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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
10
예쁜 미성에 폭풍 가창력이지만, 매번 형들에게 밀려서 파트는 별로 없고
프로필에는 175로 나와있지만 실제 키는 16X에
여장 한번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 선이 곱고, 하얗고, 예쁘게 생긴 너징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야.
어쩌다 보니, 남장을 하고 SM의 신인 보이 그룹 엑소의 13번째 멤버이자 막내가 되었지.
물론 너징이 여자라는 사실은 SM의 고위 간부급 사람들과 너징 담당 코디 스타일리스트 말고는 아무도 몰라.
심지어 엑소 멤버들도.
이런 너징의 썰을 풀어볼게.
모두들 부제를 봤으니까 대충 짐작은 하고 있겠지?
다들 짐작하고 있다시피, 곧 너징의 생일이야.
엑소가 팬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조공이라 불리는 선물들을 엄청 받고, 축하도 많이 받고 그러잖아.
너징도 다른 멤버들처럼 데뷔 후, 매년 생일 때마다 정말 팬들에게서 생일 축하와 선물을 많이 받았어.
특히 너징의 생일은 엑소 데뷔일과 생일 날짜가 겹쳐서 팬들이 너징 생일은 외우기 쉬웠어. (엑소 데뷔일은 4월 8일)
아무튼 그런 너징의 생일이 돌아온다는 거야!
너징은 요즘 바빠서, 너징의 생일이 곧 돌아온다는 것도 모른 채 연습실, 숙소, 연습실, 숙소, 그러다가 가끔 집 순으로 뱅뱅 도는 생활을 했어.
숙소에 달력이 없느냐고? 없긴 왜 없어, 당연히 있지. 저번에 팬 사인회 날도 색깔있는 팬으로 예쁘게 색칠했었잖아. (썰 20화 참고)
그런데 어떻게 모르냐고 묻는다면, 대답 대신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너징들에게 물어볼게.
너징들 집에 달력 있지? 너징들은 평소에 그 달력을 매일매일 보고 살아? 혹시 매일 보고 살면 소금이 되는 거고...☆★
뭐, 대부분 안 보겠지.
너징도 마찬가지였어. 아무리 숙소에 달력이 있다고 한들 안 볼 때가 많았고, 보고 싶어도 달력 앞에 멤버들이 옷을 벗어 던져 놓거나 쌓아둬서 안 보였으니까.
오늘 너징은 잠깐 집에 다녀오기로 했어.
어차피 활동기도 아니니까, 숙소에서 가까운 집에 잠깐 다녀오는 건 괜찮잖아.
너징이 숙소를 나서자마자, 숙소에 남아있던 나머지 12명의 멤버들이 모두 거실에 모였어.
모두 방이나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취미생활을 하다가 너징이 나가자마자 모인 거라, 서로 얼굴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각자 한 마디씩 내뱉다가 점점 시끄러워지고 통재가 안 되니까 결국 준면이 손을 짝짝 치면서 조용히 시켰지.
멤버들이 조용해지자, 흡족한 미소를 지은 준면이 멤버들을 모두 거실로 모은 이유에 대해 말했어.
" 곧 있으면 우리 막내 생일이라는 거 알아? "
" 오징어 생일? "
" 알고 있었는데? "
모르는 멤버들이 많은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 알고 있는 너징 생일에 준면이 의아해하다가도 곧 엑소 데뷔일이 너징 생일이라는 걸 생각해내자마자 그러려니 했어.
그리곤 곧 준면이 평소와는 달리 조금 더 장난기 다분한 표정으로 조용히 입을 열었지.
" 너네 작년에 했던 몰카 생각나냐? "
" 몰카? 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때 오징어 반응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준면이 ' 작년에 했던 몰카 '라고 말하자마자, 멤버들이 골똘히 생각해보는 듯 싶더니 금방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박장대소를 했어.
그 몰카가 대체 뭐였는데 이런 반응이었냐고?
작년 너징의 19번째 생일 때, 멤버들이 작정을 하고 너징 울리려고 했었어.
마침 작년 너징 생일날엔 늑대와 미녀 컴백 준비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너징도 너징 생일을 잊고 있었거든. 그래서 몰카를 하기에 딱 적당했지.
