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닉 ~
우리 러블리한 암호닉 여러분! 확인하고 가세열♥
(암호닉은 다시 신청 받는 것이 옳은 것 같아서 신청 받고 있습니다! ^ㅅ^)
비타민 ◁
심장이큥큥 ◁
홍홍 ◁
뿌요정 ◁
돌하르방 ◁
태기 ◁
포코팡 ◁
레이이리오레이 ◁
여우달 ◁
유부초밥 ◁
(하트하트) ◁
섹시백 ◁
팔랑팔랑 ◁
abc ◁
엑수호 ◁
음란면 ◁
끵끵 ◁
도시락 ◁
웅야웅야 ◁
만두 ◁
조화 ◁
럽드 ◁
10 ◁
거북이 ◁
고구마 ◁
됼됼 ◁
쇼리 ◁
준짱맨 ◁
허허허 ◁
노노 ◁
새벽반 ◁
캔디 ◁
뉴늉 ◁
거지같은 영어문법 ◁
봉골레 ◁
버블 ◁
예승이콩먹어콩 ◁
팬더눈 ◁
시엔 ◁
킨더 ◁
고기만두 ◁
마카롱 ◁
유플러스 ◁
이랴 ◁
바이미 ◁
빵야빵야 ◁
둠둠 ◁
우끼끼 ◁
블루레몬 ◁
피치 ◁
예쁜 미성에 폭풍 가창력이지만, 매번 형들에게 밀려서 파트는 별로 없고
프로필에는 175로 나와있지만 실제 키는 16X에
여장 한번 시켜보고 싶을 정도로 선이 곱고, 하얗고, 예쁘게 생긴 너징은
사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야.
어쩌다 보니, 남장을 하고 SM의 신인 보이 그룹 엑소의 13번째 멤버이자 막내가 되었지.
물론 너징이 여자라는 사실은 SM의 고위 간부급 사람들과 너징의 담당 스타일리스트 말고는 아무도 몰라.
심지어 엑소 멤버들도.
이런 너징의 썰을 풀어볼게.
갑작스레 오빠라고 불러보라는 민석의 말에 너징은 눈을 크게 뜨고 민석을 바라보았어.
분명히 정색하며 굳은 표정으로 너징을 내려다보며 말하던 민석이, 처음 만났던 연습생 시절 때 처럼, 또는 여자란 걸 밝히기 전처럼 예의 그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씩 웃고 있었지.
너징은 백현처럼 화가 많이 나서 며칠간 냉전 상태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의외로 넘어가주는 민석이 고맙기도 하고 긴장이 풀리기도 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너징이 갑자기 울기 시작하니까, 민석이 당황해서 너징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는 울지 말라며 안절부절했어.
그래도 너징이 눈물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까, 눈을 굴리며 고민을 하는 듯 하던 민석은 일단 흐르는 눈물 먼저 닦아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는지 한쪽 장갑을 벗고는 너징 눈물을 닦아줘.
차가운 밤 공기에 얼어있던 너징 살결에 따뜻한 손이 닿으니까, 너징이 잠깐 몸을 움찔거리다가 더 크게 울었어.
입으로는 연신 미안하다고 했지.
속여서 미안해. 나 믿었는데 미안해. 화나게 해서 미안해. 배신감 느꼈을 텐데 미안해. 형... 미안해요.
너징이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서 울자, 너징 눈물이 흐르는 데로 닦아주던 민석이 슬쩍 한숨을 쉬며 눈물을 닦아주다 말고 너징의 이마를 툭 쳤어.
그리고는 허리를 숙여서 너징과 눈높이를 맞추며 입을 열었지.
" 오빠라고 하라니까, 왜 자꾸 형이라고 하냐? "
" ............ "
" 여자라며. 그럼 오빠라고 불러야지. "
" ............ "
" 그리고 기왕이면 미안해라고 하기 보다는 고맙다고 해줘라. " 오빠, 용서해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
얼른., 따뜻한 눈으로 너징 바라보며 너징 말을 재촉하는 민석에 너징은 살짝 입을 열었다가 다물었다가를 반복했어.
다들 알다시피, 너징이 남자로서 멤버들과 함께 지내고 ' 형 '이라고 부른지 벌써 년도만으로는 4년이잖아.
