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아이도저 사용하는 너징과 엑소 10 (부제:카톡)
( bgm 꼭 틀고 봐주세요^.~ )
" 지은아, 너 열 장 사게? 미쳤어? "
" 어차피 최애포카 가지려고 블로그 거래하는 사람 많아서 괜찮아!
나중에 다 팔면 돼. "
" 그래도 그렇지…. "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앨범가게를 뚫고,
지은이가 카운터로 향하자 마자 한 말은,
" 엑소 앨범 열장이요! "
였어.
나는 옆에 있다가 깜짝 놀라서 지은이를 말렸지만,
열장 사도 팬싸인회 당첨될까 말까 라며 사겠다더라고.
나도 이번 팬싸인회는 꼭 가고 싶은데 몇 장 사야되나. 망설이니까
점원이 그러더라.
" 친구 분이 앨범 열 장 사시면 여덟 장 밖에 안남아요. "
우리 뒤에 기다리던 사람들은 아마 똥줄 탔을거야.
내가 그 여덟 장을 다 사버리게 되면 자기들은 추첨 조차 참여 못하니까.
그냥 다 사버릴까. 하다가 박찬열의 포스트잇이 생각났지.
' 앨범 많이 사지마요ㅠㅠ 돈아까워 '
그냥 세 장만 달라고 하고
그렇게 앨범을 사고 나온 뒤에도
지은이는 한참을 조잘거렸지.
" 에이, 여덟 장 다 사버리지 그랬어! 그럼 경쟁수도 줄어들고, 니가 당첨 될 확률도 높아지는데. "
" 어떻게 그래. 뒤에 사람들도 얼마나 가고 싶었겠어. "
그러니까 지은이가 나를 측은하게 쳐다보더라.
" 하여튼 착해 빠졌어,ㅇㅇㅇ. 너 남자친구 생기면 나한테 먼저 데려와야 된다? "
아무 남자나 우리 ㅇㅇㅇ 못 데려가.
그러는데 문득 민규가 생각나더라고.
어떻게 민규랑 그렇게 똑같은 말만 골라 할까?
나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란스러움에 흐뭇해졌지.
지은이가 옆에서 조잘거리는 걸 잠자코 듣고 있는데
" 나 오늘 너네 집 가서 자면 안돼? "
" 어? 왜? "
" 왜긴 왜야. 오랜만에 만났는데 너랑 계속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러지. "
오랜만에 니 동생도 좀 보고, 흐흐.
라고 하더라.
그게 진짜 이유지? 하면서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니까
코알라처럼 으으응거리면서 나한테 매달렸어.
" 내가 못살어, 진짜. 가자 우리 집! "
*
집에 오니까 벌써 10시가 넘어가더라.
오랜만에 나간 시내에서 지은이랑 쇼핑도 하고, 저녁도 먹고.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들어왔는데
민규가 있었어.
소파에 벌러덩 누워있다가 지은이를 보더니 일어나서
우리 쪽으러 다가왔어.
" 짜식. 안 본 새 키 더 커진것같다? "
" 뭐래. 똑같거든? "
민규가 저렇게 틱틱거려도 반가운 표정이 숨겨지질 않더라고.
" 에이 새끼. 튕기지마. 그나저나 학원은 잘 다니고? "
지은이가 씻을 준비를 하려는지 짧은 머리를 뒤로 묶으며 무심코 말했어.
" 학원? "
민규도 뭔 말이냐는 듯이 학원? 하고 되묻는거야.
나도 뭔가 싶어서 갸우뚱해 있었어.
" 너가 학원 다녀야 되는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내가 갔…. "
" 아. "
민규가 표정이 굳어가니까
지은이가 아차. 싶다는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몰라하는거야.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
" 뭔 소리야? "
내가 지은이랑 민규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물어보니까,
지은이는 민규 눈치만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 말을 안 했어.
민규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집을 박차고 나가더라.
지금 물어보면 지은이가 뻘쭘하고 민망할 것 같아서
나는 신경 안쓰는 척 하며 지은이에게
뭐해? 안 씻어? 얼른 씻고 자자.
라고 했지.
다 씻고 나서 우리는 오랜만에 한 침대에 누웠어.
깜깜한 천장을 보고 있다가 지은이에게 고개를 돌려 조용히 물었어.
" 아까 그거 무슨 소리야…? "
어둠 사이로 희미하게 지은이 얼굴이 보였지.
지은이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어.
" 아니, 두, 세 달 전 쯤인가 민규가 나한테 전화를 했어.
자기가 학원을 다니려고 하는데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나?
그래서 내가 네 누나가 있는데 왜 날 불러? 하고 물어보니까
너한테는 사정이 있어서 말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 "
내 심각한 표정에 지은이는 더 울상이 되갔어.
