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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전화 안 받아? "

 

 

 

미영의 말에 유리는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아까부터 무시하려고 멀찍이 둔 핸드폰을 미영이 본 모양이었다. 한 20분전 부터 전화가 왔으니, 모르는 것도 이상하지만. 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신경쓰지마, 안 받아도 되는 전화야. 유리의 말에 미영은 되물었다.

 

 

 

" 수연이 전화잖아. 아까부터 전화 오더라. "
" ‥봤어? "
" 그걸 왜 못봐-. 애 목 빠지겠다. 받아. "

 

 

 

미영은 그건 예의가 아니라며 유리를 재촉했지만 그녀는 머뭇거렸다. 수연의 전화라 안 받는다는 것을 미영이 알 리 없으니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긴, 말한적도 없지만. 한참 핸드폰 액정을 쳐다 보기만 하던 그녀는 망설이며 전화기를 귀에 갖다 대었다.

 

 

 

" 어, 수연아. "
- 또 미영 언니랑 있어요?
" 그래, 그러니까 나중에 통화ㅎ‥ "
- 싫어요.

 

 

 

이래서 안 받으려고 했던 건데. 이건 엄연한 질투였다. 유리는 머리를 짚었다. 내가 진짜 널 어쩌면 좋냐. 분명 통화 내용이 다 들릴 텐데, 미영은 여유롭게 커피잔을 젓고 있었다. 하긴, 미영도 뻔히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다. 수연이 유리를 좋아한다는 것. 수연은 갓 스물이 된 대학 새내기였고 유리는 곧 서른이 되는 나이였다.

 

 

 

수연이 고등학생 이었을 때, 유리는 수연의 과외 선생님이었다. 그 때 처음 만난 이래로 수연은 유리를 쭉 쫓아다녔다.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화도 내보고 내가 나이가 너무 많다며 좋은 말로 달래도 봤다. 문제라면, 수연이 그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않는 다는 거. 유리는 앞에서 콧노래까지 부르는 미영을 원망스레 쳐다보았다.

 

 

 

이 전화를 왜 받으라고 해서! 유리는 자신을 부르는 수연의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언니, 이따 전화해 줄거죠? 사실 전화하는 행동 자체가 수연을 부추기는 것이란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전화를 끊으려면 알았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끈질긴 전화 공세에 시달려야 할테니까. 알았어. 두손 두발 다든 유리의 항복 선언에 수연은 기다리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어주었다.

 

 

 

" 받기 싫다 그랬잖아."
" 뭐 어때, 어린애가 그러는 건데‥ 좀있으면 제풀에 지쳐서 그만 두겠지. "

 

 

 

나도 그럴 줄 알았어. 근데 이게 대체 몇년째인지 알고는 있니. 유리는 그렇게 말하려다. 입을 꾹 다물었다. 대학에 예쁘장한 여자애들도, 멋진 선배들도 많을텐데 수연은 왜 자신을 좋아하는걸까. 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누가 걔 안 말려주나. 어느날 수연에게 물었다. 넌 대체 내가 왜 좋은데? 그 때 수연은 뭐라고 했더라. 처음엔 멋있어서 좋아했어요. 근데 요새는 기억이 안나요. 갖고 싶단 생각이 먼저라서. 유리는 문득 수연이 했었던 말을 떠올렸다.

 

 

 

이건 진짜, 정말 아니란 말이야‥ 중얼거림에 가까운 유리의 말에 미영은 대꾸했다. 너무 신경쓰지 말라는 충고였다. 하지만 신경이 안 쓰일리가 없다. 번호를 바꿀까, 유리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관뒀다. 바꿔봤자 일주일 안으로 수연의 연락이 올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떻게 말없이 번호를 바꿀 수 있냐고 다다다 쏴대겠지.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관계로 이 계획은 취소.

 

 

 

미영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던 유리는, 자신의 집 앞에 앉아있는 누군가를 보고 한숨지었다. 저건 보나마나 정수연이다. 작년만해도 교복을 입고 자신을 기다리던 수연은 이제 전공책을 안고 유리를 기다리곤 했다. 집에 들어오려는 속셈임을 뻔히 알지만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 안 열어주면 밖에서 밤새 있겠다고 엄포를 놓기 때문이었다.

