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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무단 배포를 금지한 글입니다. 공유를 원하시는 분은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오직 저, 쿠키가죠아에게만 있음을 다시한번 알려드립니다.

 

 

 

 

 


구다정과 기데레 42화

W.쿠키가죠아

 

 

 

 

 

 

 

 

 

 


"그만 가자,"

"응?"

"독일까지 왔는데 자철형도 보고가야지~ 형 오늘 첫시합이지? 아직 집에 있나?"

"어? … 어, 그럴껄…?"

"얼른 가자!"

 

 

 

 

 

 


싱글벙글 웃으면서 자철의 집으로 가자는 녀석이 내 손을 덥석 잡아 끌어당겼다.

나는 어찌해야하나 머리가 터질 듯 마구 돌려 고민했다.

결국 난 끌려가던 발을 멈추었다.

 

 

 

 

 

 


"자,잠깐만!"

"?"

"우리 그냥 둘이 밖.에 돌아다니자"

"… 둘이?"

 

 

 

 

 

 


발을 멈춘 난 급하게 녀석을 멈춰세웠고, 어색하게 웃으며 밖을 강조하여 제안했다.

녀석이 역시나 의아한 눈빛으로 난 바라보다 미세하게 움찔거렸다.

오, 먹혀드나? 좀 더 녀석을 설득시키고자 입을 열었다.

 

 

 

 

 

 


"그래, 밥을 먹든 거리구경을 하든 둘이서 다니자."

"…"

 

 

 

 

 

 

 

보경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하자 녀석은 곧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제발 알았다고 말해, 말해, 말해.

간절한 마음을 담은 눈빛을 녀석에게 계속해서 보냈지만, 녀석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좀 더 강하게 밀어붙여…?

녀석의 입을 주시하며 그것이 열릴 때만을 기다리면서도 어떡하지, 전전긍긍 하고 있을 때 드디어 녀석의 입이 열렸다.

 

 

 

 

 

 


"좋아, 둘.이 다니자!"

 

 

 

 

 

 


녀석의 입에서 긍정의 대답이 흘러나오는 순간 나는 감격하여 녀석을 다시 끌어안았다.

왜이래~ 하며 밀어내면서도 킬킬 웃는 녀석이 어찌나 사랑스럽게 느껴지던지…

녀석의 말에서 둘이라는 것이 강조되어 들리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철의 섬뜩한 표정을 상상해보니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보경의 선택에 안도하고는 녀석에게서 떨어져 활짝 웃었다.

그 순간, 보경의 배에서 꼬르륵- 귀여운 소리가 들려왔다.

얼굴 빨게진 보경이 배를 뒤는게 움켜쥐며 어색하게 웃었다.

배고파…, 혀를 빼꼼히 내밀며 말하는 녀석에 녀석의 머리를 살짝 헝클이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장섰다.

 

 

 

 

 

 


"그럼 우선 밥먹으러 갈까?"

"응, 나 사실 무지 배고팠어"

"킥킥, 그런것같다. 뭐 먹고 싶어?"

"음~ 독일은 뭐가 맛있어?"

"글쎄, 나도 매일 구자철씨가 데리고가서…"

"에이… 그럼 그냥 자철형한테 갈 걸 그랬나…?"

 

 

 

 

 

 


내 대답에 녀석이 울쌍을 짓더니 자철형에게 돌아가자고 말하자 나는 급히 고개를 돌려 녀석을 보았다.

그에 녀석이 응? 하며 순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절대 안되! 속으로 외치며 얼른 머리를 굴려 가봤던 음식점을 떠올렸다.

자철이 그동안 맛있는 밥은 자주 사주었기에 금새 여러 가게들이 떠올랐다.

아, 그래. 손뼉을 마주치며 급하게 가게를 정해버린 나였다.

행여라도 녀석이 다시 자철의 집에 가자고 할까 녀석의 손을 덥썩 잡고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어어? 어디가?"

"밥먹으러,"

"아는데 있어? 막 이상한데 데려가는 거 아니지?"