" 계속 해. "
" 그래서 결국엔 만나서 같이 갔지. 내가 너인 척 했어.
그런데 그 학원이 좀 빡센 학원이더라고. 학원비도 그렇고. "
" 무슨 학원인데? "
" … 그, 모델 학원이였는데. "
뭐…?
" 좀 유명한 곳 같던데? "
정말 뒷통수를 누가 세게 후려친 듯이 얼얼하더라고.
" ㅇㅇ야, 진짜 미안. 미리 말 못해서. "
" 괜찮아. 우리 사이에 뭘 그러냐? 다 이해해. "
다시 정자세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걱정하지마.
라고 소곤대니까 지은이는 예쁘게 웃으면서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밤 열 한시가 넘어, 열 두시가 다 되가는데도
민규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화는 났지만 걱정도 되서 민규에게 카톡을 했지.
1 11: 52 유민규
1 11: 52 누나 다 들었으니까 얼른 집에 들어 와
11 11 : 53 오면 얘기 좀 하자
몇 분이 지나도 답장이 없더라고.
그래도 집에 들어오는 건 확인해야 할 것 같아서,
옆에서 골아떨어진 지은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거실로 나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재현이랑 종석이가 편의점 왔을 때 이상했었잖아.
그 때 그 이유가 이것 때문이였나 싶어서 재현이랑 종석이한테 카톡을 보냈지.
11 : 55 야 너네들
종서기 : 헐 누나♥ 11 : 55
종서기 : 11 : 55
재현이 : 왠일로 먼저 카톡을 하셨을까 11 : 56
종서기 : 누누나나 왜요? 11 : 56
11 : 56 진짜 죽을래?
종서기 : 왜그래여 누나ㅠㅠ 11 : 56
재현이 : ?왜 11 : 56
11 : 57 왜 미리 말 안했어
11 : 57 민규 모델학원 다니는거
11 : 57 너네랑 같이 다니는거야?
종서기 : 헐랭 11 : 59
종서기 : 어떻게 알았어요?...ㅎ... 11 : 59
종서기 : 화내지말고 내 얘기 들어바여 11 : 59
12 : 00 ㅇㅇ빨랑 말해
재현이 : 이종석 닥쳐진짜 12 : 00
12 : 00 너나 닥쳐 누나 진짜 뿔났ㄷㅓ
재현이 : 네 12 : 01
그러고 종석이한테서 전화가 왔어.
원래 저희 어렸을 때 부터 같은 일하고,
같이 돈벌자고 약속했었거든요.
어떻게 셋이 다 기럭지가 되니까 모델 하기로 한거고.
아마 걔가 학교 자주 빠진 것도 모델학원 가고,
소속사에다가 자소서넣고 오디션보느라 그랬을 거예요.
아, 또 그 새끼는 학원비 보탠다고 알바 존나게 뛰었어요.
저희는 학원 다닌지 좀 된 거 누나도 알죠?
민규는 다닌지 좀 안됬는데 벌써 데뷔 준비해요.
재현이랑 저랑 옆에서 민규 지켜봤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할 때 보다 더 열심히 했어요.
먹고 싶은 것도 안먹고, 사고 싶은 게 있어도 그 돈 꼬박꼬박 모아서
학원비 내야된다고 안 사고요.
하루는 '너희 누나한테 말하면 되잖아. 왜 굳이 힘들게 사냐.'
라고 물었더니 누나한테는 부담주기 싫었데요.
자기가 힘든 건 괜찮은데, 누나가 힘들고 걱정하는 건 죽기보다 싫었데요.
그러니까 민규한테 화내지 말고, 한번만 지켜봐주세요. 정말.
종석이가 원래와는 다른 목소리톤으로 말하는데,
화가 점점 누그러지더라고.
민규에 대한 화도, 종석이와 재현이에게 느꼈던 화도.
열이 식어서 그런지 보일러를 안 튼 집이 으실으실 추워지는거야.
지은이도 춥겠다 싶어서 지은이가 자고 있는 방에 보일러를 틀고,
나는 옷장에 걸려있던 아우터를 하나 걸쳤어.
손이 시려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데 뭔가가 잡혔어.
쓰레긴가 싶어서 버리려고 꺼냈는데 포스트잇이였지.
포스트잇을 다시 보는 순간, 그제야 실감이 났지.
박찬열이 나한테 자기 번호를 줬다는거.
항상 상상으로만 꿈 꿔오던 일이 진짜로 일어나니까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박찬열 번호를 저장하고 카톡에 들어갔더니
친구추가에 'C.Y' 라는 이름이 뜨더라.
그냥 속는셈치고 보내볼까? 해서 늦은 시간임에도 불고하고 보냈어.
1 12 : 31 찬열 씨 카톡맞죠?
박찬열 카톡아이디 아는 팬들 많을텐데.