 

 

 

그게 말 뿐이면 별 문제가 없는건데, 진짜 기다리니까 문제가 되는 거다. 어느 추운 겨울. 20분 지나면 가겠지 싶어서 들여보내주지 않았더니 꼬박 1시간 20분을 버티는 바람에 유리는 그 이래로 내리 지고 있다. 그놈의 황소고집. 덧붙이자면 지독한 떼쟁이. 하지만 성품 자체가 못된 게 아니라서 차마 미워는 못하겠는 녀석. 유리는 수연에게 다가가 물었다. 오늘은 얼마나 기다린거야?

 

 

 

" ‥한 30분? 오늘은 얼마 안 기다렸어요. "

 

 

 

30분이 얼마 안 기다린거냐. 유리는 헛웃음을 지었다. 이 날씨에, 그 차림으로 30분을 버텼다니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지경이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던 유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생각해보니, 요전에 수연에게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었다. 그 날이 수연이 제일 오래 기다린 날이었고, 비오는 날이라 감기까지 들어 미안한 마음에 번호를 알려줬었다.

 

 

 

" ‥비밀번호, 알잖아. "
" 주인도 없는데 들어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

 

 

 

이럴 때 보면 막무가내 진상과는 아닌 것 같기도하고. 유리는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너무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수연덕에, 유리는 어이가 없었다. 여기가 니네 집이냐‥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둔 수연은 유리의 신발을 정리하곤 한 마디 했다. 아무리 청소가 싫어도 신발은 잘 좀 벗어놔요.

 

 

 

내가 상관 안하는데 무슨 상관이야, 라고 반박하려던 유리는 고개를 저었다. 이것도 여러번 당하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일종의 체념이었고 익숙해진 결과였다. 내가 널 어떻게 당하겠냐‥ 유리는 자신을 쳐다보는 수연의 눈을 잠시 마주하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찬 물이‥ 없네. 낭패다. 유리는 얼굴을 구겼다.

 

 

 

" 이거요. "

 

 

 

어느새 유리의 곁으로 다가온 수연이 내민것은 차가운 생수였다. 얼결에 그것을 받아든 유리는 수연을 쳐다보았다. 생수를 내민 손의 주인은 어깨에 멘 크로스백을 내려놓으며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눈을 마주보면 마주봤지 딴청을 하는 수연은 처음이었다. 유리가 계속 자신을 쳐다본다는 것을 느꼈는지 수연은 툭, 내뱉었다. 그만 좀 봐요, 왜 자꾸 쳐다봐요.

 

 

 

" ‥왜 주는거야? "
" 언니 매일 집에 들어오면 물부터 찾잖아요. "

 

 

 

근데 오늘은 없는 것 같아서요. 한참동안 가방을 뒤적거리던 수연은 고개를 들었다. 동글동글한 눈동자가 유리를 응시했다. 그리고 감도는 어색한 침묵. 그녀는 그 침묵이 싫어 애써 웃으며 말을 걸었다. 물, 고마워. 다시 가방으로 시선을 꽂은 수연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수연은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온갖 수식이 빽빽히 적혀있는 것을 보니 전공서적인 모양이다. 얘 전공이 뭐였더라‥ 전자공학이었나, 신소재공학이었나. 지난번에 들었던 것 같은데. 유리는 이제 늙어가는 건가, 싶어 한숨지으며 TV 리모콘을 손에 쥐었다.

 

 

 

" ‥언니랑 헤어지면 안돼요? "

 

 

 

책을 읽는줄만 알았는데. 수연은 어느새 방향을 돌려 유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말을 하루이틀 들은것도 아닌지라, 그녀는 단칼에 대답했다. 안돼. 그 대답을 수십번쯤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연은 똑같이 되묻는다. 왜요?

 

 

 

" 말했잖아. "

 

 

 

수연은 그 대답을 들으며 책 표지를 덮었다. 탕, 하고 제법 둔탁한 소리가 났다. 매번 이런일은 반복되곤 했다. 수연은 늘 똑같은 질문을 하고, 유리 역시 늘 똑같은 대답을 했다. 그 대답을 들으면 집에 가지 않을것만 같았던 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고, 그리고 질문 하나를 더 했다.