그리고 그 몰카 내용은 아주 진부하게 멤버들끼리 심하게 싸우면서 너징 울리기였어.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너징은 되게 친화력&사교성 곶아인데 정은 엄청 많아가지고 철철 넘치는 사람이거든.
한 번 친해지면 마음 주고, 정도 주고 다 주는 따뜻한 너징이기에 멤버들끼리 언성을 높이며 사소한 거에라도 싸우려 하면 화해 시키려고 애쓰는 멤버 중 하나였어.
그걸 멤버들은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몰카를 계획했던 거지.
시작은 그냥 평범했어. 처음 싸우기 시작하는 건 평소에도 사소한 거로 자주 투닥거리는 멤버들 말고, 사이가 엄청 좋은 멤버들이었어.
그래야 너징이 좀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 같아서였지.
그렇게 민석과 루한이 중심이 되어 연습실에서부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어.
연습 도중에 너징에게 일부러 심부름을 시켜서 나갔다 오게 한 후에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기에, 너징은 어리둥절해했지.
그러다가 숙소에 도착하고나서부턴 민석과 루한이 제대로 날을 세우기 시작한 거야.
매니저도 없겠다, 서로 차가운 한기를 내뿜으며 말 없이 앉아있는 둘이었어.
너징은 씡나게 샤워하고 나왔다가, 소파에 앉아서 다른 멤버들 게임하는 거 보고 있는 루한 옆에 자연스레 풀썩 앉았었어.
그 때까진 너징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거든.
그런데, 갑자기 방에서 민석이 방에서 빼꼼히 나오더니 너징을 슬쩍 불렀어.
너징이 ㅇㅅㅇ? 이런 표정으로 금방 소파에서 일어나서 뽈뽈뽈 민석 쪽으로 가려니까, 루한이 너징 팔 잡으면서 완전 차갑게 말했지. " 김민석, 할 말 있으면 니가 와서 해. 왜 징어한테 오라가라야? "라며 말이야.
덕분에 민석의 표정이 싹 굳고, 신나게 게임하던 다른 멤버들도 왠지 조용해져서 거실이 금방 침묵으로 가라앉았어.
너징은 어정쩡하게 서서는 루한에게 붙들려 있었지.
이렇게 민석과 루한이 서로 차갑게 말하면서 싸우고, 그걸 백현이랑 찬열이 말리려다가 그 싸움에 말려들어서 또 지들끼리 싸우기 시작했어.
결국 화를 참지 못한(물론 연기지만) 백현이 찬열의 멱살을 잡았고, 너징이 놀라서 숨을 들이키며 백현의 팔에 매달려서 말렸어.
지켜 보던 준면도 뜯어 말리다가 백현이 참지 못하고 휘두른 주먹에 맞았고, 그에 크리스가 일어나서 " 백현, 뭐 하는 거야. "라며 정색하고 말했지.
뭔가 점점 더 싸움이 커지는 느낌에 너징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른 멤버들까지 싸움에 말려서 싸우기 시작하는 거야.
서로 언성을 점점 높이다가, 누군가가 " 야, 우리 이래서 컴백은 하겠냐? 씨발, 그냥 때려쳐!!!! "하니까 또 다른 멤버가 " 씨발, 그래!! 엑소 해체 지금 해버리게! 존나 난 이딴 그룹에서 활동 못하겠다!! "라고 받아치면서 해체하자는 말까지 나왔어.
그에 너징은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지.
너징은 멤버들이 연습생 때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고, 엑소 데뷔날짜가 미뤄졌을 때 엄청 실망하고 또 그만큼 더 연습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해체하자는 말이 나오니까 너무 서럽고 밉고 그런 마음에 눈물이 난 거였어.
너징의 눈물에 멤버들이 그제야 서로 굳혔던 표정을 풀면서 너징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언제 준비했는지 케이크도 가져왔지.
너징이 지금까지 싸운 게 몰카라는 걸 알아채자마자 더 안심되고 그래서 더 울면서 멤버들을 돌아가면서 때렸어.
