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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장난 아냐. 진짜 얘 가만히 안 둘꺼야…! 새벽 1시. 어두운 방 안에 빛을 내고 있는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찬열은 지금 20분째 모니터만을 째려 보고 있었다. 그런다고 답이 나올리는 만무했지만, 찬열은 저를 쳐다보고 있는 내공돼지를 찬찬히 뜯어 보았다. 지금 이거 나 가지고 놀고 있는 거 맞지…? 일단 이 새끼의 나이부터 알아야 쓰겠어. CSI라도 된 듯 꼭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듯 열의에 가득찬 모습의 찬열은 새로운 인터넷 창을 열고 구글에 접속해 아이디 'dodo0112' 를 검색했다. 전엔 1페이지밖에 못 봤는데, 검색 기록이 30여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을 보아하니 엄청난 덕후짓을 한 경력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dodo0112 ㅋㅋ윤아가 짱이져ㅋㅋ
d0d00112 솔직히 저건 아니라고 봄;; 개념없다 진짜
dodo0112 저 사고싶은데 혹시 다 팔렸나요 왜죠
dodo0112 이번 소시들 노래 짱임ㅋㅋ제시카짱
간간히 보이는 소녀시대 관련 글들을 빼놓고는 별 눈에 띄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쏟아지려는 졸음을 참으며 한참 스크롤을 내리던 찬열은 순간 돌리고 있던 마우스 휠을 멈추고 제 앞에 보이는 글씨를 쳐다봤다.
이름 도경수 나이 25
연락처 010-1987-0112
신청합니다. 피자 꼭 먹고 싶어요...^^...
……? 도경수, 도경수? 피자집 이벤트 응모 글에 쓰여있는 도도112의 신상 정보를 찾아냈다. 찬열은 당장 핸드폰을 꺼내 들어 카메라로 모니터 화면을 찍었다. 0112, dodo는 자기 성씨인 도 인것 같고…. 이메일도 도도0112. 그리고 이 게시물이 2년 전 게시물이니까, 지금은 27살? 찬열은 자신의 두뇌회전에 감탄하며 기쁨에 찬 세레모니를 했다. 드디어 몇일 간 추적하던 놈의 정보를 캐냈다. 사담이지만 만약 찬열이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전교권 안에 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 나이를 쳐 먹도록 유치하게-본인은 한창 그럴 나이라고 주장한다- 지식인간에서 내공냠냠이나 하는 경수가 매우 하찮아 졌다. 그리고 경수에 대해 뭔가를 알아내자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뭘 하는 새끼일까…?
분명 흔한 이름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록창을 열어 '도경수' 라는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그러자 뜨는 게시물들에 찬열은 살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인기 작가 도경수 심층 분석! 그는 과연 누구인가…? 21세기를 뒤흔들 신예작가, 도경수!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에 찬열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씨익 웃었다. 이제 남은 길은 하나 뿐이었다!
* * *
이게 뭐지? 자신에게 자꾸만 눈을 빛내며 붙어오는 세훈을 얼른 집으로 보내버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초록창에 로그인을 하고 메일함을 정리하는데 스팸 메이들 사이로 <안녕하세요, 도경수 작가님!> 라는 제목의 메일 하나가 도착해 있었다. 신종 사기법일지도 모르니 삭제하기 위해 휴지통으로 쳐 넣어 버리려는데 뭔가 찝찝함이 남았다. 손을 돌려 메일 제목을 클릭했다.
<안녕하세요, 도경수 작가님!>
저는 작가님의 왕팬 박찬열이라고 해요.
사실 저도 꿈이 작가거든요 ^^ 작가님처럼 멋진 작가가 될 거예요.
이번 방학 숙제에 직업인과의 인터뷰라는 방학 숙제가 있어서 꼭~ 작가님이 절 만나주셨음 해요..
꼭 작가님과 함께 하고 싶어요.. 제가 정말 존경하거든요..
시간은 아무때나 상관은 없어요! 작가님 편하실 때로 해 주세요 ^^
답장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 사랑합니다~~~★
이런 부탁을 처음 받아본 경수는 어떻게 제 아이디를 찾아 이런 식으로 메일을 보냈는지는 몰랐지만 의심이 들기에 앞서 뿌듯해했다. 제 글을 읽고 저처럼 작가가 되겠다고 꿈을 꾸는 아이들이 있다니…! 경수는 지금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심지어 아이디를 보아하니 dkssrh18? 도경수사랑해임이 틀림 없었다-뒤에 숫자 18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이 아이가 커서 노벨 문학상을 받게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꾸물 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경수는 당장에 답장하기 버튼을 눌렀다.
