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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하투뿅 전체글ll조회 1197l 5

[이청용/나/기성용]화신 01

 

[국대망상] 화신 | 인스티즈

 

 

햇살이 쨍하게 내리쬐던 여름날이였다.6월의 초여름에도 불구하고 찜통인 날씨에 지루한 문학시간은 더 힘들었다.그나마 창가 자리인 덕에 살 맛이였지만 엎어진 책상은 이미 발갛게 달아올라 시원하지 않았다.성격이 괴팍하기 짝이 없던 문학선생님은 초여름에 맞는 시라며 이육사의 '청포도'를 소개하며 지루한 수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수업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청포도라는 시의 제목에 갑자기 포도가 먹고 싶단 생각을 했다.빈 노트에 포도란 두 글자만 쭉 써내려가다가 창 밖을 보았다.옆반 남자애들이 뜨거운 운동장 위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저렇게 더운데 무슨 축구를 하는지,뭔가 한심하단 생각이 들면서도,지루한 문학수업보단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잠깐 말이다.

운동장에는 성용이 열심히 공을 몰고 다녔다.그 애가 차는 공을 눈으로 쫓다가 이내 내 대각선 뒷자리에 앉은 남자아일 쳐다봤다.이 지루한 수업을 듣는 유일한 공부벌레였다.신은 불공평하고도 무심하시지.한참을 바라봐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에 되려 내가 질려 고개를 가로젓곤 다시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신이 밉도고 미웠으며,저 아이가 죽을 만큼 재수없었다.

[국대망상] 화신 | 인스티즈

불빛이 휘황찬란한 밤 야경을 내려다보았다.사람들은 야경이 멋있네 어쩌네,하지만 내게는 그냥 삭막한 불빛들에 불과했다.소리를 높여 놓은 오디오에선 슈베르트의 '마왕'이 흘러나왔다.사람은 영향력이 있는 책이나 시,영화,음악 보거나 들으면 그 영향력이 자신에게 미쳐 사고가 더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내게는 브론테의 '제인에어'라던지 슈베르트의 '마왕',또 그 아이의 그림이 있었다.그 그림이 화근이였다.열등감이란 추상적인 감정이 화신되어 유형화되서 내게 다가왔던 것이 말이다.괜히 다시 생각 나는 그 아이 이름 석자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곤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크게 높여 놓은 음악소리 덕인지 거실에 성용이 와 있는지도 몰랐다.전등하나 켜진 어두운 거실에서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는 성용을 보고 잠시 놀랬다가 부엌으로 들어가 진하게 커피를 내렸다.달지만 쓴 향이 잔을 타고 올라와 코를 간지럽혔다.두 잔을 손에 들고 성용의 앞에 앉아 한 잔을 앞으로 건내었다.내가 잔에 입을 가져다 대고 한참을 마시자 그제서야 꼬은 다리를 풀곤 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찾자.찾아서 용서를 빌던 댓가를 치루던 하자."

"싫어.그렇게 만든 건 너였어.나한테 책임전가하지마.그리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몰라서 그래?난 못해."

 

 

완강한 내 태도에 질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다 마시지도 않은 잔을 그대로 탁자에 내려 놓고 일어나 집을 나갔다.현관문이 닫히고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를 듣자마자 덜덜 떨리던 손은 들고 있던 잔을 떨어뜨려버렸다.이미 식은 커피가 다리 위로 어지러히 쏟아졌다.떨리는 손을 마주잡아 꽉 잡았다.맘같으면 안 찾고 싶겠는가.하루에 몇 십번씩 도와달라며 피투성이로 손 뻗던 얼굴이 생각나는데,잘 때마다 꿈 속에 나와 환하게 웃는 모습에 쫓기든 잠에 깨어 식은땀으로 샤워를 하는데 어찌 찾고 싶지가 않겠는가.나 편하자고 찾고 싶었다.살아있다면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싶었다.죽었다면 매일 찾아가 미안하다며 잘 지내라고 빌어주고 싶었다.근데 그럴 수가 없는 것이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서,그 애의 꿈을 망쳐놓고 나만 잘되어 눈앞에 서는 것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아니,이미 내가 저질렀던 일이 윤리적인 일이 아니였기에,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입고 있던 기다란 원피스에 아까 쏟은 커피가 축축히 젖어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집 안 구석에 위치한 두꺼운 방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아서 퀘퀘하고 텁첩한 공기가 훅끼쳐와 나를 감쌌다.집 안엔 나밖에 없지만 누가 볼세라 방 안으로 들어와 방문을 잠궜다.어두운 방안에서 벽을 더듬거려 전등를 켰다.수명이 다 되가는지 깜박거리다가 이내 어둡게 불이 켜졌다.커다란 방 안엔 물건이 쌓여있지도,진귀한 것이 있지도 않았다.그저 숨을 턱 막히게 하는 그 애의 그림 몇 장이 있었다.욕심에 그림을 빼돌려 그걸로 상을 탔던 것이 화근이였다.상을 타게 됬을 땐 이 공포를 처음 맛봤다.또,그 일이 있고 나서 미술실에 있던 그림들을 내가 전해주겠다 떼를 써 가져와 놓곤 전해주지 못했다.그렇게 가지게 된 그림이 10장 조금 넘었다.먼지 덮인 그림을 손으로 훓다가 내가 했던 행동이 얼마나 잔인했는지에 대해 다시끔 깨달아 주저앉았다.

