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이좋은 남정네들.
"아! 싫어!"
준면의 악쓰는 소리가 3학년 휴게실에 울려퍼졌다. 찬열은 머리를 쥐어뜯어내며 쇼파에 털썩 앉아 준면을 노려보았고 경수와 종인은 애시당초 신경쓰지 않고있었다는 듯 둘을 번갈아가며 흘끔쳐다보다 노트북으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사건의 시발점은 바로 며칠 전에 찬열과 시비가 붙은 옆 학교 학생들과 패싸움을 하다, 누군가 그 장면을 목격하고 학교에 말해 학생자치법정이 열리게 된 것이였다. 1차에서는 학생회 임원들이 피고학생을 상대로 재판을 열고, 2차에서는 배심원 학생들을 모아두고 다수결로 재판을 받게 된다. 만약 1차 재판에서 그냥 넘어간다면 징계위원회까지 열리지는 않겠지만 2차 재판이라면 거의 99.9프로는 봉사활동에 어쩌면 근신에 퇴학도 당할 수 있다.
이렇게 매 주기적으로 사고를 치고 다니는 준면, 찬열, 종인, 경수. 이 네명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붙어다니며 위반이라면 안해 본 짓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로 찬열은 욱 하는 성질에 교내에서는 물론 수학여행을 가서 타지역 학생들과, 심지어 수련회에서는 교관하고도 싸움을 일으킬 정도로 주먹이 문제였고, 종인은 가만히 있다가도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성격 탓에 학교에서는 화약이라고 불러졌다. 그나마 얌전한 듯 보이는 경수도 예외는 아니였다. 원체 싸가지 없는 성격 덕분에 학교 모든 교사들과 트러블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으며, 말이 좋아 엉뚱함이지 거의 싸이코 수준의 일들을 치루고 다녔다. 뭐 예를 들자면 남자 선생님들 차에 여성용 속옷을 걸어 둔다 든지 두발자유화를 시켜달라며 머리를 밀고 온다든지……등등.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을 이제껏 징계한번 받지 않고 넘어 갈 수 있던 것은 타칭. 색마(色魔) 김준면 때문이다. 준면의 색기는 하얀 속살을 전부 들어내는 것 보다는 오히려 꽁꽁 싸매며 단정히 교복을 입었을 때 더 들어나는 걸 예로 묘한 매력이있다. 학교에서는 준면의 손 한번이라도 잡아보려고 침을 흘리며 그를 탐내는 사람들로 득실 거렸지만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같은 또라이들이 그를 감싸고 있으니 손은 커녕 준면을 떠올리며 자위를 하다가도 뜨끔하며 절정을 맛보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였다. 그런 준면은 제 색기를 무기 아닌 흉기로 친구들의 사건사고들을 목격한 사람이 있으면 한명도 빠짐없이 데려와 제 밑을 입에 물게끔 하였다. 한마디로 몸 한번 대줄테니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는 무언의 협박과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그 중에는 몇몇 선생님들도 포함 되있었다. 색마 김준면이라면 옷깃만 스쳐도 발기부전이 치료가 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였으니.
그러나, 이번 만큼은 달랐다. 어느 날 갑자기 뜬금 없이 적용된 학생자치법정이라는 규칙 때문에 학년주임선생님을 꼬시기보다는 1차 법정에 판결을 내리는 전교학생회장 오세훈을 꼬셔야만했다. 준면은 세훈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지는 않았지만, 저번에 매점에서 자신과 부딪혔을때 인상을 팍 쓰며 심하지 않는 욕짓꺼리를 내뱉고 갔던 권위적이고 고지식하며 도경수만큼이나 싸가지가 없는 개새끼로 인식이 되어있었다.
"씨발 그럼 어쩔건데. 졸업 몇 달 남겨두고 퇴학당하고싶냐?"
