은 자신을 말 그대로 공적인 관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만 10년 전 구질구질한 기억 속에 갇혀 택운을 잊지 못한 것이 아닐까.
비참하다는 기분을 느낀 것 같다. 그래. 사실 생각해보면 택운이 제게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쨌든 자신은 10년 전 택운을 떠났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른 지금, 택운이 아직도 자신을 잊지 않은 채 기다려주길 바랐던 건 자신의 지나친 욕심에 불과했을 뿐. 원식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학연의 어깨를 쥐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원식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했다. 마치, 정말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내가 형 차 집 앞에 대놓을게요. 일 끝나면 전화하구요. 데리러가게.”
“……”
“차키 나한테 있으니까 잃어버린 것 같다고 찾지 말구요.”
“원식아.”
“꼭 전화해요. 너무 늦지 않게 하고.”
원식은 언제나 학연에게 다정하다. 따뜻한 눈길로 저를 바라보고 힘든 일이 생기면 언제라도 달려와 곁에 있어주며, 항상 학연을 배려하고 학연을 먼저 생각한다. 원식에게 있어서 학연은 일보다 우선이었다. 학연에게 급한 일이 생기면 알바생 없던 카페를 닫고서라도 학연을 찾아왔었고 하루 밤이 새도록 학연의 옆자리를 채워주었다. 그렇게 8년을 함께했다. 가끔은 학연 스스로 원식을 사랑할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망 없는 제 추억에 붙들린 채 지내온 10년이라는 시간. 이제 그만 아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었던 시간들. 하지만 결국 학연은 원식을 사랑하지 못했다. 한계였다. 원식은 편하고 제게 안식을 주는 사람. 그것이 자신과 원식 사이 관계의 끝이었다.
학연은 천천히 택운의 뒤를 따랐다. 운동을 많이 했는지 넓어진 어깨와 등. 택운은 말이 없었다. 그저 계속해서 학연을 앞선 채 걸을 뿐이었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택운의 대기실이었다. 재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보이질 않는다. 둘만 남은 어색한 상황에 학연은 등 뒤로 닫히는 문 앞에 어색하게 서 있었고 택운은 아무렇지 않게 옷을 갈아입었다. 무대 위에서 그가 입고 있었던 의상이 벗겨지고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어쩐지 학연은 얼굴이 화끈거려왔다. 우스웠다. 같은 남자끼리 내외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었다. 택운이 옷을 다 갈아입고 대강 메이크업을 지우는 동안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대기실 안으로 재환과 몇몇 스태프들이 들어섰다.
“학연씨! 여기 계셨네요?”
“아..네. 택운씨가 인터뷰 요청을 하셔서요. 연습실 가기로 했어요.”
“네? 택운이 형이 이 시간에요? 형! 방금 공연 끝내놓고 괜찮겠어?”
재환의 물음에도 택운은 말이 없었다. 그저 메이크업을 다 지운 뒤 자신의 소지품들을 가방에 챙기곤 잠시 학연을 바라보았다. 택운과 짧은 시간 눈을 맞추었지만, 학연은 어쩐지 손끝부터 온몸이 저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예감이 좋지 않다.
“이재환.”
“네, 형.”
“지금 퇴근해. 따로 에이전시 들릴 필요 없어.”
“네? 그게 무슨..택운이 형!”
그리곤 재환을 지나쳐 대기실을 나서는 택운. 당황한 재환이 택운을 뒤따르려 했지만 택운은 금세 홀을 지나 예술의 전당을 벗어나버렸다. 학연도 재환에게 가볍게 인사를 마친 뒤 얼른 택운을 따라 바깥으로 나섰다. 아직까지 꽤 많이 남아있는 인파들로 인해 북적거리는 공연장 앞. 택운의 차로 보이는 듯한 은색 포르쉐 한 대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아직도 서먹한 택운과의 사이에 어느 좌석에 앉아야 할지 망설이던 학연 앞으로 앞좌석 문이 열렸다. 얼른 타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재환과 함께 에이전시 차로 이동해도 될 텐데, 굳이 이렇게 단 둘만 남는 시간은 어쩐지 숨이 막혀온다. 택운은 학연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했다.
“저..택운씨. 인터뷰 하려면 제 노트북이 필요해요. 택운씨가 팩스로 보내준 답변지도 사무실에 있고..아직 검토도 다 안 끝났는데..”
“……”
“굳이 오늘 해야 하면 가는 길에 저희 사무실 한 번 들려야 할 것 같은데..”
택운은 학연의 말도 마치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온전히 무시했다. 학연은 자신을 무시하는 택운에게 화가 나기보다는 사실 서러움이 북받쳤다. 이렇게 그에게 철저히 무시당하는 와중에도, 그와 단 둘이 그의 차 안에 함께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이, 너무나도 서러워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학연은 말없이 운전하는 택운의 옆모습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을 소름끼치게 만든다. 10년이 흘렀어도 멋있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자. 아무리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남자.
