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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가죠아 전체글ll조회 544


 

 

 

 

 

※ 이 글은 무단 배포를 금지한 글입니다. 공유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28화

W.쿠키가죠아

 

 

 

 

 

Read it Listening to '내맘 훔친 너 - 한소아'

 

 

 

 

"……너!!"
"다시말해봐, 아까 뭐라고 했는지 다시 말해줘"
"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
"방금 온거야, 빨리 말해줘, 뭐라고 했냐니깐?"
"아, 시끄러. 못들었으면 됐어"

 

 

 


내 갑작스런 등장에 녀석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먼저 나가버린다.

곧장 뒤따라 나겨며 계속 보채니 녀석이 휙 돌아 힐끔 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야아, 해달라니까. 왜 안해주는데. 다시 한번만 해줘"
"…야, 너 아까 들었지"
"못들었어, 그러니까 다시 말해줘"
"윽,…"
"보고싶었다고, 이 찌질아! 됐냐?!"

 

 

 


끈질기게 몇번을 더 모른 척 보챘더니, 기어코 가만히 노려보던 녀석이 순간 내 다리를 걷어차며 내가 원하는 말을 꺼낸다.

하나도 안아파. 이미 머릿속에는 녀석의 말이 가득했기에 아프다는 감각을 느낄 새도 없다.

실실 웃던 나는 그대로 다시 뒤돌아가려는 녀석을 끌어안았다.

이렇게 사랑스러워서야, 한동안 성용에게서 나는 달콤한 향을 맡던 나는 한쪽 손에 쥐고 있던 줄에 걸린 반지를 녀석의 목에 걸었다.

 

 

 


"사랑해, 기성용. 이건 선물이야"
"… 이게 뭐야?"
"커플링"
"근데 왜 목에…"
"아, 그건 그냥…. 아무튼, 잘 걸고다녀"
"…?"
"알았어?"
"응,"
"이거 잃어버리면 절대 안되, 내가 직접 디자인한거니까"

 

 

 


잠시 나를 흘깃보기만 할뿐, 반지에서 눈을 떼지도 않고 내 말에 대답하던 녀석은 한참이나 반지를 샅샅히 살피다 입꼬리를 올렸다.

맘에 드는 눈치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액세서리 안좋아하는 성용이 혹시나 당장 빼버릴까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이다.

오히려 그것을 손에 꼭 쥐고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볼때는 순간적으로 입을 맞춰버릴뻔 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성용의 머리에 입술 대신 손을 움직였다. 이쁘다, 하며 머리를 쓰다듬으니 녀석이 또 부끄러운지 헛기침을 한다.

킥킥, 정말 귀엽다. 아니, 귀엽단 말이 모자를 정도다.

어느 누가 셀틱일진이 이렇게나 귀여운 녀석이라고 생각할까,

나 혼자만의 귀여운 성용이라니, 아. 미치겠다. 당장이라도 녀석을 내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 참아야한다. 자철아.

녀석은 내가 이런 생각하는 줄은 알까, 겉보기와는 달리 저리 순수한 녀석이 알리가 없지. 하…

이런 저런 생각하며 지금의 신세에 잠시 땅꺼져라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녀석이 정말 궁금하다는 듯 물어온다.

 

 

 


"… 근데 너 어디서 자려고?"
"뭘물어, 당연히 너네집이지"
"아,"

 

 

 


내가 언제 여기 와서 딴데가서 잔 적 있냐, 진짜 당연한걸 물어오는 성용에 의문을 가졌지만 곧 나는 씨익 웃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녀석을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가로로 젓더니 이내 내 팔목을 잡고 끌었다.

또다시 느껴지는 따뜻함에 정신을 잠시 놓아버려 끌려가는 순간 삐끗, 우스운꼴이 되긴 했지만 입가의 미소는 지어지지 않았다.

보통 손을 잡는것 아니냐고 투정을 부리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도 나는 역시 성용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헤헤, 바보같이 웃으며 녀석을 뒤에서 지켜보며 따라가는데, 팔목을 잡고있는 손이 약간 움찔거렸다.