화가 나서 인지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온 힘을 다해 얼굴을 구기며 준면을 째려보던 찬열이 역정을 내자 준면은 힘없이 어깨를 굽히며 찬열의 옆에 와 앉았다.
"퇴학당할지 아닐지 어떻게 알아……."
"우리 한번만 더 걸리면 그동안 봐준거 다 몰빵한다 했음."
"맞아, 몰빵이면 퇴학말고 뭐있겠냐."
노트북만 쳐다보며 놀리 듯이 주둥아리를 떠벌리는 경수와 종인을 보며 준면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고는 찬열의 어깨에 기대어 머리를 부비며 온 갖 아양을 떨어냈다.
"찬열아, 나 걔 얼굴도 잘 모른단말이야……응?"
"꺼져라."
"자기야……."
"아, 진짜!"
한숨을 쉬던 찬열이 기어코 소리를 질렀다. 책상에 앉아 있던 경수가 놀라 귀를 막으며 종인쪽으로 몸을 틀었다. 준면은 찬열에게 멱살이 잡힌채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게 다 네 그 행동 때문이잖아! 네가 씨발 조금만 더 얌전히 살았어도!"
"아 왜 나한테 지랄이야! 네가 먼저 쳐 때리지만 않았어도 될 거 아니야!"
"그럼 그 새끼들이 너보고 화냥년이라 하는데 내가 가만히있냐! 네가 몸 팔고 다니는 줄 안다고 그 새끼들은!"
준면은 찬열의 말에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일으키며 멱살을 잡던 손을 쳐냈다. 찬열의 말에 뻘쭘해진 준면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일어나며 고개가 떨구어졌다. 옆학교에 자신의 얘기가 소문이 난 것 쯤이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와전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굳이 따지자면 아닌 것도 아니잖아."
상황을 말없이 묵묵히 지켜보던 종인이 주위를 둘러보다 텅 비어있는 플라스틱 컵을 던져 준면의 머리에 강타했다. 준면은 아픈 머리를 어루어 만지다 눈을 치켜뜨며 종인을 쳐다보았다. 준면과 눈을 마주친 종인은 덤덤하게 다시 컵하나를 손에들어 준면에게 던졌다.
"야, 왜 때려!"
"미친새끼야, 빡쳐도 말은 가려가면서 해라. 너 뭐라했냐. 굳이 따지면 아닌게 아니라고? 어?"
아무런 표정없이 말투로만 위협하고 있는 종인에 준면은 고개를 떨구고 도리질을 했다.
"입 조심 해, 네 후장 봉합 시켜버리기 전에."
종인의 말에 경수는 입을 막고 웃으며 준면을 흘겨보았다. 준면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쇼파에 누워 발버둥을 쳤다. 자신을 낮춰이야기 하는 옆학교 학생들을 패준 찬열도 고마웠고, 아닌척 감싸주는 종인도 고마웠다. 하지만 수많은 남정네들의 몸을 더듬었다해도 학생회장이든 뭐든간에 오세훈만큼은 절대 건들고 싶지가 않았다. 그건 몇번 스쳐가듯 마주친 눈빛에서 저를 경멸하는 듯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기도 했지만 왠지 느낌상 세훈은 제 손바닥 위로 순순히 올라와주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근데 왜 하필 나야."
"그럼 내가 가서 꼬시리? 아니면 저 고릴라?"
"쟤 있잖아."
입이 삐죽나와 투덜거리는 준면의 손가락 끝은 찬열을 째려보며 눈을 위아래로 훑고 있는 종인의 옆에 있는 경수에게 가 있었다. 경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눈썹을 들썩거리며 옆에 있던 종인을 두팔로 껴안았다. 찬열은 준면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연민의 마음을 담아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저었다.
"저 새끼는…섹스하다가 사람죽일 수도 있어…."
준면은 한숨을 내쉬며 이내 울상을 지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눈에는 어느새 눈물도 맺혀있었다.
