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내 나이 24세, 아이를 낳고 남편을 잃었다. Ep. 03

내 나이 24세, 아이를 낳고 남편을 잃었다.

Ep. 03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아르바이트 내내 온몸 삭신이 쑤시고 저렸다. 

점장님은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나에게만 일을 시키셨고 어지러움증까지 더해져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갔다.

죽기 바로 직전의 느낌이 과연 이럴까 생각도 했다.

등엔 식은땀이 비오듯 흘렀지만 일은 더욱 바빠졌다.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점심시간이 왔는데도 점장님께선 갑자기 카운터를 부탁한다는 말만 남기고 나가시는 바람에

점심또한 먹지못했다.

겨우겨우 두다리로 몸을 지탱하고 서있는데 점장님의 친구분이 오셨다. 점장님을 찾는지 두리번거리시면서.

"저기, 경수어디갔어요?"

"네? 아 방금나가셨어요"

"아 그렇구나"

친구분은 바로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였다. 저번에 말했듯이 계산은 꼬박꼬박해주셨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말았다. 아까부터 계속 머리가 어지럽더니 친구분께 커피를 건내줄때 쓰러져버린 것 이다.

**

일어나고 보니 난 병원침대에 누워 링겔을 맞고있었다. 옆에는 걱정된 눈초리를 하고 있는 백현이가 있었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여기 어떻게 온건지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궁금하지 않을 만큼 너무 아팠다. 백현이는 내가 깨어났다고 의사를 부르러 갔고

쑤시는 허리를 잡으며 일어나려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아직은 안된다고 강제적이였지만 부드러운 손길로 날 다시 눕혔다.

"놀랬어요 갑자기 쓰러져서"

나중에서야 알게됬지만 친구분은 왼손에 작은 화상을 입은채로 날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했다.

금방 추출한 아메리카노를 손에 엎었다면 얼마나 아팠을지 예상이가는데.. 너무 미안했다.

병실은 옆의 환자들의 앓는 소리만이 우리둘의 어색함을 가득 채웠고 아픈것도 잊고 너무 뻘쭘한 나머지 

내가 누워있는 침대 주위로 둥글게 쳐져있는 커튼을 걷는게 어떠냐고 물어봤다.

"왜요 아늑하게 둘이 있기 딱 좋은데"

난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바로 고개를 숙였고 친구분은 씩 웃으셨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창피했다.

그때 다행이도 의사선생님과 백현이가 왔고 보호자분만 남아있으라는 말에 의사선생님과 나, 간호사만이 커튼안에 있을 수 있었다.

의사선생님께선 왜 이렇게 늦게왔냐고 말씀하셨다.

스트레스성 고혈압으로 자주 코피가 터질것이고 평생 약을 먹으며 꾸준히 관리를 해줘야되는데 어찌 이지경까지 왔냐고 말을 덧붙이셨다.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였다. 최근 5년간 죽도록 맞고 아파도 병원한번 가본적이 없었으니까.

몇몇의 검사를 더 해야한다고 오늘 내일은 병원에서 푹 쉬는게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밖에있는 점장님 친구분께 감사하단말을 잊지말라고 하셨다.

아 맞다. 나 때문에 화상입었지... 나쁘게도 아까까지 너무 창피한나머지 감사하단말을 할 정신이 없었다.

의사선생님께서 나가시고 백현이 혼자 들어왔다. 친구분은 안들어오시냐고 물어보니까 먼저 간다고 인사전해주라하셨단다.

고맙단말 하고싶었는데 아쉬웠다. 백현이는 내 표정을 슥 스켄하더니 아쉬운가봐? 하면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뜨끔했지만 딸아이나 빨리 데려오라고 말을 돌렸다. 그제서야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이 부리나케 달려갔다.

백현이가 없는 동안 너무 심심해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점장님이 찾아오셨다. 양손엔 죽과 반찬들이 가득있었다.

안그래도 배고팠던 참이였는데 감사하다며 허겁지겁해치웠다. 그러곤 백현이가 올때까지 아르바이트에 대한 얘기를 더불어 재밌는 얘기들도 많이 해주셨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를만큼.

한시간 정도 지나니까 백현이가 딸아이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왔다. 점장님께선 벌떡 일어나 딸아이를 한번 안아보시곤 꾸벅 인사를 하고 가버리셨다.

백현이와 함께 덩달아 인사를 마치고 좀 쉬겠구나 하고 자리에 누웠다.

잠시 휴대폰을 켰는데 문자한통이 와있었다.

/푹 쉬어요 애기 너 닮아서 이쁘더라/- 점장님

난 감사하다고 답장을 했고 백현이는 나한테 이제껏 자기한테 왜 말안했냐고 투덜거렸다.

나도 고혈압있는지 몰랐다고 능청스럽게 대답을 하니 그것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잘 놀다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나 말고 남자랑 연락을 하다니"

"다 잘생겼더라?"

"변했어"

"괜찮아 난 우리딸있어. 우리딸이 더 좋다"

2014.03.02 일기마침.

[독자1]

ㅠㅠ아ㅠㅠ아프지마ㅜㅜㅋㅋㅋ백현이ㅋㅋ변했뎆ㅋㅋ

[독자2]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3]

백현이도착하고 점장님도착하고 점장님친구까지착한데...전남편은...후후...

[독자4]

아진짜ㅜㅜㅜㅜ왜캐착해ㅜㅜㅜ변백현귀여웤ㅋㅋㅋㅋ

[독자5]

에휴ㅠㅠㅠ전남편만 없으면 여주가 즐겁게 살았을텐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안타깝다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

[독자6]

다들 너무착하네요ㅜ여주가 그동안 못받았던 복들 한번에 다받나봐요ㅜㅜ전남편 이눔 벌좀받아라

[독자7]

전남편누구야ㅠㅠㅠㅠ진짜 내가 그삐리리를그냥콱 마콱

[독자8]

다들 다 착하다ㅠㅠㅠㅠㅠㅠ개체 그 전남편누구야..어느놈인지 내가 혼쭐을 내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