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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현] 다시 한 번 더, 봄. 01 | 인스티즈

 

 

 

 

다시 한 번 더, 봄.

 

[부제:가장 쉬운 것.]

 

 

남자친구가 죽은 날 그 남자는 내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운명? 그거 쉬운 거지, 이미 충분히 예견 되지 않은, 예견 할 수 조차도 없는 수 많은 미래야. 필연이라고 주장하는 억지부터가 운명의 본질적 바탕인 건지도 모르죠."

 

"…."

 

"누군가 죽었다고 말했죠?"

 

"…."

 

"그 사람이 아가씨한테는 중요한 사람인가보네."

 

"…."

 

"사람들은 다 죽기 마련이죠, 설령 그게 조금 이르다고 해도 더 빨리 자신의 운명을 맞이한 건지도 몰라요."

 

"…."

 

"어제도 그러던데, 누구더라, 대한민국 쇼트트랙 선수 박찬열이 죽었대."

 

"…."

 

"그러니까 울지 말아요, 당신이 그 사람을 그리워 하는 것도 그 사람은 원치 않을 거에요."

 

햇살 가득한 낮, 맨해튼 센트럴파크 벤치에 앉은 여자의 눈물이 햇빝에 반짝 빛이 났다. 휠체어에 탄 남자는 여자와 마주 앉아 몇 마디 하고 스칠 누군가에겐 다소 많은 이야기를 했고, 고요히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그의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 주었다.

 

"만약 다시 한 번 한국에서 만나게 되는 일이 있다면."

 

"…."

 

"그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난 것 처럼 우리 인연도 운명이라고 생각 해 줄래요?"

 

 

그들은 그렇게 옷깃이라도 스칠 먼 훗날을 이야기 했고, 여자는 늦은 시간 남자가 유유히 휠체어를 타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속삭였다.

 

당신이 아까 말한…, 박찬열이 그 사람이에요, 나 울린 사람.

 

 

 

 

 

다시 한 번 더, 봄.

 

 

 

 

 

바쁜 아침, 노릇노릇 잘 구운 토스트 한 조각을 입에 베어 물고 얼른 서류들을 뒤적이며 몇 번이고 확인했다. 잊은 거 없지? 텅 빈 집에서 스스로에게 자문을 하고 또 하고. 누가 보면 뭐 저런 또라이가 있냐고 눈을 흘길게 분명하지만 그녀에겐 이미 습관이 되버린 후였다. 찬열이 세상과 이별을 하며 아침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열쇠는 챙겼어? 티슈는? 하는 물음이 없어지고 나서부터였다. 한국에 온 뒤로 티슈와 집 키를 잊어 먹고 집을 나서는 날이 다다해지면서부터 그녀가 세운 최상의 방도였다. 2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녀는 그렇게나마 제 안에 상처를 아물게 하느라 애썼다.

 

  

 

 

 

 

"낙하산도 그런 낙하산이 없지, 이번엔 비등기 이사도 됐더라? 어린 새끼가 그런 주제에 무슨…, 전략기획부 팀장이라고 들어앉냐, 들어 앉기를."

 

아침마다 툴툴대는게 취미인 박주임이 한 마디의 힐난을 나는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 '어린 새끼'에게 퍼붓는 힐책은 다소 따끔했다. 

 

"직급이 이사가 됐으니까 직책인 팀장으로 먹고 살아겠죠."

 

"ㅇㅇ씨 그 새끼 별명 몰라? 미친개야, 미친개. 저번에 해외영업부 부장으로 있을때 직원들이 뼈도 못추렸다잖아, 괜히 미친개가 아니라니까? 이번에 지꼴처럼 친엄마 내버리고 다른 여자 들어앉으니까 아주 으르렁대고 짖더만. 그게 다가 아니야, 강남에 엄청 유명한 클럽도 걔 소유야. 완전 막장이라니까? 아, 근데 한 가지 좋은 점이…, 잘생기긴 했어."

 

"글쎄요, 어떤 사람인지는 만나 봐야 알 것 같은데."

 

나는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박주임의 말을 잊으려고 했다. 사람 만나보지도 않고 미워하면 나중에는 어떻게 일을 하려고….

 

"금수저 잘 물고 태어난 새끼들은 하나같이 다 똑같지 뭐."