법정이 열리기 까지는 1 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막말로 몸을 대준다고 해도 눈감아주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고 아니 일단은 무엇보다도 오세훈인지 육세훈인지 하는 애가 더럽게 마음에 안든다. 마음에 안들면 몸이 안따라주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던 준면의 고뇌에 종인이 태클을 걸었다.
"야 라면, 좋은거 알려줄까?"
준면은 고개를 번쩍들어 종인을 쳐다보았다.
"작년 우리학교에 지금 이 휴게실 부터해서 매점따로 만들고 신관에 체육관에 운동장 잔디까지 다 누가 만들었는 줄 아냐."
"……."
"오세훈이다. 등신아."
종인의 말에 모두가 커다란 눈을 돌려 종인에게 시선을 쏟았다.
"우리 학교 재단 회장이 걔네 집안."
"어,어쩌라고…졸업하면 그만인데…."
"멍청한새끼, 우리 학교 재단에 투자해주는 기업도, 걔네 집안. 그러니까 니가 쓰는 너네 집 컴퓨터, 네 핸드폰, 그리고 네가 걸치는 옷들 까지 전부 싹 다."
"싹 다 뭐."
"걔 꺼."
"……걔 꺼?"
오, 와우. 정적이 흐르던 휴게실 안을 찬열의 감탄사가 깨주었다. 준면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들고 오지도 않는 책가방을 찾으려 이곳 저곳을 뒤지다가 종인을 돌아 보았다.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야살스레 미소를 띄우고 있는 종인은 당장이라도 뛰쳐 나가라는 듯 문 쪽을 향해 턱 짓을 했다.
"그런데…그게 뭐."
"혹시 몰라? 걔가 네 후장맛에 반해서 간이고 쓸개고 다 갖다 바칠지?"
눈을 동그랗게 뜬 준면은 자꾸만 꽃이 피는 웃음을 감추 지 못한채 문 앞에서서 와이셔츠 한 장 뿐인 교복을 정리하고 문을 나섰다. 그래. 오세훈인지 가세훈이지하는 놈이 그렇게 갑부라면 취향 맞춰서 박혀줄 수도 박아 줄 수도 있다. 라고 준면은 생각 한뒤 무작정 3층으로 올라갔다. 종인은 준면의 뒷모습을 보고는 어휴 단순한새끼. 라며 혀를 찼다.
"그런데 종인."
"응, 왜. 경수."
"회장이 그렇게 부자야?"
경수의 물음에 종인은 넋살 좋은 웃음을 보이며 답했다.
"아니, 존나 구라지."
Aㅏ |
혼자있게 나가 주세요.. 창피해..
어제 톡 하다가 너무 여러분이 재밌게 해주셔서 제가 글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재밌을 것 같아서 한번 ㄷ..돋.ㅗㅗ도도도도도도도도저ㅗ너너저저저저저전ㄴㄴㄴ 을 해봅니다. 톡을 하도 많이 해서 톡같은 느낌이 있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매끄럽게 쓸 수 있도록 다듬고 노력하겠습니다. 아마도 올라온 글들도 앞으로 계속계속 다듬겠지요. + 폰으로 쓴거라 오타도 많겠쬬..
예전필명으로 올까 이거할까 하다가 제가 이렇게 싱크빅을 떠올릴 수 있는것도 톡해주신 여러분들이라 생각하고 감사해서 차녈님으로 왔어요.
암호닉을 갈아엎는 이유는 제 주제에 암호닉이..많더라구요ㅠㅠ 다들 너무 감사해요 ㅠㅠ 빠짐없이 기억하고있어요 하트ㅠㅠ 그런데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처음부터 암호닉을 받으려고합니다! 기존 암호닉 분들도 신청해주실 분이 계시면 다시 신청해주세요.
하...여러분 사랑해요.. 제가 연재를 잘 할 수 있게끔...욕이라도해주세요.
+ 난 조회수만 많아도 기쁘다..
그리고 오늘은 무슨 톡 하지 ^ ^ ?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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