"씁, 나 못믿냐? 배고프다며. 그냥 따라와"

"… 맛없기만 해봐라."

 

 

 

 

 

 


녀석을 한번 흘겨주고는 거침없이 걸어갔다. 그러자 뒤에서 뭐라 중얼거린다.

그러나 곧 내가 쥐고 있는 녀석의 손이 꽉 힘이 들어가며 내 손을 마주 잡고 있었다.

그 느낌에 피식 웃으며 가물가물한 기억조각들을 잘 맞춰 작은 음식점을 정확하게 찾아 낼 수 있었다.

겨우 한번 와봤을 뿐인데, 이렇게 찾아내다니… 나 똑똑한건가?

가게 간판을 보며 감탄하고 있을 때, 보경 역시 멍하니 간판을 보다 이내 인상을 구겼다.

 

 

 

 

 

 


"음… ㅅ… 슈…ㅂ…ㅎ?"

 

 

 

 

 

 

 

간판에 쓰여진 글씨를 읽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보경의 모습에 순간 나도모르게 풉, 하고 웃음을 터져나왔다.

그 웃음을 들어버린 녀석이 나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곧 다시 눈을 간판으로 돌리는 녀석에게 작게 슈바인 학센이라고 속삭이자 녀석의 눈빛이 더욱 살벌해졌다.

 

 

 

 

 

 


"우씨! 나,나도 알고 있었어!!"

"킥킥, 모를수도 있지 뭘 그리 발끈해?"

"잇…"

 

 

 

 

 

 


사실 배우지도 않은 독일어 모르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러나 녀석은 여전히 얼굴이 벌게져서는 씩씩거리더니 가게 안으로 쏙 들어갔다.

보경의 반응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녀석의 뒤를 따라 가게안으로 들어섰다.

어느새 자리를 잡고앉아서 뾰로퉁하게 앉아있는 녀석의 앞에 앉아 녀석을 바라보았다.

 

 

 

 

 

 

 

"내가 말해줘서 화났어?"

"…"

"응? 화난거야?"

"아니야,"

"근데 왜그래?"

"내가 뭘?"

"먼저 들어가버리고, 뾰로퉁하게 앉아있고"

"그거야…"

"그거야?"

"창피하니까"

 

 

 

 

 

 


화났냐고 물어보니 아니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화난 것 같은데…

그럼 왜 그러냐고 물어보자 머뭇거리더니 조그만 목소리로 재빠르게 말했다.

창피하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이며 녀석을 바라보니 녀석이 붉어진 볼을 긁적였다.

 

 

 

 

 

 

 

"창피해? 뭐가?"

"여기 오기 전에 독일어 공부했단말이야, 너한테 보여주려고"

"… 그런데 간판 글씨 하나 못읽어서 창피하다?"

 

 

 

 

 

 


짐작했지만 설마하며 꺼낸 말에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는 녀석의 모습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아니, 내가 못읽는다고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한참을 넋이 나가 녀석을 바라보니 녀석이 눈알을 한참을 굴리다 조심히 내 시선과 마주했다.

 

 

 

 

 

 


"나참, 뭘 그런걸 신경쓰고 그래? 나도 독일어 모르는데?"

"그래도…"

"됐어됐어, 하여튼 걱정을 사서한다니까."

"…"

"배고프지? 내가 사주는 거니까 남기지말고 다 먹어야해."

 

 

 

 

 

 

 

민망한지 그저 웃던 녀석이 내가 산다는 말에 눈에서 빛을 뿜어냈다.

어찌나 반짝반짝하던지, 괜히 말했나 싶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됐든 그 한마디에 다시 밝아진 보경이 신이 나서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메뉴판을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녀석의 입에서는 결국 한 단어만이 나왔다.

 

 

 

 

 

 


"슈바인 학센…"

 

 

 

 

 

 


울쌍을 지으며 주문을 하자 종업원이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나를 보았다.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은 나는 굳이 안해도 되지만 녀석과 똑같이 메뉴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똑같은 단어를 선택했다.