결국 다음 주로 시간을 잡자는 글과 함께 어디서 만나는 게 좋겠냐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답장을 보내고 나니, 왠지 아까 쓰고 있던 12인의 초능력자들의 전쟁 장면이 머릿속에 파바밧 떠오르는 것 같았다. 경수는 다시 메모장을 열어 빠른 속도로 글을 써 내려갔다. 왠지 오늘은 진도를 많이 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러 경수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졌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벌써 8시. 저녁 때가 조금 지나 있었다. 종인에게 문자라도 한 번 해 볼까 해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아직까진 낮에 있었던 일의 쪽팔림이 채 가시지 못했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속에 있는 것이라곤 유통기한 지난 치즈 몇 장과 쉰 김치. 그리고 우유, 두부, 계란 몇 개가 전부였다. 굶어야 겠다…. 급격하게 우울해진 경수는 거실 쇼파에 몸을 쪼그리고 누웠다. 이게 다 싸가지 없는 고딩새끼 때문이야!
* * *
"오빠아, 좀만 더 있다가요, 네?"
양말을 신고 있는 저의 소맷자락을 붙잡고 수줍은 듯 웃는 세희의 손을 떼어 내고 벗어 두었던 자켓을 입었다.
"안돼. 오늘 일찍 들어가 봐야 되."
"히잉, 왜요? 방학인데 그냥 자고 가면 안 돼요…?
제게 콧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려대는 세희에 종인은 주먹이 꽉 쥐어지려는 것을 애써 꾹 참았다. 억지로 세희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손을 흔들어 주고 그 집을 나왔다. 오랫만에 만난 세희는 전보다 많이 컸다. 물론, 가슴도. 헤어진지 1년이나 지났건만, 아직까지도 저를 잊지 못해 먼저 연락을 해 놓고 몸을 들이밀며 유혹하는 꼴이라니…. 물론 종인의 입장에선 땡큐였지만 그 후에 드는 찝찝한 기분을 숨길 수는 없었다. 벌써 10시였다. 찬열이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저도 일찍 들어가려고 했으나 세희의 연락을 받고 여기까지 와 버렸다. 집까지 가는데에는 30분 정도 걸릴 것이다. 그러고 보니, 병신 아저씨는 뭐하고 있으려나 생각이 들었다. 설마 또 이상한 병신 같은 짓 꾸미고 있진 않겠지…? 하고 낮의 일을 생각하다가 웃음이 흘러 나왔다.
종인의 기대와는 달리 경수는 불이 꺼져 있는 거실 쇼파 위에서 잠이 들어 있었다. 집에 도착한 종인은 벌써 잠 들어버린 경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적어도 새벽 2시에야 잠에드는 경수였기 때문이었다. 설마 저를 기다리다 지쳐 잠든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평소 저를 무서워하는 경수의 얼굴을 떠올리자 금새 그 생각은 접었다. 거실에는 보일러 꺼 놔서 추울텐데 이불조차 덮지도 않고 자고 있었다. 한참이나 서서 경수를 바라 보고 있다가 그냥 제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자기가 추우면 자다가 알아서 들어가 자겠지, 뭐…."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깼다. 종인은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열어 보았다. 세희로부터 메세지 몇 개가 도착해 있었다.
오빠, 집 잘 들어갔어요?
오늘 좋았어(부끄)
나중에 또 봐!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지저분하게 굴지 않았는데, 이 년도 많이 굴렀나 보다. 한숨을 쉬며 메세지들을 모조리 삭제해 버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갔다. 경수는 어제 쇼파 그 자리에서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 이 아저씨가 11시가 넘었는데 왠 일이래…. 평소엔 노인네처럼 7시만 되도 벌떡벌떡 일어나면서. 종인은 경수의 앞으로 가 발을 들어 경수를 툭툭 쳤다.
"야."
"……으으."
"일어나, 11시야."
"……쫌만."
"야, 밥 주라고."