아무리 그래도 해체는 너무했다면서 형들 다 짜증나고 밉다고 말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게 또 너무 귀여워서 멤버들은 모두 엄마 미소 지으면서 불평 않고 너징이 때리는 대로 다 맞아줬지.
나중에 너징은 제일 나쁘다고 많이 때린 루한 옆에 앉아서 훌쩍거리며 종대가 건네주는 음료수 쪽쪽 빨아마셨어.
그걸 세훈이 찍어서 SM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너징이 또 생일맞이로 덕후 여러명 생산해냈어.
여기저기서 너징 앓는 소리가 울려퍼졌더랬지.
암튼 작년의 너징 생일 몰카가 저런 내용이었어.
그게 생각나서 멤버들이 다 웃었던 거고.
너징 혼자만 인정 안하지만, 그 때 너징 울면서 멤버들 때리고, 나중에 코 훌쩍거리며 빨대로 음료 빨아마셨던 건 다 귀여웠거든.
너징이 케이크 다 먹고 멤버들에게 한 번만 더 생일 몰카 따위를 한다면 멤버들 얼굴에 초에 불 붙어있는 케이크를 던져버리겠다고 말했지만, 이번 생일은 스무살, 즉 어른이 되고 처음으로 맞는 생일이잖아.
멤버들이 그런 의미있는 생일을 그냥 넘길 수 있나.
결국 또 거실에 둘러앉아서 도란도란 이번에 할 몰카 내용들을 말하기 시작했지.
아이디어 뱅크가 엑소 멤버들의 머릿속에 커다랗게 하나 지어져있는지 금방금방 쏟아져나오는 아이디어들은 아주 대박거리들이었어.
그 머리들로 공부를 했으면 진짜 전교 1등은 다 했을 거야.
아무튼 그 몰카 내용들 중에, 가장 괜찮다고 뽑힌 몰카 내용은 백현의 아이디어였어.
대충 너징 생일날 아침부터 너징에게 관심을 하나도 주지 않고, 완전 섭섭하게 하는 거였지.
마지막까지 눈물이 날만큼 서글프게 만들면서 너징에게 밤 늦게 심부름 시키고, 너징이 돌아오기 전에 불 다 꺼놓고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하는 거야.
너징이 섭섭하고 그래서 투덜거리며 숙소에 도착하면, 다 함께 우렁찬 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며 축하해주는 게 백현의 몰카의 피날레였어.
너징이 아무리 작년 생일 때 또 이딴 몰카하면 촛불에 아직 불 켜져있는 케이크를 얼굴에 꽂아버린다고 했어도, 멤버들은 눈 하나 깜짝 안 한 채 생일날에 있을 몰카를 위해 미리미리 준비를 시작했지.
근데, 멤버들이 아주 어리석게도 백현의 몰카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아무 종이나 부욱 찢어내서 숙소에 굴러다니는 컴싸로 백현이 불러주는 내용을 끄적끄적 썼었거든?
뭐, 대충 1. 아침부터 완전 무심하게 대하기. 2. 저녁 11시 30분까지 계속 징어 힘들게 하면서 뭐 시키기. 3. 심부름 시키고 숙소에서 파티 준비하기 ..... 뭐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근데 그걸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그 원본 그대로 고이 TV 옆에 두고 다시 자기네들 할 일을 시작한 멤버들이었어.
결국 숙소로 돌아온 너징이, 멤버들이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양말들을 모두 주워서 세탁기에 넣다가 그 종이를 발견했지.
누가 썼는지 참 악필이었는데, 너징은 그걸 모두 읽고는 의미심장하게 웃었어.
맨 위에 완전 대문짝만하게 <오징어 생일 몰카>라고 적혀져 있었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버들ㅋㅋㅋㅋㅋㅋㅋ바버바버ㅋㅋㅋㅋㅋㅋ
너징이 그 쪽지 내용을 완벽하게 한 번 더 쭈욱 읽어내리고는 쟈갑게 찍찍 찢어버린 후에 쓰레기 통에 넣었어.
그리고 숙소의 달력을 확인하며 내일이 너징 생일이라는 걸 알고는 당장 핸드폰을 눌러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
너징의 생일 아침이 되었어.