여전히 울쌍을 짓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앉아있던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살짝 웃어보이니 녀석은 여전히 멀뚱히 난 바라보다 동시에 우리 둘은 폭소를 터뜨렸다.

끅끅, 거리며 크게 웃어대는 우리를 주위에서 힐끔힐끔 보았지만 그 후에도 한참을 웃어댔다.

그리고 웃음이 서서히 멈춰갈 쯤 녀석이 작게 뭐라 중얼거렸다.

하지만 소리가 너무 작아 내게는 뚜렷하게 들리지 않아 되물었지만, 녀석은 다시 말해주지 않았다.

짧게 혀를 차며 투정했지만, 끝까지 다시 입을 열지 않는 녀석인지라 그냥 말을 돌려버렸다.

 

 

 

 

 

 


"그럼 영국에는 언제가는거야?"

"자철형 경기까지 보고 가고 싶긴 한데, 경기 전에 얼굴 잠깐 보는게 다일 것 같아."

"그래? 그럼 밥 먹고나서도 약간 시간이 있네?"

"응, 독일 구경 제대로 시켜줘야해"

 

 

 

 

 

 


나에게 독일 구경을 시켜달라니… 나도 아직 못끝낸건데…

하지만 빛을 발하는 녀석의 눈을 보니 차마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뭐… 거리 돌아다니다 보면 그게 구경 아냐? 편히 생각하자고 결론을 낸 나는 어느새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들어올렸다.

 

 

 

 

 

 


"아참, 근데 성용이 형은 어떻게 됐어?"

"… 컥, 케켁… 참 빨리도 물어본다."

 

 

 

 

 

 


한참 맛있게 고기를 뜯고 있을 때 뜬금없이 성용에 대해 물어오자 고기가 목에 걸려 켁켁거렸다.

놀란 녀석이 급히 물잔을 들어 건넸다. 물잔을 쭉 들이키고서야 죽다 살아난 나는 눈물을 찔끔 달고 녀석을 보았다.

녀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짧게 한숨을 쉬고는 그동안의 일을 다 설명해주자 녀석이 눈을 껌뻑였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말하면서도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 녀석이었지만 그뿐이었다.

녀석에 의해 또다시 화제가 바뀌었고 그 후부터는 이런저런 사소한 얘기를 하며 웃고 떠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가게에서 빠져나왔다. 녀석은 음식이 꽤 만족스러웠는지 배를 쓰다듬으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자, 그럼 이제 소화시키러 가볼까?"

"음… 소화시키기엔 걷기가 딱일걸?"

"…"

 

 

 

 

 

 

 

한참을 고민해도 내가 소개시켜줄 만한 것들은 당연히 없었다.

나도 아직 모르는게 한가득인데 누굴 소개시켜준다고…

결국 싱긋 미소를 짓고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하나를 제안하자 녀석의 표정이 굳었다.

말도 없이 지그시 날 정색하며 바라보는 녀석에도 그 자세를 꿋꿋하게 유지했지만, 그래도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한참후에야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녀석의 움직임과 동시에 내 입에서도 짧은 한숨이 빠져나오며 굳어있던 동작을 풀었다.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대신… 좋아 가자."

 

 

 

 

 

 


한심하다는 어투로 말하는 녀석에 순간 울컥했지만, 그럴새도 없이 녀석이 내 손을 잡고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멍- 잠시 잡은 손을 바라보던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잘만 잡았던 손인데 이렇게 인식하고 나니 괜히 부끄러워진다.

그래도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꼭 잡고는 한동안 그렇게 다녔다.

 

 

 

 

 

 


어느샌가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자철의 개막전 시간이 다가왔다.

보경이 중간에 시계를 보지 않았다면, 개막전이고 뭐고 보경의 비행 시간까지 놓쳐버릴 뻔 했다.

가까스로 개막전이 펼쳐지기 전에 경기장에 도착한 우리들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자철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나는 자철이 있을 코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보경이 왜 멈추냐고 한소리 했지만, 나는 더이상 발을 뗄 수 없었다.