그냥 무시하는거 아니야? 문자로 보낼 걸 그랬나.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끙끙거리며 후회하고 있는데,
오분도 안지나서 답장이 왔어.
아닌데요 카톡하지 마세요 12 : 35
12 : 36 저 ㅇㅇㅇ예요
그러고 노란 일자는 사라졌는데, 한참을 답장이 없더라고.
읽씹 당한거야? 나?
괜히 심통이 나서 폰을 저 멀리 던져두고 컴퓨터를 켰지.
이것저것 검색하고 보고, 그렇게 삼십분이 됬을까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폰이 띠링 띠링 하고 울렸어.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싸게 가서 홀드를 풀었지.
C.Y : 헐 01 : 05
C.Y : ㅇㅇ씨 저 연습하고 있었어요ㅠㅠ 01 : 05
C.Y : 자요? 01 : 13
C.Y : 에구 지금 시간 늦어서 자겠다 01 : 13
C.Y : 많이 고민하다 카톡했을텐데
답장 빨리 못해서 미안해요ㅠㅠ 01 : 14
C.Y : 01 : 15
01 : 18
01 : 18 사실 ㄲㅐ있다가 이제 자려구요!ㅎㅎ
01 : 18 찬열 씨도 굿나잇하세요
C.Y : 저는 좀 더 연습하다가ㅋㅋ 01 : 19
C.Y : ㅇㅇ씨 내일도 카톡 꼭 보내요 알앗죠? 꼭 01 : 19
C.Y : 01 :19
별 내용도 없는 카톡이였는데도
다운되었었던 기분이 확 살아나는 거 있지.
퀵해피를 듣다가 만나서 그런가? 하여튼 해피바이러스라니까.
그나저나 민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왜 이렇게 졸렵냐…
조금만 눈 붙혔다가 일어날까…
그렇게 난 쇼파 위에 몸을 눕히고는 눈을 감았어.
*
일어나보니 주변이 밝더라고.
아침이구나. 알아챘지.
" 음… 지은아? "
잠에서 덜 깬채로 지은이를 부르니까
지은이가 부엌에서 후다닥 달려나왔어.
아침을 차리고 있었는지 앞치마에 국자까지 들고서는.
" 깼어? "
" 응. 민규는? "
" 방에 있던데. "
조심스레 민규 방 앞으로 다가갔지.
문에 똑똑 노크를 하며 민규를 불렀어.
" 유민규. "
" …어. "
그러면서 힘없이 방 문을 열고 날 가만히 내려다보더라.
눈이 흔들리는 게 아마 내가 화났다고 생각했나봐.
나는 아무 말 없이 발꿈치를 들어 민규를 꽈악 안았어.
" 민규야, 하고 싶은게 있으면 누나한테 말하지 그랬어. "
" ……. "
" 누나는 너가 하고 싶다는 거, 정말 다 해주고 싶어.
내가 힘이 닿는 데 까지 도와주고 싶어. "
" ……. "
" 우리는 의지할 사람이 서로밖에 없잖아. "
그 말이 끝나자마자, 민규가 내 어깨에 고개를 묻고 서럽게 우는거야.
그걸 지켜보던 지은이는
" 왜 서로밖에 없어, 이것들아! 나도 있어. "
그러더라. 여전히 국자는 손에 꼭 쥐고 말이야.
그리고 나, 민규, 그리고 지은이는 셋이 부둥켜 안고 울었던 기억이 나.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정말 웃겨보였을거야.
그래도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서럽고 고마웠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울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민규랑도 잘 해결됬고,
앞으로 이렇게만 지낸다면 평범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어.
얹혀있던 게 풀리니 이제 기대가 되더라.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내 동생의 미래도 기대가 되고,
또 잊고 있었던 엑소의 팬싸인회도 기대가 되고.
당첨 되기만을 바라고 바라고 있었지.
필독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어느 덧 '아이도저 사용하는 너징과 엑소' 가 10회를 맞았어요.
시작할 때는 정말 이런 과분한 사랑 받을 줄도 몰랐는데,
저를 응원해주시고,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이 많아서
너무 기분좋고 감사할 따름이예요ㅎㅎ
10화를 맞은 기념으로 이제동안 궁금하셨던 거 다 물어보시라구
다음편엔 Q&A 특집을 하려고 해여'0' 와아 짝짝짝 (저만 신났다면 죄송해여ㅠㅠ)
우리 여주에게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고,
우리 엑소들에게도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아요!
사실 제가 글 쓰는 실력이 부족한 터라 잘 이해하시지 못하는 분들도
간혹 계시는데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간다. 하시면 자세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쇽쇽 피해서 답변해드릴게여...ㅎ...*'ㅅ'*)
그리고 브금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아서 다음 번에 싸그리 목록 올려드릴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