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도진] 선생님,제가 고백을 할껀데 받아주실래요? 下
w.오렌지
+)번외가 나옵니다~힣...장작을 준비해주세옇..
++)왠지 강동원의 친구 하면 조인성씨가 생각나는건 왜일까요..아무래도 동갑이여서 그런 걸까요.실제로도 친분이 있는지는 잘모르겠어욯ㅎ
선생님,제가 고백을 할껀데 받아주실래요? |
1)
무료한 일주일이였고,우울한 일요일이다.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 도진은 생각했다.똑같은 일을 했는데도 배로 힘들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 동원과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다.
아이들의 말로는 분명 학교에 왔었다고 한다.
하지만 도진이 교실에 들어오는 미술시간이나 조례,종례시간에는 귀신같이 사라졌다고,아이들은 말했다.
나 피하고 있는 거구나....하긴 불편한게 당연한가.도진은 또한 생각했다.
"...비오네..."
언제까지 침대에 들러 붙어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 도진이 주섬주섬 몸을 일으키자,창 밖에선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요 근래에 하늘이 계속 짙더니,결국 봄비가 내리는 모양이였다.
대충 몸을 씻은 도진은 수건을 머리에 얹은채 터덜터덜 소파에 몸을 앉혔다 . 저번주 까지만 해도 동원이랑 놀러갔었는데...도진은 희미하게 웃음을 띄었다.
'남자 둘이서 이런 영화보면 오해받기 좋잖아요.'
나랑 오해받고 싶은 거였나.지금와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다.
자기 마음도 모르고 바보처럼 구는 사람이 뭐가 좋다고 냉큼 고백까지 했을까.도진은 생각했다.
힘들었을텐데.
난 선생님인데 그거 하나 모르고..자질 부족이야.비오는 일요일 오전은 여느 때와 다르게 무겁고 외로웠다.
2)
[동원아]
문자를 치던 도진이 차마 전송을 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버렸다.
뭐라 해야할지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도진은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불을키지 않은 집안은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두웠다.
"...점심..."
그러고 보니 아직 공백인 체였다.배가 고프지 않았기에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멍하니 시계를 바라보던 도진은 터덜터덜 소파에서 일어섰다.
밥은 먹어야지.
느릿느릿,도진은 접시를 꺼내들었다.
"아..."
쨍그랑!앙칼진 소리가 조용한 집안에 퍼졌다.
산산 조각난 접시를 바라보다 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거야.도진은 생각했다.
"...."
덥친격으로 유리조각을 줍던 손가락에서 붉은 피가 방울방울 맺히기 시작했다.
정말 하루가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가 없다.
3)
'좋아한다고 말하지도 않고 억울해서 어떻게 죽어요.'
그래도,말하지 말지 그랬니.
깨진 접시를 모두 치워낸 도진이 결국 다시 소파에 드러누워 생각했다.
밴드가 붙여진 손가락이 그날 따라 고달팠다.
자신도 꽤 우습다고 도진은 생각했다.마음을 받아주지 않고서는 정작 힘든 것은 동원일 텐데,이렇게 시름시름 앓고 있는 자신이 웃겼다.
내가 왜 이렇게 답답한거야.아픈건 동원이여야 하는데.
미안해야 하는건 맞지만 이렇게 까지 자신의 가슴이 무거워야 하는 것인지 도진은 고민했다.
왼쪽가슴에 돌이라도 얹은 듯 가라앉아서 금방이라도 꺼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조금,동원이 보고 싶었다.
왠지 동원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본다면 모든 감정을 싹 밀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답이 나올 것 같았다.하지만 차마 만날 수 없었다.도대체 무슨 낯으로...도진은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몸을 일으킨 도진은 주섬주섬 코트를 챙겨입었다.
4)
영화가 보고 싶었다.
동원과 함께봤던 영화의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기에 도진은 별 생각없이 극장으로 나섰다. 작은 극장은 비가 와서인지 일요일 임에도 붐비지 않았다.
붐비지 않다 못해 텅 비었다는 말이 맞을까.덕분에 여유롭게 표를 예매한 도진이 좌석에 앉았다.
그닥 넓지 않은 실내였음에도 사람이 없으니 굉장히 넓어 보였다.
중년의 여자한명,젊은 남녀 커플 외에 비어있는 자리들을 한번 둘러보곤,도진은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 "......"
도진은 멍하니 스크린을 쳐다보았다.아니 스크린이 아니라,앞에서있는 키가 큰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동원이였다.
후드를 푹 눌러쓴 동원은 우산을 쓰지 않고 온 것인지 잔뜩 젖어있었다.