그것을 느낌과 동시에 성용의 말이 이어들려왔다.

 

 

 


"야, 자봉아 뛴다!"

 

 

 


아차, 하마터면 넘어질뻔 했지만 이내 보폭을 맞췄고, 금새 집앞에 도착했다.

녀석이 갑자기 정성스레 땀을 닦아줄 때는 정말 당황했다. 이녀석, 내가 참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알면 이럴수야 없지. 찰싹 달라붙어오며 땀을 닦아주는 녀석에 헛바람을 들이쉬며 숨을 참았다.

곧 떨어져 쏙 집안으로 들어가는 녀석에 헉헉, 거리며 숨을 토해냈다. 제기랄, 괜히 여기로 왔나.

나도 뒤따라 집으로 들어가니 얼굴이 빨개졌나본지 걱정까지 하는 녀석에 급히 욕실로 들어왔다.

찬물을 틀어 물줄기에 몸을 맡겼다. 찬물때문인지 심장이 더욱 쿵쾅거려온다.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간신히 마음을 정리하고 나왔는데, 어느샌가 소파에 누워 잠든 성용을 보여 작게 한숨이 나왔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고통을 받는지도 모른 채 저 아기같이 잠든 표정에 한없이 무너져갔다.

살금살금 조용히 녀석에게 다가갔다. 어디서부터 건드려야할지도 모를만큼 빈틈투성이다.

무릎꿇고 가만히 녀석의 얼굴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관찰하다 뒤척거리던 녀석이 드디어 눈을 떴다.

녀석이 급하게 일어나는 바람에 이마를 박아버렸다.

 

 

 


"아씨… 뭐하고 있는거야?!"
"하하, 자는 얼굴이 너무 이뻐서"
"휴, 됐고. 가서 머리나 말려. 그러다 감기들어"
"말려줘"
"뭐?"
"니가 말려줘"
"… 니가 개냐?"
"애인이잖아, 성용아 해주라. 안그럼 나 계속 이러고 있는다?"

 

 

 


저러면서도 내가 조금만 집요해지면 금새 수락해버린다. 아무튼, 튕기는데는 선수라니까.

머리를 말려주는 녀석의 손길에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나른해진다.

말을 주고받으면서 역시나 티격태격으로 마무리지어지는 대화에 진이 빠졌던 나는 금새 새로운 대화주제를 떠올렸다.

 

 

 


"야, 여성용. 근데 아깐 왜 뛴거야?"
"사람들이 또 알아보는 것 같아서"
"알아보면 어떻다고, 갑자기 뛰는 바람에 뒤에서 내꼴이 얼마나 웃겼는지 아냐?"
"알게뭐냐, 팔목 잡고 있었잖아. 괜히 소란스러워질것같아서"
"응? 그럼 팔목을 놓으면 됐잖아"

 

 

 


그냥 화제전환을 위해 꺼낸 말이었는데 뜻밖의 수확이 들어왔다. 머리를 말리던 손을 멈추며 놓기 싫어서…? 하는 녀석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웃으며 녀석을 바라보니 저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는지 입을 막으며 시선을 피한다.

녀석의 얼굴을 감싸 억지로 눈을 마주쳤다. 생각보다 더 귀여운 표정에 녀석이 다시 돌려버리는 얼굴을 손에서 놓쳤다.

민망함에 내 등을 툭툭 밀며 저리가, 하는 녀석에 옆에 앉으니 고새 방으로 휙 달려가더니 문을 닫아버린다.

한번 칭얼거리긴 했지만 거침없이 닫히는 문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굳게 닫힌 문에 이런 생각하는 건 나뿐이구나 하는 슬픈 생각도 드는건 어쩔수 없네.

다음날 일정을 위해 잠을 자야했지만, 쉽게 잠이 오지않았다.

겨우 잠들었을 때는 벌써 성용이 나오는 소리에 다시 깨야만 했다. 지금 눈을 뜨면 새빨간 눈을 보여줄 것 같아 잠시 감고 있었다.