어제와 아침의 일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자철을 아직까지 그런일을 맘에 두고 있는 쪼잔한 사람으로 보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런 사람이 아니란 법은 없으니까 조금 더 후에 보자고 생각했다.

 

 

 

 

 

 


"뭐해? 안가? 나 시간 없어 빨리와!"

 

 

 

 

 

 


보경이 인상까지 쓰며 나를 재촉해왔다.

나는 결국 한숨을 쉬며 진지하게 표정을 굳히며 녀석의 어깨에 손을 턱하니 올렸다.

녀석의 어깨에서 흠칫 떨려오는 느낌이 전해져 왔지만 더욱 꽉 쥐면서 녀석을 바라봤다.

표정을 다시 바꿔 애처롭게 떨리는 눈동자로 녀석을 지그시 주시하며 입을 움직였다.

 

 

 

 

 

 


"보경아, 난 여기까지다. 더이상은 무리야"

"…?"

"이대로 계속 가면 난 죽을거야"

"무슨 소리야?"

"… 휴,"

 

 

 

 

 

 

 

아까는 녀석이 금새 설득당하는 바람에 잘 넘어갔다지만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털어놓자 결심한 나였다.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한번 쉬고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녀석의 눈동자가 요란하게 떨렸다.

 

 

 

 

 

 


"그게 무슨말이야? 니가 왜 죽어?"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물어왔다.

어차피 얘기 꺼낸자고 결심했기에 다시한번 입을 열려했다. 하지만, 내 입은 열리지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이녀석에게는 얘기하고 싶어지지 않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막연하게 든 생각때문이었다. 자철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싫다는 생각이 내 입을 막고 있었다.

은연중에 말문이 막힌 내가 굳어버린채 미동도 않으니 녀석이 살며시 손을 들어 내 옷깃을 살포시 잡는다.

 

 

 

 

 

 

"응? 무슨일인데? 자철형이랑… 무슨일 있었어?"

"…"

 

 

 

 

 


내 옷깃을 쥔 손에 점점 힘을 주며 나를 걱정하는 눈으로 보는 보경의 모습에 순간 아찔해졌다.

보경이 내 눈치를 보며 자철의 얘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녀석에게는 보이지 않을만한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이 아파왔다. 녀석은 내가 자철을 좋아하는 것을, 아니 좋아했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자철을 좋아하고 있다고 알고있는 녀석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여전히 걱정이 가득한 눈동자에 잠시 망설였다.

그래서 하는수없이 결심한대로 이마저도 녀석에게 사실대로 털어놓기로 했다.

 

 

 

 

 

 

 

"자철형이 나 남자 좋아한다는 걸 알아버렸어."

"…?"

"말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튀어나와버려서… 그 이후로 형이 캐묻더라고, 누구냐고. 그래서… 도망중이야"

"… 그게 무슨소리야?"

"어?"

 

 

 

 

 

 


허심탄회하게 녀석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음에도 뭔가 찜찜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처음부터 말하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어 들려오는 보경의 말에 나는 아차싶었다. 그래, 찜찜하다 느낀게 이거였구나…

 

 

 

 

 

 

 

"어째서 도망다니고 있는건데? 전에… 너 자철형 좋아한다고 다 털어놓은거 아니었어?"

 

 

 

 

 

 

 

***

 

 

 

 

 

 


한편 드디어 EPL에 진출하게 된 성용은 들뜬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라타는 성용의 얼굴을 왠지 새빨게져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소근거리는 것만 같아 점점 더 달아오르는 얼굴을 주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기내에 이것저것 준비하던 승무원이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까지 하면서 더우냐고 묻는 바람에 성용은 방금전의 일을 결국 후회했다.

 

 

 

 

 

 

 

출국소식에 몰려든 팬들에게 싸인세레를 퍼부어준 나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게이트를 지나 통로를 걷다 자철에게 전화라도 해볼까 생각했다.

그러나 괜히 녀석의 컨디션에 영향이라도 줄까 고민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드디어 결심한 채 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번호를 다 누르기도 전에 먼저 전화가 와 폰이 부르르 떨었다. 구자철이었다.