도진이 아무말도 못한체 그저 바라보고 있자 동원은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계속 옮겼다.
마치 모르는 사람을 보았 듯이.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사이 조명이 어두워지고 영화가 시작했다.
「말해도 소용 없잖아.」
영화는 뒷전으로 미루고 한참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던 도진이 고개를 들었다.
왠지 가슴이 저릿해져오는 대사였다.
도진은 말끄라미 스크린으로 시선을 주었다.
보았던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뛰었다.
「나도 알아.」 「분명 안될꺼야.」 「그 것도 알아.」 「하지만,너 정말 그렇게 끝내도 좋아?」
남자의 말의 주인공은 떨리는 고개를 들었다.창백한 병원복을 입은 가느다란 주인공은 조금 주저하다 말했다.
「아니.」 「그럼 말해야지,가서 말이라도 해봐야지!」
고백이라도 확실히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동원의 말이 남자의 말과 겹쳐졌다.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래?그러면 내가 방법을 알려줄께.」 「....?」 「간단해.일단 그 사람의 손을 잡아.그리고 그 사람을 보는거야.그리고 원하는데로 말하면되.그게 그 사람이 원하는 말 일 수도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알아? 도진과 스크린 속 주인공은 물었다.도진의 질문에 남자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말했다.
「꼭 그 사람이 원하는 말이 아니더라도,그게 너가 원하는 말인 것은 틀림 없잖아.」
그는 도진에게 대답했다.
5)
필터를 질겅거리다 동원은 담배를 뱉었다.아직 붉게 번뜩거리는 불씨를 비벼 끈 뒤 동원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꼭 자신 마냥 내리는 비였다.복잡한 기분으로 하늘을 올려 보다 동원은 곧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말,들었어야 하는데.동원은 생각했다.
책임질 수 없단 것이 무섭다는 도진의 말에 동원은 그제서야 공감이 가는 것 같았다.
왜 감정에 앞서 덜컥 일을 저질렀는지 동원은 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멀리서 바라 볼 수 있었던 부들부들한 얼굴이,그 마저도 닿지 않게 되어버렸다.
너무 욕심을 부렸다고 동원은 생각했다.
"담배를 너가 말아서 피냐.빨랑 들어와 새끼야."
동원의 친구-인성-이 말했다.인성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동원은 무덤덤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게 이번에 새로 나온 게임인데,장난 없어.짱이야." "...어." "왜 이래.오락이라면 껌벅 죽던 놈이."
김이 빠지는 듯 인성은 말했다.사실,정말 어떤 감흥도 없었다.
그냥,그저...도진의 얼굴이 눈 앞에 어룽 거려 어지러울 지경이였다.
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그 말이 입안에서 맴돌아 죽을 것만 같았다.
보고 싶었다.
"야." "뭐." "나 간다."
어디를?인성의 말을 무시한체 동원은 오락실을 나섰다.뒤에서 욕짓거리를 뱉는 인성의 말이 들려왔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동원의 발걸음은 작고 낡은 극장을 향했다.
6)
「하지만,너 정말 그렇게 끝내도 좋아?」
아니.
「그럼 말해야지,가서 말이라도 해봐야지!」
사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래?그러면 내가 방법을 알려줄께.」 「간단해.일단 그 사람의 손을 잡아.그리고 그 사람을 보는거야.그리고 원하는데로 말하면되.그게 그 사람이 원하는 말 일 수도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알아?
「꼭 그 사람이 원하는 말이 아니더라도,그게 너가 원하는 말인 것은 틀림 없잖아.」
7)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동원을 만나기로 마음먹은 도진은 부들부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그래도 언젠간 마무리 지어야 할 문제였다.
자신보다 두번 앞에 있는 단단한 뒷모습을 바라보다 도진은 몸을 일으켰다.
동원의 어께를 건드리려는데,도진의 손목을 맞은편에서 먼저 잡았다.
"어?"
도진의 외마디를 들은 것인지 아닌지 동원은 도진을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도진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끌려 나갈 뿐이였다.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이해도 하지 못한체 밖으로 나온 도진은,자신을 멈춰세운 동원을 올려다 보았다.
왠지 수척해진 얼굴이였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이였다.
"....." "....." "....선생님." "저기 동원아 잠시만...그...내가 먼저 말해도 될까?"
지금 당장 이 기분을 말해야 할 것 같아서.도진은 뒷말을 삼켰다.
입술을 굳게 닫은 동원을 바라보다 도진은 마른침을 삼켰다.처음 동원을 보았을 때 마냥 온 몸에 빳빳하게 긴장이 들었다.