매번 형으로 부르다가 갑자기 오빠라고 부르는 게, 괜스래 낯간지럽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거야.
너징이 입만 뻥긋뻥긋 하다가 울상을 지으며 입을 다무니까, 민석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 용서 안 받고 싶어? "라고 해.
그러면 너징은 세게 도리질을 하며 다시 입을 뻥긋거리기 시작했지.
" 오... 오오... 오... 오... "
" ............ "
" 오ㅃ... 오... 오..... "
" ......풉. "
" ...우, 웃지 마! 안 웃겨! 하나도 한 웃겨, 형! "
" 형? "
" 아, 아니... 오... 오오..... 오...↘...빠↘.... "
버퍼링 걸린 것처럼 자꾸 ' 오 '만 발음하는 너징이 웃긴 건지, 귀여운 건지는 몰라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린 민석에, 너징은 얼굴이 빨개진 것도 모르고 애써 안 부끄러운 척 하다가 형이라고 불러버렸지.
너징의 ' 형 '이라는 호칭에 민석이 다시 표정을 슬슬 굳히고 정색하며 되묻자, 너징은 다급해져서 아주 조그맣고 힘겹게 ' 오빠 '라는 말을 발음했어.
분명 너징이 오빠라고 했는 걸 들어서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작아서 못 들었다며 너징에게 계속 오빠라고 제대로 부를 것을 민석이 요구하자, 너징은 싫다며 민석을 피해 지하철 정거장을 뛰어다니다가 붙잡혀서 오빠라는 말을 50번 넘게...ㅎ.. 외쳤어.
나중에 숙소에 무사히 귀환한 너징과 민석은, 마지막으로 도착했다는 이유로 이 겨울, 야밤에 편의점으로 13인분의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게 되었어.
편의점으로 가는 길에도 너징이 민석에게 계속 오빠라고 부를 것에 시달렸다는 건 안 비밀.
어차피 새벽이라 사람들도 없어서 마음껏 너징에게 오빠 소리를 들어서 내내 민석의 광대와 입꼬리가 하늘을 승천할 기세였다는 건 안 비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민석이 백현과 경수에게 너징이 여자란 거 알고 있다고 말해서, 너징이 그 둘에게 또다시 시달리게 되었어...☆★
(민석은 백현과 경수에게 덤으로 너징이 자신을 오빠라고 불러다는 걸 자랑하듯 말하려 했지만, 둘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시달리는 너징이 불쌍하기도 하고 둘에게 말해봤자 그 둘이 너징에게 자신들도 오빠라 부를 것을 강요할 것을 뻔히 알았기에 그 꼴이 보기 싫어서 말 안했다는 사실... 이건 비밀)
*
그렇게 너징에게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휴가도 안전하게 특별한 사고 없이 끝나서 다시 원래의 바쁜 엑소로 모두 돌아갔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냈는데, 이번에 엑소가 팬사인회를 하게 된 거야.
그렇게 큰 팬사인회는 아니고, 그냥 예전에 어떤 회사의 광고 모델이 되어서 CF 찍고 뭐 그러다가 그 회사 제품을 자주 애용해주고 그러는 팬들을 대상으로 팬사인회도 하게 된 거지.
팬사인회가 공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비공개적으로 어느 건물 안에서 하는 거기 때문에, 당첨되는 팬들 수도 적었어. 딱 100명이었거든.
당첨될 확률이 급격하게 적어지니까 팬들도 긴장하고, 간절히 빌고 그랬지.
너징과 멤버들은 오랜만에 팬들이랑 만나니까 설레고 좋아서 우리 예쁜 팬들 볼 날을 달력에 큼직큼직하게 표시해놓고 하트에 별까지 그려넣었어.
그렇게까지 그렸는데도 뭔가 부족한 느낌에 너징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니까, 잠자코 있던 크리스가 달력 앞에 있는 너징을 잠깐 옆으로 밀어내고는 금색 팬으로 달력에 끄적끄적거려. 그리고는 다 됐다며 완전 뿌듯한 표정을 짓고는 달력을 바라봤지.
너징과 멤버들은 크리스가 뭘 했는지 궁금해서 달력으로 시선을 모았어.