너징이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거실로 나오니까, 소파에 앉아서 머리카락의 물기를 수건으로 털고 있던 민석이 습관적으로 너징에게 아침 인사를 하려다가 준면의 눈치에 입을 꾹 다물고 어색하게 너징 눈을 피했어.
너징은 그 모습에 조금 의아하다가도, 어제 봤던 그 몰카 내용이 적혀있던 종이가 생각나서 그냥 그러려니 하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욕실에 들어갔지.
아침밥을 먹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연습실까지 가는 길에도 너징에게 아무도 말도 안 걸고 자기들끼리 시시덕댔지만, 너징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듣고 있었어.
멤버들은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면서도 너징의 반응을 흘끗흘끗 훔쳐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태연한 모습에 오히려 자기들이 조바심이 났지.
혹시 자기 생일을 알고 있나? 이거 몰카라는 거 알고 있나? 라고 생각은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쳇바퀴처럼 뱅뱅 도는 요즘의 일상에서 생일이라는 걸 자각할 수는 없었으니까 곧 멤버들은 그런 불길한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렸어.
하지만 너징은 다 알고 있었지.
너징이 멤버들 몰래 실실 웃고 있을 때, 잠잠하던 너징의 핸드폰 화면이 밝게 빛나면서 문자가 왔어.
[ 연습실 도착했어? -종현이형 ]
[ 아뇨 지금 가는 중이에요 ]
[ 우린 다 도착했다ㅋㅋㅋㅋㅋㅋ 로비에서 기다릴까? -종현이형 ]
[ 그냥 제가 형들 쪽으로 갈게요 ]
[ ㅇㅋ -종현이형 ]
응? 대체 이게 무슨 내용들이냐고?
너징이 어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고 했지? 그게 샤이니 종현한테 걸은 거였어.
몰카 내용이 적힌 종이를 찢어서 버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너징의 머릿속에선 여러가지 생각이 오가다가 결국 역관광을 해주자는 생각이 뙇 들어서 바로 종현에게 전화를 했던 거였지.
너징이 뜬금없이 역관광을 도와달라고 전화를 했음에도, 종현은 사람 좋게 웃으며 오히려 재밌겠다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금방금방 짜냈어.
그리고 샤이니 멤버들 모두가 너징의 역관광을 도와주기로 했지.
너징의 생일인 오늘, 몰카 내용대로 너징을 무시하고 섭섭하게 하려던 멤버들에게 너징이 먼저 선수쳐셔, 멤버들이 너징을 섭섭하게 하려고 하기도 전에 그냥 밖으로 나가거나 멤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고 막 그러는 게 역관광의 중심 내용이었어.
그러면 멤버들이 몰카를 하면서도 자신들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김이 팍 샐 것이고, 그래도 예정대로 12시가 되기 전에 너징에게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려고 하겠지만 너징이 샤이니 숙소에 놀러가서 자고 온다는 말을 하면 발을 동동 구르겠지?
아슬아슬하게 12시 되기 전, 너징이 샤이니 멤버들과 엑소 숙소로 와서 오히려 폭죽을 터뜨리며 엑소 데뷔일 축☆하 라고 하면 되는 거야.
너징은 머릿속으로 생각을 마치고는 다시 실실 웃었어.
물론 멤버들 모르게 말이야.
*
너징의 몰카 시나리오대로 멤버들은 순순히 움직여줬어.
덕분에 너징은 혼자 신나서 룰루랄라 거릴 뻔한 걸 꾹 참았지.
쉬는 시간에는 물 마시러 간다는 핑계를 대며 연습실을 빠져나와서 샤이니 멤버들과 낄낄 웃으며 놀았어.
연습실에 남아있는 12명의 멤버들이 제법 안달나있을 거라는 생각에, 너징은 방긋방긋 기분 좋게 웃었지.
" 형들, 나 오늘 샤이니 형들 숙소에서 자고 오면 안 돼? "
" ...뭐? 왜? "
" 아니, 오늘 오랜만에 형들이랑 얘기하다가 형들이 게임이나 같이 하자고 그래서. "
" 너 게임 못하잖아. "
" 보내줄 거지? "
게임 못하잖아, 라며 너징을 안 보내려는 준면에도 너징은 꿋꿋하게 계속 물어봤어.
