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스
w.Philadelphia
이병헌에게는 고칠 수 없는 습관이 한 가지 있다. 자기도 모르는 새에 안다니엘 응시하기 혹은 멍 때리는 척 안다니엘 생각하기. 그것이 언제부터 생긴 습관인지는 몸의 주인인 이병헌조차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는 지병 같은 것이라는 것 정도. 이병헌이 안다니엘을 응시하는 시선은 너무 노골적이라 왠만한 사람들은 금방 느끼곤 "또 안다니엘 보냐? 그냥 뚫지 그러냐 왜. 난 안다니엘 몸이 지금까지 안 뚫리고 멀쩡한게 세상에서 제일 미스테리다."라고 대꾸하곤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시선의 당사자인 안다니엘은 둔한건지 아님 알고도 모르는척 하는 것인지 늘 무반응이다.
“…거지?”
“어?”
“넌 맨날 어딜 그렇게 보는거냐? 체육대회 계주 뽑는다는데, 너 나갈거지?”
“어? 어.”
“오키, 접수 완료. 반장! 허니 포섭했어!”
그저 안다니엘이 뭐라뭐라 말하기에 대충 고개만 끄덕여줬을 뿐인데, 안다니엘이란 녀석은 또 이병헌에게 귀찮은 일을 대령한다. 분명 이병헌이 제정신이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체육대회 계주였지만, 묻는 상대는 안다니엘. 그 네 글자로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였다. 그런 이병헌을 아는 안다니엘이기에 이번에도 반장이 묻게 놔두지 않고 몸소 찾아와 물어본 것임에 틀림 없었다.
“네가 마지막 주자니까 올해 계주도 우리반이 1등이다.”
“올해는 귀찮아서 앉아있으려 했는데, 너 때문에 다 망한거 알아?”
“1등하면 밀키스 콜?”
“…콜.”
그런 안다니엘이 괘씸해서 원망이라도 퍼부어주려 했건만, 이미 이병헌을 파악한지 10년도 더 지난 안다니엘은 이병헌의 원망조차 들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였다. 고새 이병헌이 제일 좋아하는 음료인 밀키스로 이병헌의 승부욕을 자극해 벌써부터 집에 가면 운동할 궁리부터 하게 만드니 말이다.
*
“너 너무 밀키스에 목숨 거는거 아니야? 이게 지금 몇 바퀴짼줄 알아?”
이병헌이 운동에 미쳐있긴 한가보다. 평소라면 선생님 발소리보다 더 빠르게 반응하는 안다니엘의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병헌은 듣지 못한건지 땀을 수도꼭지 새는 것 처럼 줄줄 흘려대며 체육복바람으로 운동장을 계속해서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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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조각글이 아니라 단편을 올릴 예정이였는데 시간관계상 끊을게요ㅠㅠ
다음엔 마지막 문장까지 들고 다시 찾아뵙도록 할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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