그랬더니 성용이 저벅저벅 걸어오는가 싶더니 이마에 약간 강한 충격이 전해졌다.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눈을 뜨고는 잠시 이 의미를 생각해봤지만, 왜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괜히 얻어맞은 것 같은 심정에 슬쩍 녀석을 찔러보니 움찔한다. 그러나 사실을 밝히지는 않는다.

말을 돌리려는 건지 빨리 준비하라며 타박하기에 부랴부랴 준비한 후, 함께 집을 나섰다.

 

 

 


***

 

 

 


신라호텔에 도착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인터뷰를 하다보니 이제야 우리가 결과를 얻긴 얻었구나 하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왔다.

잘 차려진 음식에 배까지 든든하게 채우고나니 내 눈은 또다시 성용을 찾았다.

동원과 얘기하고 있는 성용에 다시 눈을 돌려 나 역시 이야기상대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는데,

근처에 앉아있던 태희가 시무룩한 얼굴로 앉아있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쪼르르 다가온다.

 

 

 


"형…"
"너 표정이 왜그래?"
"형, 아직도 싸우고 있는 중 아니죠?"
"…?"
"성용형이랑 화해한거죠?"

 

 

 


뜬금없는 물음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하니, 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이러고 있지말고, 빨리 가서 성용형이랑 놀아요."
"뭐?"
"항상 성용형이랑 붙어다녔잖아요. 근데 왜 지금은 이러고 있어요?"
"동원이랑 얘기하잖아."
"…"

 

 

 

뭐야, 이녀석? 울쌍을 지으며 하는 말이 성용이랑 놀라고? 나야 고마운 얘기지만 동원과 얘기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에 태희의 얼굴이 더 울쌍이 되버렸다.

녀석의 이상한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녀석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게 문제라구요, 그게. 왜 동원이랑 저렇게 붙어있는거냐구… 하는 중얼거림에도 아직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어 들리는 말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어째서 성용형이 내가 동원에게 준 50일 선물을 가지고 있냐구요… 그리고 뭐가 그리 재밌다고 둘이서 아주 좋아 죽잖아요"
"…"
"우씨, 동원이는 내껀데"

 

 

 


혼자 그렇게 다다다, 말을 내뱉던 녀석이 이제는 나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저번엔 형이 방해하더니, 이번엔 성용형이에요?!"
"잠깐, 잠깐만. 그게 대체 무슨소리야?"
"무슨소리는뇨, 제 애인이랑 좀 놀게 성용형 빨리 데려가라구요!"
"애인? 그… 그러니까 너랑, … 동원이랑 사귄다고?"

 

 

 


충격에 말까지 더듬으며 확인 물음을 던지니 녀석이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맙소사, 얘네 둘이 그렇고 그런사이? 도대체 언제부터?! 거의 발악 수준으로 묻는 내게 녀석이 잠시 생각하더니 2달이라는 기막힌 단어를 선택한다.

두달씩이나 사귀면서, 어떻게 아무도 이 둘의 사이를 눈치를 못챘지?

새삼 녀석들의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이녀석 지애인 동원이를 성용이가 혹시라도 꼬실까봐 저러는거야? 킥킥,

아무리 기성용이 자기도 모르게 요염한 짓을 하는 기여우라고 해도, 이미 서방님 떡하니 있는몸이라고, 그럴리 절대 없지.

내가 킥킥 웃어대자 태희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그러더니 다시 노려본다.

한참을 웃어버린 나는 녀석의 머리를 헝클이며 확신으로 가득찬 한마디를 던졌다.

 

 

 


"니애인은 모르겠지만 내 애인은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절대 안해, 아니 못해."
"아, 그건 본인아니면 모르…? 에엑?!"
"본인 아니어도 알 수 있으니까, 쓸데없는 걱정하지마."

 

 

 


이상한 소리를 내며 놀란 녀석에게 손가락 두개를 브이로 크게 벌리며 자신있게 말하자 녀석이 멍하니 나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한참을 말도 못하던 녀석이 겨우 입을 떼고 한 말은, 말도안되. 였다. 너희도 충분히 그렇거든?

그래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놓은 듯 한 녀석이 귀여긴하다.