 

 

 

미영이 언니가 그렇게 좋아요? 라고. 이번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고개를 끄덕였을 뿐. 수연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짐을 챙겼다. 현관에서 신발끈을 묶던 수연은 말을 덧붙였다. 역시 늘 같은 말이었다. DVD에 담긴 영화를 보는 것처럼, 모든것은 늘 같았다. 그래서 가끔은, 꿈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 다음에 이 말을 물어봤을 땐, 언니가 아니라고 해줬으면 좋겠어요. "
" ‥‥ "
" 갈게요. "

 

 

 

수연이 집 문을 나서고 현관문은 요란하게 닫혔다. 수연이 가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텔레비전 전원을 끈 유리는 다 마신 생수병을 버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플라스틱 병들이 그득한 비닐봉지에 빈 병을 던져넣고 나서 그녀는 떠올렸다. 정수연의 전공은 신소재공학도, 전자공학도 아니라 생명공학이었다.

 

 

 

 

*

 

 

 

 

수연이 유리의 집에 오지 않은지 한달이 다 되어갔다. 처음 며칠은 신나서 미영에게 무용담(?)을 늘어놓았지만 일주일이 넘어가니 그것도 영 시큰둥한 일이 되었다. 거봐, 내가 그러다가 만다고 했지? 한 일주일이 지났을 때였나. 미영은 유리에게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랬던 미영도 요새는 연락이 뜸했다. 바쁘다고 했다.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는 바람에 당분간 얼굴을 보지 못할 것 같다 말하던 목소리가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였더라‥ 되짚어 보니 한 3주 정도 된 것 같다. 바쁘다해도 이건 너무하다, 싶어 오늘은 꼭 만날 생각이었다. 5분이라도.

 

 

 

유리는 핸드폰을 끄집어내 단축번호 1번을 꾹 눌렀다. 받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걸었다. 차분한 컬러링이 흘러 끝자락으로 옮겨갈때 쯤, 미영이 전화를 받았다.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였다. 응, 유리씨. 하지만 유리의 마음 한 구석은 찝찝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미영이 좀 달랐다.

 

 

 

어느면에서 그리 다르느냐고 타박을 주면 딱히 반박을 할 거리는 없었지만 단 하나만은 분명했다. 감싸던 공기가 변해버렸다. 그리고 귀찮은 듯한 목소리. 유리는 직감했다. 아,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워낙 연락이 없어서 전화했다는 이야기를 둘러대면서 그녀는 씁쓰레하게 웃었다. 우리 얼마나 남았을까. 그는 미영에게 묻고 싶어졌다.

 

 

 

그리고 예상한 대로 며칠뒤에, 미영에게서 그만하자는 문자가 날아왔다.

 

 

 

충분히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도 역시 신경쓰인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딱 그 짝이다. 집으로 가는 길, 신호등을 기다리던 그녀의 눈에 편의점이 들어왔다. 기분도 꿀꿀한데 TV 보면서 맥주나 한 캔 해야지. 친구들이랑 시끌벅적하게 술 먹을 기분은 아니다. 맥주캔 두개를 들고 귀가하던 유리는 익숙한 사람을 발견했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을 기다리는 건 수연이다. 살이 쏙 빠진 얼굴의 수연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말랐는데. 살이 또 빠진건가. 얼굴은 왜 또 저 모양일까. 유리는 문득 궁금해졌다. 수연은 핸드폰 게임을 하느라 잔뜩 집중한 탓에 유리가 왔는지 어쨌는지도 모르던 수연은 유리가 제앞에 서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몇달 전과 다른 것은 없었다.

 

 

 

" 오랜만이네. "
" 그러게요. "

 

 

 

어깨를 으쓱한 수연은 유리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마 지금, 수연의 시선은 비닐 봉지로 꽂혀있을 터였다. 유리의 생각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등 뒤에서 수연의 질문이 날아왔다. 술은 왜사왔어요?

 

 

 

" 그냥. 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

 

 

 

수연은 대꾸하지 않았다. 마치 유리가 늘어놓은 말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는 것처럼. 그 시선에 뜨끔한 유리가 맥주를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사실 먹으려고 산 거지만 웬지 수연의 앞에서는 먹기 꺼려진다. 자기가 옛날에 가르치던 미성년자가 아니라 알 거 다 아는 애인거 뻔히 알면서도.