달력에는, 크리스의 흔적(?)으로 보이는 형체가 금색으로 그려져 있었어.
얼굴로 보이는 동그라미 하나, 몸통으로 보이는 조금 긴 동그라미 하나, 다리로 보이는 작대기가 5개...?
" ...형, 이거 뭐야? "
" 말. "
너징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도형들에 멍하니 뭐냐고 묻자, 크리스가 자랑스럽게 대답해.
말이라고? 히히힝~ 하고 울면서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말? 그 말이 언제부터 다리가 5개였지?
몇몇 멤버들은 푸훕, 하고 웃었고, 너징을 포함한 나머지 멤버들은 그저 멍하니 정체 모를 형체를 가만히 응시했어.
열심히 웃던 찬열이 크리스 어깨를 잡으면서 " 근데 왜 말을 그렸어? "하고 물으니까, 크리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지.
" 내가 말 띠니까.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ㅎ.... 여러모로... 참 대단한 형이야...^^..
뭐랄까, 속을 알 수 없는 진정한 4차원이라고나 할까.
멤버들이 웃으니까 크리스도 왜 웃는지도 모른 채 그냥 같이 따라 웃는데, 너징은 그게 크리스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어.
당당한! 4차원...ㅎ..엉뚱함...ㅎ..
*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팬사인회하는 날이 되었어.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팬사인회였지만, 멤버들은 굳이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면서 꽃단장을 했지.
뭐, 그래봐야 나중에 메이크업샵에 가서 제대로 단장을 하겠지만.
멤버들을 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너징도 어느새 타오, 세훈과 나란히 방에 있는 거울 앞에 서서 예쁜 척, 멋진 척을 했어.
예쁜 척과 멋진 척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면서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는 깜빡깜빡거리거나, 귀엽게 볼을 부풀리는 등의 표정을 짓는 세훈에, 너징과 타오는 깔깔 웃으며 세훈을 비웃었지.
그에도 굴하지 않고 너징과 타오에게 점점 다가서며 일부러 과한 애교를 부리는 세훈이야.
덕분에 타오는 계속 과한 애교를 부리며 다가오는 세훈이 무서웠는지 징그러웠는지는 몰라도 처음에는 숨이 넘어갈 듯 웃다가, 세훈이 점점 가까워지자 " 흐아아!! 하지 마아아!!! "하며 몸부림을 치다 도망치듯 방을 나갔지.
반응이 재밌었던 타오가 빠르게 방 밖으로 나가자, 문 앞까지 쫓아갔던 세훈이 아쉬웠는지 입맛을 다시다가, 옆에서 너무 웃어서 찔끔 나온 눈물을 쓱 닦고 있는 너징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너징에게 점점 다가오며 애교를 부렸어.
너징은 이번에 너징에게 다가오며 과한 애교를 부리는 세훈이 처음엔 웃겼다가, 나중에는 부담스러워져서 슬슬 피해다니기 시작했어.
하지만 세훈은 일부러 더 너징을 집요하게 쫓아다녔지.
방을 5바퀴 쯤 돌아다녔을까, 너징이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낌새를 보이자 세훈이 문고리를 잡으려는 너징의 움직임을 캐치하고는 날렵하게 몸을 날렸어.
그리고 거의 동시에, 막내 라인 방문이 열리며 경수가 들어왔지.
" ...둘이 뭐하냐? "
" 아, 경수 형. 그게, "
" 아, 형 뭐야! 나랑 징어랑 좋았는데 갑자기 그렇게 들어오는 게 어딨어. "
..ㅎ...네? 뭐라는 거야, 이 형이. 당황스럽네. (땀땀)
너징 못 나가게 하려고 몸을 날린 세훈 덕분에, 지금 바닥에 너징이 깔리고 세훈이 위에 있는 그런 요상한 포즈가 되었는데 마침 들어온 경수가 조금 굳은 표정으로 둘을(정확히는 세훈을) 바라보며 물었어.
그러니까 세훈이 능청스럽게 자기 아래에 있는 너징을 품에 안으면서 꼭 너징이랑 꽁냥거리고 있어서 분위기 좋았는데 경수가 망쳤다는 듯이 말했지.
너징은 얼떨결에 세훈의 품에 안겨서 눈만 데굴데굴 굴렸어.