 

 

 


"2달이나 사귀었다며, 아직도 그렇게 불안하냐?"
"2달이라뇨? 2달밖에죠! 그리고 사람마음 변하는데는 5분도, 아니 1분도 필요없다구요"
"하하, 믿음이 없는거아니고?"
"뭐라고요?! 흥, 형은 나보다 더할거면서"
"하하,"

 

 

 


***

 

 

 


집으로 돌아와 피곤한 몸을 소파에 뉘었다. 하지만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 녀석이 누나와 통화하는 소리에 다시 몸을 일으켰다.

대화내용까지 들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크게 들려오는 수화기음성에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집에 오라는 호출이란다,

내가 아주 진지하게 인사드리러 가야하나 고민하자 녀석이 코웃음을 친다.

진짜 갈생각은 아니었다고 해도 저런 반응에 쉽게 풀죽어버리는 나다. 쳇, 안간다안가.

어차피 내일은 정호, 빡주와 함께 창수형 병문안 가기로 한 날이다. 미처 성용에게는 미리 말하진 못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일은 헤어져야겠구나…

왜 미리 말안했냐고 타박을 주는 녀석이었지만, 곧 어쩔수없음을 인정하고 물을 마시러 간다.

그런 녀석을 가만히 보다 갑자기 태희녀석이 생각나 얘기를 꺼내자 또 물을 뱉는다. 저녀석 저러다 언젠가 물마시다 체하는거 아니야?

별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는 중 녀석이 아까의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봐, 역시 우리는 이미 일심동체라니까. 킥킥

 

 

 


"그러니까… 아까 뭐라고 했냐? 누가 누구랑 사귄다고?"
"태희랑 동원이랑"
"말도 안되."
"안될껀 또 뭐있냐?"
"그…그건…"
"뭐, 하긴 놀랄만 하긴 해. 나도 처음에 들었을땐 놀랐어"

 

 

 


계속해서 아까 태희와의 일을 쭉 설명해주고, 장난까지치자 녀석이 또다시 으이그, 꿀밤을 때리며 방으로 들어가려한다.

하루면 됐지 더이상은 혼자서 밤을 새고 싶지 않았기에, 급하게 녀석을 불러세우고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대로 침대에 점프해 누운 나를 본 성용이 가만히 있다 몸을 돌려 소파에 몸을 뉘웠다.

충격이었다. 나와 함께 자는것을 저정도로 거부하다니. 어제야 내가 힘들기도 했고 해서 참았다지만

오늘은 그래도 별일(태희)이 생겨 조금은 잘 참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녀석의 행동에 그만 이성의 끈이 끊어져버렸다.

 

 

 

"야, 기성용… 나랑 자는게 그렇게 싫냐?"
"…"
"진짜 너무하네. 그냥 옆에서 잠만 잔다는데 그것도 싫어?"
"…"

 

 

 


그야말로 100톤짜리 해머로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에 입을 열었지만 녀석에게서의 대답은 없었다.

나는 그대로 녀석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녀석을 번쩍 들어올렸다.

 

 

 


"…!! 뭐하는거야?!"
"…"
"야, 구자철!! 빨리 안내려놔?!"
"…"

 

 

 


녀석의 발버둥에도 절대 풀어주지 않고 침대에 와서야 녀석을 휙 던졌다.

그제서야 녀석이 내 상태를 인식하고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이미 늦었어. 기성용

 

 

 


***

 

 

 


얼떨결에 핀트가 나가버린 나는 정신없이 녀석에게 애무를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끝까지 저항하는 녀석에 결국 나는 거기까지로 만족해야했다.