 

 

 

수연은 오늘도 전공책을 뒤적거린다. 와서 저럴거면 차라리 도서관에 가지 왜 저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유리는 냉장고 문을 닫고 TV 리모콘을 손에 쥐었다. 오래전 무한도전이 흘러나온다. 파업 이후로 재방만 줄창하는 모양이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유리는 수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언니, 헤어졌어요?

 

 

 

" 무슨 소리야? "
" 얼굴에 다 써있어요. "

 

 

 

묘하게 즐거운 것 같은 목소리에 유리는 대꾸했다. 말 아무렇게나 하는거 아니야. 수연은 별로 귀 기울여 듣지 않는 것 같았다. 귀 기울여 들었다면 아무 말도 않았겠지만, 수연은 덧붙였으니까.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구요. 그 말에 유리는 수연에게 소리쳤다. 그만 안해?

 

 

 

수연은 그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헤어진 것도 맞고 심지어 본인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헤어질 거라는거. 그래놓고 괜히 수연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 같아 유리는 내심 미안해졌다. 아까 이래로 아무 말도 않고 몸을 웅크리고 있는 수연덕에 더 그랬다. 가끔 어깨가 조금 들썩일뿐.

 

 

 

‥어깨가 들썩여?

 

 

 

설마 우는건 아니겠지, 싶어 유리는 엉덩이를 당겨 수연 가까이 앉았다. 별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렇게 가까이 왔는데 고개 한번 들지 않는 것은 좀 이상하다. 물론 수연 성격에 눈물은 어울리지 않지만‥. 저 포즈에 저 분위기는 딱 우는 분위기잖아. 유리는 조심스레 수연에게로 손을 뻗었다. 수연아?

 

 

 

수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깨를 살짝 흔들어도 미동없이 몸을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 진짜 우는건가, 싶어 유리는 수연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언니 얼굴 좀 봐봐. 너 설마 우는거야? 유리의 말에 수연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리에게 등을 돌렸을 뿐. 이건 아니다 싶어 그녀는 힘주어 수연의 어깨를 붙들었다.

 

 

 

" 수연아, 잠깐만 언니랑 얘기 좀‥ "

 

 

 

그 때였다. 수연이 유리에게 입을 맞춘건.
예상치못한 의외의 전개에 유리는 멍해졌다. 잠시 맞물려 있던 입술이 느릿하게 떨어졌고 수연은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그녀는 그 눈빛이 어린아이의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새삼, 유리는 수연이 다 자라버렸다는 것이 어색해졌다.

 

 

 

" ‥너 지금 뭐한거야? "
" 언니가 더 잘 알잖아요. "

 

 

 

수연은 생긋, 웃었다. 유리에게서 조금 멀어진 수연은 자신의 책을 덮어 가방에 쏙 집어넣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한 얼굴로. 그 능청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유리는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비현실적이다. 지금 가방 지퍼를 닫은 수연의 태도는.

 

 

 

" 내가 가만있는다고 언니가 키스해주진 않을거니까, 먼저 했어요. "

 

 

 

분명 피해자는 유리인데 수연은 심히 뻔뻔하다. 굳이 따지자면 가해자는 수연인데 유리는 화 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하다. 이럴 땐, 아니. 정수연에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누가 가이드북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 수연은 얼이 빠진 듯한 유리에게 시선을 주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가려는 모양이었다.

 

 

 

" 내일도 올게요. "

 

 

 

문, 잠그진 마요. 나 언니 좋아하는 거 진심이에요. 어린 애가 오기 부리는걸로 생각하지마요. 수연은 신발끈을 묶으며 덧붙였다.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게 아닌가. 허‥ 유리는 어이가 없었다. 도어락이 잠기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난 유리는 창문을 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수연이 빠른 걸음으로 골목을 벗어나고 있었다. 까만 뒤통수가 멀찍이 사라졌다.

 

 

자기가 그래놓고 부끄럽긴 한가보네. 유리는 창문을 도로 닫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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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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헑헑 조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다음에 이말을 물어봤을땐 형이라고어쩌고자짜고" 아직오타 있당ㅋㅋ
설레요 님 -///- 감사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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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를 도와주는 수정이도 까메오 출연해주면 조으게다ㅋ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오랜만에 읽지만 여전히 좋네요ㅠㅠㅠ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랑 문체에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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