결국 준면이 한숨을 내쉬며 허락해버리고 말았지.
너징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연습실에서 나오자마자 샤이니 쪽 벤에 탑승했어.
그러면서 샤이니 멤버들에게 양껏 웃으며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서 흔들어보였지.
그런 너징을 우쭈쭈 내새끼♥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샤이니 멤버들이야.
*
" 이제 그만 숙소로 돌아가봐야 되지 않아? "
" 엉?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요? "
" 응. 지금 가야지 시간 맞춰서 도착할텐데. 옷 입어, 징어야. "
" 네에- "
샤이니 숙소에서 챱챱거리며 음식들을 집어먹던 너징이 그만 가야 될 것 같다는 기범의 말에 아쉽지만 손에서 젓가락을 내려놓곤 소파 팔걸이에 걸쳐놓았던 너징 웃옷을 챙겨 입었어.
뭐, 웃옷이라고는 해도 따뜻한 날씨 때문에 그냥 가벼운 가디건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4월 초순이라, 밤에는 쌀쌀하다며 그 위에 가벼운 야구 잠바를 걸쳐주는 종현이야.
샤이니 멤버들과 너징은 엑소 숙소 근처에 있는 빵집에 들러서 가장 큰 케잌을 3개나 사서 엑소 숙소로 걸어갔어.
사람이 몇몇 지나다니긴 했지만, 어두운 밤이고 또 그만큼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이 좀 술에 취한 것 같았으니 너징과 샤이니들은 별 상관 안 했지.
그렇게 가볍게 산책처럼 엑소 숙소에 도착한 너징이 발랄한 손짓으로 비밀번호 13자리를 꾹꾹 누르고 (실제로 엑소 숙소의 비밀번호가 13자리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안으로 들어갔어.
그런데 숙소 안이 깜깜한 거야.
너징은 벌써 자는 건가? 몰카 실패했다고 그냥 포기한 거야? 하여간, 포기가 너무 빠르다니까. 쯧쯧... 하고 생각하며 한숨을 포옥 내쉬고 더듬거리며 불을 켰어.
형광등에 불이 차오르는 단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방심하고 있던 너징에게 커다란 목소리들이 동시에 소리쳤어.
" 생일축하해!!!!! 오!!!!!!!! 징!!!!!!!!!! 어!!!!!!!!!!! "
" 악!!!!!!!!!!!!!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징어 표정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올해는 몰카 안 당한 줄 알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너징은 상황 파악 안 돼서 눈만 벙벙하게 뜨고 있었어.
그러니까 너징 옆에서 케잌 들고 있던 종현이 다른 손으로 너징 머리 부비면서 말해줘.
" 속여서 미안하다, 징어야.ㅋㅋㅋㅋㅋㅋ 사실 우리도 처음부터 쟤네가 하는 몰카에 합류되어 있었어. "
" ...어? 네? "
" 오징어 바벜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일부러 던져 놓은 미끼를 덥썩 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관광 한다면서 혼자 신나하는 바벜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허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해 징어얔ㅋㅋㅋㅋㅋㅋㅋㅋ근뎈ㅋㅋㅋㅋ너 신나하는 게 너무 귀여워섴ㅋㅋㅋㅋㅋㅋㅋㅋ "
" ............ "
너징은 말 그대로 해탈해졌어.
믿었던 샤이니 멤버들마저 엑소 멤버들과 한통속이었던 거야.
위의 대화들이 이해 안 되는 징들을 위해 다시 설명해 줄게.
너징의 생일 몰카가 적혀져 있는 종이는, 사실 백현의 계획 중 일부였어.
일부러 잘 보이는 곳에 몰카 내용을 적어놓고 너징이 보게 만든 다음에, 너징이 일부러 자기들을 역관광 시키고는 그런 너징을 다시 역으로 몰카하는 거였지.
설명을 너무 개똥같이 해서 못 알아들은 징들이 있겠지만, 미안해. 내가 원래 똥손이라 어떻게 설명해도 그지같이 된다ㅠㅠ...