나와 같은 시간에 자신을 생각하고, 똑같이 전화를 건 자철에 성용은 기분좋게 웃었다.

 

 

 

 

 

 


"여보세요."

'어, 이번엔 금새 받네?'

"나도 너한테 전화하려고 했었거든,"

'진짜? 에이, 그럼 조금 더 기다리다 할껄 그랬나?'

"나도 그런 생각했으면 우린 통화 못했겠네."

'그럴 생각이었어?'

"말했잖아, 전화걸려고 했었다고."

'음… 아아, 모르겠어. 목소리 들으면 된거지 뭐'

"하여튼 이런건 머리 5분도 안쓰지?"

'킬킬, 너에 대해 생각하기도 시간 모자라니까'

 

 

 

 

 

 


역시나 빠지지 않는 능글맞은 멘트에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기분은 좋네, 크크

뭐하냐는 질문에, 또 네 생각. 이라며 너스레 떠는 녀석에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그러나 곧 장난하지말고, 하니 경기 준비하지. 란다.

 

 

 

 

 

 


"방해되는거 아니야?"

'방해는 무슨, 그랬으면 전화 했겠어?'

"아, 그렇네. 나 무지 고민했는데. 걸까말까"

'뭘 그런걸 고민해? 니 전화라면 경기 중이라도 방해 안되. 그러니까 다음부턴 망설이지 말고 실컷 해줘.'

 

 

 

 

 

 


충분히 듣기 좋은 소리였다. 하지만 빈말이라도 경기중에 통화라니…!

같은 축구선수로서 절대 용납못할 얘기에 따끔하게 한마디하니 녀석이 당황해하며 변명하기 시작했다.

뚱하니 그 변명을 듣고 있자니 녀석의 허둥대는 모습이 떠올랐다.

정말 눈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자세한 모습이 떠오르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웃음소리가 들렸는지 녀석이 왜 웃어? 한다.

 

 

 

 

 

 


"목소리 들으니까 좋아서."

'얼굴까지 보면 더 좋을텐데…'

"어쩔 수 없는건 생각도 하지말고."

'쳇, 넌 어디야? 공항?'

"응, 이제 곧 비행기 타러 가야해."

'에이, 아쉽지만 나도 곧 경기 시작이니까'

 

 

 

 

 

 


아쉬운 목소리가 덕지덕지 묻어나오는 자철의 말에 나도 역시 아쉬움이 커졌다.

그래도 자철과 같은 대륙안으로 향한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왔다.

 

 

 

 

 

 


"자철아,"

'응?'

"소원이 뭐야?"

'… 비밀이지! 경기 끝날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킥킥, 알았어. 뭔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해야 되."

'응, 열심히 할테니까 걱정말고 넌 조심히 오기나 해'

"내가 조심할게 뭐있냐? 너나 뛰면서 부상 조심해"

'근데 뭐야… 벌써 끊으려고?'

"나 비행기 타기 전에 잠깐 하려던거였어."

'치, 알았어. 도착하고 전화해야해!!'

"오냐, 알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전화를 전화를 끊으려던 나는 이대론 역시 아쉽지? 속으로 생각하며 전화기에 입술을 또 한번 과감하게 갖다 붙였다.

 

 

 

 

 

 

 

"구자철, 화이팅. 쪼옥-"

 

 

 

 

 

 

 

그리고 자철의 반응은 듣지도 않고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이게 바로 내가 주위의 시선을 일일이 신경쓰며 빨게진 얼굴에 손으로 부채질을 해가며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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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독자1
하늬)헐ㅎ러 작가님 오랜만이에요ㅠㅠ 오 이제 정호랑 보경이에게서 기류가 살짝 느껴지네요 ㅋㅋㅋㅋ 보기 좋아요 ㅎㅎㅎㅎ 자철이랑 성용이도 빨리 다시 만나서 꽁냥대는거 보고프네요 ㅋㅋ 잘 읽고갑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미녕입니다~ 정호랑 보경이한테서 사랑냄새가 조금식 풍기는거 좋네옇ㅎㅎ 잘보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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