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나고 5교시 수업종이 들림과 동시에 찬열이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다행히 선생님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뭐가그리 재미있는지 숨넘어갈정도로 히히덕거리던 백현이 찬열을 발견하곤 총총 찬열의 앞으로 뛰어갔다.
"야 너 오늘 밥 안먹었어?"
"어." 그러고보니 급식을 먹지않았다.
아씨. 배고팠는데. 경수 때문에 정신없던 찬열은 배고픔마저 잊은 체 점심시간을 흘려보냈다.
"도경수도 안먹은것 같던데. 아까부터 엎어져있어. 쟤 어디 아프냐?"
"몰라." 찬열이 흘낏 경수쪽을 보자 경수는 자는지 자는척 하는건지 책상에 코를 박고 쥐죽은듯 엎드려있었다.
"뭐야 니네 둘이 싸웠냐?" 경수 얘기에 찬열의 반응이 시큰둥하자 백현은 이상하다는듯 물었다.
원래 같으면 경수에게 달려가 밥도 안먹고 엎어져 있느냐고. 아프면 보건실에 가지 왜 이러고 있냐고
화아닌 화를 내며 경수를 걱정할 시발데레 찬열이 엎드려 있는 경수쪽을 한번 슥 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니네 싸웠지?"
"아몰라 꺼져."
확신에찬 백현이 찬열의 팔을 흔들며 다시 한번 묻자, 찬열은 귀찮다는듯 백현을 밀어냈다.
진짜 싸웠나보네.웬일이래 평생 안싸울것 같더니.
백현은 이상하다는듯 찬열과 경수를 한번씩 돌려가며 쳐다봤다.
물론 둘이 말장난을 하며 서로를 까는일은 일상다반사였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이었고, 또 서로가 어느정도 선에서 멈춰야 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들과 같이 다녔던 백현은 둘이 싸운모습을 단 한번도 보지못했다.
찬열은 엎드려있는 경수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아니, 사실 찬열 자신의 자리로 걸어간것이었다.
찬열은 경수와 짝이였기 때문에 지금 그에게 누구보다도 불편한 경수의 옆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찬열이 앉는 소리가 들리자 경수는 작은 몸을 움찔거렸다.
그 모습을 본 찬열은 경수가 자고있지 않았다는것을 눈치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경수를 보는것은 힘들었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수는 없기에 찬열은 무언가 단단히 결심한듯 경수를 불렀다.
"야, 도경수.."
"..."
"안자는거 다 알아. 빨리 일어나. 할말있으니까."
경수는 느리게 몸을 굽히며 일어났다. 찬열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경수는 앞 칠판만 본 체, 엉거주춤 일어나있었다.
찬열은 그런 경수를 지켜보다 조용히 말을 꺼냈다.
"미안하다. 나 니 고백 못받아." 나는, 게이가 아니니까.
뒷말을 삼킨 찬열이 경수에게 거절의 답을 뱉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