차는 빠르게 달렸다. 학연은 서울의 야경을 뒤로 하며 택운에게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강을 끼고 달리는 차. 확실히 자신의 사무실 방향은 아니었다. 아마도 택운의 연습실이 있는 에이전시로 향하고 있는 듯. 핸들을 쥐고 있는 저 하얗고 가는 손은 방금 전까지 피아노 건반을 매만지던 손이다. 누구보다도 학연이 사랑했던 손. 한없이 차갑지만 한없이 따뜻했던 손. 저 손을 잡고 걸을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었던 시절. 그리고 그런 택운을 떠올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악몽 같은 기억들.
‘네가 우리 택운이를 꼬여 낸 그 아이니?’
‘..누구세요?’
‘무용을 전공한다지, 아마?’
‘누구시냐구요!’
제 앞으로 던져지던 뭉텅이의 돈다발. 택운의 새어머니는 언제나 입술에 붉은 립스틱을 칠했다. 그녀는 줄곧 학연의 집과 학연의 연습실을 찾아왔다. 교묘하게 택운이 학연을 찾던 시간을 피해서. 그리고 학연에게 다시는 택운을 만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양아들인 택운을 끔찍하게 아꼈었다. 애정이라기보다는 집착에 가까웠던. ‘천재’ 소리를 듣던 택운의 앞길은 탄탄대로였다. 여러 러브콜을 받았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발판은 충분했다. 그런 택운에게 단 한 가지의 약점이었던 학연. 그녀는 자신의 양아들이 한 사내아이에게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혹시라도 연습을 게을리 할까 친구조차 사귀지 못하도록 하던 택운이 점차 그녀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들을 보이게 되고 마침내 그녀는 택운이 사랑했던 소년의 다리를 망가뜨리기로 결심했다.
‘두 번 다시 춤을 출 생각 못하게 부셔버려.’
그리고 다시는 그 두 다리로 우리 택운이에게 걸어올 일 없도록.
지긋지긋한 악몽. 정신을 차렸을 때 택운의 차는 에이전시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택운이 먼저 차에서 내리고 학연 역시 택운을 따라 내린 뒤 그가 들어서는 에이전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연습실로 향하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학연은 제 손에 들려있는 노트를 본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 새벽같이 칼럼을 작성할 생각이었다. 노트북도 없는데 대체 무슨 질문들을 해야 할지. 곧 연습실 앞에 도착하고 택운은 익숙하게 연습실의 문을 열고 불을 켰다. 공연장에서 보았던 피아노와 같은 피아노가 자리 잡고 있는 곳.
“그 남자랑 무슨 사이야.”
그리고 학연은 제 귀를 의심했다.
“..택운씨.”
“말해. 무슨 사이야.”
“아무 사이도..”
“아무 사이도 아닌데 너를 애인이라고 말해?”
암전. 이것은 분명 머릿속에서의 암전이었다.
“차학연.”
“……”
“넌 하루라도 남자가 없음 못 살아?”
“정택…!”
학연은 택운의 이름을 끝까지 부르지 못했다. 택운은 학연의 손목을 낚아채 자신의 피아노로 밀쳤다. 그리고 학연의 팔을 붙든 채 급하게 입을 맞춰왔다. 아프다. 아프다는 느낌이 제일 먼저 들었다. 피아노에 부딪힌 등과, 택운과의 맞닿는 입술, 그리고 마음. 모든 것이 아팠다.
학연은 택운을 밀어내려했다. 하지만 택운은 강하게 학연을 붙들고 입을 맞췄다. 사랑 따위 전혀 담겨있지 않은 키스였다. 순전히 감정적이고 저돌적인 키스. 학연의 몸에 의해 눌려지는 건반이 내는 소리가 연습실 안에 울려 퍼졌다. 전혀 따뜻하지 않다. 학연은 줄곧 10년 전 택운과의 키스를 떠올렸지만 단 한 번도 이렇게 사랑이 담기지 않은 키스를 꿈꿔왔던 적은 없었다. 학연은 곧 택운을 세게 밀쳐내었다. 그리고 택운의 뺨을 때렸다. 자신의 손이 택운의 뺨에 맞닿는 소리가 들려오고 택운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미 우습게도 학연의 눈에서는 눈물이 아무렇게나 흐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
“오늘 일… 없었던 일로 해요.”
“……”
“팀장님께 나중에 연락 하세요. 인터뷰 날짜 잡아야 하니까..”
바닥에 떨어진 제 노트를 주우며 학연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택운을 지나쳐 연습실을 나서기 위해 문고리를 손에 쥐었다.
“왜..날 버렸어.”
“……”
“왜 그랬냐고..”
“……”
“대체 왜 그렇게 말도 없이 떠나버렸냐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택운의 목소리가 아팠다. 학연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 이내 대답 없이 연습실을 나섰다. 계단을 내려오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려 몇 번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에게 과연 내가 너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네 새어머니 명령에 내 발목은 바스라졌고 춤을 잃었으며 미국으로 쫓겨나듯 나서야했던 내 지난 10년을, 나는 과연 너에게 말 할 수 있을까.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던 원식이 떠올라 학연은 핸드폰을 꺼내어 원식의 번호를 찾았다. 모든 것이 모조리 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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