이러다 내가 말라 죽지, 제기랄.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도 녀석의 거절을 받아들였다는 것에 난 짐승이 아니었다.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

 

 

 


"성용아, 나 진짜 안가도 될까? 명색이 훗날 장인장모님 되실 분들인데 가서 점수라도 따놔야 하는거 아냐?"
"… 오바하지마, 지금 가면 오히려 마이너스거든? 오붓한 가족 모임을 망칠셈이냐."
"왜, 나도 곧 가족될거니까 더욱 가야지"
"미친, 헛소리그만하고 얼른 이제 갈길이나 가지?"
"미친? 마누라, 서방님한테 미친이뭐냐, 미친이"
"서방님 좋아하네, 기둥서방 노릇하려면 딴데 찾아봐"
"아씨, 내가 왜 기둥서방이냐?! 이렇게 능력있는 기둥서방 봤어? 봤냐?"
"지금 보고있네, 빨리 안 나갈래?"
"왜 못쫓아내서 안달인데, 뭐 나 몰래 숨겨놓은 거라도 있냐?"
"그래, 너 몰래 숨겨놓은거 아주 많다. 그러니까 얼른 나가줄래?"

 

 

 


헤어지는 순간까지 애인에게 저런 상처 가득한 말을 들어버린 나는 발로 땅을 차며 터덜터덜 걸었다.

차까지는 멀지 않았지만, 괜히 성용의 집 한번씩 더 돌아보면서 가니 꽤 걸렸다.

쳇, 이럴 때 볼에 뽀뽀하면 큰일이라도 나냐?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불만을 주욱 늘어놓았다.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이래야 외로운 맘 조금이라도 달래질까 멈추지 않았다.

정호와 빡쭈형을 태워 병원에 도착한 나는 창수형의 밝은 얼굴에 한시름 고민을 털어냈다.

올림픽을 하는 동안 꽤 많이 나온 부상자때문에 조금 마음이 무거웠는데, 모두 기쁜 마음으로 재활에 힘쓰고 있는 듯 하다.

 

 

 


"다행이네, 형."
"응, 근데 성용이는 왜 안왔어? 난 당연히 너랑 같이 올 줄 알았는데,"
"나도 같이 오려고 했는데, 가족들 보러가서 차마 붙잡지도 못했어"
"아아, 그래. 잘했어. 가족들 볼 시간 얼마 없을텐데 잘됐네!"
"응. 목소리라도 들을래?"
"그럴까?"

 

 

 


사실 목소리라도 들을래? 물어본 이유는 내가 듣고 싶어서였다. 미안 창수형.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창수형에 양심이 찔렸지만, 그래도 형도 진심으로 원했으니까, 하는 위안을 하며 성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꽤 긴 시간이 흘러서야 신호가 끊기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아까의 목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아까까지만 해도 생기넘쳤던 목소리가 지금은 곧 죽을 사람마냥 비실비실 댄다.

창수형이고 뭐고, 전화기를 붙잡고 성용의 목소리에 대해 물으며 끙끙대니, 지켜보고 있던 세사람의 표정 역시 진지해졌다.

 

 

 


"여어, 기레기. 집엔 잘 도착했어? 창수형이랑 얘기하다가 니얘기가 나와서 전화해봤어."
'응…'
"어? 기성용?"
'응…'
"성용아, 너 목소리가 왜그래. 어디 아파?"
'응…'
"진짜냐? 어디가 얼마나 아픈건데, 많이 아파?"
'응… 자봉아, 나 어지럽다. 그만 끊자'
"어? 야야!! 기성용!!!"

 

 

 


또 어지러워? 아씨,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끊겨버린 전화에 내 머릿속에 남은 단어는 어지러워, 하나였다.

인상을 구긴 채 안절부절하자 주영형이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무슨일인데 그래?"
"… 성용이가 아프데"
"뭐? 어디가?"
"… 몰라. 어지럽다는 말밖에 없었어"
"혹시 갑자기 긴장 풀려서 감기라도 걸렸나?"
"감기?"

 

 

 


나와 주영형의 대화를 듣던 정호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감기? 감기…감기… 감기?!

감기가 귀에 꽂혀 반복재생되자 나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 병원을 빠져나와 근처 약국에 들어갔다.

감기에 관한 약이라면 모조리 쓸어담은 나는 약봉지를 품에 껴안은 채 차를 향해 달렸다.

 

 

 


기성용, 기다려. 죽으면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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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미녕입니다 ㅎㅎ 읽는내내 귀여운 두 사람의 모습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12년 전
대표 사진
쿠키가죠아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기분 좋아용 ㅋㅋㅋㅋ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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