"난 어른이고 선생님이니까 안된다고 생각한게 먼저였던 것 같아." "...."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거기다가 나도 남자고 너도 남자잖아.너무 막히는게 많으니까 그래서..."
도진은 슬쩍 동원을 쳐다보았다.
어딘가 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에 도진은 허겁지겁 말을 덧붙였다.
"잠깐만,잠깐만..내 말 아직 다 안 끝났으니까 계속 들어줘." "....네." "근데 너가 너무 보고...싶었...던 것 같아.지금 너와 함께 있다는게 좋아.그래서 그게..." "....." "한번만 더 말해줄래..."
뭐라구요?동원은 되물었다. 귀 끝까지 새빨갛게진 도진이 뜸을 들이다 다시한번 말을 이었다.
"나 이번엔 솔직하게 대답할테니까.." "...." "다시 한번만 말해줄 수 있을까?..."
빗소리만이 둘의 귀에 담겼다.
발갛게 달아오른 도진의 얼굴을 바라보다 동원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갈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던 기분이 이 사람을 본다는 이유 만으로 왜이렇게 달콤해 지는 것일까.
빗방울이 맺힌 도진의 머리칼을 정리해주다 동원은 나긋나긋 말했다.
"선생님,제가 고백을 할껀데 받아주실래요?" "장난치지 말구!!"
모처럼 등을 젖혀가며 웃어대던 동원이 도진에게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선생님,저랑 사귈래요." "....." "....."
왠지 모르게 목이 잠겨와 한참 뜸을 들이던 도진이 겨우겨우 대답했다.
"고마워." "......" "...고마워..."
비 내리던 봄의 하늘은 거무죽죽한 구름을 벗겨낸체 본연의 푸르른 모습을 들어내고 있었다.
8)
[이제 선생님 뭐라고 부를까요?]
2012.4.15 11:03 PM 강동원
[자기야?여보?저 지금 막 검색해 보고 있는데]
2012.4.15 11:04 PM 강동원
[그냥 선생님은 안될까?]
2012.4.15 11:12 PM 김도진
[안되요]
2012.4.14 11:13 PM 강동원
"맙소사..."
자신에게 닭살스러운 호칭을 부를 동원을 생각하다 도진은 베개에 얼굴을 박았다.
9)
"자기야?" "....." "아니면 여보야?"
그렇게 커다란 덩치와 굵직한 목소리로 나한테 애교 부리지 말아...그리고 그런 호칭도 쓰지마.
도진은 불만을 삼켰다.
적어도 학생들이 있는 곳에서는 자제하자는 도진의 말을 받아들인 동원은,그 만큼 단둘이 있을 때 더한 행동을 하고는 했다.
교사휴게실에서,옥상에서.그 것보다 학생을 데리고 옥상에 올라와도 되는 것인지 도진은 고민했다.
"왜 말이 없어요." "...동원아 그래도 그런 호칭은 조금..."
오그라든다구요?동원의 말에 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이 몸으로 하는 애정표현을 부담스러워 하니까 말로 하는거에요." "...." 도진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입을 꾹 다문체 뚱해져 있는 도진의 표정을 바라보다 동원은 크게 웃었다.내가 우습나,우스워... 억울한 생각이 들면서도 어느세 도진은 푸스스 웃음짓고 있었다. 구름 하나 없이 맑은 하늘을 올려보다 동원을 말했다. "선생님." "응?" "제가 선생님한테 키스를 하려고 하는데 받아 주실ㄹ..." "나 수업 들어가야 겠다!" 선생님 수업 없잖아요!아아,선생님 좀! 동원의 외침을 뒤로한체 도진은 허겁지겁 옥상을 나섰다. 10) "울면서 고맙다고 하고서는 이렇게 표현도 못하고.이건 심했어요." "...울지는 않았어." "울기 직전이였잖아요!" 도진은 아무말 않았다.요즘 들어 동원에게 말싸움으로 점점 밀리는 느낌이였다. 아니 애초에 이긴적이 없던가.억울한 기분이 들려던 찰나 동원이 도진의 손목을 잡았다. "....왜." "다시 한번 말해줄래?" "...." "이번에도 다시한번 이야기 해 줄까요?" 못됬어!정말로 못됬어!얼굴이 화끈화끈 거리는 것을 느끼며 도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히죽 웃던 동원이 말을 이었다. "제가 지금 선생님에게 조금 격한 애정표현을 할 예정인데,받아주실래요." 동원을 조금 샐쭉하게 노려보며 도진은 말했다. "물어볼꺼면 하지마." 겹쳐지는 입술과 함께 봄의 한낮은 눈부시도록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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