암튼 결론은 너징이 역관광을 하려다가 도리어 역관광을 당한 셈이 된 거야.
너무 조용한 너징에, 오히려 눈치를 보는 엑소 멤버들과 샤이니 멤버들은 너징이 고개를 들어 예쁘게 싱긋 웃자, 조금 풀렸나 싶어 자기들도 따라서 웃었거든?
근데 너징이 옆에 있던 종현의 손에서 케이크를 꺼내가더니, 맨손으로 케이크를 한 웅큼 집어들면서 주변에 있던 엑소 멤버들과 샤이니 멤버들에게 소금 뿌리듯 뿌려댔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상치 못한 너징의 공격에 엑소 멤버들과 샤이니 멤버들은 으얽!!!! 하며 허둥지둥 피하기 바빴지.
그래도 너징은 혼신을 다해 케이크들을 던지고 뿌렸어.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는 케이크가 올려져있던 네모난 판 있지? 그걸로 한명씩 퍽퍽 때렸지.
" 이 나쁜 형들아!!!!!!!!! 내가!!!!!!!!!!! 또!!!!!!!!!!!!!! 몰카하면!!!!!!!!!!!!!!!!! 촛불에 불 붙인!!!!!!!!!!!!!! 케잌으로!!!!!!!!!!!!!!!! 얼굴 때린댔지!!!!!!!!!!!!!!!!!!!!! "
" 아!!!!!!!!! 악!!!!!!!!!!!!! "
" 오징어!!!!!!!!!!!!!!!! 씨발 일단 진정해!!!!!!! 앍!!!!!!!!!!!!!!!!! "
" 아오!!!!!!!!!! 누가 쟤한테서 저 네모난 것 좀 뺏어!!!!!!!!!!!!!! "
" 놔!!!!!!!!!! 놓으라고!!!!!!!!!!!!!!!!! "
크리스와 종인이 합심해서 너징의 양쪽 팔을 붙들고 잡으니까, 너징은 발이 공중에 떠서는 버둥버둥거리며 악을 썼지.
나중에는 끄아아아아아앙!!!!!!!!!!!!!!! 하면서 소리를 치다가 곧 축 쳐져서 손에 들린 네모난 판을 바닥에 떨어트린 너징이야.
올해는... 몰카 안 당하려고... 역관광까지 계획했눈데... 슈발...☆★
결국 올해도 너징 생일 몰카는 사진으로 찍혀서 SM 페이스북에 올라왔고, 또 징어 생일기념 2차 징덕 몰이가 시작됐어.
이번 사진은 해탈한 너징이 양 쪽으로 키 큰 크리스와 종인 사이에 껴서 두 손으로 주스 컵을 쥐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또 그게 너무 귀여워서 말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에는 종대가 억지로 너징에게 씌워준 고깔모자가 삐뚜름하게 씌워져 있어서 더 귀여워 보였지.
쨌든, 너징의 20번째 생일도 요란스럽게 지나갔어.
너징이 내년의 생일을 기약하며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는 건 안 비밀ㅋㅋㅋㅋㅋㅋ
=============
ㅠㅠㅠ헝헝 어제 쓰다가 그만 자버려서 오늘 이어서 썼는데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여ㅠㅠㅠㅠ
항상 죄송하다는 말로 늦었다는 말로 시작하는 것 같아서 더 죄송스럽네요ㅠㅠㅠㅠ
그래서 이제부턴 안 죄송하려구여. (돌이 날아온다) (피하지 못하고 맞는다)
...ㅎ.. 아니에여. 전 겸손하게 죄송하다고 할 거예여. 그러니까 돌 던지지 마세여. 어허, 씁. 그 손의 돌 내려놓으시라구여. 떼찌!
이제 다들 새학기 적응되셨겠네요ㅎㅎㅎ 친구 많이 사귀셨죠?핳...
올해 다들 멋지고 상큼하게 학교 생활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아맞당.ㅎ
늦었는데 얼른 주무시구요, 저번 썰에 댓글 달아주신 이뿌늬♥ 독자분들 다 스릉하는 거 아시져?
모르셨다면 지금 아셨겠네여! 사랑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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