경수는 표정을 살짝 미묘하게 굳히며 너징을 품에 안은 세훈을 잠깐 보다가, 그 품에 안겨서 나올 생각을 안 하는 너징을 좀 원망스레 쳐다봤지.
너징은 그런 경수의 눈빛에 괜히 움찔했어.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잘못한 것 같은 이 기분. 흠... 좋지 않아...
그리고 세훈의 품에서 너징이 나오지 않는 게 아니라, 품에서 나오려고 나름 끙끙 애쓰고 있는데 세훈도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고 힘이 장난 아니라서 못 나오고 있는 거거든.
그래서 너징도 한껏 억울한 눈빛을 경수에게 쏘아대고 있는데, 세훈이 너징 눈을 자기 손으로 가려.
당황한 너징이 바둥거리면, 싱글벙글 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세훈이야.
" 에이! 나 말고 다른 남자 보면 안 되지! 아까는 나밖에 없다면서 벌써 그러면 오빠 삐진다? 흥칫뿌. "
뭐 이런 미ㅊ...
세훈의 말에 너징은 버둥거리던 몸에 힘을 풀며 아주 쟈갑게 " 형, 나와. "라고 말했어.
그러자 세훈은 상처받은 들장미 소녀 캔디같은 표정과 몸짓을 하고 애정이 식었다는 헛소리를 내뱉으며 우는 시늉을 하고는 너징의 위에서 몸을 일으켜.
세훈의 품에서 벗어나게 된 너징이 푸드득 자리에서 일어나 어정쩡하게 웃으며 경수를 바라보면, 경수는 낮게 한숨을 쉬고는 너징 머리 쓰다듬으며 " 팬사인회 가야지. 더 늦으면 큰일나. "라며 다정하게 말해줬어.
너징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베시시 웃자, 어느새 너징 뒤에서 너징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세훈이야.
*
메이크업샵에서 샤방샤방하게 풀메이크업을 마친 너징과 엑소들은 벤을 타고 팬사인회하는 곳으로 향했어.
100명밖에 당첨하지 않는다고 해서 좀 작은 곳일 줄 알았더니, 웬걸. 웬만한 방송국 저리가라 할 정도의 건물 크기에 너징은 입을 떡 벌렸지. 우왕. 짱 커.
*
" We are One! 안녕하세요, 엑소입니다. "
엑소의 인사를 시작으로 팬사인회가 시작되었어.
13명이 한꺼번에 모인 팬사인회라서 엄청 긴 테이블을 앞에 두고 차례로 인사를 한 멤버들이 각자 자리에 앉았지.
보통 팬사인회 때 앉는 순서는 딱히 없어서 그냥 입장하는 순서대로, 혹은 그냥 마구잡이로 앉았는데 이번에는 나이순으로 앉으라는 매니저의 말에 너징은 맨 끝에 가서 앉았어. 너징 옆에는 세훈이 자리잡았고.
멤버들이 각자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는 동안 귀로는 멤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물병이나 팬으로 장난을 치거나, 간간히 너징 팬마들을 알아보고 카메라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으로 브이(V) 표시를 하고 손을 흔들어주는 등 너징은 팬서비스로 쉴 틈이 없었어.
너징 좋아해주는 팬들 덕분에 너징은 그게 힘들다고 생각되지도 않았지만.
번호표 순서대로 나와서 사인을 받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 시작하자, 너징은 팬 뚜껑을 열고는 사인할 준비를 했어.
너징에게 선물도 주고, 멋지다고 해주고(그런데 예쁘다는 말을 먼저 했다...ㅎ), 아프지 말라고도 해주는 팬들 덕분에 너징은 사인을 하면서 계속 웃고 있었지.
너징의 눈에 팬들이 하나같이 예뻐보였어. 그건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 안녕하세요! 이름ㅇ... "
" 안녕하세요. "
" ............ "
귀여운 어린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손까지 흔들어준 너징의 앞으로 다음 팬이 오자, 너징이 늘 그렇듯 웃으며 팬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인사를 했어.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름을 물어봐야 하는데, 팬의 얼굴을 보자마자 너징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지.
당황해서 너징이 눈을 크게 떴는데도, 막상 당사자는 별로 당황스럽지 않은 듯 담담하게 인사를 건넸어.