아무리 발로 쳐 대도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경수에 종인은 포기하고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정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 씨발. 배고파 죽겠는데…. 종인은 경수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책상 서랍 2번째 칸을 열어 경수의 지갑에서 돈 몇장을 뽑았다. 제 방으로 돌아와 옷을 몇 겹 껴 입었다. 씨발, 집에 어떻게 먹을게 하나도 없냐. 현관으로 가서 중얼거리며 신발을 꾸겨 신은 뒤 문을 박차고 나왔다.
집 안에 퍼지는 맛있는 냄새에 어제 저녁부터 완전히 쫄쫄 굶은 경수가 조그맣게 실눈을 떴다. 뭐지,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지…? 간 밤에 추워 뒈지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왜따듯하지…. 제 몸에 뭔가가 덮여 있다는 것을 알아채리고 살짝 들어보자 검은색 코트가 눈에 띄였다. 뭐지, 이건….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 보자 그 코트가 종인의 코트라는 것을 깨닫고는 놀라 그만 코트를 던져 버렸다. 헐! 내가 이걸 왜 덮고 자고 있었지? 내, 내가 몽유병이라도 걸렸나? 이거 종인이가 제일 아끼는 코트인데…? 눈을 도르륵 굴려 부엌으로 향했다. 아, 앞치마를 매고 있는 저 낯익은 뒷 모습은…. 조, 종인이었다…!
헐. 내가 잘못 본건가? 또 다시 당황한 경수는 재빨리 시계를 봤다. 시간은 12시 25분쯤이었다. 아, 늦잠 잤구나…! 코트를 다시 주워다가 조심스럽게 쇼파 위에 올려 놓고는 발소리가 나지 않게 한 발 한 발 조용히 부엌으로 향했다. 보글보글 물이 끓는 소리와 함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헐…. 진짜 잖아, 꿈이 아니야…!
"조, 종인아."
"……뭐."
마치 경수가 일어난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요리 중인 종인이었다. 뻘쭘해진 경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괜히 헛기침했다.
"미, 미안. 배 많이 고프지…. 내가 할께."
"됐어, 꺼져. 또 식칼들고 지랄하게?"
하, 하하. 아니? 멋쩍게 웃음을 흘리고는 부엌을 나와버렸다. 씨발, 입은 웃고 있는데 왜 눈물은 나냐…. 화장실로 들어와 문을 잠그고 변기커버를 내려 그 위에 쪼그려 앉았다. 저 새끼 왜 쓸데없이 기억력은 좋냐고…!
♡♥^~^♥♡ |
안녕하세요, 로션입니다! ㅠ^ㅠ 오랫만이예요 여러분!!!!!! 보고 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 설에 시골에 다녀오고 홈도 만들고 오픈 하느라 조금 바빴어요ㅠㅠ.. 아, 그리고 제가 드디어! 비루하지만 홈을 만들었답니다ㅠ&ㅠ.. 홈 만들기는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더라구요 흑흑.. 그래도 많이 와 주세요 ☞☜.. 혹시라도 홈 주소 알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에 메일 주소 적어 주시면 메일로라도 주소 보내드릴께요ㅠ^ㅠ.. 아직 별건 없지만! 앞으로 열심히 운영할 예정이랍니다 ^~^ ♡ 그리고 조만간 암호닉은 계속 받을께요! ^ㅠ^ 암호닉을 안 받으니까 역시 소통이 어렵더라고요.. 흑흑.. 암호닉 우유 낭랑찬혤 토너 변기덕 카디공주 엘모 이니스프리 지나가던 나그네 봉지 개구리 콩콩이 몽쉘 찌롱이 르에떼 꽃게 남빠 쿠쿠 황쯔타오 이경 도경아 김기범 핫삥꾸 김준면 김종대 수연누나 도도하디오 새싹 나니 커피 됴됴해 정한해 스마트폰 딸기쨈 도라지 치즈 차니 건강쌀 오일 내남성김성규 린다 됴들됴들 뿌뀨뿌뀨 쿠션 변백현발바닥 bs듀엣 몽텐 여어- 수염 앙금 워더 김종인워더 빵떡 배추 녹차 라면 용자 됴종이 도경수 빙구 혼전순결 스킨 바나나 장예흥 방울 아이폰 용가리 사물카드 토끼 꽥꽥 라벤더 이야됴 스킨 딸기밀크 귤 동글이 불로장생 김첨지 수분크림 호현 카디백만세 킬러 푸존 상츄 가란 현다 배또 볼매 미치게써 꿋꿋 박찬열이빨 떡덕후 기차 이불익이니 똥주 * 암호닉 신청 받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