 

"돈이 많으니까요."

 

"에휴…!, 나도 나중에 부잣집 딸로 좀 태어나보자!"

 

박주임의 말은…, 뭐랄까…, 항상 부정적인듯 했다. 그럼에도 내가 하는 긍정의 맞장구들을 기대하며 부정적인 말을 뱉어내는게 습관인듯 했고, 나는 그런 박주임에게 해 줄 수 있는게 기분에 맞는 대답 뿐이었다. 한국에 와서 한 번도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사회 생활로 의도치 않은 대인관계를 형성하게 된 게 다였고, 그 중 내가 가장 의지하는 건 어쩌면 박주임인지도 모른다. 입사 첫 날부터 모든게 낯설던 나에게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고, 아무리 재미 없는 조잘거림이라도 웃는 얼굴로 받아주고. 그러고 보면 이 사람 참 좋은 사람이구나 싶다. 괜히 웃음이 나와 키득 웃었다. "뭐, 왜?" 퉁명스러운 박주임의 말에 아무것도 아녜요, 하고 수정 테이프를 집어 들어 오타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다들 따분한 표정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을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발걸음이 가벼운 한 남자가 들어왔다. 직원들이 하나 둘 차례로 일어서기 시작했고, 나는 거기에 따라 주춤거리며 일어났다. 남자는 앉아서 마저 저들의 일이나 하라는 뜻으로 손을 들어보였고, 직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볼펜을 들거나, 아니면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던가, 둘 중에 하나였다.

 

"일 하면서 들으세요."

 

"내 별명 알죠? 미친개. 씹다 뱉은 껌같은 새끼."

 

"…"

 

"근데 그 미친개를 달래는 약도, 남들이 씹다 뱉은 껌도, 산출사에서 우리 회사를 배제할 수 있는 제품은 없죠.."

 

"…"

 

"회사를 위해 일 분 일 초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구요, 그게 다에요."

 

"…"

 

"아, 그리고 여기서 제일 신입으로 들어 온 사람이 커피좀 타다가 팀장실로 가져다 줘요."

 

팀장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마자 나머지 직원들은 탄식을 뱉을 뿐이다. 저 싸가지 없는 놈, 말 하는 본새 봐. 자신의 뒷목을 잡으며 어린 놈이 늙은 사람 잡아 먹겠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며, 신입 사원들은 모두 고개를 책상에 처박을 뿐이었다.

 

"ㅇㅇ씨, 봤지? 그 미친개가 저 새끼야. 저 새끼는 광견병 걸린게 틀림 없다니까? 얼굴은 멀쩡하게 생긴 놈이…."

 

"아뇨…, 모니터만 보느라 얼굴은 못 봤는데요."

 

"에구, 우리 ㅇㅇ씨 고생 좀 해라, 커피 어디 있는지 알지? 물 농도 잘 맞춰서 가져다 바치는 고생 좀 한동안 해줘야겠네."

 

"괜찮아요."

 

모두들 나를 안타깝다는 눈빛을 파티션 너머에서 보내 왔고, 나는 그것에 웃어 보이며 커피잔에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커피 믹스를 쏟아 붓고 물만 잘 맞추면 되는 걸, 왜 그렇게 유난들이래. 한 손에는 커피를 타기 전부터 검토하기 시작한 보고서를, 한 손에는 방금 타 온 커피를 들고 노크 뒤 들어간 팀장실에는 책장을 살피는 사람들이 소위 '미친개' 라고 이르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쓸쓸히 한숨을 짓는 그 모습을 뒤로 한 채 커피잔을 그의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똑똑, 두어번 책상을 두드리는 내 모습에 그가 흠칫 놀라며 뒤를 돌았다.

 

"팀장님."

 

"노크는 기본 예의…."

 

서로를 마주친 이 상황에서, 그와 나는 그 누구도 먼저랄 것 없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2년 전, 맨해튼의 따뜻한 봄의 향기가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 시큰시큰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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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ㅅ..설렘주의좀요....
10년 전
독자1
헐....ㅠ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대되요ㅜ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헐ㅜㅜㅜ 작가님 이거 연재 해주실꺼죠?
완전 설레요ㅜㅜㅜㅜㅜ

문체도 너무 담백하고ㅜㅜㅜ 제취향이에요
신알신하고 기다릴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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