너징이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사인을 하자, 그 팬이 물어봐.
" 이름, 안 물어봐요? "
" 아... 네! 물어봐야죠! 이름이 ㅁ... "
" 징징이 씨가 더 잘 알텐데. "
" ............ "
너징은 사인을 하던 손을 멈추고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어.
징징이는 너징 어렸을 때 별명이야.
얼굴이 닮아서 징징이라고 불린 게 아니라, 이름이 닮아서 징징이었거든.
너징은 17살 때부터 남장을 시작했기 때문에, 중 3인 16살 때까지는 여자로 꾸준히 학교를 다녔어.
아무리 너징 사교성이 곶아라도 한 번 친해지면 진짜 영원한 친구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친해져서 중학교 같이 붙은 소꿉친구나 마찬가지였던 친구들도 당연히 있었지.
이런 친구들도, 너징이 남자라는 명목 하에 데뷔반으로 옮겨지게 되자마자 자연스레 연락을 끊을 수밖에 없었어.
가끔 친구들이 생각나도, 차마 연락을 할 수 없어서 너징이 엄청 답답해 했거든?
근데 지금 너징의 바로 앞에, 소꿉친구들 중에서 너징 엄마와 걔네 엄마랑 친구라 옹알이 할 때부터 친구였던 유승호가 있는 거야.
당연히 승호에게도 너징은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엑소 팬사인회에 와서 너징의 옛 별명을 부른다는 건...
너징이 당황해하며 가만히 있자, 승호가 예전처럼 피식 웃으며 너징 머리를 자연스럽게 쓰다듬었어.
그리고 너징만 들리도록 말했지. " 다 알고 있으니까, 쓸데없이 머리 굴리지 마. "라고.
그제야 너징이 제대로 고개를 들어 승호를 바라보면, 개구지게 웃는 승호야.
너징은 눈을 도륵도륵 굴리다가, 사인을 마저 하고 옆에 조그마한 글씨로 적었어. ' 나중에 팬사인회 끝나고 잠깐 보자. '
승호가 너징 사인을 받고 돌아서자, 너징 옆에 앉아있던 세훈이 너징 옆구리를 툭 치며 물어왔어. 쟤 누구냐고.
너징은 승호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으며 세훈에게 대답했어. " 친구. 어릴 때 완전 친했던 친구. "
" 친구 보니까 반갑냐? 와- 너도 왕따는 아니었네. "
" 당연히 반갑지! ...근데 왕따라니. 말이 심한 거 아니야? "
" 심하다니. 나 상처받음. "
" 이제 형의 들장미 소녀 캔디 스킬은 내게 통하지 않아. 레벨업했음. "
" ㅋ 그럴 줄 알고 내가 다른 스킬을 연구해냈지. "
ㅎ... 너징과 세훈은 보통 저렇게 놀아. 그것도 너징 기분 좋을 때 세훈에게 맞장구 쳐 주는 거지만.
너징이 세훈과 조용히 투닥거리고 있을 때, 너징의 맨 반대편에 있어서 이 상황을 보지 못한 민석을 제외한 백현과 경수는 너징 머리를 쓰다듬고 간 승호를 곁눈짓으로 쫓으면서 빤히 바라보고 있었어.
무슨 사이길래 자연스럽게 머리까지 쓰다듬은 거지? 남팬이 저럴 리는 없고.
한편 팬석도 장난 아니게 난리났어.
엑소 팬사인회에서! 그토록 보기 어렵다던 남팬이! 그것도 훈남 스멜이 느껴지는 워더스러운 남자가! 젼나 훈훈터지게 웃으며! 너징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부비고 갔기 때문이었지.
친구같은데 뭐랄까... 저 친구분의 눈빛이 우정이 가득 담겨져 있다기 보다는 사랑이 가득.... 애효, 이놈의 홈오질. 홈오 랜즈를 벗어버리던가 해야지. 큼큼. ...그래도 뭔가 새로운 픽션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 여기 금손님들 많아 보이는데? 좋은데? (그렇게_팬들은_벗으려던_홈오랜즈를_다시_장착한다_jpg.)
*
팬사인회가 끝나고, 너징은 멤버들에게 먼저 벤에 가있으라고 말한 후에 팬들 다 떠난 팬사인회 장소를 기웃거렸어.