[국대망상] 화신 | 인스티즈

새 그림 전시를 맡은 전시관에 들렀다.50대의 푸근한 인상의 관장이 차를 대접했다.관장이 고지식하지 않은 여성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전시도 하기전에 미리부터 내 그림을 평가하고 마치 높은 사람이라도 된다는 듯이 위선적인 사람들은 질색이였다.관장 뒤로 보이는 통유리창은 멋있는 전경이 보였다.다 지나간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며칠전에 내린 눈 탓에 치우지 않은 눈이 소복히 쌓인 전경은 아름다웠다.지치지 않는 대화를 나누다가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탓에 대화를 끝맺지 못하고 후일을 약속하며 관장실을 나왔다.전시되어 가는 그림들을 바라보았다.관장만큼이나 전시는 멋있고 맘에 들었다.넋 놓고 보던 것이 티가 났던지 내 옆으로 다가온 사내가 말을 건냈다.

 

 

"전시는 맘에 드세요?"

"네.매우요."

"다행이네요.아,제 명함입니다.전시 코디네이터 이청용입니다."

 

 

건내받은 명함에 올리고 있던 입꼬리가 굳었다.작게 떨리는 손에 잡힌 명함엔 너무나 익숙한 이름 석자가 있었다.

[국대망상] 화신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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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게 뭐지ㅋㅋㅋㅋㅋㅋ

몇 편까지는 앞에는 과거 회상,뒤엔 현재진행으로 갈거에요.

아 근데 진짜 이게 뭐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쓸 땐 길어보였는데 왜 이렇게 짧지.

급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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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이요!!
11년 전
기성용하투뿅
감사해요♥
11년 전
독자2
헐 아몬드에요....와이거 뭔가 대박일고같아요ㅠㅠㅠㅠ으앙ㅋㅋㅋㅋ다음편너무기대되옄ㅋㅋㅋㅋㅋ!!
11년 전
기성용하투뿅
ㅋㅋㅋㅋㅋㅋㅋ오랜만이에요.내사랑ㅋㅋㅋㅋㅋㅋㅋㅋ제머리속스토리는대박인데망할손이풀어내질못해요..하ㅋㅋㅋㅋㅋㅋㅋㅋ머리속을스캔하고싶댜..흡..감사해요♥
11년 전
독자3
두밥이에요!ㅎㅎ저번에 올라온글..다 봤는데 댓글을 달려다가 삭제되서 못달았어요ㅠㅠ다음편 완전..기대중!!!><ㅋㅋㅋ
11년 전
기성용하투뿅
으앟ㅋㅋㅋㅋㅋ안보신분이계시길빌었지만보셨네요..흐엉ㅋㅋㅋㅋ감사해요♥
11년 전
독자4
koogle언니야ㅋㅋ모지?교실 대각선에서 공부하던게 이청용이가?그럼 그림은?모지 약간 흥분된 상태에서 읽으니까 모르겠다ㅋㅋ
11년 전
기성용하투뿅
맞어ㅋㅋㅋㅋㅋ나도머리속으로뒤죽박죽엉켜있어서정리해서차차풀어가야되..흐허슬퍼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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