너징이 알짱알짱 기웃기웃하는 행동을 얼마나 하고 있었을까.
누군가가 너징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자, 너징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휙 돌리며 그 사람을 바라봤어.
" 오징어, 잘 지냈냐? "
" ............ "
" 니가 중학교 때부터 남자애처럼 하고 다닌 건 알았지만, 남자로 데뷔할 줄은 몰랐다. "
" ............ "
" 걱정 마. 아마 나만 알고 있을 거야. 너네 엄마랑 너랑 통화하는 거 우연히 들었거든. "
" 하... 엄마,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
분명히 너징과 큰 소리로 통화를 했을 너징의 엄마에 너징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자, 승호가 너징을 내려다보며 말해.
" 난 나름 우리가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런 비밀이나 만들고. "
" ...미안. "
" 난 진짜 병신같이 영어도 드럽게 못하는 니가 미국 갔다는 말 믿고 있었다고. "
" 하핳... 엄마도 무슨 뻥을 그렇게 치냐.. 아무튼 미안하다, 친구야. "
" 미안하면 나중에 나랑 따로 만나자. "
" 그래! 따로 만나자. 전화번호 안 바뀌었지? 내가 전화할게. 난 번호 바뀌었거든. "
너징이 자연스럽게 승호의 핸드폰을 가져가서, 이제는 익숙해진 너징 번호를 꾹꾹 찍은 다음에 돌려주자 예전처럼 다시 개구지게 웃는 승호야.
이제 서로 20살이 넘은 성인인데도, 너징은 아직도 승호가 어린 애기처럼 느껴져서 개구지게 웃는 모습도 참 귀여워 보였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키도 좀 크고 남자다워진 게 약간 설레기는 하지만 부랄친구였던 그 우정이 너징에게서 쉽게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했지.
" 넌 까먹으니까, 내가 전화할게. 미리 약속 날짜랑 시간 알려줄 테니까, 그 날은 무조건 시간 비워놔. 알았냐? 오징징. "
" 알았어, 유승승. "
" 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그리고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냐? 머리도 나쁜 게 꼭 쓸데없는 거나 잘 외워요. "
" 야, 유승승. 나 나름 머리 좋거든? "
" 시끄러워, 오징징. 나한테 맨날 영어 발리던게 무슨. 아무튼 얼른 가라. 뒤에서 니네 멤버들이 무섭게 쳐다보신다. "
멤버들?, 승호의 말에 너징이 뒤를 돌아보자, 정말로 백현과 경수가 조금 굳은 얼굴로 너징 바라보고 있었어.
늦어서 그런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한 너징이 승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 잘 가, 유승승. 다음에 보자. "라고 인사했고, 승호는 너징의 인사에 대꾸하려는 듯 입을 잠깐 열었다가, 이내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너징을 꽉 안고는 등을 툭툭 두드려주며 인사했지. " 오냐, 오징징. "하고.
그리고 너징을 품에서 놓아주며, 멤버들 쪽으로 너징 밀어주는데 너징은 잠깐 승호를 돌아보다가 백현과 경수에게 걸어갔어.
조금 굳어있는 둘의 얼굴에 의아해하던 너징은 멀리서 타오가 부르는 소리에, 그 둘을 데리고 벤으로 갔지.
=============
헐 또 늦었어요ㅠㅠ
이런ㅠㅠ;; 나름 성실한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ㅅ;
다음 부턴 일찍 올릴게요...(굽신)
그리고 징어의 친구인 유승호는 여러분이 아는 그 유승호가 맞습니다!
징어의 친구로서 여러명의 후보가 있었지만, 코카콜라를 했더니 승호가 나와서...ㅎ..
징어는 승호를 부랄친구! 둘도 없는 칭☆구★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승호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ㅇㅅㅁ)
저번 화에 댓글 달아주신 56분! 너무 감사드려요ㅠ (감격)
다들 제 사랑! 둘도 없는 제 사랑! 제 사랑 다 가져가세요! 공짜예요! (하트를 퍼준다)
음.. 마지막을 어떻게 끝내지...?
끙끙... ;ㅅ;
그냥 사랑합니다♥ 사랑한다구요. (박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